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국물과 든든한 면. 칼국수는 겨울의 별미다. 이왕이면 별미 중에서도 별미를 찾자. '칼국수는 거기서 거기'라는 말도 호로록 삼키게 만들, 내로라하는 서울 칼국수 4선.
찬양집 해물칼국수2015년이면 종로 3가 부근의 골목 한켠에 찬양집이 문을 연 지 어느덧 50년째가 된다. 이 작은 가게를 반세기 동안 지켜낸 건 아마 일관된 맛 덕분이겠지만 푸짐한 인심도 한몫했으리라. 칼국수에서 건져 먹어도 끝이 없는 바지락과 홍합 껍질을 바가지에 던져넣다 보면 어느새 칼국수의 빈 그릇과 대조되는 수북한 바가지를 눈치챌 거다. 면도 만만찮게 푸짐하다. 해물칼국수답게 향긋하고 짭조름한 바다 맛이 입 안으로 푸짐하게 밀려온다. 김치와 묵은 김치를 함께 권하는 인심 좋은 주인장이 정겹다. 21세기의 물가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 가격도 놀랍다. 단돈 5천원.
ADD서울시 종로구 돈의동 27
TEL743-1384
드슈(dechou) 된장칼국수마치 된장찌개 혹은 된장국에 면을 넣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저 된장을 넣고 끓인 게 아니다. 구운 야채와 멸치를 깔끔하게 우려낸 육수로 맛을 잡고, 소금 대신 된장을 풀어 넣어 구수하고 짭짤하게 간을 맞췄다. 그야말로 육수로 맛을 내고 된장은 거들 뿐. 독특한 향미가 느껴지는 건 육수를 끓일 때 셀러리, 월계수 잎, 타임, 통후추와 같은 특별한 채소나 향신료를 가미한 덕분이다. 무엇보다도 전통 소주와 어울리는 안주라는 점에서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우려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호박, 표고버섯, 팽이버섯 등도 식감과 풍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가격은 1만원.
ADD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0-19 지하1층
TEL514-2014
임병주산동칼국수 바지락손칼국수입을 벌린 바지락만 봐도 바다가 연상되는 칼국수인데, 생각 이상으로 다채로운 풍미가 그득하면서도 정갈한 여운이 인상적이다. 정확한 비법을 알려주진 않지만 육수를 우릴 때 '많은 것이 들어간다'는 은근한 힌트가 이 칼국수가 품은 다양한 풍미의 비결을 짐작하게 만든다. 88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문을 연 뒤로 지금까지 손님이 끊이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리라. 두께가 일정하지 않은 두툼한 면의 다부진 식감이 좋다. 넉넉하게 담긴 바지락을 까먹는 맛도 쏠쏠하다. 소량의 공기밥도 함께 제공된다. 먹음직스런 만두를 곁들여도 좋다. 가격은 7천원. add 서울시 서초구 서초 2동 1365 tel 3473-7972
ADD서울시 서초구 서초 2동 1365
TEL3473-7972
성북동집고기육수칼만두성북동집은 새벽 세 시부터 손님맞이 준비를 시작한다. 직접 제면을 하고, 만두를 빚는 데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을 옮겨 담아가며 끓이는 육수도 그만큼 오랫동안 우려낸다. 국내산 한우의 갈비 마구리를 고아낸 고기 육수는 진한 깊이가 느껴지지만 담백하고 정갈하다. 소위 말하는 '고급진' 맛이랄까. 특히 원조임을 자부하는 칼만두 그러니까 만두가 들어간 칼국수가 백미. 칼국수보다 훌륭한 손만두를 자부하는 가게이니 둘 다 맛보길 권한다.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중 선택할 수 있는데 하나씩 주문하는 것도 요령이겠다. 가격은 9천원.
ADD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237-1 1365
TEL747-6234
editor 민용준 photo 김정아, 윤성근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