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완도답사 후 오래만에 참가한 모놀답사..
요즘 체험여행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이번달에는 술기행을 간단다..
거기다 5ℓ 포도주를 만든다고.. 이런 술을 그리 좋아하지는 앉지만..
내 손으로 만든 포도주는 웬지 특별할 것만 같다..
충주 중원고구려비를 보고 달려간 충주 리쿼리움 술박물관. (http://www.liquorium.com)
''리쿼리움''은 ''술''의 리쿼(Liquor)와 ''전시장''을 뜻하는 접미사 ''-rium''의 합성어란다.
지난 5월 1일 오픈했다는 세계 최초의 술문화종합박물관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천여평 규모로 세계 각국의 술과 술 역사, 원료 및 제조방법, 도구, 음주문화 등 술과 관련된 5천여점 자료를 한 자리에 모아 놓았다.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박물관이 존재하던가?
개인적으로 난 제주도에 가서 수도 없이 많은 박물관을 본 듯 싶다.
그런데 굳이 술박물관이 충주에 들어선 이유는?
물론 제주도나 다른 도시에서 박물관을 세워달라는 부탁을 받았단다.
충주야 말로 한반도의 중심으로써 관장님의 고향이 충북 음성이였기에 고향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함이였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던 충주란 수안보온천, 월악산, 미륵사지, 탑평리 7층석탑 정도였는데 이제 술박물관를 추가로 입력해 놓아야겠다.
대형 위스키증류기 2개로 만든 거대한 대문을 들어서면 하얀색 페인트 칠을 한 오크통이 우리를 반긴다.
오크통은 참나무를 크기에 맞게 잘라 불을 이용해 유연하게 만든 뒤 원형틀을 나사로 조여주면서 그 모양을 만들어 나간다.
내가 볼 때는 다 똑같은 오크통 같은데 기술자에 따라 배불뚝이 모양이 다 틀려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불로 내부를 한번 그을려 주는데 이는 우리네 숯처럼 안을 한번 소독해 주는 원리와 같다고.
참나무를 사용하는 이유는 참나무가 가진 탄닌성분(입안을 떫게 만드는 요소)과 바닐라향이 알콜을 만나면서 술맛이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란다.
술의 신 박카스가 우리를 맞이한다.
그리스식으로는 디오니소스로 불리며 로마식으로 박카스란다.
최초로 와인을 만들어 인간과 나눠마시며 3일 밤낮을 춤추며 놀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이름은 우리에게 익숙한 자양강장제 박카스가 아니던가?
오! 외국에서는 술의신으로 우리네 인생사에 꼭 필요한 윤활유 역할을 하시더니
한국에서는 피로회복과 체력증강을 내세워 국민대표 드렁크로 나와주시다니..
어이!! 놀라지 않겠소~~~
청동으로 만든 우리나라 술 주전자. 섬세한 조각이 돋보인다.
근데 이거 넘 무겁지 않을까?
1년간의 포도주 농사 모습을 일러스트로 표현해 놓았습니다.
허리를 길게 만들어 표현한 사람 모습이 독특하더군요.
포도주는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요.
이건 또 무엇인가하니... 와인따개가 이렇게 종류가 다양할 수가..
다양한 모양의 오프너를 만나 볼 수도 있다.
사람의 아이디어란 그 끝이 어디 있단 말인가?
여성미를 강조한 오프너..
권투할 때 링 위로 휴식시간을 알리던 여자가 생각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생맥주 핸들링.. 유럽은 우리부터 먼저 맥주문화가 발달해서 그런지.. 고품이 느껴진다.
우린 자고로 막걸리 문화가 아니였던가?
맥주잔에 사람 모양을 형상해 놓았다.
만약 내 얼굴로 만든 맥주잔을 내 놓는다고 하면.. 앗!! 웬지 어색할 것 같다.
일본의 청주 만드는 모습... 우리와 같이 쌀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이라 그런지.
쌀을 가지고 술을 만드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
이 그림을 보면서 많이 민망했다. 왜 일본 사람들은 바지를 안 입는거지?
앞에는 앞치마를 걸치고 있지만 뒤모습을 보자니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와! 마쯔리 할 때도 주요 부분을 가린 모습이더니만. 난 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
일본 전통 복장의 여성을 술병과 술잔을 그려 넣었다. 색이 참 화려하다.
도자기로 빚은 일본의 술병과 술잔.. 금박 장식이 돋보이네.
여기다 사케를 넣어 먹으면 맛있을까?
제주도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소주.. 담에 가면 다 먹어 볼테야~~~
과일 모양의 와인병.. 장식용으로 소장하면 좋을 듯~~
뒷에 보이는 병은 하얀 눈송이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울 나라의 하회탈과 각시탈.. 물론 이것도 술병으로 제작된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찍어 보았다. 개인이 소장한 것을 기증해 주신 거란다.
