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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 대학생 학자금 빚 문제
교육평론 원고
저자 : 안재오
제목 : 대학생 학자금 빚 문제
1.서론 : 대학생 신용문제
우리 나라의 교육 여건이 날로 악화되어 간다. 중ㆍ고등학교의 치열한 입시위주의 교육의 숨막히는 현상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의 취업과 대출-신용 문제 역시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 지난 달 필자는 취업준비생들의 고난을 다루었다. 이번 달에는 이와 연결된 문제로서,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현황과 신용상태에 대해서 좀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이런 글을 써야 하는 필자의 마음부터가 대단히 불편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어찌하여 한국의 대학생들이 이런 불쌍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는지 한숨이 나오고 어깨 죽지가 천근 만근 무거워지고 가슴이 답답한게 호흡마저 어려울 정도로 그들과 동질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필자 역시 최근까지 신용 문제로 큰 고통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빚쟁이들에게 돈 갚으라는 전화 한통을 받으면 사람은 마치 대포를 맞은 것처럼 한방에 휘청거리게 되고 어깨죽지는 힘이 하나도 없이 땅으로 꺼지기 때문이다. 이런 채무의 압박을 느끼는 대학생들 혹은 졸업생들이 이 나라, 이 거리를 돌아 다닌다는 생각에 벌써 필자의 정신은 압박을 당하기 시작한다. 누가 빨리 그들의 마음의 무거운 짊을 들어 주기를 바라면서 글을 전개하여 본다.
필자의 경우 숱한 은행 빚과 사채를 썼고 제 때 갚지 못해서 추심을 당하면서 나날의 고난을 겪었다. 때로 사채업자의 협박을 받기도 하고 계속 되는 추심전화에 하루 종일 시달리기도 했다.
지금도 완전히 해결이 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훨씬 가벼워졌다.
더욱이 필자는 대학시절 부모님의 도움으로 아무런 돈 문제 걱정없이 오직 심각한 철학적인-존재론적인 문제로 혹은 사랑문제로 고민한 것 밖에는 없는데 요즘 많은 대학생들은 그런 철학적-심리학적 고민은 아예 고민거리로 삼을 수도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스로 3포 세대라고, 즉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로 자리매김이 되고 있다. 필자는 78년 입학생으로 (78학번) 그 당시는 대학생들의 큰 이슈는 요즘처럼 자기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거창하게도 사회정의, 민주화 등이었다. 개인적인 생존의 문제로 고민하는 경우를 잘 보지를 못했었다. 연애를 해도 항상 사회적 민족적 이슈를 화제로 삼으며 했었다. 따라서 격세지감을 많이 느낀다. 어쨌든 그런 시대도 있었고 이제는 당장 학자금 융자와 방세걱정 그리고 취업 걱정 등이 캠퍼스를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것 같다.
우라 교회 집사님 딸도 이제 대학졸업반인데 당장 그간 4년간 학자금 융자-빚 몇천만원을 짊어지고 사회로 나온다고 한다. 그 어리고 약한 애가 어떻게 그 돈을 다 갚을지 걱정이 한숨으로 나온다. 이 나라를 누가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지 원망과 슬픔이 절로 나온다.
대학생들의 취업이 안 되는 것은 이해를 하겠는데 하물며 이제는 채무의 불안을 안고 젊음의 시기를 무거운 마음으로 보내야 하는 것이다.
한 인터넷 매체가 전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대학생 정부학자금 대출액이 4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취업 후 일정소득 이상을 벌면 상환을 시작하는 든든학자금 대출자의 3명 중 1명은 한 푼도 갚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대학교육연구소는 2010년말 3조7000억원이었던 정부학자금 대출액이 2014년말 10조7000억원으로 2.9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장학재단에 ‘정부장학금 대출현황’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다.
일반상환 학자금은 2010년 2조9000억원에서 2014년 5조1000억원으로 1.8배 증가했고 든든학자금은 같은 기간 8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7배가 늘었다. 학생 1인당 평균대출액도 2010년 525만원에서 지난해 704만원으로 34%(179만원)나 증가했다. (이데일리 2월 6일자)
여기서 말하는 “든든학자금”이란 2010년 생긴 정부의 학자금 대출 사업으로서 한국장학재단에서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대출해주는 융자를 말한다. 이는 졸업후 채무자의의 상태와 관계없이 무조건 갚기 시작해야 하는 일반상환 학자금과 달리 채무자가 직장을 구하고 일정한 소득이 생기면 그 때 비로소 대출금을 갚기 시작하는 유리한 조건의 학자금 대출금을 말한다.
