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마라톤에 12번째 참가하였다.
작년에는 좋은 날씨 덕분에 춘마 최고기록(2시간56분56초)을
달성하였으나, 올해는 일기예보가 덥다고 하니 작년기록보다
저조할것으로 예상되며, 경우에 따라선 서브3도 불가능 할것
같아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달려야했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런너스클럽에서 대절한 버스표를
예약해놓고도, 컨디션 조절차 하루 전날 출발하여 여관에서 잤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하고 대회장까지 10분이면 간다는
여관 주인의 말을 믿고 걸어갔는데 30분이 걸렸다. 결국 여기서
상당한 체력 소모가 발생하여 레이스에 많은 지장을 주었다.
오늘 대회 참가 인원은 풀코스 18000여명, 10k 7500여명으로
그야말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원이 참가하였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배동성어나운서의 출발신호와 맞춰.
출발하였다.
초반부터 시작되는 나즈막한 언덕에는 체력소모를 하지 않도록
최대한 숏피치로 달리는데도 초반부터 몸이 상당히 무겁다.
5k지점을 20분36초에 통과하였지만 아직 몸이 풀리지 않는다.
10k 지점도 5k 구간과 똑같은 시간으로 통과하였다. 이정도
달렸으면 몸이 풀릴만 한데도 컨디션이 영 안좋다. 다행히
내리막길이 많아 그런대로 20분대의 기록은 나오고 있다.
15k 구간도 20분대에 달리고, 하프 지점을 1시간27분대 후반에
통과하여 작년보다 1분이상 늦은 시간에 통과하였는데도
몸이 무겁고 컨디션이 안좋아 서브3를 못할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더군다나 지금까지는 내리막 길이 많았지만, 이제부터는 거의
오르막길이다. 20k 지점에서 파워젤을 하나 먹었지만 별 효과가
없다. 뒤따라 오던 주자들이 한명 두명 나를 앞질러 가더니 조금
있으니 10여명으로 구성된 한무리들이 앞질러 간다.
이 그룹을 따라가야 한다. 더 이상 밀리면 안된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따라가는데 계속되는 은근한 오르막길에 체력이 고갈될 정도다.
25k지점 통과시간이 역시 21분을 넘기고 말았다. 이러면 안되는데....
못할때 못하드라도 최선을 다하자....혼자 중얼거리며 묵묵히 달린다.
26k 지점부터 30k지점까지 오르막길은 오늘 최대의 난코스다.
한걸음 한걸음 옮기며 겨우 소양대교를 건넜다. 평지 다리를 건너니
또 하나의 언덕이 버티고 있다. 체력이 고갈되어 그야말로 죽음이다.
어렵게 어렵게 언덕길을 올라 30k 지점이다. 구간 타임 21분44초로
많이 늦은 시간이지만, 전체적으론 2시간 6분에 통과하여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지금부터 열심히 달리면 서브3도 가능하다. 다시한번
내 자신을 채찍하며 자세를 가다듬고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런너스클럽 폭풍우 아우가 준 철인들이 힘들때 먹는다는 개당 8000원
하는 카페인 파워젤을 최고로 힘든 구간인 35k지점에서 먹으려고
아껴두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사용하였다.
비싼 파워젤을 먹었기 때문에 이제부턴 괜찮을거야....기대감을 가지고
달린다. 파워젤 덕분인지 더 이상 몸이 처지질 않은것 같다. 이 기분을
계속 유지하며 달리자 ! 다시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힘차게 힘차게 달린다.
파워젤 덕분인지 35k 구간을 21분18초로 좋은 기록으로 통과하였다.
서브3에 대한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일반 파워젤을 다시 먹고
마지막 남은 마의 구간 7k를 준비한다. 뻥 둘린 평지 길이지만 이미
몸은 녹초가 되어 정신력으로 달린다.
그래도 남은 거리가 7k밖에 안되고 열심히 달리면 서브3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니 하프 지점부터 시작되는 무거운 몸보다 지금 컨디션이 더
좋다.....라는 생각을 가지며 달린다. 40k 구간을 아슬아슬하게 21분대
후반에 통과하였다.
남은거리 2.195k, 시간은 10분 56초가 남았다. 지난 영동마라톤때
이 거리에서 11분 이상이 소요된걸 생각하면 서브3를 확신하기엔
아직 불안하다. 자세를 가다듬고, 정신을 바짝차린다.
가자 ! 달려라 ! 열심히 달리면 서브3다 ! 몸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힘을 쥐어 짜내며 막판 스퍼트를 한다. 앞서가는 주자 20여명을
따라 잡으며 내가 생각해도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있다. 저 멀리
골인지점이 보인다. 빨리 달려서 그런지 골인지점도 금방 다가온다.
