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구름따라 흐른다 나도 흐른다/ 아가씨야 내 마음 잊지 말아라/ 번개처럼 지나갈 청춘이란다.'
한운사 작사. 황문평 작곡으로, 자니 브라더스가 불렀던 가요 '빨간 마후라' 가사 1절 전문이다.
공군본부 지우너을 받아 신상옥 감독이 1964년 개봉한 신영균, 최무룡, 최은희, 윤인자 주연의 영화
'빨간 마후라' 주제가로, 1962년 방송된 동명의 라디오 연속극의 주제곡 '강릉 아가씨'가 母曲인 셈이다.
'빨간 머후리를 목에 두르고 하늘의 사나이들 나올 무렵엔/ 빨간 연지 입술 강릉 아가씨/
강가에 나와 기다리시네' 하는 '강릉 아가씨' 가사는 6.25전쟁 영화에 마땅치 않다며 개작한 것이다.
머플러를 인본어 식 '마후라'로 표기한 한운사 원작의 그 영화는 주제가와 함께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인구 468만 명이던 서울의 관객만 23만 명에 이르렀다.
돋보이는 군인 정신과 감동적인 戰友愛에 청춘 남여의 사랑을 실감 나게 접목해 한국 전쟁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도 들었다.
짤간 머플러는 김영환 장군이 대령으로 강릉기지의 전투비행단장이던 1951년, 수색,구조가 필요한 경우에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해 처음 착용 보급한 뒤로 '불타는 애국심' '불굴의 투혼과 정열' 등의 의미가 더해져
대한민국 공군의 전투기 조종사를 상징하게 됐다고 한다.
6.25전쟁 때 공군의 전진기지로 작전의 98%를 담당했던 제18전투비행단이 '빨간 마후라의 고향'으로 불리고,
1993년 그곳에 '강릉아가씨' 노래비가 건립된것도 그런 배경 때문이다.
영화 '삘간 마후라'에서 신영균이 연기한 주인공 나관중 소령은 유치곤(1927~1965) 장군이 모델이다.
준장에 추서된 그는 1951년 10월부터 1953년 7월 휴전되기까지 203회 출격,
한국 공군 최다 기록을 남기며 혁혁한 전공을 세운 영웅이다.
그의 일대기를 담은 차인숙(61)의 장편소설 '나다, 유치곤- 전설이 된 빨간 마후라'가 최근 출간됐다.
유치곤장군호국정신보존회는 '그의 순직 50주년을 맞아 오는 13일 그의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있는
유치곤장군호국기념관에서 헌정 행사를 열고, 돌로 만든 소설 조형물도 제막한다.
그를 다룬 예술 작품이 다양한 장르에서 더 많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김정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