든든학자금을 상환하는 조건은 채무자에게 4인 가족 최저생계비(2014년 기준 155만원) 이상 소득이 생기면 그 때부터 상환을 시작한다. 그런데 위의 기사를 보면 매년 그런 대출자의 3명 중 1명은 여태껏 한 푼도 갚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즉 졸업생 중 3분의 1이 아직 155 만원의 소득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니면 155만원의 소득을 가지고 빚 상환을 하느니 차라리 알바를 해서 그 보다 조금 낮은 소득을 얻어 빚 상환을 지연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러 저러한 이유로 학자금 빚을 갚지 못하고 연체자가 쌓이다 보니 연체자 누적수는 해마다 늘어간다. 학자금은 빌려 썼는데, 취업은 안 되고, 소득이 없다 보니 빚만 계속 쌓이고 있는 것이다.
2. 본론 : 대학생 신용상태 악화와 그 대책
대학생 정부학자금 대출액이 4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대학생들의 생활이 점점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대학생들에게 유리한 든든학자금 대출이란 제도가 생겨나서 그간 대출을 안 하던 사람들이 대출제도를 이제는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여기에 고려되어야 한다. 즉 은행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공부는 했으나 막상 졸업후 직장이 없어서 상환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또한 대학생 혹은 졸업생 가운데 신용 연체자와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도 늘었다고 한다. 아래의 기사에 따르면 신용유의자가 벌써 2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상태이니 졸업과 더불어 사회에 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들이 벌써 신용불량의 딱지를 달고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정말 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이 자꾸 생겨나고 있다.
대한민국의 발전 시계는 진정 거꾸로 달려가고 있다.
결국 학자금 대출을 받고 취업이 안 되면 신용유의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든든학자금 제도 덕분에 이런 불행이 다소 지연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취업이 안될 경우 이들 든든학자금 대출자들 역시 조마간 신용유의자가 되기 쉽다. 더욱이 올해도 청년실업률이 거의 10%에 육박하는 상태에서 이들 사회 초년생들의 우울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기다가 이런 여러 공적인 학자금 대출제도가 있어도 이를 이용하지 못하거나 다른 이유로 등록금 마련이 안 되는 대학생들은 고금리의 사채를 쓰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27개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그해 6월 말 기준으로 7만 1682명이다. 이들의 가중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연 28.3%로, 대출액은 총 2515억 원이다. 1인당 평균 351만 원을 대출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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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고금리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의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저축은행에 대학생 대출 이자율을 20%대로 인하하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하고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고금리를 받는 관행도 없애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의 행정지도는 대학생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게 업계 내부 지적이다. 금융 당국의 행정지도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구속력 없는 행정지도는 금융 당국의 전시행정에 불과하다. (비즈포커스 2월2일자)
국내 27개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7만 1682명이다. 이들은 고금리의 대출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급한 마음에 제2금융권에서 28.3%의 금리로 대출을 받은 것이다. 점점 대학생들은 고리 사체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것 같다. 국가에서 관장하는 일반학자금 대출과 또 든든학자금이라는 학생 복지혜택에도 불구하고 고금리를 쓰는 학생들이 7만명이 넘었다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이 얼마나 중대한지 짐작이 가게 한다. 이러다 보니 연체자와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가 많이 나온다.
연체자와 신용유의자도 많다. 2014년 12월 현재 152만명의 대출자 중 연체자는 4만4620명이고 이중 100만원 이상 연체자는 약 10분의1인 4355명이다. 6개월 이상 학자금을 연체한 ‘신용유의자’도 약 2만명에 달한다. (ㆍㆍㆍ)
대학교육연구소는 “OECD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비싼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학자금 대출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학자금대출과 취업난이 맞물려 청년 채무자를 대량 양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2월 6일자)
위의 기사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증가하는 학자금 대출의 원인은 미국 다음의 비싼 등록금이다. 미국 역시 학자금 대출과 그 압박이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된 나라이다. 세계일보 2월 11일자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에서 대학 학자금 빚 문제가 시한 폭탄으로 남아 있어 정치권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6 회계 연도 예산 편성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대학 학자금 빚 부분 탕감 조치를 포함시켰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WSJ)이 10일 보도했다. 이 예산 편성안에 명시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지만 실제로는 약 218억 달러 (약 23조 9058억 원) 가량의 학자금 빚 탕감 예산이 포함돼 있다고 WSJ가 지적했다. (세계일보 2월 11일자)
여기서 우리는 학자금 대출의 문제가 미국과 한국이 동일한 현상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미국식의 대학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이상 대학생과 졸업생들의 부채 상환 압박은 피할 수 없다고 추리할 수 있다. 단 미국은 한국과 달리 경제가 크고 강한 나라이다. 미국의 대학 등록금이 세계 최고로 비쌀지라도 이 나라는 자기 방식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2016 회계 연도 예산 편성안에는 대학 학자금 빚 부분 탕감 조치는 실제로는 약 218억 달러 (약 23조 9058억 원) 가량의 학자금 빚 탕감 예산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 미국 다음으로 비싼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학자금 대출규모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은 그러나 경제전망은 미국과 달리 일본과 비슷하다.
