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왕십리cgv에서 아이맥스 HFR 3D로 보고왔습니다. F열18번에서 봤는데 거의 정가운데 자리였네요.
저는 이작품이 지나치게 상업적인 목적으로 3부작으로 늘어졌다는 말이 들려서 영화를 보기 전엔 '3부작으로 늘린다고 해도 중간중간 빈틈이 더 채워지지 왜 문제가 되나'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무슨말인지 이해가 가더군요.
일단 스토리 자체가 원작과 많이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반지의제왕도 원작 그대로 간것은 아니지만 원작을 최대한 존중해서 영화화했다고 생각하는데 호빗은 다른 내용과 짜깁기도 많고 새로 추가한 내용도 많고 대사나 역할도 등장인물들끼리 바뀌었더군요
영화의 가치가 단순히 소설을 얼마나 영상으로 잘 옮겼는가로 평가될순 없겠지만 톨킨의 반지의제왕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스토리의 변형에서 아쉬움이 많이 느껴질수밖에 없을것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잠시 미뤄두고 본다면 스토리를 바꾼것이 영화를 좀더 흥미롭고 화려하게 만드는데에는 확실하게 성공을 했습니다. 소설에서는(샤이어부터 바우바위까지의 여정) 크게 없었던 화려한 전투씬과 긴장감, 속도감이 생겼고 결과적으로 <호빗:뜻밖의여정>편만 봐도 참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끼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원작에는 없었던(물론 호빗-반지의제왕과 같은 세계를 공유하는 톨킨의 다른 작품들에는 나오지만) 라다가스트와 마술사왕, 강령술사(사우론), 갈라드리엘, 아조그등의 등장은 원작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고 이들을 이용해 2,3편을 이끌어나갈것이 뻔해보이는 상황에서 톨킨소설의 팬들은 다시한번 아쉬움을 느낄 준비를 해야할것같군요.
영상쪽으로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아이맥스3D로 봐서 그런것도 있지만 캐릭터들도 잘 표현된것같고 의상이나 이미지들이 어떻게 시각화되었는지 보는게 상당히 즐거웠습니다.
특히 처음에 에레보르 정문 장면, 드워프들의 채석장면 그리고 스마우그의 습격장면등이 장관이었습니다. 영화끝나고 그부분을 다시보고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리차드 아미티지가 연기한 참나무방패 소린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두린일족의 고귀한 난쟁이인 소린의 위엄이 제대로 드러나더군요.
골룸이 나온 부분도 훌륭했습니다. 눈에 꽉차는 3D 골룸얼굴에서 나오는 디테일한 표정이 대박!이었습니다
역시 살짝 바뀐부분들이 보였지만 원작에 나오는 수수께끼배틀부분을 아주아주 훌륭하게 만들어냈습니다.
톨킨의 신화세계(실마릴리온,호빗,반지의제왕 등등)에 큰 관심이 있는 저로서는 스토리의 변형으로인한 아쉬운점만 빼면 상당히 재미있고 고마운 영화였습니다. 17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끝으로 스토리에 대해서....
영화 반지의제왕도 마찬가지지만 영화 호빗도 소설을 읽어야 더 깊은 이해를 할수 있습니다. 관심있으신분들은 소설 호빗도 읽어보시고 반지의제왕 7권(해설편)에 나오는 두린가문(두린~스로르~스라인~소린~김리)의 역사에대해 나온부분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많이 될겁니다.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오크 아조그는 빌보와 난쟁이들의 모험보다 한참 전에 아자눌비자르 전투(요정어로 난두히리온 전투)에서 죽습니다.
간략하게 말하면 에레보르에서 용에게 쫓겨난 소린의 할아버지 스로르가 동행 한명만을 데리고 홀연히 난쟁이들의 옛터전 모리아로 떠납니다. 당시 모리아는 아조그와 오크들이 점령중이었고 스로르는 아조그에게 치욕적으로 살해당하고 조롱을 받습니다. 이에 분노한 드워프들이 대규모 병력을 이끌고 모리아로 오고 여기서 아자눌비자르 전투가 벌어지는데 여기서 아조그는 소린의 친척인 철산의 다인에게 죽습니다.
결국 소린가문과 아조그가문이 원수비슷한건 맞지만 아조그는 호빗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조그의 아들 볼그는 등장하지만요그러니까 1편에서 아조그의 활약은 흥미를 위해 새로 꾸며진 내용입니다.
p.s 여러분 혹시 '반지의제왕'이 누구인지 아시나요?
