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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박정희가 대통령을 하던 그시절쯤이었을 겁니다.
이세상에 아는사람 아무도 없는 고아로 태어난 .....
연인이 있었습니다.
사랑을 했고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가난했지만 정말 많이 사랑한 연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꽃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이어가던 그들에겐, 가난과 남자의 군대문제가 그들앞에 가로막고 있었지요.
20대 초반의 두 연인 너무나 사랑했던, 같이 있을수있는 방한칸이 필요했던 두사람......
그러던중, 남자에겐 그 가난과 군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월남파병
돈도 벌고 군대 문제도 해결할수 있는 기회 였습니다.
그리고 영화같은 이별이 있었겠지요, 떠나가는 배와 부두사이의 간격이 벌어질수록
두 연인의 오열은 더욱 커졌지만
그들의 귓가에 들려오는 것은 군악대의 연주음악과 군중들의 함성 소리였을뿐었습니다.
그곳에 모인 많은 군중속에서 비슷 비슷한 사랑과 인생이 있었을겁니다.
배가 멀어지고 그녀가 닿은 시선속에서 그가 보이지 않고서야
그녀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은 곳에 있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답니다.
"당신의 아이가 제 뱃속에 있어요"
"살아서 와야해요 꼭 와야 해요" "제발"
그렇게 그녀의 눈속에 그는 먼 수평선으로 그 멀고먼 땅으로 떠나갔습니다.
이세상에 자신의 아이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그는..얼마후
베트남의 정글에서 전사 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실종입니다.
8년~9년동안 미군의 포로는 육백여명 가량....
한국군은 단 한명의 포로도 없었습니다.
박정희 정부는 단 한명의 포로도 없다는 발표를 했다고 합니다.
그에겐 가족이 없었고 혼인신고가 뭔지도 몰랐던 스물초반의 그녀에게는
그의 전사는,실종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녀에게는....단지...편지가 더 이상 오지 않았다는 .............
세상에 고아로 태어난 그와 그녀는 그렇게 이땅의 아늘아래 베트남의 어느정글속 하늘아래에서
다시는 만날수 없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영원히 그리워하며 사랑할수 밖에 없는 ...........
세상에 홀로된 만삭의 그녀는 가난과 싸워가며 세상과 싸워가며 홀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남자아이 였습니다.
여자는 그아이에게 황씨성을 붙여 줍니다. 그의 성입니다.
그녀는 그의 편지가 끊어지고 전사가 아닌 실종으로 그를 마음속에 담고 세상을 살아가려 합니다.
언젠가 돌아올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아이딸린 젊은 스물초반 여자에겐 베트남의 정글보다 무서운 곳이었습니다.
정글속의 뱀보다 더 사악한 맹수보다 포악한 이땅의 어떤 남자들은 홀로남은 그 여인을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지키기위해 20대의 그녀는 결국
한 남자에게 자신과 아이를 의탁합니다.
그녀가 선택한 남자는 건달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깡패, 양아치 였습니다.
가족을 가지게된 아이의 새아빠는 직업이 있었고
그 직업의 이름은 사창가 포주 였습니다.
시간은 흘러가고 그 사내아이의 여동생이 태어났습니다.
사내아이는 동생을 너무 이뻐했답니다.
사내아이는 많은 누나들과 사는것이 싫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누나들은 따듯했고 자신을 너무 귀여워해주는, 사탕과 그때당시 귀했던 초콜릿 주고 머리를 스다듬으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기억했습니다. 다들 많이 자꾸 자꾸 울었다고 기억했습니다.
다들 좋은 누나들이었다고 제게 늘 말했습니다.
아이의 성이다른 여동생이 태어나고 아이의 엄마는 아프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여섯살때
아이의 눈앞에서
"미안해 엄마가"
"나만 아빠 만나러가서 미안해"
그렇게...사내아이의 손을 꼬옥 잡아주고 마지막 긴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서른도 되지않은 나이에 초췌한 모습으로 웃음지으며 떠났습니다.
사내아이는 아빠를 만나러 간단는 엄마의 말을 이해할수 없었다고 합니다.
