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차 일찍 나왔는데 너무 유난 떨었나봅니다..
너무 일찍 나왔네요;;;
시간 좀 때울겸 인터넷 서핑 하다가 얼마전 비스게에서 본
군대 미스테리 경험담이 생각나서 썰 한 번 풀어보겠습니다..
2가지 경험담이 있는데 하나는 간접, 하나는 직접 경험한 일화입니다.
일단 하나 풀어놓고 반응 좋으면
하나 더 풀어보겠습니다...
때는 2009년 1월...
3사단 23연대 3대대 소속으로 X 빠지게 혹한기를 뛰고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군대를 갔던지라 선임들이 대부분
저보다 어렸기에 욕 먹기 싫어서 악착같이 훈련 받았었죠..
무사히 훈련을 끝내고 자대로 복귀를 하니 저희 사단이 맡고 있는 GP에 엄청난
사건이 터졌다고 행정계원 선임이 이빨을 털더군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GP 근무 후 위로 휴가를 나갔던 정신나간 물 병장 한 놈이
국방부 장관에게 다이렉트로 메일 한 통을 보냈던 것이었습니다..
메일 내용은 GP의 부조리와 막장스러운 근무 자세, 수많은 일탈 행위 등등....
열받은 국방부 장관은 전군 GP에 조사를 지시했고.. 결국 이 사건으로
전군 모든 GP에 수십개의 CCTV 설치와 근무 형태 수정 및 엄청난 FM 근무 시전...
그리고 3사단 일부 GP를 전담하던 22연대 수색중대는 전 인원 해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야 말았습니다.
해당 인원들과 간부들은 육군 교도소 및 영창을 가게 됐고
나머지 22연대 수색중대 병사들은 8사단 수색대대로 통째로 옮겨지게 되었죠..
말 그대로 생이별이었습니다....
그 이후 순식간에 증발한 3사단 22연대 수색중대 인원을 땜빵하고자
사단 전체에서 짬 적당하고 인성 괜찮은 장병들 및 3사단 수색대대 1개 소대를
수색중대 인원으로 재편성하는 작업이 시작 됐습니다.
그런데 하필... 재수없게도 제가 그 인원 모집에 뽑히고야 말았죠...
아침 점호를 마치고 씻을려고 들어오는데 중대장이 호출 하더니
오늘 수색중대로 네가 가게 됐다.. 미안하다... 짐 싸라는 말을 제게 하더군요..
1년 가까이 생활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근무했고 선, 후임들과 정은 정대로
들었고...훈련은 훈련대로 뛰고...조금 있으면 군번도 풀려서 이른 계급에
최고참으로 올라갈 수 있는 이 곳에서... 다이렉트로 버림받은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가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 해달라했더니..
적당한 계급 중에서 너만큼 잘하는 놈이 없다..
네 동기들 하나 같이 체력 약하고 낙오자들 많은데 그런 애들 보내면
내가 뭐가 되느냐... 라는 헛소리를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나서 그냥 가겠다...더이상 묻지도 않겠다고
역성 내면서 나왔습니다.. 그 당시 중대장이 제 행동을 보고
나쁜 쪽으로 마음 먹었다면 상관 모독죄로 영창에 집어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으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중대장도 씁쓸한 웃음만 짓고 넘어 가더군요..
아무튼 이 사건으로 저는 정들었던 중대를 갑작스럽게 떠나게 됐고 연대까지
통째로 바뀌게 되면서 수색중대로 향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수색중대 인원이 모두 충원 됐고
각자 다른 연대에서 온 사람들끼리 잘 뭉치게 되면서 그 다음부터는
이전에 있었던 중대보다 훨씬 재미있는 군 생활을 경험했습니다..
북한 지역과 DMZ 내부 도로정찰 및 북한 놈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직접 보고 느끼는...
어찌보면 사회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나름 수색중대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근무를 했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초창기 선임들은 다 전역했고
저는 소대 투고로 3번째 GP를 뛰게 되었습니다.
짬도 먹었고 직책도 상황실장인지라 실내에서
따뜻하게 히터 쬐면서 근무를 하던 어느날...
어김없이 밤은 찾아 왔고...