이제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10년 혹은 20년의 전철을 밟고 있기 때문에 더욱 사정이 나쁘다고 할 수 있다.
3. 결론 : 등록금 국가 책임주의
이명박 정권때 등록금 반값으로 해준다는 말들을 했었다. 그러나 그 정책 공약도 흐지부지 하게 되더니 이제는 학생들은 빚을 갚지 못하고 점점 빚의 악순환 속으로 빠져 들어 가고 있다. 그 이유는 대학의 등록금 자율주의에 따른 등록금 인상 때문이다. 혹은 청년실업이 그 원인일 수도 있다. 원인이 뭐든 대학생들의 삶이 점점 빚더미로 빠져들고 졸업 후에도 그 빚을 갚지 못하고 신용불량자의 신세로 전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가 미국을 모델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결론이 하나 도출이 된다.
미국은 대학이 원래 정부의 소관이 아니다. 물론 학자금이나 장학금을 정부에서 대주고 대학에 수없는 지원금을 쏟아 붓고 있지만 대학은 엄연한 민간 부분으로 남아 있다. 설령 주립대학이라고 할지라도 주정부에서 그 대학의 학사운영이나 교육과정이나 커리큘럼을 간섭하지는 않는다. 즉 미국은 한국처럼 고등교육을 법으로 규제하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의 대학은 국가가 아니라 시장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는 이것을 모르고 등록금 부분만 미국의 그것을 흉내내고 있다. 즉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에는 교육부가 있긴 하니만 그 역할은 장학금 및 학자금 보조에 관한 것이며 또한 그와 관련한 통계 업무이다. 주 정부에도 대학 교육을 지도하거나 간섭하지 않는다.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도와 규제는 고등학교까지 이다. 그와 반대로 한국의 경우 정부는 대학의 거의 모든 것을 간섭한다. 그러나 재정지원은 미미하다. 가령 고등교육법 5조에 의하면 아래와 같다:
고등교육법
제5조(지도ㆍ감독) ① 학교는 교육부장관의 지도(指導)·감독을 받는다.
② 교육부장관은 학교를 지도·감독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의 장에게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은 대학교육을 철저히 정부의 지도와 감독 하에 두고 있다. 대학은 스스로 신입생 수를 늘이거나 선발하거나 새로운 과를 만들거나 등록금을 조정하거나 할 수가 없다. 모두 교육부의 지시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사실 대학은 스스로 숨조차 쉬지 못할 정도로 국가의 지시를 받는 나라가 한국이다. 그런데 등록금은 미국 다음으로 높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철저하게 국가가 대학교육을 통제하는 나라가 대학의 재정은 주로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한다는 것 자체가 큰 모순을 표현한다.
따라서 한국은 대학 운영의 모델을 미국에 두면 안 된다. 국가가 고등교육을 통제하면 그만한 책임을 져야한다. 따라서 우리는 독일이나 유럽 대륙의 고등교육 제도를 모범으로 하여 대학예산도 모두 국가에서 충당을 해야 한다. 미국이 세계 최고의 대학 등록금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큰 문제가 없는 것은 대학의 민영화 자율화가 고등교육의 기초를 이루기 때문이다. 즉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개인의 자기 번영을 위한 투자로 보기 때문에 값비싼 사립대학교도 국민들의 불평, 불만 없이 운영이 되는 것이다.
이제는 반값이 아니라 - 물론 반값도 실패했지만 - 대학 등록금의 전액을 국가가 지불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물론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겠지만 다른 교육부분을 잘 개선시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다른 교육이란 지난 달에 게재한 일ㆍ학습 병행제를 특성화 고등학교에 제대로 시행시키면 대학 입학생 수는 줄어들고 국가의 부담은 그만큼 줄어든다. 거기다가 사교육의 필요가 없어지도록 하는 구조 즉 대학입시 제도 폐지를 곁들이면 국민들의 교육비 부담은 줄어들고 소비가 진작되고 세수도 증대된다.
대학등록금은 대학생들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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