아빠는 지금 자신들과 같은 집에 있는데.........
아이의 새아빠는 아이 둘 딸린 홀아비가 되었습니다.
그중에 큰아이는 피한방울 안섞인 이제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남같은 존재..
아이의 새아빠는 아주 쉬운 방법으로
자신이 포주로 있었던 그 테두리에서 한 여자를 선택해 바로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동생 둘이 더 태어났습니다.
학대는 시작되었습니다.
사창가에 살고있는 아이, 이세상에 이 우주에서 단 한명도
아이와 관계가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구타는 상상을 초월했고
쉰밥을 어떻게 먹어야 배가 아프지 않다는 것까지 터득할 만큼
부엌에 있는 정상적인 반찬은 먹을수 없는
쓰레기통에 있는 김치쪼까리를 하얗게 씻어 배어 물어야 했던
아이의 기나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조차도 그들의 눈을 피해 배고픔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입을것 신을것 그 모든것들은 초등학교도 가지 않은 아이가
알아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살아갈수 있는방법은 도둑질이라는 그 한가지 방법밖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아이는 초등학교를 가기도 전부터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것을 도둑질로 해결했습니다.
옷가게 신발가게 과일가게 상자안의 돈 식당밖의 음식들 구멍가게의 빵 과자등등....
죄책감도 도덕도 상식도 아이의 머리속엔 없었습니다.
학대는 계속 되었지만 아이는 모든것을 거리에서 해결하며 새아빠와 새엄마 성이다른 동생들과
한지붕아래서 견뎌 냈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새상속에서 생존을 위해 돈을 갈취하고 뺏았으며 훔치고 숨이 넘어갈만큼 가슴이 터지게..달렸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그 나이때 할수있는 모든 악행과 범법을 저지르며..국민학교 와 중학교를 졸업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그에게 세상은 전쟁터였고 지옥이었습니다.
그러던중 그 아이는 주변에서 우연히 그의 아버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베트남에 너의 친아버지가 살아 계실지도 모른다는......그 말을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뿐이었다고 합니다. 살아있을지도....
그 티끌만한 희망의 가닥 하나로 모든것이 변했다고 합니다.
"아버지" 이세상에 아니 이 우주에서 나와 상관있는 단 한명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자신을 내려다보니.....자신은 .....쓰레기 더랍니다...
사람들이 동급생 후배들이 골목길의 양아치인 그를 두려워 피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 것 은 경멸이란것을 역겨워 한다는것을 더러워서 피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마음을 처음으로 가졌습니다.
"아버지" 아니 "아빠" 그를 찾아야 겠다는 결심을 고등학교 1학년 짜리가
하게 되었습니다.
교과서란 것을 펼쳐보니 까만것은 글씨 하얀것은 종이....
전교 꼴찌....시골 촌구석의 똥통고동학교가 아니었다면 입학도 불가능했었지요.
그리고 그 아이는 이제 마지막 도둑질을 결심합니다.
자신이 다녔던 중학교 교실을 랜턴 하나들고 칩임을 했습니다.
1학년 교실부터 책상서랍속에 있는 참고서를 과목별로 훔치기 시작했습니다.
3학년 교실까지 다 돌고나서보니 자신이 들고 갈수 없을만큼의 참고서가 모였더랍니다.
그런데 무언가를 훔치고 그렇게 기뻤던것은 그 아이가 최초로 먹을것을 훔쳐 주린배를 채울때 이후 처음이었다고 하네요.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키크고 더벅머리에 맹하고 어리버리한 녀석이 그에게 호기심을 보입니다.
친구도 없고 왕따 비슷한 이미지인 녀석이 친한척 호기심을 보였다고합니다.
바로 접니다. 드디어 만났네요.
제 삶에 있었던 친구 , 친구를 결코 친구가 되지 말았어야 할 그 친구를 저는 드디어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 제가 그 사내아이를 봤을때의 느낌은 설레임이었습니다.
부드러운 미소 낡은 티셔츠와 바지 어디서 주어온것같은 꼬질꼬질한 책가방 다 떨어진 꼬질꼬질한 짝퉁프로스펙스 신발....
