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조선위기 정부지원금 `그림의 떡`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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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ㆍ산업위기지역 지원 목적예비비 실제 투입율 10%
2018년부터 총 974억원 가운데 90% `타 지역 활용`

기사입력

2019/10/15 [18:28]

정종식 기자

정부가 고용ㆍ산업위기 지역으로 지정, 지원하는 예산 가운데 실제 울산 동구에 사용되는 예산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구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간 정부로부터 고용ㆍ산업위기 지역 목적 예비비로 지원받은 규모는 총 974억 원이다.

그러나 정작 이중 동구에 실질적으로 사용된 예산은 102억원 정도에 그친다. 나머지 871억원은 동구 외 다른 구군 지역 8개 사업에 투입됐다.

사용목적이 제한돼 있는 예비비를 울산시가 관련 법규를 포괄적으로 해석, 목적 외 용도로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 산업 위기지역에만 사용해야 할 정부지원금을 울산시가 적용범위를 넓혀 다른 지역의 도로 건설 등에까지 사용했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목적 예비비를 활용해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에 550억원을 투입했다.

또 장안~온산 국도 건설에 185억원, 청량~옥동 간 국도 7호선 단절 구간 연결공사에 23억원을 투입하는 등 예비비의 약 90%를 사회간접 자본에 이용했다.

반면 조선위기 지역인 동구에는 가상ㆍ증강현실(VR/AR)거전센터 시설, 희망근로사업, 방어진 국가어항 이용고도화 사업, 해양연안 체험공원 조성 사업 등 15개 사업에 102억원만 사용했다. 

이처럼 목적 예비비가 현실과 맞지 않게 사용되는 주요 원인은 신청 체계의 구조적 모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울산 동구가 아닌 울산시가 정부에 신청하는 체계로 돼 있어 예비비가 광역시 단위 대규모 사업에도 지원될 수 있는 되는 이중성을 띠고 있다. 때문에 정작 위기 지역인 동구에는 실질적 혜택이 미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광역시가 아닌 일반 시군은 道를 경유하지 않고 목적예비비를 정부에 직접 신청,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목적에 맞춰 재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울산 동구의회 유봉선 의원은 15일 열린 임시회에서 "정작 고용ㆍ산업위기 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동구인데 이에 투입돼야할 목적 예비비 대부분이 엉뚱한 곳의 도로 건설에 사용되는 등 예산 집행의 불합리성이 발생하고 있다"며 "광역시에 속한 구군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신청, 지원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조선산업 불황으로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 동구를 포함해 경남 4곳, 전남 3곳, 전북 1곳 등 총 9곳의 고용ㆍ산업위기 지역에 대해 목적 예비비를 지원하고 있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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