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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 자폐의 진단이 어려운 이유
2020년 12월 30일 ( BY 리사 조 루디)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진단은 대부분 유아동기에 이루어지지만, 고기능 자폐(HFA)의 경우에는 전문가도 증상을 놓치거나 간과하여 청소년기, 심지어는 성인기에 진단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여타 자폐성 장애보다 진단 시기가 늦었다 하더라도 자폐 증상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나타났을 것이다. 실제로도 유아기부터 증상이 발현했어야 자폐 진단 기준을 충족한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어린아이의 고기능 자폐를 진단하기가 어렵다.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높은 지능과 언어 능력은 고기능 자폐의 일부 증상을 발견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학교생활을 잘하고 효과적으로 소통을 할 수 있으며 IQ 테스트 결과가 높게 나오는 것은 긍정적인 성과로 여겨지고, 이로 인해 고기능 자폐인이 특이한 문제나 행동을 보일 때 부모와 교사는 엉뚱한 곳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아이가 똑똑하게 구어로 소통을 한다면 소아 전문의조차도 자폐 증상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고기능 자폐 아동이 지닌 강점 덕분에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다. 하지만 교과 내용이 점점 추상적으로 바뀌고, 난도가 올라가고, 언어적 요소가 증가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더욱 복잡해지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초기 오진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자폐 증상을 눈치채지 못하여 다른 장애나 자폐와 관련된 다른 진단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폐인 중에 ADHD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OCD(강박 장애), SAD(사회불안장애)를 비롯한 발달장애 또는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경우가 많다.
다른 장애로 진단을 받은 아이의 경우, 아동기 후반이나 성인이 되어서도 제대로 자폐 진단을 받지 못할 수 있다.
2019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폐 성인의 10.3%는 어렸을 때 ADHD로 오진 받은 경험이 있으며, 반대로 처음에 ADHD 진단을 받은 아이의 12.1%는 추후 자폐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나이
고기능 자폐가 진단 기준에 포함되기 전에 태어났다면 고기능 자폐 진단이 더욱더 어려웠을 수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당시 고기능 자폐를 지칭)은 1994년에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 4)’에 추가되었지만, 그 이전에도 고기능 자폐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많이 있었다. 2013년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이 발행되면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은 삭제되었고, 1등급 자폐스펙트럼장애로 대체되었다.
또한, 당시 고기능 자폐를 가진 사람들은 자폐가 아닌 다른 진단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당시의 진단 기준에 따르면 자폐는 고기능 자폐를 가진 사람에게는 너무 극단적인 진단으로 여겨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성인이 되어서 새로운 진단을 받으려는 생각을 못 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성
몇몇 연구에 의하면 여성과 여아의 자폐 진단율이 낮다고 한다. 자폐 진단을 받는 성비를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4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이유는 불분명하다.
정말 여아의 자폐 발병률이 낮은 것일까? 아니면 확연히 드러나는 수줍음,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모습, 운동 협응 능력 부족, 단체 운동과 같은 상황에서의 사회적 소통을 어려워하는 등 자폐 여아가 보이는 행동 양상이 문제가 있다고 인식되기보다는 “여성스러운” 특징으로 인식되어서 그런 것일까?
혹은 고기능 자폐를 가진 여아들은 자폐를 가진 남아들과 다르게 행동을 하는 걸까? 여아는 남아보다는 덜 공격적이고,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집단에 “적응”하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일까?
2015년에 진행된 연구에 의하면 여성은 일부 자폐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여성 방어 효과”라고 불리기도 하는 현상이다. 이에 의하면 여성과 여아들에게는 자폐 증세가 다르게 발현되고 자폐 여성은 대체로 자폐를 가진 남성보다는 사회적 행동 측면에서 나은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확실히 밝혀진 이유는 없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여성은 자폐 진단을 받을 확률이 낮다는 것은 확실하다.
수입과 인종
경제적 약자 혹은 소수집단 출신도 자폐 진단을 받을 확률이 낮다. 이와 같은 격차를 설명할 수 있는 요인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첫 번째 명백한 이유는 경제적 취약계층은 행동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건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특히 자폐 증상이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아이의 경우에 더욱더 그렇다.
두 번째 이유는 문화 차이와 관련이 있다. 어떤 사회에서는 고기능 자폐와 연관 지어지는 “특이함”이 별로 문제시되지 않는다. 또한, 새로운 나라로 갓 이민 온 가정이라면 아이들이 “선진국” 혹은 미국의 문화 기준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는 것이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다.
수많은 연구 결과를 보면 가난과 인종 차별로 인해 보건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돌봄 서비스의 질이 저하됨을 알 수 있다. 즉, 자폐 진단을 받은 아동에게 더 나쁜 결과를 가져다주며 자폐 진단율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Verywell이 드리는 말씀
성인이 된 후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살면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성인이 되어서야 자폐 진단을 받은 수많은 사람들은 인정 받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진단을 받는다고 해서 자폐 증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단을 받지 않았다면 자폐에 대한 이해, 치료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 수 없을 것이다.
번역: 본 자료는 함께웃는재단과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생들이 번역작업에 참여하였습니다.
출처: https://www.verywellhealth.com/high-functioning-autism-26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