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무원연금가치 1인당 현재가치로 10억, 더 늦기전에 고쳐야 - 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

[나눔복지사]

공무원연금가치 1인당 현재가치로 10억, 더 늦기전에 고쳐야

납세자연맹 김선택회장

기획재정부는 지난 4월 “2013년 국가부채 1117조원 중 596조원(53.4%)이 공무원과 군인연금의 충당부채”라고 밝혔다. 도대체 이 충당부채의 정체는 무엇인가? 공무원 및 군인연금기금결산서를 보면, ‘공무원·군인연금 기수급자 45만 명에게 지급할 미래연금총액을 작년 말 현재가치로 평가한 금액 225조원’에 ‘재직 공무원·군인 125만 명이 미래에 받게 되는 미래연금총액 중 작년 말까지 근속기간에 귀속되는 현재가치 371조원’을 더한 금액이 596조원이다.

기수급자 충당부채금액을 인원수로 나눈 1인 평균부채는 공무원퇴직연금이 5억2700만원, 유족연금이 2억8800만원이다. 둘을 더해 공무원연금 경제적가치를 계산해 보면 1인 평균 8억1500만원이 나온다. 그런데 이 금액에는 이미 받은 연금액은 빠져있으니 그것까지 감안하면 현재 기수급자의 공무원연금의 경제적 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 평균 10억 원을 훌쩍 넘는다. 평균의 함정을 감안하면, 교사나 고위관료는 현재가치로 약 15억 원 이상을 받아 안락한 노후가 보장되는 셈이다. 물론 이 금액에는 공무원이 재직시 낸 보험료(기여금)가 일부 포함되어 있으나 현재 연금을 받고 있는 공무원의 수익비(기여액의 현재가치 대비 급여액의 현재가치)가 최소 4배에서 최대 10배 이상으로 그 금액은 크지 않다. 15억중 최소 12억을 국민세금으로 메구어야 한다.

연금충당부채는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으로, 현재 연금액의 전체 가치(크기)와 1인당 연금가치를 측정하는 유용한 개념이다. 국가나 일반국민입장에는 부채, 공무원입장에서는 채권(자산)이다.

국민이 갚아야 할 이 빚은 여러 측면에서 공동체를 궁지로 몰아넣을 시한폭탄이다.

우선, 공무원과 비공무원간 연금 형평성 문제다. 국민연금보다 지나치게 많이 주는 공무원연금은 극심한 사회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현재 공무원연금평균수급액은 217만원, 군인은 240만원이다. 300만 원 이상 받는 사람도 8만 명이 넘는다. 40~59세 사이 연금수령자도 6만 명이나 된다. 그런데 현재 65세 이상의 일반국민은 국민연금에 기초연금을 더해도 44만원을 받는다. 1인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 금액이다. 연금 하나만 놓고 볼 때 공무원은 귀족, 일반국민은 천민이다.

둘째, 공무원의 안락한 노후를 위한 막대한 비용을 나머지 국민들이 대거 책임지고 있는 점이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지급액의 대부분을 일반 국민이 낸 세금으로 보전해야 한다. 한국의 세금은 2013년 기준 국세 중 간접세비중이 49.7%이고 술·담배·경마·유류세 등 죄악세 비중도 높다. 공무원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낸 간접세가 공무원들의 안락한 노후 재원인 셈이다.

일반국민들에게 간접세로 세금 걷어 공무원·군인·사학연금수혜자 203만 명에게 1인당 10억 원씩을 준다고 가정하면 현재가치로 총2000조를 나눠줘야 한다. 2030조는 2013년 국내총생산(GDP)의 1.4배에 이르는 돈이다. 불평등은 빈부격차로 굳어져 이미 새로운 사회갈등의 씨앗으로 자라고 있다.

셋째, 부당한 빚과 빈부격차는 대물림 된다. 연금부채는 현재 세대도 부담하지만 가장 많이 부담하는 사람은 현재 투표권이 없는 미래세대다. 과거 정치인들은 공무원을 부려먹기 위해 후한 연금을 약속했고 그 청구서를 납세자에게 내밀었다. 상당액은 미래세대가 갚아야 한다. 그런데 그 미래세대는 세계최저의 출산율로 수적으로 계속 줄고 있다. 국민연금·사학연금부채에 기초연금, 노인증가에 따른 건강보험료 등 각종 청구서에 짓눌려 숨도 쉬기 어려운 젊은이들이 대거 해외로 탈출할 수 있다.

넷째, 공무원연금이 경제의 숨통을 누르고 있다. 재직기간과 수명이 늘수록 충당부채도 매년 수십조 원씩 증가한다. 물가상승률 등 보험수리적 가정을 제외해도, 공무원 수 증가와 근속기간 1년 증가에 따른 충당부채액 증가 규모는 2013년에만 24조 원 있었다. 국가부채 증가가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져 그리스와 같은 국가부도사태가 발생하면 노인들이 많이 보유한 부동산·주식가치 폭락, 물가상승, 연금 대폭삭감의 3중고를 겪게 된다.

다섯째, 공무원연금에는 소득재분배기능이 없어 고위직일수록 많이 받는다. 근로소득금액과 사업소득금액이 월 317만 원 이상인 경우 연금액의 최고 50%까지 감액되지만, 감액되는 기준인 소득에 이자·배당·부동산임대소득은 제외된다. 아무리 이자·배당·부동산임대소득이 많아도 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산하기관에 취직해 억대연봉을 받는 고위관료출신 관피아도 50% 깎인 연금 200만원을 받는다. 물론 회계처리를 기타소득으로 처리하면 100% 다 받는다. 재직 때 뒷돈(?)으로 엄청남 부를 축재하여 해마다 수억 원의 부동산임대소득을 올리는 공무원들도 연금은 100% 다 받는다.

프랑스 경제학자인 피케티교수는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중 하나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을 제대로 개혁하기 위해 정부는 가장 먼저 직종•직급•재직연수•연령별로 구분해 연금액•퇴직수당•연금충당부채•순이전액(기여현가-수급액현가) 등을 정확히 산출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자기가 낸 기여금보다 지나치게 많은 연금액을 받는 고위직 연금을 더 많이 깎아야 한다. 또 재산과 소득이 많아 국가의 도움이 필요 없는 공무원과 가장 많은 혜택을 보고 있는 기수급자도 연금을 대폭 깎아야 한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8년 대국민 연설에서 “사회보장연금제도는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서 놀고먹는 삶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결코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반국민은 생활고로 자살하고 전기요금을 내지 못한다. 전등조차 못 켜고 사는 빈곤층이 매년 6만호에 이른다. 이 와중에 언제부터인가 귀족연금을 받아 놀고먹는 집단이 생겨났다. 프랑스 혁명직전에 소금가격은 생산비를 140배로 간접세를 민초들에게 걷어 귀족등 특권층이 호의호식하다가 단두대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불평등한 공무원연금과 끝없는 빈부격차는 혁명을 부르고, 위기로 내몰린 국가는 조선과 같이 끝내 멸망할 수 있다. 정치권은 이런 역사의 교훈을 깨달아 공무원연금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나라가 있어야 공무원연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