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폴란드 新공항 프로젝트 뛰어든다… “중부유럽 허브될것”
사업비 15조원-年4000만명 여객… 약 7500억 원 지분 투자 방식
공항 건설-운영에도 참여하게돼… 佛-스페인-호주 등 투자의사 밝혀
“2년전 자문계약 맺어… 韓에 유리”
신공항 조감도
프랑스와 스페인 호주 등 각국 기업이 뛰어든 15조 원 규모의 폴란드 신(新)공항 프로젝트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약 7500억 원의 지분을 투자해 향후 공항 운영에도 참여하는 방식이다. 공항 건설뿐만 아니라 철도망 구축도 함께 이뤄지는 만큼 관련 사업을 따낼 경우 국내 건설사 수주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폴란드 신공항 프로젝트에 의결권을 가진 전략적 운영 파트너로 참여하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는 5월 중 예타가 마무리돼 사업 계획이 승인되면 곧바로 5월 중 폴란드 측에 최종 제안서를 제출해 6월경 투자협약을 최종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폴란드 신공항의 단독 전략적 운영 파트너로서 12.5%의 지분을 갖고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신공항 사업은 수도 바르샤바 서쪽 약 37km 지점에 사업비 15조 원을 들여 연간 여객 4000만 명 규모의 공항을 짓는 프로젝트다. 연간 여객 규모가 2000만 명 수준인 바르샤바 쇼팽 공항을 대체하고, 공항과 연계 철도망 등을 구축해 복합 운송허브를 만드는 게 목표다. 전체 사업비 중 자기자본비율은 40%다. 폴란드 정부는 이 중 51%를 재정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49%를 외부에서 투자받을 예정이다.
공사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등 기존 허브공항은 서유럽에 편중돼 중부 유럽에는 허브공항이 사실상 없다. 공사 관계자는 “쇼팽 공항만 해도 이용객이 코로나19 이전(2015∼2019년)에 연평균 13.8%씩 늘었고, 이 중 30% 이상이 환승객”이라며 “주변국 수요까지 고려하면 신공항은 허브공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공항 개발과 건설에 노하우가 있는 선진국들도 이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프랑스 방시그룹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스페인 공항 개발운영 전문기업인 페로비알, 호주 연기금 기반 인프라 투자사 IFM 등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인천공항은 2021년 폴란드 측과 전략적 자문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사 측은 “폴란드 신공항에 의결권을 갖고 운영에 참여할 경우 향후 시공사 선정 등에서 국내 건설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항 운영 시스템, 면세, 식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전진기지로 폴란드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폴란드 정부 역점 사업에 한국이 파트너로 참여한다는 의미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항 수요가 예상대로 확보될지, 투자금을 어떻게 회수할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폴란드 신공항이 쇼팽 공항을 대체하는 것이어서 기존 여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며 “공항 운영 배당 수익 외에도 건설 및 운영에 따른 부가 수입, 매도 금지 기간(운영 개시 후 5년) 이후 제3자 매각에 따른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새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