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친일
녹색평론 183호 2023년 가을호를 읽었단다.
세 달에 한번씩 아빠를 각성하게 해주는 녹색평론이란다.
올 여름 정말 더웠잖니.
오래 전부터 녹색평론에서 이야기하던 기후위기가
이제는 현실이 되어 우리를 괴롭히고 있구나.
뿐만 아니라 핵오염수를 대놓고 바다에 버리기 시작했단다.
강력하게 항의를 해야 할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인 우리나라는
오히려 일본의 핵오염수를 변명하고 있으니,
지금 내가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또 지난 여름 새만금 간척지에서 진행된 세계 잼버리 대회를
대처하는 정부의 무능력까지…
더운 여름을 더 덥게 만드는 일들이 무척 많이 일어났단다.
녹색평론이 더 바빠지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음이 가슴 아프구나.
녹색평론이 쓸 것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앞으로 녹색평론은 점점 두꺼워질 것 같구나.
녹색평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공감하여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빠 주위에는 녹색평론을 읽는 분이 잘 안 보이는구나.
1. 핵오염수
이번 녹색평론에서는 핵오염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단다.
우리나라 정부에서 핵오염수에 대해서 안전하다고 자꾸 이야기하는 것이 창피하단다.
일본 정부로부터 무슨 큰 대가를 받기로 한 것인지,
아니며 무슨 큰 약점을 잡힌 것인지,
왜 그런 친일 스탠스를 잡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가는구나.
핵발전소의 오염수 방출은 이미 몇 년 전에
OECD에서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했단다.
하지만 일본은 무슨 로비를 했는지,
그냥 바다에 버린다.
일본은 그렇다 쳐도 왜 우리나라 정부는 그들을 옹호하는지…
우리날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출을 비판하는 전문가가
고발당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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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핵발전소 사고가 난 곳에, 아무리 안전기준 이내라고 하더라도 오염수를 생태계에 버리는 것을 정당화하기란 매우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6년 보고서에서 말했다.(<핵발전소 사고 이후의 방사능 폐기물 관리>), 그러나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은 다르다. 인류는 7등급 핵사고 재난이 발생한 후쿠시마, 바로 그곳에서 130만t의 방사능 폐수가 바다로 투기되는 것을 목격한다. 핵공학자 서균렬 서울대 명예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남해에 도달하는 데에 걸릴 시간을 공무원들과 다르게 말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나는 그가 ‘명예교수’라는 직함을 더 이상 가지지 못할까 봐 걱정한다. 한국은 달라졌다. 공무원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과학자가 경찰조사를 받는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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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에서도 비이성적인 우리나라 대통령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창피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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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7)
그 정점에 한국의 대통령이 있다. 도쿄전력은 일본 법령에서 ‘원자력 사업자’이다. 작년에 오염수 투기 실시계획 허가를 일본 원자력규제청에 신청했다. 신청서에 이렇게 썼다. “방출 후 모니터링에서 방출 방사능 물질 기준을 초과하는 이상치가 검출되는 경우에는 방출을 정지하겠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이 내용을 포함해 실시계획을 인가한 것이기 때문에, 만일 도쿄전력이 이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투기 자체가 금지된다. 처벌을 받는다. 법적 의무다. 여기에 더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기준 초과 여부를 측정할 해상 모니터링 장소를 늘리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도쿄 전력은 올해 2월, 이런 내용을 담아 실시계획 변경 인가를 추가로 받았다. 이미 일본의 법령 안에서 결정된 일이다. 그런데 이것을 지금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에게 요구조건으로 제시하는 중이다. 외면하고 싶은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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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핵오염수 방출 반대보다
더 시급하게 반대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핵발전소 반대 운동이란다.
탈핵 운동이 벌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야
그것이 정책에 반영되고 그럴 텐데,
우리나라는 갈 길이 너무 먼 것 같구나.
2. 새만금
우리나라에서는 자기 돈으로 하라고 하면 안 할 일들을
나라 세금으로 하기 때문에 기를 쓰고 하려고 하는 사업들이 많은 것 같단다.
대표적인 것 중에 새만금 공항 추진이란다.
우리나라 지방 공항들은 늘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은데
왜 새만금에 공항을 만들려고 하는지 좀처럼 이해가 가질 않는단다.
