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0 교육평론 원고
제목 : 청년 실업(失業) 문제의 재고 - 학벌주의와 중소기업
저자 : 안재오
청년 실업(失業) 문제의 재고 - 학벌주의와 중소기업
1. 서론 : 청년 실업률 증가
최근 다시 청년 실업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청년 취업 증가율이 감소하고 구직단념자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요즘 3포 세대를 넘어 7포 세대 혹은 N포 세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3 포 세대란 연예,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말하는 것이고 5포 세대란 더 나아가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세대 7포 세대란 꿈과 희망 마저 포기한 세대 라고 한다. 도대체 어쩌다 이런 말까지 나왔는지를 생각하면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58년 생인 필자로서는 이런 말을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우리 세대는 “독재타도” 나 “민주주의” 같은 말을 알았지 우리 스스로가 포기한 세대라는 생각을 가져 본적이 없었다. 항상 문제는 기성 세대나 정치인들 기업인들이었지 젊은이들 스스로가 자포자기한 세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런 현상은 비교적 최근에 일어나는 현상(現象)으로 보인다.
체감 청년실업률 22.5%… "일자리 태부족" 54만명 취업 포기
8월 전체 취업자 증가수가 20만명대로 떨어지고 구직단념자수도 50만명을 넘어서 고용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체감 청년실업률'은 22.5%로 통계청의 공식 청년실업률 8%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머니 투데이 2015. 9.8)
위의 신문 기사는 청년들에 관해 “고용절벽”이란 서술어를 사용하고 있다.
청년들은 고용 절벽 앞에 서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산업 체력이 지난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태 이후 회복을 못하고 비틀거리고 있으며 이는 청년 취업 문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제는 공식 실업률 보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22.5%로서 공식 실업률보다 무려 3배가 높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을 어떤 사람은 “겨울왕국에 사는 우리 청년들”이라고 표현을 했다. 거기에는 이런 말이 실려 있다.
영하 24.4도. 혹한이다. 최근 한 아웃도어 업체가 ‘마음의 온도’라는 걸 조사했더니 대학 4학년생의 온도가 이랬단다. 한국인 평균(영하 14도)과 대입 준비를 하는 고등학생(영하 16.6도)보다 훨씬 춥다. 취업에 대한 압박이 ‘인생의 봄’을 맞은 청년들을 ‘겨울왕국’에 살도록 한 것이다. [중앙일보] 입력 2015.09.09.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 가에 대해서는 대략 두 가지 이론이 성립하고 있다 : 즉 학벌주의와 중소기업 차별.
2. 본론 : 학벌주의와 중소기업 문제
최근 인터넷 상에는 “독일 학자가 본 한국의 청년실업” 이란 문서가 나타났는데 이는 “오픈랩”이라는 필명의 저자가 베를린 자유대학 출신의 IZA(Institute for the Study of Labor; 노동연구기구)의 연구원인 귄터 슈미트(Guenther Schmid)의 “한국의 청년 실업 : 독일적이고 이행적인 노동시장의 관점에서 본”: “Youth Unemployment in Korea: From a German and Transitional Labour Market Point of View ”란 논문을 간단히 소개한 웹 문서이다. 여기서 귄터 슈미트는 한국의 학력주의(credentialism)와 학력 인플레이션이 청년실업의 주범이라고 파악한다.
즉 슈미트씨는 학력주의'(credentialism) 또는 ‘학력 인플레이션'(academic inflation)을 한국의 청년실업 문제를 관통하는 근본이라고 지적한다. 직장 업무와 연결성이 떨어지는 학력은 사회적인 낭비일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양산한다고 비판한다.
필자는 논문 전반에 걸쳐서 ‘학력주의'(credentialism) 또는 ‘학력 인플레이션'(academic inflation)을 한국의 청년실업 문제를 관통하는 근본이라고 지적합니다. 직장 업무와 연결성이 떨어지는 학력은 사회적인 낭비일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양산한다고 비판합니다. 결론에서는 이에 대한 분석이 두드러지는데요.