와인 1병을 만들기 위해선 1kg의 포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1kg은 약 포도 3~4송이에 해당합니다.
오크통에서 숙성하게 되면서 약 5%의 와인이 증발하게 되는데 이 때 증발되는 부분을 일컫어 천사의 몫이라고 한답니다..
0년, 3년, 8년, 12년의 숙성되는 와인을 두들겨 향을 맡아보자니 8년된 와인이 가장 향이 좋더군요. 아!! 취한다~~~
2층으로 자리를 옮겨 와인 한 잔과 맥주를 맛 볼 수 있었다. 아!! 아침부터 취한다~~~
우리 인생에 술을 빼면 무엇이 남겠는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 잔의 술은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지 않나싶다.
국보 6호인 탑평리7층석탑.
통일신라 때 석탑으로 우리나라의 중앙부에 위치한다고 하여 '중앙탑'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은 모놀에서 2003년도 3월에 충주답사를 왔었지요.
비가 올 때였는데. 에바언니랑 탑이 워낙에 크다보니 멀리서 사진 찍던 기억이 나는군요.
점심은 영천 한우마을에서 "한우불고기"를 만나게 먹었지요. 아주 푸짐했답니다. ^^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영천 포도마을(http://podomaul.co.kr)
이제 본격적으로 포도주를 담가야지요.
영천 포도마을은 경북대학이 1억원, 영천시 1,000여 농가가 각각 10만원씩 지출하여 만든 포도가공 전문회사이다.
학교는 연구할 수 있는 공간 확보와 지역 사회를 도울 수 있으니 좋고 농민은 포도농사에만 전념하면서 안정적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으니 누이좋고 매부좋고..
대학과 지역농민이 협동하여 모범적인 기업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영천은 예로부터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높아 포도농사에 적격이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영천에 탄약저장고가 생길수 밖에 없었다나? 어쩐다나..
우선은 포도주를 담그기 전에 어떻게 포도주가 만들어 지는데에 설명을 듣습니다.
궁금한 사항은 질문해 보고.. 마당 앞에 놓인 포도박스에서 포도 한송이를 먹으면서 강의를 경청합니다.
전 포도주를 담그면 한 일주일이면 먹을 줄 알았는데.. 이런 이런...
발효 시키는데 일주일, 숙성 시키는데 한 달이 걸린다고 하네요.
1년 안에 먹어야 하는데 가장 맛이 좋을 때는 100일이 지난 크리스마스 때가 될 것이라고.
우왕!! 엄청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구나. 그 절차도 참 복잡하고..
역시 모든 술은 정성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함을 다시 느꼈다.
설명을 듣고 A, B조로 나뉘어 한 조는 포도주를 만들고 나머지 한 조는 포도주 만드는 공정을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다.
오잉!! 사진을 찍다보니 허시명작가님이 딱 걸렸네. 혹! 코 파는건 아니지요? ㅋㅋㅋ
버스 안에서 술에 관한 숨은 비화들을 많이 들려주셔서 너무 유익했답니다.
그럼, 울 대장이 어렵게 섭외한 허시명님의 프로필을 들어볼까요?
<풍경이 있는 우리 술기행>,<비주, 숨겨진 우리 술을 찾아서> ,<우리주말에 뭐하고 놀까?>, <대한민국 대표여행지 52>,<조선문인기행>저자이지죠.
글구보니 전 이 중에 한 권도 안 읽어본거 있죠.. 반성!! 반성!! 우리 술에 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져볼께요.
허시명님의 강의가 30분에 50만원이라던데.. 이렇게 하루 종일 명강의를 들려주시니 저희들은 너무나 황송했답니다.
허시명님을 흠모하는 여성분들이 많았는데 정말 잘 생기셨죠? 울 대장님 긴장하셔야 할 듯...
포도쥬스를 생수병에 담는 과정.. 70도에서 포도를 익히면 쥬스가 된단다.
하루 종일 똑같은 일을 하실려면 너무 힘드시겠다.
포도가 세척을 단계를 거치면서 가지를 분리시킵니다.
한번 걸려져 나온 포도에도 가지들이 남아 있답니다.
이걸 사람이 골라서 없애 주어야지요. 몇 몇분들이 직접 체험을 해보았습니다.
손놀림이 정말 빨라야 합니다.
호수를 통해 포도가 쏟아져 나오면 설탕을 두 포대 집어 넣습니다.
이 때 설탕이 잘 섞이도록 열심히 저어주어야 한답니다.
포도가 회오리를 일으킵니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이동차로 번쩍 들어올려 다른 장소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동차로 옮겨온 포도를 이렇게 부어줍니다.
