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하고 싶은 일만 합니다.
도식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그리하니 행복하느냐구요?
아뇨......피곤합니다.
할 일은 지천인데 손은 더딥니다.
그게 스트레스입니다.
기계에 대해 관심없는 분은 패스하시기 바랍니다.
관심없는 분이 보기에는 매우 따분한 글입니다.
굴삭기를 남녘 섬에 3년여 처박아 두었더니 여기저기 삐그덕 거립니다.
그중에 가장 큰 문제점은 시동은 걸리는데 정지가 되지 않는다는 거.....
분해해서 무슨 사정으로 그리도 어깃장인지 알아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오늘 있었던 일입니다.
커버를 떼어내는데 14미리 렌치를 넣어 해체하고자 했는데
옹색한 상황에서도 어찌어찌 분해해서 살펴보니 연료공급라인이 안 보입니다.
반대편을 들여다 봐도 연료라인은 숨어 있고.....
여기저기를 둘러 보다 보니 배터리박스 쪽에 엔진룸을 열어 볼 수 있는 비밀의 문이 보입니다.
비밀의 문을 열어 보니 아.....보입니다.
위 그림의 왼쪽 상부에 까만 모자를 쓴 원통이 보이시죠??
아마 이것이 솔레노이드 밸브인 것 같습니다.
기억력이 삭으니까 솔레노이드 라는 단어가 생각이 안납니다.
솔레노드?? 솔레노이??
결국 핸드폰 검색을 통해서 솔레노이드라는 익숙한 단어를 찾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아마도 전선 단락의 문제이든 솔레노이드 고장이든 둘 중에 하나이겠지요.
원래 솔레노이드가 전원이 끊긴 상태에서는 잠기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원을 끊어도 솔레노이드가 잠기지 않는 것을 보니
솔레노이드가 전원이 들어오든 안들어 오든 열려 있는 고장이든
아니면 전원을 끊어도......전원이 계속 연결되.....지는 않을 터인데요.
솔레노이드가 고장이면 굴삭기에 일치하는 솔레노이드를 구하기 쉽지 않을 터인데
걱정입니다.
일단 테스터기를 들고 가서 전원연결여부를 보고 솔레노이드를 분리해서 작동여부를 살펴봐야 겠습니다.
정 안되면 연료라인을 연장해서 수동으로 밸브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할까 싶습니다.
바람맞으며 야외에서 굴삭기 엔진을 들여다 봤으니
이번에는 실내에서 자동차 엔진 탈거작업을??
아닙니다.
작업환경은 여전히 야외이고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엔진을 들어 내려면 바퀴 부분에서 차축을 분리해야 합니다.
싸묵싸묵.......바퀴부분에서 브레이크 패드까지는 분리했습니다.
이 상태에서 가운데 차축볼트를 제외하고 브레이크 라이닝도 해체해야 되는 것 같은데
브레이크 라이닝을 쇠망치로 아무리 두들겨도 더 이상 분리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한다??
정비업소에 가서 정보 동냥질을 해야 합니다.
바빠서 눈튀어 나오는 정비업소 사장에게 무작정 들이댑니다.
'사장님!! 이거 분리가 되는 겁니까? 분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두들기세요!!!'
아하....성경말씀에 정비업자가 쓴 듯한 부분이 있나 봅니다.
'두들기라.....그러면 분리되리라!!' ......아닌가??
아무 짓도 안하고 그저 두들기기만 했더니 브레이크 라이닝이 떨어져 나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또 두들기는데 또....또또 분리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거 더 이상 분리하기를 멈추고 이 상태에서 엔진을 들어내야 하나?
싶어 풀어제껴야 할 볼트 수를 세어 봅니다.
하나...두울.....셋.....넷.....다섯!!!
다시 정비업소로 쫓아 갑니다.
'사장님....어떻게 해야 하나요? 더 분리가능한가요??'
'예!! 당연하지요. 두들기세요!!!'
아.....참 자동차 정비 정말 쉽습니다.
무조건 두들기면 된답니다.
하도 두들겨서 원판 주변이 반짝반짝합니다.
그래도 추가분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두들기는 데에도 요령이 필요하나 봅니다.
엔진을 수리하려는데 아직 탈거조차 못했은 시작도 안한 것이지요.
오늘의 수리는 여기까지 입니다.
두들기라는 조언까지만 듣고 작업 끝입니다.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과정마다 기분....끝내 줍니다.
기왕 자동차 엔진 수리하는 김에 자동차 정비기능사 자격을 딸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필기를 얼결에 합격했습니다.
엔진수리가 마무리될 즈음이면 실기도 합격할 것같습니다.
하늘은 푸르고 제 머리는 하얗습니다.
내일은 날이 추워진답니다.
문득 굴삭기의 라디에이터에 부동액의 농도가 옅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게으르면 손발이 고생입니다. 운명은 있습니다.
제 손발의 운명을 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운명은.........................'고오오오오오생!!!'
제 개인카페에서 퍼왔습니다.
댓글 달지 않으셔도 먹고사는데 일체의 지장이 없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이었습니다. 만세!!!
첫댓글 추운날씨에
정비까지하시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일꺼리를 줄여야 하는데
필요이상으로 늘어 놓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