부GP장님과 상황실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근무를 밀어야할 시간이 됐습니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애들 근무 밀어 줘야 한다고
나가신 부GP장님이 1분도 안 되서 다시 상황실로 들어 오시더니
배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에 가야할 것 같으니 애들끼리 알아서
근무를 밀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이런 경우가 몇 번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상황실 안에 있는 통합 모기로 모든 초소에 인터폰을 넣어서
알아서 근무를 밀어라~ 라고 말했죠...
그런데 몇 분 뒤 갑자기 후방 초소에서 인터폰이 왔습니다.
" 상황실장님 1초소 상병 아무개 입니다~ 부GP장님 화장실 가신거 맞습니까? "
" 얌마~ 내가 그짓말 하겠냐~ 배 아파서 화장실 가셨어~ "
" 어? 이상합니다.. 지금 맞은편 초소에서 근무 밀고 있는데 3명이 움직입니다.."
" 어?? 벌써 다 싸고 올라 가셨나? 지금 확인하고 다시 인터폰 줄게~ "
인터폰 끄자마자 상황병 막내 시켜서 화장실 가보라고 했더니 부GP장님이
한창 힘주고 계시더군요.... 다시 인터폰을 했습니다.
" 야! 지금 부GP장님 화장실에서 한창 힘주고 계신다.. 너 나 놀려먹냐? "
" 상황실장님! 지금 옆에 부사수놈도 같이 보고 있습니다. 맞은편 초소로 방금 애들 들어갔고
한 명이 초소 문 밖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느낌이 싸하더군요......... 상황실 분위기도 덩달아 싸해졌습니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서 직접 올라가기로 마음먹고 인터폰을 다시 하려는
그 순간 인터폰이 울렸습니다...
" 상황실이다.."
"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던 형체가 없어졌습니다...... "
" 얌마!! 너 오늘따라 왜그래? 장난치냐? 네가 나한테 장난 칠 짬이냐? "
" 목숨을 걸고 장난이 아닙니다. 옆에 부사수도 봤습니다.."
" 야! 막내! 너도 봤냐? 진짜야? "
" 보고도 못 믿겠습니다.. 정말 있었습니다..그런데 사라졌습니다!!!"
" 야 기다려.. 애들 들어갔다는 그 초소에 내가 인터폰 넣어볼게 "
그리고 바로 맞은편 초소에 인터폰을 넣었습니다.
" 야~ "
" 얘 상황실장님~ 근무 이상 없고 전방 양호 합니다~ "
" 야 너랑 부사수 근무 누가 밀어 주거나 아니면 관측병 애들이랑 같이 움직였냐? "
" 관측병은 다른 초소에 있습니다~ 알아서 밀라고 해서 저희끼리 움직였습니다~ "
" 야 맞은편 초소에서 너희들 지켜보던 애들이 3명 움직였다는데?? 누구 없었어? "
" 맞은편 사수면 XXX 인 것 같은데 그 놈 미친 것 같습니다. 따끔하게 혼내주십시오~
저랑 부사수만 움직였습니다~ "
갑자기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다시 이전 초소로 인터폰을 넣었습니다..
" 야....2명이서만 움직였단다...너희들이 잘못봤다....그게 아니면....귀신이다..."
" 지금 소름 돋아서 미치겠습니다...제가 보고도 못 믿겠습니다..."
" 일단 알았다... 야~ 지금 부GP장님 들어 왔으니깐 상황 설명 드릴게 기다려~ "
화장실 다녀온 부GP장에게 상황을 전부 설명 드리니깐
되려 부GP장은 마치 그런 상황이 자주 있었다는 듯이 편하게 받아 들이시더군요...
" 내가 새벽에 근무 밀어 주다보면... 가끔 본다. "
제가 되물었습니다.
" 어떤 것 말입니까? 혹시 귀신 말입니까? "
" 그래...그게 귀신인지.. 아니면 내가 헛것 보는건지 모르겠지만.. 몇 번 봤다.."
" 어디서 보셨습니까?? "
" 관측소 밑 쪽 계단에서 나보다 10cm는 더 큰 무장한 70년대 군복 입은 군인도 봤고..
