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재영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남기네요. 그동안 모두 안녕하셨어요?
오늘은 좀 길게 글을 남기고 가려고 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 시작한 배구는 제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키가 작기에 더더욱 노력했고 뭐든지 한번 시작하면 잘하 고 싶은 성격도 있어서 1등을 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해 왔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배구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달리다 보니 프로선수로 국가대표로 쉼 없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고 감사하게도 많은 팬들의 사랑과 관심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좋아했고 제 인생의 전부였던 배구를 떠나 있네요.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많이 힘들었고 3년이 넘은 지금 팬들에게 저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한건 오래전부터였는데 이제는 말씀 드릴 때 가 된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어요
많은 분들이 제가 선수로 뛰는 모습을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국내가 아니면 해외에서라도 뛰기를 바라는 팬들도 너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오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이후로 해외는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마음속에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았어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억지로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또, 복귀를 위해 논란에 대해서 합의하길 바라시는 분들도 너무 많이 계셨는데요, 전 제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면서 다시 배구를 하고싶지가 않았어요
저의 잘못은 사과하고 반성하지만
허위사실에 대해서 정정해 주고 바로 잡아주지 않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닌건 아니지라는 제 마음과 소신 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제 마음은 포기가 아니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전 배구하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그만큼 원 없이 했기 때문에 은퇴를 앞두고 미련의 마음이 크지는 않아요.
미련이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왔다면 이해하실 수 있을까요?
예상치 못했고 힘든 과정을 통해 이렇게 내려놓게 되었지 만, 팬들께 글을 남기는 지금은 마음이 후련하기도 합니다
제가 배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였는지 저의 팬분 들이라면 다 아시겠죠?
저는 단체 운동이 끝나면 혼자 늦게까지 남아서 나머지 운동을 따로하기도 하고 제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항상 고치고 조금씩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배구선수로서의 생활을 해왔어요. 어느 날인가는 선생님들이 그만하라고 할 정도로 배구에 미쳐있었죠. 그리고 이런 과정을 매일 기록하면서 제가 계획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하며 너무 행복했던 순간들이 기억이 납니다.
배구선수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있었지만, 저는 정말 배구를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것 같아요
저에게 배구는 여전히 소중한 추억이지만 좋은 기억만이 있진 않네요.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도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이 아님에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온갖 질타를 받는 고통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 힘든 시간이 있을 때마다 다른 어떤 것보다 배구로 보여드리는게 맞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오로지 실력으로만 인정받기 위해 배구 하나만 생각하는 인생을 살아왔던 것 같아요 지금 되돌아보면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상처가 되었던 순간도 많았네요 그럼에도 이 모든 순간을 웃고 울면서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팬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랑으로 저를 응원해 주셨고 지금도 저를 기다려주 시는 팬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매우 커요 선수시절에도 많은 사랑으로 함께해주셔서 힘들 때 많은 힘이 되어주셨는데, 지난 3년이란 시간 동안 외롭고 힘들었지만, 팬들 이 매년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경기 끝나고 더운날이든 추운날이든 퇴근 길에 기다려주시고 이벤트 해주신 것도 다 기억이 나네요덕분에 정말 덜 외로웠고 감사했어요
저를 기다려주시는 팬들에게 아쉬운 마무리를 전하게 되어 너무 죄송하네요 하지만,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운 동만 하면서 지냈던 때에는 주변을 깊이 돌아볼 여유도 없었고 제 자신을 살펴볼 여유도 없었는데 힘든 시간을 통해 많은 배움이 있었고 오히려 감사할 것들도 많이 생각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배구선수 이재영의 좋은 모습 그리고 멋지게 날아올랐던 저의 모습 잊지말고 꼭 기억해주시길 바라고 이재영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려요
선수로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배구해왔고 노력했던 것처럼 이후에도 부끄럽지 않은 이재영으로 살아갈게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