그런것들이 저를 설레이기 한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손 과 눈...
교과서와 몇년은 지나간 너덜너덜한 우리같으면 챙피해서 펴놓지도 못할 참고서를 바라보는 눈 .
너무나 소중하게
한장 한장 넘기는 그의 손...
참고서의 이귀퉁이 저귀퉁이 붙어있는 아주 오래묵은 피코딱지들이 붙어있는 누렇게 뜬 참고서를.
비를 맞은건지 쥐가 오줌을 쌓아서 생긴 자국일지도 모를 누런 얼룩이 묻은 그것들...
"야 현철아...참고서좀 새로 사달라고 해라 아우 드럽게, 그런걸 어디서 주워다 쓰냐..버려 시꺄...으액..아구 더러워라..."
딱 하며 뒤통수를 치며 던진 저의 핀잔에
선한 눈빛으로 씨익 웃으며
"그래도 이건 정말 내꺼거든 ....하하....그래서 난 이게 좋아 "
?#%#@*&^%$#@ " 뭔소린지 ?????? 모르겠더군요. 해석불가 이해불가....그냥 미친놈 헛소리였을까요..
근데 그 녀석이 좋았습니다. 저놈이랑 평생 친구하면 죽을때도 기분좋게 죽을수 있을것 갔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참고서를 뒤적이며 이내 시선을 책사이에 꼽고 진지해지는 녀석의 뒤통수로
제가 피식 웃으며 흐뭇하게 쳐다봅니다.
오후 해가 창문 너머로 눈부십니다,
창을 넘어온 해볕은 밝은 그림자를 녀석의 발 밑까지 머리를 들이밀고 있습니다.
늦은 오후의 교정에서 시끄럽지 않은 매미소리가 들려오네요.
고 3이 되었습니다.
그 녀석은 기성회비를 낼 형편이 아니라고 하며 자신은 졸업과 동시에 군에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장학금을 받으며 고등학교들 다니고 있고 그 대신 졸업과 동시에 하사관으로 군대에 가야하는
그런 장학금 제도가 있었는데 그의 양 부모가 그래도 고등학교에 보내줄수 있었던 이유였겠지요.
군대에 가도 반드시 대학을 가겠다고 했습니다.
정말 공부도 죽어라 하더군요.
졸업과 동시에 군대갈 놈이 대학시험보는 놈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멍청이같은 놈.
전 그 멍청이 친구였구요.
고 3의 어느봄 개나리꽃이 필무렵
학교 등교후 아침 자습시간에 녀석이 창 밖을 바로 보고 있었습니다.
책도 보지 않고 제 쪽을 바라보지도 않습니다.
잔뜩 무개잡고 가끔 한숨을 쉬고 고개를 숙입니다.
"저 놈이 왠이이지, 오줌눌 시간도 아까워서 물도 안마시는 독종놈이"
" 뭔 일있나...아침 자습 끝나고 물어봐야겠네...."
아침자습 시간이 끝나고 애국조회, 지겨운 교장선생의 연설을 한참듣고 돌아온 교실
1교시 시작종이 울렸습니다. 녀석의 자리가 비여 있었습니다.
"벌떡"
지각한번 결석한번 한적이 없던 놈이......뭐지 이 불길한 느낌...... ,
단 하번의 수업도 땡땡이 친적이 없는 저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 정문을 내달리고 있었습니다.
예감이 틀리기를 바라며 졸업식대 받을 유일한 상인...3년 개근상을 집어던지고 전 내달렸습니다.
터미널로 달렸습니다..."터미널 " 없다.......
다시 녀석의 집으로....."집"....... 없다........
마지막...."기차역"...........있다....
평일의 오전의 시골 기차역 대합실에 녀석이 커다란 가방 세개사이에 쳐박혀 있었습니다.
머리를 땅에다 냅다...쳐박고......
그 앞에 서니 쳐박은 얼굴에서 물방울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고 이었습니다.
"우냐 ?"
녀석이 고개를 들어 저를 쳐다봅니다.
