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부지런을 떨었더니 이렇듯 릴-렉스 한 것을 왜 몰랐을까 하면서 3km 정도를
걸었습니다. 우리 숍(운 천 초교)에서부터 운 천 방향으로 1.5km 정도의 아스팔트를
6개월 정도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 막바지 강 쪽으로 시멘트 가드 벽 세우는 일만 남았습니다.
양평 길처럼 신 길은 강을 끼고 편도 2차선을 10m정도 높였고 구 길은 차선 하나 정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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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것 같습니다. 임시 가드레일을 따라 문화센터까지 걸어가는데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었습니다. 낙엽도 제법 밟히고 피부로 부닥치는 바람도 스산합니다. “원님 덕분에 나팔 분다. “
고 팔순에 휴가를 쓴(15일)지 얼마나 됐다고 속초를 또 다녀왔습니다. 학 꽁치 낚시도 해보고
대계에 자연산 해산물까지 풀코스로 잘 먹고 왔습니다. 해반에 김치 먹던 주제에 판판히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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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을 하려니까 목구멍이 적응하기가 힘들 법도 한데 늘 그랬던 것처럼 폼 나게 시간과 돈
쓰기를 즐기고 있는 나,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좀 어때요. 잘 되겠지요.
속초는 70년대 산업화 현장 같습니다. 아파트 펜 숀, 짓느라 가는 곳마다 공사 중입니다.
요즘같은 때 이런데가 있다니 놀랍습니다. 더군다나 바닷가 장사가 산처럼 포-시즌 성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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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바닷가에서 장사할 때는 여름 한 철만 봤는데 속초는 완전 자리가 잡혀 보입니다.
이런 곳에서 펜 숀이나 하면서 후반전을 보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누나들을 온천탕에 보내고
매형이랑 바다낚시를 갔습니다. 가짜 미끼를 단 낚싯대를 담그고 서있는데 글쎄 눈먼 학 꽁치가
제 낚싯대를 물었습니다. 신기합니다. 낚시는 손맛이 아닌가요? 꼬마가 내게로 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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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마리 잡았느냐고 공손히도 묻습니다. “응 3마리. 넌?”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저런, 낚싯대를 이렇게 흔들어봐?” 기분이 이상합니다. 나 열 살짜리 애한테 가-오 잡고 있는
거 맞지요? 28만 원 하는 대계를 먹다가 딸내미들 생각에 목이 걸립니다. 아빠가 곧 배 들어오면
한턱 쏠 것입니다. 40년 전 이야기를 하면서 희희낙락 재잘거렸는데 갑자기 큰 누나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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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남편 만나서 죽을 똥 살 똥 가정을 지켰고만 자기 인생이 너무 초라하다고 합니다.
젠장, 그래서 울 것 같으면 나는 지금 물에 빠져 죽어야 합니다. "괜찮아, 그럼 좀 어때"
힘들고 급할수록 시간이나 물질적으로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망을 놓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그릇을 닦으면서 사노라면 인생역전이 오지 않을까요?
에브리바디 힘!
2016.9.26.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