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는 플라스틱 병이나 유리병을 슈퍼에 가져가면 돈을 줍니다. 일명 판트(PFAND)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기계가 자동으로 재활용병을 수거해서 각 병당 가격을 매깁니다. 그리고 현금으로 돈을 돌려주는 것이 아닌, 교환한 개수 값에 해당하는 영수증을 끊어 줍니다. 사용자는 이 영수증을 해당 슈퍼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캔 한 개당 =0.25유로, 병 한 병당=0.08유로로 한국 돈 100~300원에 해당됩니다. 평일 밤이나 주말이면 퇴근한 직장인이나 가정주부들이 그 동안 모아온 재활용품을 판트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직접 재활용 병을 주어온 노숙 인들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들 덕분에 거리 거리에서는 빈 병들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돈에 상응하는 바우처가 생기고 또 거리에는 쓰레기들이 없어지는 선 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결과, 독일은 쓰레기 분리수거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현재 국가 중 쓰레기 분리수거율 63%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프라이부르크라는 도시에서는 1986년 쓰레기 매립지가 포화상태에 도달했고 ‘철저한 분리수거’를 해결책으로 정했습니다. 이후 2005년에 매립 방식의 쓰레기 정책은 중단되었고 현재 재활용 율은 68%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분리 수거율은 61%입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이어 OECD국 중 3위 입니다. 그럼에도 함부로 낭비되는 재활용 자원들이 많습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재활용을 하게 만들고 적당한 보상을 돌려주는 독일의 판트 시스템은 대한민국의 선진 분리수거 시스템을 한 계단 도약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