학력주의의 근본 원인을 두 가지로 지적합니다. 첫째로는 자식을 성공하게 하고자 하는 부모들의 열망 때문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원인은 ‘보험적 동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높은 사회적 안정과 높은 임금을 보장하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독일 학자가 본 한국의 청년실업)
여기서 말하는 학력주의는 필자의 학벌주의와 거의 비슷한 의미이다. 즉 학력이나 학벌이 자식을 성공하게 만들고 보장해 준다는 보험적인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높은 사회적 안정과 높은 임금을 보장하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다. 그리고 슈미트씨는 이런 학력주의는 안정된 직장을 전제로 하는데 이는 그가 생각하는 이행 노동시장(TLM : Transitional Labour Market)과 상반되는 것으로 본다. 학력주의는 전통적인 노동시장, 즉 “정주(定住) 노동시장”을 전제로 설정된 하나의 사회적인 관습이라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의 고교 졸업자들의 대학진학률이 80% 이상이니 이런 학력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독일같은 나라는 대학진학률이 40% 가 안 된다. 그런데 슈미트씨가 보지 못하는 것은 한국의 대학진학률이 유난히 높은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학력주의와 중소기업 약화는 서로 맞불려 있는 사건들이다. 학벌주의 교육은 인재들의 창의성을 짓밟는다. 따라서 창업과 기술혁신이 부족하고 중소기업의 발전이 둔화된다. 대기업들은 그들 자신의 연구 발전 그리고 사내 교육의 노하우를 통해서 이미 경쟁력을 획득했다. 그러나 이런 물적, 구조적인 토대가 미약한 중소기업들은 연구 개발의 기초를 쌓을 수 없고 자연히 뒤처지게 된다. 즉 학벌주의는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의 존재를 약화시킨다. 그리고 대기업이나 안정된 직장에 들어 가려는 젊은이들은 학력주의 혹은 학벌주의를 더욱 강화시킨다.
이런 면에서 슈미트씨의 견해는 부족함을 가진다. 즉 한국의 학력주의와 중소기업의 문제의 상호관련성을 보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학력주의와 청년실업에 대한 대책으로 그가 제시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은 타당성을 가진다. 국가가 노동시장과 교육 시장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같이 노동과 교육을 따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노동 시장의 ‘플렉시큐리티'(flexicurity; 유연안정성)과 연결이 된다. 이는 유연성(flexibility)와 안전성(security)의 합성어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갖추면서도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고용·복지 제도이다. 학력주의의 해결을 위해서도 플렉시큐리티가 확립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일군의 학자들도 있다고 한다. 이런 노동의 유연안정성은 그러나 핀란드나 독일처럼 국가가 노동 시장의 관점에서 교육에 관여를 해야 비로소 완전해 질 수 있다.
위에서 우리는 중소기업 강화와 학벌주의 교육의 상호관계를 밝혔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국가주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핀란드의 예를 들어
한국 교육의 지향성을 예비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슈미트씨가 말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개입 정책을 “교육의 국가주의” 라고 규정한다.
“학문적 교육과 직업적 교육을 골고루 발전시키고 있는 독일이나 핀란드의 경우 교육과 산업구조의 유기화를 통한 기술개발, 중소기업 살리기, 창업의 증대를 약속할 수 있다. 핀란드의 예를 들어서 어떻게 교육과 산업이 결합되어야 하는지 알아보자.
경제, 산업과의 연계성을 도외시하는 불모의 한국의 교육 정책과는 달리 교육의 선진국 핀란드는 지난 92~93년 최악의 경제위기 이후 대대적인 교육개혁을 단행, 전국 200여개 전문대학을 29개로 통폐합해 4년제의 직업대학(Polytechnic)을 세웠다. 가령 "에브테크" 기술대학은 핀란드 교육부가 재계의 요구에 따라 통폐합한 기술대학의 하나이다. 다음의 도표를 보면 핀란드의 교육 시스템이 얼마나 동태적이고 효율적인지 알 수 있다.
직업대학의 대부분의 교육은 철저히 실무 위주로 진행된다. 직업대학의 교수 5000여명 중 1500여명은 박사 학위가 없다. 산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기술자 출신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