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목사의 이중직을 곱게 보지 않는다. 목사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배우자가 직업을 걑는일에 대해서 조차도 엄격한 편이다. 물론 세태의 흐름에 따라 이제는 많이 완화된 것도 사실이다.
나 역시 목회자는 전임이 맞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선교사로 사역을 전환한 후에는 어쩔 수 없이 수익과 관련된 일들도 해왔었다. 모든 재정이 고갈됐을 때는 그야말로 물에빠진 상태이기에 앞뒤 가릴것없이 구직을 해야했었다. 만일 그 때 모친을 만나고 재정을 공급받았다면 계속 선교지에 잔류했을 것이다.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일자리를 신청하게 되고 그나마 연결된 것이 5개월 근무하는 산불감시원이다. 어쩌면 1년 내내 일하는 것보다는 더 여유가 있을듯 싶다. 25명 선발하는 자리에 45명이 지원해 힘겹게 선발되었다. 13명은 기존 근무자들의 연속선발이고 12명이 신규라고 하였다.
산불감시원에 선발된 것을 가장 반기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아내이다. 아내는 한동안 불면증과 싸워야 했다. 표면상으로는 아들의 결혼문제와 바로밑 여동생과의 의견충돌이 문제라고 하였다. 그런데 사실은 내가 일자리에 선정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산불감시원에 선발됐다는 사실에 아내는 그야말로 만면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내나이가 이미 70을 깃점으로 하다보니 어떤 일자리를 얻는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소방안전관리자1급 자격증과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실생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오히려 자격증 취득을 위해 100여만원의 비용만 지출됐을 뿐이다. 어떻든 여자들은 생활의 안정을 원하다보니 수입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신자들이 말로는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에 대하여 걱정하지 말아야 참신앙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그리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