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18:4-8a 예수께서 모든 하나님의 계획을 다 아시고 잡으러 온 무리들에게 나가서 자신은 스스로 있는 자라고 알리자 모두가 뒤로 물러나 쓰러졌다.
이전 말씀에서 예수께서는 모든 가르치심을 마치신 뒤 제자들을 데리고 기드론 골짜기를 건너 동산으로 가셨고 유다는 군대와 대제사장들과 성전 경비병들을 데리고 예수를 잡으러 오고 있었다. 이어지는 말씀은 예수께서 모든 하나님의 계획을 다 아시고 잡으러 온 무리들에게 나가서 자신은 스스로 있는 자라고 알리자 모두가 뒤로 물러나 쓰러졌다는 내용이다.
4절은 원어에서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자기에게 닥쳐올 일을 모두 아시고 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는 단순히 등불과 횃불과 무기를 들고 오는 군인들을 보고 잡혀갈 것을 알았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신다고 했기 때문이다. 요한복음에서는 아신다는 말을 예수님의 전지하신 능력을 표현할 때 쓴 말이다. 더구나 모든 일이란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이란 뜻이다. 예수님은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신다는 것이다. 이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는 지식이므로 예수님은 하나님의 지식을 갖고 계신다는 뜻이다.
모든 일어날 일들을 다 아시면서도 예수께서는 앞으로 나서서 그들에게 물으셨다고 했다. 앞으로 나선다는 말은 밖으로 나가셨다는 뜻이다. 동산 안에서 제자들과 함께 있다가 자신을 잡으러 오는 무리들을 향해 동산 밖으로 나가셨다는 뜻이다 그들에게 마중을 나가셔서 “너희는 누구를 찾느냐” 라고 물으신 것이다. 이는 범인이 자신을 잡으러 온 경찰관들에게 마중을 나가 누구를 잡으러 왔느냐고 묻고 있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이는 예수께서 잡히신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 아시면서 스스로 잡히셨다는 뜻이다.
5절에서 그들은 나사렛 사람 예수라고 예수님께 대답을 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내가 그 사람이다” 라고 대답하셨다. 이는 “나는 나다” 라는 말이다. 물론 자신이 바로 그 사람이라고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하지만 이는 또한 출애굽기에서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 라고 하신 말씀과도 똑 같은 말이다. 이는 출애굽기와 레위기에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나신을 드러낼 때 수도없이 반복되는 말이다. 요한은 요한복음 처음부터 예수님은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신 말씀이라고 증언했다. 이제 요한은 예수님 자신이 창세 이전부터 스스로 계셔서 천지를 창조하신 바로 그 분이라고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요한의 말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또 “예수를 넘겨줄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라고 했다. 로마 군인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유대인 성전 경비병들은 그 말을 알아 들었을 것이다. 특히 유다는 그 말을 듣고 움찔했을 것이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유다는 완전히 믿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공생애 기간 내내 예수님으로부터 배웠기 때문에 그 말씀을 듣고 혹시 사실일지도 모른다라며 마음에 찔림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6절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원어에서 6절은 “그러므로 예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셨을 대에” 라는 말로 시작한다. 대부분의 영어성경에서는 말이 연결이 안되기 때문에 그러므로 라는 말을 빼고 번역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후 문맥으로 볼 때 이는 원어가 말하는 그대로 그러므로 예수께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고 그들에게 말씀하셨을 때라는 뜻이다. 출애굽기 3:6절에서는 모세가 하나님을 뵈었을 대 “모세가 하나님 뵈옵기를 두려워하여 얼굴을 가리매” 라고 했다. 만약 5절에서 예수님 자신이 하나님임을 밝힌 것이 맞다면 역시 그 말을 듣고 얼굴을 가리거나 땅에 엎드리는 행동이 그러므로 다음에 나와야 한다.
그 놀라운 기적은 예수께서 “그러므로 수께서 그들에게 내가 그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을 때 라는 말 다음에 이어진다. 그 놀라운 기적은 “그들은 뒤로 물러나 땅에 쓰러졌다” 라는 말이다. 예수님을 잡으러 온 로마군인들과 성전 경비병들은 모두 뒤로 물러나 땅에 엎드렸다는 뜻이다. 이는 예수님을 잡으러 온 사람들이 작전상 후퇴하는 장면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권위를 드러내시자 모두가 놀라 떨며 두려워서 그 앞에서 물러나 땅에 엎드러진 것이다. 뒤로 물러나 쓰러졌다는 말은 시편 27:2절과 이사야 8:15절과 예레미야 46:6절에서는 적들이 패하여 쓰러지는 장면을 묘사할 때 쓴 말이다.
만약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 라는 예수님의 말을 알아 듣고 엎드렸다면 유대인 성전 경비병들과 유다만 엎드렸어야 맞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예수님을 잡으러 온 무리들이 뒤로 물러나 땅에 엎드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들은 예수님의 말 때문에 땅에 엎드린 것이 아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 라고 말씀하시니 그 말씀의 능력이 저들을 모두 뒤로 물러나게 하고 땅에 쓰러지게 한 것이다.
저들은 예수님으로부터 나오는 놀라운 영적인 힘 때문에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뒤로 물러나 땅에 쓰러진 것이다. 예수님 오시기 이전의 문서들이나 랍비들의 문서들에도 이처럼 하나님의 이름 앞에 쓰러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이는 예수님께서 태초에 천지를 말씀으로 창조하신 그분이라는 것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주석가들도 요한이 나는 스스로 있는 자 라는 말과 연관해서 하나님의 나타나심에 대한 인간들의 반응으로 증거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또 다른 이는 예수님을 잡으러 온 자들이 대낮에 자신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성전에서도 예수님의 가르침과 권위와 직설적임에 어리둥절했다면 한밤중에 경사진 산비탈에서 그분의 공개으로 자신을 드러내심에 비틀거렸다는 것을 믿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그들 중 일부는 이사야의 예언에 나오는 하나님의 자기 공개의 함축적인 내용을 듣는다면 더욱 그렇다고 했다. 다른 복음서 기록자들이 기록하지 않았기에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다른 목격자들은 그냥 지나친 일이지만 요한은 자신이 목격한 것이 분명한 하나님의 나타나심에 대한 기적으로 기억하고 기록한 것이다.
7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엎드러져 있는 자들에게 “너희는 누구를 찾느냐?” 라고 다시 물으셨다. 예수님을 잡으러 온 자들은 “나사렛 사람 예수요” 라고 다시 대답했다. 아마도 저들은 두려워 떠는 목소리로 대답했을 것이다. 예수님은 놀라운 영적 권위를 드러내셨고 사람들은 모두가 그 권위에 놀라 두려워 떨고 있었다고 요한은 증거한 것이다. 8절 앞부분에서 예수님은 “내가 그 사람이라고 너희에게 이미 말하였다” 라고 다시 한번 말씀하셨다. 자신이 바로 너희들이 찾는 그 사람이라고 밝히신 것이다. 이는 또한 자신이 바로 스스로 있는 자라고 다시 한번 밝히신 것이다.
예수님은 능력이 부족하여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잡히신 것이 아니다. 오늘 말씀에서 모든 것을 다 아시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예수께서 자신을 스스로 있는 자 하나님으로 공개한 것에 대해 대적들이 뒤로 물러가며 쓰러진 장면은 예수님이 분명 하나님과 동등한 분이시라는 것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과 동등한 분이 하나님의 구원계획을 다 아시고 스스로 잡히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