The Lord of The Rings
요정에게는 3개의반지, 난쟁이에게는 7개의 반지, 인간에게는 9개의 반지, 어둠의 제왕에게는 모든반지를 지배하고 찾아내는 하나의 반지
원문 제목에는 ring이 아니라 rings로 적혀있지요 '반지의 제왕'이면 '반지'가 자연스럽게 절대반지인줄로 생각했는데 '반지들의 제왕'이라면 'rings'는 요정,난쟁이,인간의 19개의 반지이고
The Lord는 프로도나 사우론이 아닌 절대반지 그자체를 의미하는것으로 보입니다. 절대반지는 모든반지를 지배하고 찾아내니까요
반지의 경우도 제가 다른 종족을 지배하는게 결국 삽질이었다고 한게 엘프들은 사우론의 기운을 느끼고 바로 반지를 빼버리고 드워프들은 워낙 고집이 강해 반지를 끼고도 지배를 당하지 않습니다. 결국 인간들의 왕 9명만 타락시켜 지배하는데 성공하죠.(이들이 이후 나즈굴이 됩니다.) 결국 절대반지가 나머지 힘의 반지를 지배한다면서 제대로 지배도 못하고 그이유가 그저 고집이 강해서라고 나오죠. 그리고 힘의 반지 중 엘프들이 가진 3개의 반지는 사우론과 관련없이 독자적으로 만들었으며 그래서 사우론에 의해 타락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절대반지가 파괴되면 그 힘을 잃어버리죠.
바담님께서 말씀하신, 아라곤이 사루만 죽은 이후에 사우론에게 자신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장면은 확장판에 나옵니다.
글과 댓글들 보고 좀 더 많이 이해가 되네요
워 이거 톨킨과의 대담이군요. 저도 궁금한게 잇는데요! 그 독수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강력한 동맹인데 딱 두번 나왓네요 제공권을 장악햇다면 전쟁도 훨씬 유리햇을텐데;; 감사합니다 ㅎㅎ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독수리는 드래곤처럼 거대한 육체와 고등지능을 가진 종족입니다. 두 번만 나온 것은 아니고 독수리 중 바람의 왕이라 불리는 과이히르는 호빗에서도 나오고 반지의 제왕에서도 나오고 여러번 나왔습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시점이 호빗과 아라곤 일행에 맞춰져있어서 그렇지 배경설정에는 이 전쟁은 중간계 곳곳에서 일어난 전쟁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치열하게 전쟁 중이었고 독수리들은 자기의 영역인 안개산맥에서 전쟁 중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강력한 동맹이라고 하기 뭐한게 반지의 제왕에서 사우론과의 전쟁은 중간계 종족 중 드워프, 엘프, 인간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지만 세계관 전체에서는
그렇게 큰 사건은 아닙니다. 일단 규모 자체도 물론 엄청나지만 이게 반지의 제왕 시대 이전의 전투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의 전투입니다. 사우론의 군대들은 사실상 모르고스가 이끌던 군대의 잔당수준입니다. 대부분이 분노의 전쟁때 죽었고 남은 잔당이 사우론의 군대 규모죠.(잔당이 이정도 규모라는게 후덜덜한 스케일이지만) 당연히 발라나 마이아들에게는 사우론과의 전쟁은 별로 신경쓸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이거보다 훨씬 큰 규모였던 모르고스와의 전쟁에서도 발라들은 신경을 쓰지 않았고 모르고스 역시 발라들이 중간계에는 관심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방심하고 있었습니다.(발라들이 최후의 전쟁에 참여한 건 어디까
지나 중간계 종족들에 대한 연민 때문이었지 모르고스가 심각한 위험이라고 생각해서는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인식이나 성향 때문에 중간계에 파견된 마이아인 5명의 이스타리 중 2명은 아예 일도 안하고 잠적했고 라다가스트도 상당히 소극적으로 일하다가 거의 은둔해버립니다. 열심히 일한 것은 사루만과 간달프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발라 만웨의 피조물이 독수리들이 그다지 사우론에 대해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라다가스트도 그다지 사우론과 싸우는데 열성은 없었으니까요. 이런 모습은 영화에서 발라 야반나의 피조물이 엔트들의 모습에서 잘 나타나죠. 자기들의 숲의 참상을 보기 전까지 사우론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을 안하고 있었죠. 발라인 야반나의 성향이 그런 것일 수도 있구요.(라다가스트는 야반나의 마이어입니다.) 독수리 중 과이히르가 그나마 간달프는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과거 간달프가 그를 치료해 준 은혜를 갚기 위해서 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들의 성향은 자연친화적이면서 세상사에 관심이 없고 은둔적인 속성으로 이해를 하면 편하실 겁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독수리들은 하늘을 날기 때문에 화살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드래곤과 맞짱뜨고 나즈굴이 타고 다니는 고대새들은 그냥 쌈싸먹을 정도의 강함에 날개를 펴면 40미터에 달하며 고등지능을 가지고 있는 이런 괴물들이 왜 겨울 화살에 약한지는 톨킨의 소설 특성상 그냥 넘어가고 이런 점 때문에 오크의 대군 위를 그냥 날아다닐 수는 없었을 겁니다. 지상에서 누군가 그들을 잡아줘야 되니까요.
바담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까 이해가 정말 잘되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강의를 듣고 싶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