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내과 병실과 스태프 및 전공의들과 회식을 종종하였었는데 병원 규모도 크지고
또 얼마전 병원 회식 시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모두들 몸을 사리는 편이다.
그러나 점잖은(?) 내가 주제를 하면 어떻랴!
나는 이런 자리에서 실수는 하지 않고 분위기를 잘 이끌어 나가는 걸 자신한다.
4월 23일 월요일 저녁 6시, 병원 앞 나의 단골 "황토정"에서
신장내과와 순환기내과 병실인 10층 병동 간호사들과
신장내과 스태프 및 전공의들과 회식을 가졌다.
식당을 들어가면서 "아줌마, 팔다 남은 고기 좀 주세요"
"오늘은 안 팔린 고기가 많아요"
우선 배고픈 김에 시원한 맥주와 고기를 먹어 배를 채우고는.
깔린 기본 찬
불판위에는 갈비살이 익어가고 내 앞에는 가져온 발렌타인이 보인다.
나의 작전은 항상 같다. 독주를 한잔 마시고 자기 소개.
물론 나부터 시작을 한다.
"본인은 우리병원의 최연장근무자로써 80년 5월부터 근무를 시작하였고
전공은 먹고 마시고 노는 것, 그리고 부전공은 신장학이다."라며
열심히 다이어트 중인 전공의 조준환
고혹적인 용모의 소주를 맥주에 말아 폭탄주 제조 상궁인 호윤진간호사.
그날 결국은 여기에 말려 내가, 홍문기가, 마지막으로 자신이 취해 떨어졌다.
스포티한 차림의 이인순간호사
푸근한 모습의 이미리간호사
밀리터리 룩의 최수경간호사
내과 수석 전공의 홍문기선생
신장내과 전임의 신정호선생
정장이 어울리는 임근주 책임간호사
공주 패션의 심민정간호사
반짝 반짝 빛나는 정빛나간호사
새댁 김보화간호사
하얀 블라우스가 어울리는 임정은간호사
가슴에 번쩍번쩍 브로치를 단 인 수간호사
신장내과 분과장이 시작을 선언하며.
저 웃음짓는 왼쪽의 하얀 옷차림의 호간호사한테 내가 혼난 날이다.
잔이 돌아갈수록 분위기는 살아나고.
제일 오른쪽의 간호사가 클레오파트라헤어 스타일의 김미경간호사.
병실에서는 머리를 묶던지 망에 넣던지 하여 이런 멋진 머리를 구경할 수 없으나 밖에서는.
예전엔 간호사들이 캡을 써 그건 별로 모양도 좋지 않고 일하는데 오히려 거추장 스러웠다.
물론 캡이 없어지면서 간호과 학생들의 가관식도 나이팅게일 선서식으로 바뀌었지만.
손가락을 둘씩 들고, 여긴 또 젓가락도 둘 물었네
박은혜내과 전공의도 보인다.
잠시 나갔다 돌아 온 김수현 신장내과분과장도 한잔을 마시고
심각한 표정으로 잔을 받는 나.
"이거 이렇게 취하면 금주 내내 술을 마셔야 되는데 큰일이다."
"끝까지 정신 차려야지"
차돌백이도 먹고
이건 뭐였지? 아, 돼지갈비로구나.
마지막으로 부대찌게로 밥을 먹고
우리 싸울것 뭐 있나. 악수로 화해하자.
일차를 마치고는 이차로.
최근 나는 병원 앞 커피집 "테라롯사"에서 각자 커피와 달콤한 케이크로 끝내면 참 좋더라.
술도 깨고 집에서 기다리는 누구의 새신랑등 배우자와 애들한테 술냄새도 안풍기고.
나는 저런 손가락 질은 싫어요.
앞으로 내과 전공의들은 내가 연관된 행사에 사진 찍을 때는 저러면 안된다.
아쉬운 듯 포크를 빨고 잇는 10층의 대들보들.
드디어 홍문기선생이 뻗었다.
열시가 다되어 끝내었는데 다음날 전임의와 전공의, 그리고 간호사들, 저녁근무를 마친 간호사들과 3차를 가서
열두시까지 마셨다며 보고한다.
오랜 만의 즐거운 회식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신장병동환자를 더욱 잘보겠다는 구두약속도 받았으니 보람도 있었다.
참조하실 것.
내가찍은 사진은 그런대로 나왔으나 홍문기선생이 찍은 사진은 흔들리고 초점이 안맞았다.
그러나 자신은 잘 나왔으니 이는 얌체스러운 짓이 아닌감?
첫댓글 그렇게 술을 마시고도 정상적인 체중을 유지하는 유교수, 과연 대단하다. 얼마나들 마셨는지 대부분의 사진들이 거의 다 촛점이 흔들렸구나. 술 좋아하는 원로(원래 노는)교수를 모시고 있는 중대 신장내과 과원들과 간호사들은 말도 못하고 힘들겠다.^^
그래도 내가 찍은 사진은 그런대로인데, 글쎄 쫄개가 찍은 사진은 영.
간호원들 캡을 안 쓰는 걸 처음 알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