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31)와 ‘코리안빅맥’ 최희섭(25)이 마침내 힘찬 시동을 건다. 각각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상대로 7일(한국시간) 동시에 출격해 ‘코리안 형제’의 기치를 드높인다.
첫 출격에 앞서 두 코리안리거가 정한 올 시즌 목표는 똑같이 ‘30’이다. 박찬호는 선발투수의 확실한 부활을 의미하는 30경기 출장, 최희섭은 거포로 자리잡을 수 있는 30홈런이 목표다.
지난 2년간의 부진을 씻고 ‘명예 회복’을 노리는 박찬호는 7일 오전 11시5분 오클랜드의 홈구장인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 콜리시움에서 ‘강적’ 마크 멀더와 마수걸이 첫 승을 걸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박찬호에게는 목표인 30경기 출장의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30경기는 지난 2년간 허리 부상으로 신음했던 박찬호가 지긋지긋했던 부상에서 완전히 탈출했다는 것을 공식 선언하는 의미이자 꾸준한 활약으로 전성기 시절처럼 15승 투수 반열에 오르겠다는 굳은 각오의 표현이다.
첫 상대인 멀더가 지난해 15승을 거둔 버겨운 상대이기는 하지만 부활을 선언한 박찬호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설욕전의 의미도 크다. 2002년 LA 다저스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로 자리를 옮긴 후 4월 2일 홈개막전에서 첫 상대가 멀더였는데 당시 5이닝 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돼 자존심이 구겨졌고, 이후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올 스프링캠프를 통해 전매특허인 시속 150㎞ 중반대의 광속구가 되살아났기 때문에 해볼 만한 싸움으로 보인다.
플로리다 말린스의 최희섭은 박찬호보다 앞선 이날 오전 2시5분에 홈구장인 프로플레이어스타디움에서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상대로 개막전 축포를 노린다. 몬트리올의 선발투수는 최희섭이 처음 만나는 리반 에르난데스. 생소한 상대이기는 하지만 개막전에서 목표인 30홈런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올 시범경기에서 호쾌한 홈런과 장타로 왼손 거포 갈증에 시달려온 플로리다 타선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27경기에 출장해 0.260(77타수 20안타)의 타율에 4홈런 17타점 10득점을 올렸다. 17타점은 내셔널리그 전체 타자 중 공동 6위에 해당하고, 팀내에서는 미겔 카브레라(16타점)와 윌 코르데로(10타점) 등 팀의 간판타자를 모두 제친 좋은 성적이다. 빅리그 2년생에 불과하지만 30홈런을 때려 주전 1루수는 물론이고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잡겠다는 최희섭의 도전이 설득력 있는 이유다. 유인근기자 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