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여행-6
"아니예요. 제가 그렇게 하도록 해 주세요."
나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관계는 이걸로 끝날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전에 잠깐 이지만 나강석 씨가 내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것 같았다. 이것 저것 따지고 재고 겨누고 할 줄도 몰랐지만, 그렇게 해야 할 나이도 아니었다. 다 내려 놓았는데... 더 무엇에 애착을 가지겠는가? 그냥 마음이 흐르는대로 할 수 있길 바랐다. 나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사람의 얼굴 모습을 보노라면 그 사람의 성격을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다. 그것이 나이든 사람이 얻어 가진 작은 재주일 것이다. 나는 그의 얼굴에서 특별히 잘났음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뭔가 알수없는, 옆에 있는 나에게 편안한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신뢰 같은 남성의 부드러운 힘을 느꼈다. 함께있으면 가슴에 묻어두었던 옛날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상황이 나에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아마도 후회되지 않을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일어났다.
"그럽시다. 제가 시장보며 산 물건 중에 세먼(Salmon)이 있습니다. 제가 회를 뜰테니 초고추장을 만드십시요. 먼저 리드하십시요~ 오케이?"
"아~ 연어회. 좋아요. 저도 연어회 좋아해요. 그럼 저를 따라 오세요."
-Na-
나의 오늘 속에 이러한 상황은 전혀 없었다. 이 나이에 무슨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지는 않는다. 특히 이렇게 괜찮은 여성과 함께하는 계획이나 상황 설정은 전혀 있을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연극의 대본( Play script) 같이 말하며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린색 코롤라는 오버 브릿지(A bridge crossing a road)를 지나 언덕 아래에서 우회전하여 5층 콘도 건물로 들어갔다. 그냥 지나쳐 영 스트릿까지 가서 우회전하여 북쪽으로 올라가면 내 집으로 간다. 그러기에는 연한 것 같은 신뢰의 밧줄이 너무 강하였다. 따지고 보면, 혼자서 보다 둘이서 연어회를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박윤주에게도 연어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 시간은 넉넉하다. 주차장에 들어서니 먼저 내린 박윤주가 옆 자리를 지키며 기다렸다.
"어서 오세요. 저의 집에 오시는 첫 남자 손님이십니다. 환영해요~"
내가 주차를 하고 뒤로 돌아가 트렁크 문을 열고 시장 본 것 중에서 연어와 와사비와 멕시코 산 감홍시 한 박스를 챙기는데 박윤주가 다가와서 인사를 하였다. 그 인사 말에 나는 놀라 허리를 펴고 일어나 그녀를 봤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봤다. '햐~ 저게 73살 된 할머니 맞는가?'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었다.
"예. 감사합니다. 저도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가는 것은 몇 십년 만에 처음입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건 간단합니다. 생연어와 와사비 그리고 이건 감홍시입니다. 앞서시지요."
"저에게 좀 주세요. 무거워요."
"아하~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는 혼자 들고 갈 수 있고 이건 제가 할 일입니다. 어서 안내하시지요."
사실, 나는 이런 상황이 처음이고 이렇게 여성과 말하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라서 말이 제대로 형식을 갖춰 나온 것인지 좀 걱정된다.
그녀의 집은 5층이었다. 퀸 싸이즈 침대를 중간에 놓고도 양쪽에 약 70cm 정도 여유가 있는 큰 유리창을 가진 원 룸과 부엌 그리고 bath room 그리고 작은 베란다가 앞에 있는 아담한 거실이었다.
나는 그녀를 베란다 옆의 원형 탁자 옆 의자에 앉게하고 싱크대 앞 조리대에 가져 온 물건을 두고 본격적으로 일을 할 준비를 하였다.
"자. 박윤주 님, 그곳에 앉아 커피 마시며 제가 하는 것 보고만 계십시요. 필요한 것은 어디 두었나 묻겠습니다. 오케이?"
"ㅎㅎㅎ 예. 제 집인데... 알았습니다. 보고만 있을 겁니다."
그녀는 미소지으며 입었던 노스 페이스가 등에 인쇄된 베스트(조끼)를 벗어 옆의 옷걸이에 벗어두고 의자에 앉았다.
나는 점퍼를 벗어 바닥에 두고 연어를 도마에 올려두고 칼을 찾아쥐고 칼갈이를 찾았지만 없었다. 당연하다. 나는 허리에 맨 가죽 허리띠를 풀어 한 발로 눌러 잡고 칼을 잡고 갈았다. 이발관에서 이발사들이 면도칼을 이런 가죽에 칼을 가는 것을 내가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고향이 한국 동해 바닷가 옆이기에 바다에 관한 것은 모두 내 추억이고 내 가슴속에 있다. 나는 회를 정성을 다해 천천히 조심스럽게 쳐서 접시를 찾아 일식당에서 하는 것 같이 보기좋게 진열해 놓았다. 그때 박윤주가 생각난 듯 놀라며 부엌으로 왔다.
"어머. 잊어버렸어요. 제가 초고추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나는 초고추장도 잘 만들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초고추장하고 칼 하나만 들고 바다로 가서 생선 회든, 미역 회든 골뱅이 회든 조개 회든 다 잘 먹고 배 채우며 살았다. 그래도 고마웠다.
"괜찮습니다. 그냥 앉아 계십시요. 할아부지 세프가 만든 회 요리나 맛있게 드실 준비를 하십시요. 제가 다 찾아서 만들 것입니다."
그때 난처한 듯 그녀가 말했다.
"정리가 안되어 복잡하고 지저분 할텐데... 제가 사는 것들 다 드러나게 되었어요. 너무해요~"
"ㅎㅎ 괜찮아요. 저는 더 지저분하게 살아요. 이 정도면 호텔 생활입니다. 제가 다 할 것입니다. 거의 다 되 갑니다~"
그녀는 수줍듯 미소를 띄고 나를 보고는 자리로 가서 작은 티 테이블을 치우며 셋업 준비를 하였다. 참, 73세 할머니 치고는 착하게 나이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자. 여기 갑니다. 오늘은 노바 스코샤 산 바다 연어 회입니다. 그리고 감 홍시는 디져트이고요. 왕비 손님, 맛있고 즐겁게 잘 드십시요~"
ㅎㅎㅎ 그녀는 손바닥을 입에 대고 웃었다. 눈 웃음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러면 강석 씨는 임금이네요 ㅎㅎㅎ. 알았어요. 고마운 세프 님, 함께 하셔야 이 장면이 완성 되는 것 아시지요~ 어서 자리 잡으세요."
나는 그녀의 그 말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이었다. 이런 대화는 거의 처음이거든. 나는 앞으로의 벌어질 것들에 대하여는 생각은 하지 않고 지금을 참 좋게 보람있게 보내는 것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Park-
그가 한 손에 연어회가 담긴 접시를 받쳐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초고추장이 든 밥 그릇을 들고 조그마한 둥근 티테블로 왔다. 그의 걸음걸이에는 나이가 들어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걸어서 왔다. 나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았다.
첫댓글
달콤한 휴식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월요일이 또 왔습니다 오지 말라
해도 오는 월요일 즐겁게 보내요 감사합니다.♡
https://cafe.daum.net/rhkdtpck
https://youtu.be/PUD3J8y02X0
PLAY
어떤 일이든 불가능 하 다고
믿을수록 이루기 힘들어 집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파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