그러면 호스를 타고 숙성될 통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때, 효모와 산화를 방지하는 약이였나? 이 두 개를 넣어줍니다.
바로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큰 통에 들어가게 된답니다.
저 위에 물이 담긴 부분에서 숙성될수록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온답니다.
숙성된 포도주가 통 안에서 나옵니다. 아!! 시원하게도 뿜어져 나오는군요.
이제 포도의 찌꺼기를 삽으로 꺼내야지요. 이 찌꺼기들은 소의 사료로 쓰인다고 하니.
하나도 버릴게 없습니다. 알콜이 배여서인지 술 냄새가 확 풍깁니다.
저렇게 호스를 통해 포도가 공급된답니다.
위국헌신군인본부의 즐거운 체험현장 모습이였습니다.
포도를 씻어 알만을 떼어낸 후 쟁반에서 조물락 조물락거리면서 즙을 내준다.
그 뒤 설탕과 약간의 효모를 집어 넣고 준비된 통안에 집어 넣으면 포도주 빚기 체험은 모두 끝!!
여기까지는 쉬웠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기포가 올라오나? 안 올라나 매일 확인하고 저어주고.. 관심을 가지고 봐주어야 하니.. 보통 정성이 들어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5kg짜리 포도 한박스를 다 담갔습니다. 근데 전 어찌보니 양이 좀 작지요.
열심히 안 쪼므락거렸나? 집에 돌아와 하루 한 번씩 주걱으로 열심히 돌려주고 있답니다.
낼은 포도껍질을 체에 내려 다시 숙성을 시켜야지요. 시큰한 냄새가 벌써 술이 된것 같습니다.
이렇게 포도주 만드는 과정도 직접 체험해 보고 내 손으로 직접 포도주도 담가보고..
가슴 뿌듯함을 안고 다들 5ℓ 용기를 들고 집으로 향합니다.
모놀송년회 때 품평회를 한다고 하니 그 때까지 한 눈 팔지말고 더욱 정성을 쏟아야 할 듯 싶습니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모놀 대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참!! 달리는 버스 안에서 명 MC를 봐주신 팔색조님께도 깊은 인사를 드립니다.
너무 말씀을 잘 하시는거 아니에요? 저 이제부터 팔색조님 팬 할래요. ^^;
명수기님이랑 오가피술, 헛개나무술, 체리술, 사과주, 강장주까지.. 조금씩 맛만 봤지요.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난 하루~~~ 참 행복했습니다.
담에도 이런 체험여행 코스 많이 만들어주세요.
첫댓글 앉아서 답사 잘 즐기고 갑니다.
아주 실감나게 잘 적어주셨네요.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감사해요^^
하늘아래님, 어벙벙한 저는 어디 가도 냅다 취하고만 오는데, 시선이 섬세하시네요. A조라 공장체험 하지 않고 마당에서 호박갖고 놀기만 했는데, 사진과 함께 포도주 빚는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 해주시니 이제서야 시험을 봐도 될 것 같아요. 고마운 맘으로 잘 읽었어요^^*
하늘이 사진 별로 안찍는것 같았었는데 언제 찍었지 품평회때 올라 갈 수 있을려나?
정종 좋아하시우? 20대땐 찬바람 부는 겨울밤, 따끈한 어묵국에 정종 한 잔 즐겨 마셨는데...ㅎㅎ 이젠 우리술을 사랑해야지요!?^^
명수기님 따뜻하게 데운 정종 한번도 안 먹어봤는데.. 한번 먹어보고 싶은걸요.. 달새님 저 몰래 숨어서 사진 찍었어요.. 홍홍.. 비움님 잘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
사진 잘 찍으시고,,자세한 설명에,,으~~윽..제 팬으로...??? ㅎㅎ 부족한사람,,잘 봐주어 감사합니다..어느곳에 있더라도,,하늘아래에 있겠습니당,,ㅎㅎ^^&
사진도 꼼꼼 히 잘 찍어두고 자세한 설명까지..인사도 잊지 않고..역시 하늘아래가 자주 와야혀...만나서 반가웠구,여행도 많이 하구 좋은일만 있길 바래...
역시..하늘아래야..보고싶었던 모습들 한번 더 보니..좋다..도자기 사진들도 너무 이쁘고..설명도 좋고..역시 가이드 잘 할거 같아..
답사의 여운이 옅어질 즈음에 읽는 後記는 바로 이런 맛!^^b 야근 마무리 하고 컴터 끌까~ 하다가 문득 들러 하늘아래님의 글을 읽었어요. 다시~~~ 충주&영천의 하늘 아래로 날아간 듯....히~ 좋아좋아^^
좋은곳 많이 보고오셔서 좋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