얼굴 이곳저곳 뻘겋게 퍼렇게 멍이 들어 있습니다. 아마도 온몸에 저런 멍이 들어있겠지라고
생각하니 목이 메어왔습니다.
아침에 입고 있던 옷이 아닌 다른 티셔츠를 입고 있습니다.
제가..타인에게 처음으로 부모님께 거짖말 하고 용돈 아껴서 산...이랜드란 상표가 붙은
생일선물로 준 티셔츠
"에라이 구질구질한 놈아...이 형이 용돈아껴서 하나 생일선물 하나샀다..요즘 누가 옷을
꼬매입고 다니냐...자 임마..내가 맘에 드는걸로 골랐다 자식아..맘에 안들어도 걍 입어라 "
통 입고 다니지 않아서 서운했는데..결국 오늘에서야 선물 준 보람을 느끼게 해줄 모양입니다.
전 애써 웃으며 대합실 벤치 녀석 옆에 앉습니다.
시골 대합실의 시계를 확인해 봅니다. 한시간마다 하나씩 있는 경원선 비둘기 열차
이제 5분후면 플랫홈에 들어옵니다. 5분을 버티면 최소 한시간을 벌수 있다는 계산을 끝내고
거친숨을 몰아쉬며 녀석 옆에 앉습니다.
바닥에 놓인 가방을 발루 툭 차서 넘었트렸습니다.
"뭐냐..애네들은.."
고개를 숙여서 녀석이 가방을 바로 세웁니다.
또다른 옆에있는 가방을 제가 발루 툭 차서 또 넘어트렸습니다.
녀석이 벌떡 일어나서 저를 다짜고짜..대합실 밖으로 끌어냅니다.
"너 찾아 온거 아니거든 이거 못놔 , 놔 이 멍청아 " "놔..~ 못놔.."
술취한 아저씨들 실갱이하듯 두놈이 나가라 못가라 하면서 생쑈를 하는 중입니다.
"그래" 그러냐 알았다"
하며 녀석도 포기를 합니다.
대합실의 커다란 시계 초침이 돌아갑니다.
째깍 째깍이 아닌...부드러운 원을 그리듯...빠르게 원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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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느 봄날 시골 읍의 작은 기차역안에 두툼한 가방세개를 두고 고등학생 두명이 어색하게 앉아 있습니다.
"가출하냐 ? "
"-----------"
"어디까지 가냐 ?"
"------------" 대답이 없습니다.
"뭐해먹구 살게 ? "
"------------" 대답하지 않습니다.
"휴~우.....야....너 8개월만 버티면 졸업인건 알지 그치... ?"
" ------------" 대답하지 않습니다.
저두..더 이상 할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물끄러미 뻘겋게 퍼렇게 멍든 녀석을 옆 얼굴을 훔쳐볼 뿐입니다.
녀석이 드디어 가방을 들고 메고 일어섭니다..
경원선 비둘기호..기차가 기적을 울리며 플랫홈에 진입합니다.
저는 녀석에게 달겨 들었습니다 .
"어딜..가..!...못가..!. 이 멍청아...못가...익...얍...."
녀석의 등뒤로 올라타서 녀석을 바닥에 쓰러트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저기요 아저씨 이놈이 지금 가출하려구 하거든요, 좀 도와주세요, 요번 기차만 못타게 도와주시면
학교에 연락해서 잡을수 있거든요, 제발 도와주세요."
역무원이 달려 와서 저희들을 일으켜 세웁니다.
"쨕~~"
제 눈앞이 불이 번쩍했습니다.
그 정신나간 역무원은 일으켜 세운 우리 둘중에 도움을 요청한 제 따귀를 올려 붙인 겁니다.
순간적으로 멍해진 저에게,
역무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 이새끼야 얘가 가출을 하던 말던 니가 왜 여기서 지랄이야 표 끊은 놈은 기차타면 되고
안끊은 놈은 기차 못타는 거야 어디서 싸움질이야 머리에 피도 안마른 새끼들이"
라고 말했습니다.
"...어..............어......."