마지막까지 힘차게 달리며 환한 미소와 함께 두손을 버쩍 들면서
오늘의 긴 레이스를 마무리하였다. 마지막 2k구간 9분23초는 나의
마라톤 역사상 처음으로 빠른 시간인것 같다. 원없이 스퍼트 하였다.
총 소요시간 2시간58분26초로 작년보다 1분30초가 늦었지만, 더운
날씨를 감안하면 결코 작년보다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제 2주후에 중앙이 남았다. 중앙은 올해 최대의 이벤트가 있다.
런너스클럽 후배들과 올해초 내가 제안한 게임이 있다. 3명이 한조를 이뤄
2팀이 종합기록으로 승부를 가리는 게임이다. 금액은 팀당 30만원이다.
연령대는 나와 나이 차이가 최저 10년, 최대 20년 후배들이다.
비록 나이를 먹었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고싶다. 열심히 달려 좋은 기록으로 꼭 이기고 싶은 심정이다.
중앙을 기대하면서.......
금년기록-- 작년기록
00--05k====20분36초--20분28초
05--10k====20분36초--20분40초
10--15k====20분30초--20분10초
15--20k====21분02초--20분14초-하프1시간27분39초--1시간26분12초
20--25k====21분27초--20분26초
25--30k====21분44초--21분04초--총 2시간05분56초--2시간03분04초
30--35k====21분18초--21분45초
35--40k====21분50초--22분22초
40--42.195k=09분23초--09분44초--총 2시간58분26초--2시간56분56초
-- 대회준비물 및 파워젤 복용시간 ---
날씨: 흐리고 아침기온 13도, 낮기온19도(더웠음)
신발: 미즈노
파워젤 2개, 카페인파워젤1, 꿀5개
꿀 복용시간: 출발전, 10k,15k,25k,40k
파워젤복용시간: 20k, 30k(카페인), 35k
완주후 후유증: 왼쪽4번 발가락 테이핑을 했는데도 피멍
골인후 다리에 자꾸 쥐가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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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어제 만난 친구들 정말 반가웠다. 같이 술이라도 한잔
나누어야 하는데 일정상 그러하지 못한점 미안하게 생각한다.
첫댓글 박수!!!
ㅋㅋ 수고 많이 했다~ 대단한 타켓이여~ 유지하기 만만찮을텐데..축하한다!!
(카페인 들어있는 파워젤~ 8000원??ㅎㅎ 내가 선물로 몇개 줄께~중마 전 언제 전해줄까??)
주어듣기론 그정도 하는것으로 들었어, 좋은것 같애.
글쎄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무얼까? 우편으로? 아님 내일 송파달?
그리고 구입해야겠어, 몇개 구입해줘.
읽을때마다 감동이다.
자신과의전쟁잘치뤄낸 타켓홧팅~!!
잘뛰었다 좋은 기록 완주를 축하한다.
준비를 많이하고 정신력 또한 투철해서 이뤄낸 결과에 박수를 보낸다 빠른 회복을 빈다.
대단한 넘!!!
존경한다.
너의 모범 이상적인 체력관리~~~~ ^^.
역시 타켓은 타켓이여!.
타켓의 써브3 글 접할때마다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야
먹으면서 뛰는걸 배워본다
자네는 우리의 자랑일세.
어제는 얼굴도 못 봤구나
고생했다 화욜 막골리 한 사발 따라 주마.
역시 준비된 자만이 서브3를 할 수 있구나.
대단한 집념과 노력, 끈기가 이룬 성과네
올해 마지막 대회인 중앙에서 마무리 잘 하길...
정말 잘 뛰더구먼 ~~
수고했다
지독하게 멋진 넘 수고했다
몸관리 잘해서 2주뒤 중마 멋지게 성공 하기 바란다
적지않은 우리네 나이 에 뛰었다 하면 썹~3 수립.....
너 에게 무슨 축하인사를 건네야 할지...오는 중마 에서도
좋은기록 달성 하시길 기원드린다
타켓!!
수고많이했다
낼마콜리한사방 올리마
고생했네~!추가한다.
타겟의 행진은 언제까지일까
타겟 화이팅!
바람이려오
축하함미다
수고해쓰..
대단하다.
순경아~~^-^
한번 섭3한걸로 어제아침까지도
울궈먹고 있다.ㅎㅎ
부끄럽네.
고생이 많다. 약속했던거 지킬려면ᆢ너만의 숨겨놓은거 머가 있는지 한수 갈키주라. ㅋ
섭3 축하한다^^^
늦게도착해서 친구들 보지못하고 바로 출발지로 갔어
추카추카...힘들었어두 기분은 좋았겠다..ㅎ
내가 한것처러 좋다~
동마때 보자.
잘하셨네....환갑때까지 쭈욱~~~go
타겟 ! ㅎ멋지네 ~ 대단해 2시간58분26초~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