새만금 갯벌의 환경 문제를 둘째 치더라도
새만금의 공항은 누가 봐도 필요 없어 보어 보이는데 말이야.
그렇게 짓고 싶으면 자기 돈으로 지어보라고 하지. 짓겠는가 말이야.
환경부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사업을 하겠다면
도시락 싸들고 가면서 말려야 하는데,
떡 하니 도장을 찍어주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환경부가 맞는가 싶구나.
이전 녹색평론에서도
설악산 환경을 파괴하는 케이블카 사업에 도장도 찍어주었다고 해서
환경부가 아니고 환경파괴부라고 했었는데,
녹색평론에 환경부가 자주 등장하는구나.
새만금 공항 사업 철회는 또 시민들의 몫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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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잼버리대회가 파행 속에 열린 곳은 해창갯벌을 매립한 매립지이다. 그 한편은 매립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고 장승들이 서 있다. 3년 전, 잼버리대회를 위해 장승과 컨테이너를 다 치우라 했었지만, 시민들은 힘을 모아 장승들을 지켜냈다. 20년 동안 갯벌 복원의 염원을 담아 장승을 세우고, 비바람에 쓰러지면 일으켜 세운다. 삼보일배 출발지이자 갯벌 살림의 성지인 해창갯벌에, 어제 200명의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장승을 세웠다. 우리는 함께 울고, 함께 음식을 나누고,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웃었다. 그리고 <수라>의 엔딩곡인 ‘아름다운 것들’을 다 같이 부르며 갯벌의 보전과 부활을 기도했다. 국민 1308명이 원고가 되어 새만금공항 기본계획 철회를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9월 14일 서울행정법원에서 3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아름다움을 목격한 사람들이 이제 증인이 되어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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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이라는 말의 어원이 이번 녹색평론에 실렸는데,
아빠도 처음 알게 되었단다.
새만금 간척지로 엄청 유명한 것은 알았는데
새만금이라는 말이 간척지 사업을 하면서 처음 만들어진 말이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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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새만금이라는 이름의 갯벌이 실제 존재하는 줄 알았던 나는 영화를 만들며 그 뜻을 처음 알게 되었다. ‘새만금’이라는 말은 본래 없던 말이다. 만경평야의 만, 김제평야의 금(金), 두 글자를 합친 ‘만금’이라는 말 앞에, 새로운 땅이라는 뜻의 ‘새’ 자를 붙여 만들어진 신조어로, 만경평야와 김제평야를 합친 만큼의 새로운 땅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즉, 새만금은 만경강과 동진강이 서해와 만나는 세계 최대의 갯벌을 무려 33.5km에 이르는 콘크리트 벽으로 막음으로써 만들어지는 땅, 혹은 그 땅을 만들고자 하는 세력의 욕망이 응집된 단어이다. ‘새만금’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사전에도 없는 단어이다. 그렇기에 ‘새만금 갯벌’이라는 말은 모순이고, 만경강, 동진강 하구의 광활한 갯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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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녹색평론에서도 기후 위기에 관한 이야기도 했단다.
이젠 기후 위기는 매 호에서 이야기를 해줄 것 같구나.
현실이 되었으니 말이야.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잡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건 성공하기란 어려워진 것 같구나.
기후 위기에 관한 이야기는
지난 녹색평론에서도 이야기했고,
앞으로도 계속 이야기할 것 같으니 오늘을 생략할게.
녹색평론은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무거워지는구나.
걱정쟁이 아빠에게 걱정거리가 더 받는 기분이고 말이야.
추석을 앞두고 다행히 공기 속에서 가을 냄새가 나는 것 같구나.
그런데 앞으로는 무더위와 함께 하는 추석이 될까 두렵구나.
부디 그런 추석은 오지 않기를…
오늘은 짧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근대문명은 쓰레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팜프리촌 촌민들이 농사에서 자신들의 비빌 언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책제목 : 녹색평론 2023년 가을호 (183호)
지은이 : 녹색평론 편집부
펴낸곳 : 녹색평론사
페이지 : 264 page
책무게 : 315 g
펴낸날 : 2023년 09월 01일
책정가 : 17,000원
읽은날 : 2023.09.11~2023.09.13
글쓴날 : 202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