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는 나의 천국
인디언 보호구역에 사는 한 인디언이 친구를 찾아 뉴욕에 왔다. 친구와 함께 공항앞 횡단도로를 건너던 인디언은 갑자기 소리쳤다. "앗, 귀뚜라미 소리다". 친구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이 공항은 고속도로와 연결돼 귀뚜라미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야". "아니야. 분명히 들린다니까". "이곳까지 오느라고 비행기를 너무 오래 타서 이명이 들리는 걸거야. 저 쪽을 봐. 공사소음도 크게 나는데 무슨 귀뚜라미 소리가 난다는 거야". 인디언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길가로 가서 잔디밑 나뭇가지를 들췄다. 그리고 친구를 불러 작은 귀뚜라미 두 마리를 보여줬다. "정말이네. 자네 청각이 대단하군. 이 소음속에서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아니야.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소린데 자네가 못들었을 뿐이야. 우리 동전으로 한 번 시험해 볼까". 인디언은 동전 두 개를 꺼내 길바닥에 던졌다. 딸랑하는 소리에 길가던 사람들이 일제히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거봐. 사람들의 청각은 거의 비슷해. 다른 점이 있다면 뉴욕 사람들은 돈에 집중하고 있고, 우리 인디언들은 자연과 생명에 집중하고 있는 것 뿐이야".
인디언의 말처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항상 자연을 향해 마음의 눈과 귀가 열려있다. '비바람이 내 인생에 휘몰아쳐도 걱정없네. 울릉도가 내게 있으니/봄이 오면 나물캐고 여름이면 고기잡네/성인봉 올라서서 독도를 바라보네/나 죽으면 울릉도로 보내주오…'. 자연을 사랑하는 가수 이장희가 작사 작곡한 노래 '울릉도는 나의 천국'의 노랫말이다.
'그건 너' '한 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히트곡으로 1970년대를 풍미했던 이장희는 1997년 우연히 들렀던 울릉도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해 울릉도에 터전을 일구고 울릉도 군민이 됐다. 8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이장희는 은퇴하면 하와이에서 사는 것이 꿈이었으나 하와이보다 몇 십배나 아름다운 울릉도를 보고 하와이를 포기했다고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돈도 명예도, 여자와 술도 아니고 대자연이다. 울릉도에 살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고 했다. 아름다운 울릉도에 바치는 노래 '울릉도는 나의 천국'은 이장희 자연사랑의 결정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