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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blog.naver.com/sputnik_kr/222926743375
원제 : [출처] “미국 속셈은 한러 이간질”…한국 포탄 미국 우회 우크라 제공의 의미
— 제성훈 교수 “한국을 반러 연대에 더 깊이 연루시키려”…튀르키예에 못미치는 한국외교
[서울=스푸트니크] 이상현 기자 = 미국이 한국의 155밀리미터 포탄을 수입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공식화 하고 이를 미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한 것은 한러관계를 약화시키고 냉각시키려는 종합적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한국의 러시아 전문가가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한국은 튀르키예와 달리 미국 엘리트의 입지가 매우 높고 독립적으로 지정학적 레버리지를 행사할 수 없는 데다 미국에 대한 안보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미국의 반러연대 기도를 회피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제성훈 노어과 학과장은 11일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에 무기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단순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을 반러 연대에 더 깊이 연루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제 교수는 특히 “러시아는 한국을 안보 분야에서 독립적 행위자로 보지 않고, 한국은 러시아를 경제협력의 대상 이상으로 보지 않는다”며 한계적인 한러 신뢰관계를 지적했다.
미국을 통해 한국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을 계기로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뒤 북미핵무기 군축회담의 명분을 얻은 것이며, 미국은 이게 더 곤란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제 교수는 미국이 패권 독점을 위해 러시아와 중국을 적으로 규정한 게 가장 큰 전략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대미 수출 통한 한국 탄약 우크라이나 우회 공급의 배경
미국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신자치주의자 궤멸(denazification) 목적의 특별군사작전 개시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에게 무기 지원을 요구해왔다.
제 교수는 “미국이 무기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단순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고 본다”며 “본질은 한국을 반러 연대에 더 깊이 연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북미와 유럽 국가들을 제외하고 대러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아태지역 4개 동맹국이다. 제 교수는 “미국은 그동안 이들을 엮어 중국을 견제하는 아태지역판 나토를 만들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질서의 변화에 따라 미국은 이들에게 중국 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동시에 견제하는 역할을 부여하려 한다”고 전제, “이를 위해 한러 관계를 약화시키고 냉각시키는 게 필요하다”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 자체도 한러 관계의 냉각을 의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튀르키예 같은 역할을 할 수 없는 이유
한국은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서 지정학과 지경학을 활용해 독특한 외교적 존재감을 효율적으로 구사해온 튀르키예와 달리 독립적 의사결정 여건이 부족해 안보를 포함해 대부분의 영역에서 수동적 외교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 교수는 “튀르키예는 가령 북한과 같은 (명시적) 적국이라는 인접한 안보위협이 없기 때문에, 나토 회원국이라고 하더라도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가 낮다”면서 “내부에 친미 엘리트의 입지가 별로 없는 데다 러시아와 높은 신뢰 관계를 유지해온 점도 한국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정상간 관계(푸틴-에르도안)도 긴밀하고, 강력한 지정학적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러스-다르다넬스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고,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터키스트림이 자신의 영토를 경유한다”고 지경학적 유리함도 예시했다.
제 교수는 반면 “한국은 첫째, 남북 대치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안보의존도가 높고, 둘째, 한국내 친미 엘리트의 입지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루소포비아(러시아에 대한 공포)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셋째, 러시아와의 신뢰 관계가 그동안 발전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러시아는 한국을 안보 분야에서 독립적 행위자로 보지 않고, 한국은 러시아를 경제협력의 대상 이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네번째로 세계적인 패권국, 강대국에 포위돼 있는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중국의 지역 패권 요구 ▲일본과의 역사적 문제와 영토 갈등 ▲미중 경쟁 등 지정학적 약점이 너무 많다”면서 “한국이 만들 수 있는 레버리지는 북한과 우호적 관계 형성 밖에 없는데,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과 한국의 보수정부 출범으로 더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제 교수는 따라서 “한국이 경제력이나 군사력면에서는 튀르키예보다 우월할 수 있지만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적어도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국 탄약이 미국 거쳐 우크라에 보내진다면 북한은?
북한은 하노이 북미회담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결렬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발다이 클럽 본회의에서 “(결렬) 책임은 미국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다시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발전시킬 수 밖에 없다는 게 상식이다.
제 교수는 “특별군사작전이 단극체제의 종말과 다극체제의 태동을 가속화시키는 세계질서 혼란을 예고, 북한도 핵무장을 강화해 인도, 파키스탄처럼 비공식적 핵보유국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북핵 문제를 다룰 여유가 없고, 러시아도 중국도 지금은 중재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향후 미국과 핵무기 군축회담을 하려 할 것이고, 미국은 더 곤란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패권 독점을 위해 러시아와 중국을 적으로 규정한 것은 미국의 가장 큰 전략적 실수이고, 이것이 지금의 혼란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스푸트니크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