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뉴스]
그는 지금도 말한다. "나는 대한민국인"이라고… "아키야마란 이름보다는 추성훈이 더 좋다"라고… 그런 그가 이제 격투가로 다시 대한민국의 이름 '추성훈'을 달고 싸우려고 한다. 정신없는 친일파도 있는 반면 자신에게 선수로써의 큰 상처를 준 대한민국을 위해 유도복에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달며 싸우는 재일동포도 있다. |
위 글은 최근 인터넷에 널리 돌아다니는 게시물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아키야마란 이름을 가진 '일본인' 격투기 선수에 대한 내용입니다. 주인공은 지난 5일 'K-1 히어로스' 대회에서 일본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왼쪽 어깨에 태극 마크를 달고 한국측으로 나선 추성훈(일본이름 아키야마 요시히로 : 秋山成勳)선수입니다.
이 게시물은 '추성훈을 아는가? 외로운 사람이며, 재일교포이다'는 글로 시작합니다. 이어 ▼일본의 간곡한 귀화 요청에도 대한민국의 유도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부산시청팀으로 온 일 ▼한국에 온 후 유도계의 텃세 때문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번번히 탈락한 일 ▼텃세를 이기지 못해 결국 일본 귀화를 하게 된 일 ▼일본 귀화 1달만에 국가대표에 선발된 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를 이겨 금메달을 목에 건 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부산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81kg급 금메달 당시의 추성훈 [동아일보]▲추성훈은 2001년 10월 일본에 귀화한 후, 2002년 10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남자 유도 81kg급에 출전해서 한국 대표 안동진 선수(
경남도청)에 판정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당시 일부 매체는 그가 한국인들로부터 "배신자다"는 등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보도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추성훈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야말로 진정한 한국인이다" 등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는 '추성훈을 아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2000코리아오픈 국제유도대회 남자 81kg급 결승.
한국의 추성훈(오른쪽)과 중국의 다이 데기.[동아일보] | 추성훈을 아는가? 외로운 사람이며, 재일교포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던 유도선수이다.
청소년시절부터 일본국가대표로 뽑아준다며 귀화를 원했던 일본정부에게 "나는 한국사람"이라며 일본이 제시한 귀화조건을 버리며 대한민국의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우리나라 부산시청팀으로 왔었던 유도선수이다.
그는 대한민국에 온 후 각종 유도대회를 우승으로 이끌며 유력한 국가대표후보로써 주목받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텃세… .
그는 유독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만 무너지며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를 포기하며 일본으로의 귀화를 선택했다. (일본은 최근 추성훈에게 그의 이름을 딴 대회장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일본으로 건너간 후 불과 1달여만에 국가대표선발. 그 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몇년간 부산시청에 있으며 훈련한 장소에서 우리나라선수와 결승전에서 맞붙게 된다. "쪽발이~"라며 야유를 퍼붓는 관중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 선수를 물리치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그는 지금도 말한다. "나는 대한민국인"이라고… "아키야마란 이름보다는 추성훈이 더 좋다"라고… 그런 그가 이제 격투가로 다시 대한민국의 이름 '추성훈'을 달고 싸우려고 한다. 정신없는 친일파도 있는 반면 자신에게 선수로써의 큰 상처를 준 대한민국을 위해 유도복에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달며 싸우는 재일동포도 있다. |
이 글은 각종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또한 옮겨지는 게시판마다 네티즌들의 댓글이 수 없이 올라오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일본 개념 갈아치우기 전에 우리나라 개념부터 갈아치우자!
▼아~ 안구에 습기차네~ ㅠ ㅠ 대한민국 정신차리자!
▼저 분이 나라를 버린게 아니라 나라가 저 분을 버린겁니다. ㅠ ㅠ
▼이런 것도 모르고 욕만 했던, 내가 너무 부끄럽다.
네티즌들이 위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jong03'님은 "이번 K-1 히어로즈 서울 대회에서 추성훈이 한국 대표로 나와 이기고 나서 한 말이 생각난다"며 "그때는 정말 감동이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jong03'님은 추성훈이 오쿠다 마사카츠를 이긴 후 방송 인터뷰에서 "내 나라는 일본이다. 하지만 피는 한국인이다. 나는 한번도 한국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위 글의 내용이 어느 정도 사실에 가까운 것인지 검색해 봤습니다. 추성훈이 귀화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2001년 2월 8일 '재일동포 유도선수 추성훈 일본귀화 결심'이란 제목의 동아일보 기사에 자세한 내용이 실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추성훈이 속한 81kg급에는 97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조인철(용인대)이 버티고 있기 때문. 여기다 특정대학을 중심으로 한 심판의 텃세도 만만찮게 작용하며 추성훈은 그동안의 숱한 대표선발전에서 단 한차례도 조인철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를 ‘편파 판정’탓으로 여긴 추성훈은 그 사이 끊임없이 심판에 대한 불신을 토로했고 지난해말 코리아오픈에서 외국인 심판이 주관한 경기에서 보란 듯이 조인철을 한판으로 누이며 우승,자신의 주장이 거짓이 아님을 입증하기도 했다.
올 초 국가대표 1차선발전 결승에서 추성훈을 우세승으로 힘겹게 이긴 조인철도 추성훈에 대해 “가장 힘든 상대다.기량이 뛰어나다”며 껄끄러운 상대임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 대한유도회도 추성훈의 기량을 높이 평가해 조인철과 함께 태릉선수촌 입촌은 물론 유럽전지훈련에 포함시키겠다고 약속했으나 ‘체급별 1명’이라는 규정에 묶여 결국 제외됐고 그 직후 추성훈은 미련없이 짐을 싸 부모가 살고 있는 일본 오사카로 떠나버렸다.
▷ 재일동포 유도선수 추성훈 일본귀화 결심 |
일부 네티즌들은 글의 내용이 "KBS 1TV에서 13일 저녁 8시에 방영된
일요스페셜 '추성훈 혹은 아키야마 이야기'편을 요약한 것 같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일요스페셜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시청자 게시판이 온통 추성훈 선수에 대한 글로 가득 채워져 있어 추성훈편이 큰 관심을 모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홈페이지의 '금주의 스페셜' 코너에는 '아키야마 요시히로는 추성훈의 일본식인 추산성훈(秋山成勳)일 뿐이며, 그의 이름은 귀화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추성훈이다'는 요지의 방송 줄거리가 있었습니다. 위 글과 방송 내용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요스페셜 홈페이지 : http://www.kbs.co.kr/1tv/sisa/kbsspecial/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