이게...뭐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녀석은 그런 멍한 저를 한번 쳐다본 후 역무원의 호위를 받으며
기차를 타기 위해 플랫홈으로 빠른걸음으로 빠져나갑니다.
멍하고 있던 저는
생각하고 말고도 없이
"의정부요" 라고 외치며 기차표를 끊었습니다.
경원선 비둘기호의 종착역은 의정부 였습니다.
표를 끊은 저는 제 뺨을 때린 역무원에게 표를 들이밀고 막 떠나려는 기차를 향해 내달려
겨우 탈수 있었습니다. 물론 눈빛으로 그 역무원에게 마음으로 제가아는 모든 욕을 다 퍼부었죠 소심하게..
녹색의 마주보는 의자에 가방 두개를 내려놓고 가방한개는 꼭 안고 있는 녀석이 보이는
맞으편 의자에 앉았습니다.
녀석이 저를 빤이 쳐다 봅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제는 뽹...소리를 질렀습니다.
"너 따라가는 거.. 아니거든 ... 신경끄지 이...멍청아 !"
"--------------------------------"
녀석은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울긋불긋한 얼굴을 돌려...창밖을 봅니다.
덜컹 하며 기차가 움직입니다.
희망이 없는 여행은..그렇게..덜컹 하는 소리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덜컹이 심장이 뚝 떨어지는 것처럼 암담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때의 저에겐..
소리없는 눈물이 녀석의 울긋 불긋한 멍든..볼을 타고 흐릅니다.
뭔눔의 눈물이 저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전곡역을 떠난 기차는 덜컹거리며 한탄강을 건넙니다.
다음역은 초성리 "어떻게든 초성리에서 내리게 해야 한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녀석이 들고나온 가방을 유심히 살펴 보니 그중에 하나가 책가방이었습니다.
알마나 꽉꽉채웠는지 가방의 지퍼도 채워지지가 않아더군요.
미친놈 교과서에 노트까지 아주 알뜰하게 챙겨서 가방에 구겨 넣었더군요
가방이 터지겠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제가 책가방을 발루 툭 차자 녀석의 눈빛이 또..험악해 집니다.
"8개월만 참으면 졸업인데 가출하는 놈이 책은 왜 가져 가냐 ?"
"아주 지랄도 골고루 하네 , "멍청이" 이건 버려라 하려면 제되로 해 공부 때려치는 놈이 뭔 책이냐 책은...."
녀석은 대꾸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창 밖을 봅니다. 아주 쌩 무시를 합니다.
저도 녀석의 시선을 따라 기차의 창 밖을 봅니다.
열어둔 기차창문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향긋한 냄새가 납니다.
기찻길 옆에 잔뜩 자란 아카시아 나무의 꽃 향기가 기차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햇살은 너무 좋았고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너무나 따뜻하고 향기로웠습니다.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운 늦은..봄이었습니다.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그 계절에 저와 녀석은
아카시아 향기에 취해 기차의 의자에 깊숙히 몸을 기대였습니다.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녀석은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습니다.
"이번 정차역은 초성리 초성리 역입니다" 라는 방송이 나옵니다.
저는 녀석을 슬쩍 쳐다보며 눈치를 봤습니다. 제가 쳐다보는 것을 느꼈을까요.
녀석도 눈을뜨고 저를 슬쩍 봅니다.
녀석이 제게 중얼거립니다.
"이번역에 내려서 학교로 돌아가라, 너 지각도 못하는 새가슴 겁쟁이잖아 ,
졸업때 받을상은 삼년개근밖에 없다면서 뭐하는 짖이냐 , 초성리에서 내려라 "
"미친놈 그걸 지금 걱정이라고 해주냐? 가출해서 깡패나 해먹고 살 놈이
친구 삼년 개근상 걱정해주냐 ! 아유...고마워서 눈물이 만땅이다 이 미친놈아"
초성리역에 도착하자 이번엔 상황 역전
녀석이 힘으로 저를 강제로 끌어 내리려 합니다.