휴게실 탁구대 밑에서 포복하고 있는 무장 군인도 보고... 그리고 며칠전에 관측병 XXX 가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새벽에 인터폰 온 거 기억나?
" 예.. 기억 납니다.."
" 그 때 확인차 직접 내가 올라갔는데... 초소 문 여는 순간 그 놈 허리를 이상한 팔 하나가
감싸고 있더라.. 그 녀석이 아프다는 부위 바로 그 자리에... "
" 아................................. 진짜 입니까? "
" 얌마.. 내가 너한테 속여서 뭐하게? 요즘 기가 약해졌는지 이상하게 그런거
자주 보인다..."
이렇게 대화를 마친 후 헛것을 봤다는 애들에게 부GP장님이 직접 인터폰을
넣으셨습니다...
" 나 부GP장인데 니들이 봤다는 그 형체.. 방탄쓰고 무장하고 키는 거의 190
에 육박하고 걸을 때 약간 질질 다리 끌지 않나? "
" 헉;;;; 맞습니다... 옆으로 어슬렁 거릴 때 한 쪽 다리를 질질 끌었습니다.
무장 완벽하게 했구요.. "
" 알았다. 내가 지금 올라갈테니 쫄지 말고 근무 똑바로 서라~ "
아 좀 무섭더군요....... 귀신은 있을거라 생각했으나 직접적으로도... 간접적으로도
경험한 적이 없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니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런 저를 보면서 부GP장님은
" 얌마.. 맞지? "
라고 웃으면서 말하셨습니다.....
귀신 소동은 이렇게 마무리 됐고 다음 날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를
소대원들이 전원 다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어떤 누구도 그 무장한 귀신을 보지 못 했지만 새벽에 그쪽으로 이동하는
후임들과 관측병.. 그리고 새벽 타임에 물탱크 및 시설물 순찰을 무조건 나가야하는
저는 오늘이 마치 마지막 날인것 마냥 엄청 긴장하면서 돌아다녔습니다..
살면서 처음 경험했던....직접은 아니지만 그나마 간접적으로 귀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경험했던 사건이었습니다.....
100 퍼센트 리얼 실화입니다.....
글 쓰다보니 시간 엄청 빨리 갔네요...
반응 좋으면 하나 더 풀어보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회원님들 모두~
첫댓글 재밌어요. 다른 것도 써주세요~^^
와 몰입해서 봤습니다. 다른한편도 부탁드립니다~
오오 소름 쫙
화장실에서 보는데 오호.... 전 귀신 비슷한 것도 못봤는데....
ㅋㅋㅋ 잼있네요 저도 해안부대 수색중대에 있었는데 종종 두명이 근무들어가는 초소에 세명이 근무서고 있는 경우가 있었죠. 해당 초소연결하면 실제 두명만 근무서고 있었다는.. 뭐 이런 일화.. 자살이 많은 부대였습니다. ㅎ
저는 단한번도.. 가끔 귀신을 본다는 후임이랑 경계 나갓을떄 그놈에게 놀아난거 뻬고는.. (진실인지 거짓인지..) 전 귀신의 존재를 믿진 않지만 무섭습니다.. 모순이죠;ㅋㅋ
간접 경험은 몇 번 있는데 직접경험은 한번도 없네요.명목상으로는 천주교 신자지만 직접 본게 아니면 안 믿는지라 영혼의 존재같은 건 아직 안 믿어요 ㅎ;;;
재밌게 봤습니다 또 올려주세요!!
저 2번 체험했습니다. 한번은 형태를 보고 한번은 미스테리로 끝난. 그래서 종종 학교에서 얘기해줍니다. 군대가 사고사나 자살이 워낙 많다보니 생각보다 경우의 수가 많은것 같아요.
역시 부대 귀신이야기는 현장감이 제맛이죠ㅋㅋ 아는만큼 들린다는...
gop귀신이 유명하죠.. 저희 초소에서 경 몇으로올라가는 바위산같은 계단이있는데.. 계단밑에보면 정말 내려다보기싫을정도록 무섭거든요 근데 사람이 못들어올 위치인데 할머니,할아버지가 버섯따면서 눈마주치면 할머니가 손짓하면서 부른다는데 부름에 가는순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