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화물연대의 불법 파업이 16일 만에 막을 내렸다. 이들이 불법 파업을 벌이는 동안 3조 5천억원 이상의 경제 손실이 발생했다. 정부는 이 막대한 손실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요구되는 것이 지도자의 결단력이다. 지도자가 선택한 길이 옳다고 생각되면 국민은 기꺼이 고통을 감내한다. 미국도 그랬고, 영국도 그랬으며, 이번에는 우리나라가 그랬다. 지난 6월, 민노총 화물연대는 1차 파업을 일으켜 정부의 일방적인 양보를 받아냈다. 이때 민노총은 밀어붙이면 윤석열 정부도 별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2차 파업을 벌였을 것이다. 이러니 정치파업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두 번 당하지는 않았다. 화물연대는 설마 업무개시명령까지 하겠느냐며 2차 파업을 벌였겠지만, 이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당초 정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제시했지만, 화물연대는 영구지속, 대상 품목 확대라는 혹을 더해 불법 시위로 맞섰다. 마치 윤석열 정부를 순치시켜 조폭 두목으로 행세하겠다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정부의 강경방침과 싸늘한 여론 앞에 진퇴양난 수렁에 빠져 존폐를 걱정할 처지가 되었다. 다시 말하면, 민노총은 그들의 불법적인 힘 자랑을 통해 문재인 정부 때 누렸던 특권을 현 정권에서도 계속 유지코자 하였으나 윤석열 정부의 법치에 입각한 원칙적인 대응으로 상처만 남긴 채 빈손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검찰 특수부에서 잔뼈가 굵은 검찰총장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문재인의 사주를 받은 추미애와 박범계의 갖은 압력과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버티어 낸 독특한 인물이다. 이런 모습이 대통령이 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렇다면 법치와 원칙은 언제나 가슴 속에 잠재해 있는 상수(常數)였을 것이다. 민노총은 이점을 간과했다. 그런데도 민노총은 이러한 윤 대통령의 특성과 뚝심을 오판한 채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그들이 저지른 온갖 불법, 떼법, 폭력 시위가 윤석열 정부에서도 통할 것으로 착각하고 불법과 깡으로 대들었다가 풍차를 공격한 한국판 돈키호테가 되고 말았으니 자업자득이 만든 처참한 패배였다.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요체는 법치와 원칙, 공정이다. 특히 공화주의에서 원칙은 필수 항목이다. 원칙에 따른 결과물은 신뢰를 낳기 때문이다. 영화배우 출신의 미국 40대 대통령 레이건은 영화배우 노동조합 1년 임기의 노조위원장을 역임했지만, 항상 노조 편만 든 것은 아니었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첫해였던 1981년 8월 3일, 미국 항공관제사들은 주 40시간 근무시간을 32시간으로 줄여줄 것과 연봉 1만 달러 인상을 내걸고 파업을 벌였다. 당시 항공관제사들은 연방 공무원노조 소속으로 화이트칼라에 속하는 귀족 노조로 불렀다. 이들은 대선에서 레이건을 지지했다. 이런 이유로 레이건이 노조의 우군이라고 간주하고 임기 초반에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파업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 파업은 연방공무원 노조의 파업 금지를 명시한 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 파업이었다. 레이건은 이들의 파업이 미국 안보와 경제에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원칙적으로 대응했다. 레이건은 관제사들이 48시간 이내에 업무 복귀를 하지 않으면 미복귀자들을 전원 해고할 것이며, 해고된 공무원은 평생 연방공무원이 되는 것을 금지하는 결단을 내렸다. 48시간이 지난 8월 5일이 되자 전체 관제사 노조원 1만 3천여명 중 10% 수준인 1천 3백여명만 현업에 복귀했다. 그런데도 레이건은 미복귀자 11.300여명에 대해 무더기 해고 조치를 단행했다.
당시 미국 조야의 여론은 설마 레이건이 대량 해고를 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1962년부터 1981년까지 연방공무원 노조가 일으킨 불법 파업이 39차례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적당하게 봉합하고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모든 사람이 불가하다고 생각한 결단을 레이건이 처음으로 내림으로서 예측 불허의 현실을 만들었다. 이렇게 되자 1981년 10월 22일, 관제사 노조는 단체교섭권을 잃게 되었고 항공관제사들에겐 거액의 벌금이 부과하게 되었으며 버티지 못한 노조는 결국 파산하게 되었다. 레이건의 이 결단은 연방공무원 노조의 불법 파업을 근절하는 토대가 되었다.
당시 레이건의 단호한 결단력에 깊은 인상을 받은 사람들은 미국민 외에 소련 지도자들도 있었다. 소련 지도자들은 영화배우 출신이라고 만만하게 봤던 레이건의 또 다른 면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후일, 이 사건은 외교의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오는 계기가 되었으니 아이러니가 따로 없었다. 민노총 화물연대의 불법 파업이 실패작으로 막을 내린 것은 윤 대통령이 발동한 ‘업무개시명령“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문재인 정부는 불법을 일삼는 민노총의 간을 키웠지만, 윤석열 정부는 법과 원칙을 통한 노조 활동만이 보장된다는 확고한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첫댓글 통치자가 법치를 하면 만사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해결이 됩니다. 그만큼 통치자는 확고한 신넘과 추진력 및 지도력 그리고 카리스마가 필요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보좌진들도 대국적인 견지에서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야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