"내려"
"못내려"
"쫌 내려 미친놈아"
"니가 미친놈이지 내가 미친놈이냐! 못내려 , 그리고 나 의정부까지 표 끊었어 이 미친놈아 ! 니가 표값 물어 줄꺼야"
"아우 진짜 집에갈 버스값도 없구 내려서 학교로 돌아갈 기차표 살 돈도 없다구 이 꼴통새끼야" 라구 저는
외치며 기차 의자를 붙잡고 버텼습니다.
덜컹 기차가 움직입니다.
"야! 기차 움지인다," "지금 내리다 기차밑에 빨려들어가서 죽어 이 미친놈아 놔~"
하고 녀석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습니다.
순간..멍해져 있는 녀석의 헛점을 틈타 저는 후다닥 앉았던 의자로 뛰어가 녀석의 책가방을 들어 열린 창밖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화들짝 놀란 녀석이 기차에서 뛰어 내리려 통로로 달립니다.
저두 잽싸게 녀석의 뒤를 따릅니다.
책가방을 주으려고 내리는 녀석을 뒤에서 덮쳐 기차에 못타게 하려는 제 작전입니다.
그런데
녀석은 멈춰버립니다.
그리곤 저를 향해 돌아섭니다.
"그래 차라리 잘됐다" "기껏해야 잘돼야 중국집 배달부일거고 꼬이면 깡패나 양아치인데
나같은 놈한테 무슨 공부겠니 그래 니 말되로 주제넘는 짖이었다, 니 덕분에 짐이 줄었네
정말 고맙다" 그러면서 또 웁니다.
이번엔 저도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속이 너무 상해서.....
제 울음이 깊어집니다.
"으허헉.. 으으으으 흐흐흑..흑..."
"흑흑..흑... 현철아 제발 돌아가자 응! 제발 제발 돌아가자 현철아 ! 으허헝 우리 8개월만 참자...응..!"
저는 녀석앞에 무릎을 꿇고 빌었습니다. 제발 돌아가자고...
기차안에 있는..사람들이 다 쳐다봅니다.
저는 더 크게 울었습니다.
"으허헝 내리자 우리 내리자 제발 내리자 으허헝 엉엉엉"
그렇게 저는 더 크게 울었습니다.....
그러자 녀석도 이제 큰소리로 울기시작 합니다.
"으허헝 으허헝....정언아 으허헝....그래 그래 알았어 내리자 우리 내리자 그래 내릴께 그래 내릴께.."
빠~앙~~~~
멀어져가는 기차의 뒷 꽁무니를 지켜보며 우리둘은 가방 하나씩을 들고 역에 내려 서 있습니다.
지금은 동두천역 그땐 동안 이라는 역이었습니다.
동안역은 겨울나그네란 영화를 찍었던 장소였었지요.
그 역에
고등학생 두명이 가방을 한개씩 나눠들고 떠나는 기차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기차가 멀리까지 사라지자
전 녀석에게 묻습니다.
"돈있냐 ?"
"------"
"돌아갈 기차표 살돈 없어 ? 가출하는 놈들은 그래도 돈좀 챙겨서 나오잖아 ? 돈있지 ?
녀석은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기만 합니다.
"---------"
" 에라이 이 멍청한놈아 너 그럼 지금 천원짜리 몇장들고 가출한거였어... ?
녀석은 " 전교 5등이 멍청하냐 ? 그리고 너두 천원짜리 한장같고 나 따라왔잖아 피장 파장이지
그리고 난 삼천원들고 나왔거든 의정부가서 서울가는 전철탈 돈은 챙겨 왔거든 이 멍청아 !"
"에라 .....이....아후 내가 말을 말지 아휴 아휴...내가 미쳐 진짜...아후 "
그리고 녀석과 저는 씨익웃고
기찻길을 걸었습니다.
초성리역에 들러 책가방을 찾으며 역무원 아저씨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잘못했단 소리를 수십번도 더하고 녀석의 책가방을 찾아서 저희둘은 다시 걸었습니다.
"어이 친구 ! 덕분에 나 땡땡이 처음 쳐보는데 기분 괜찮네 종종 쳐볼까 ?"
"어이 친구 너 지금 담임한테 혼날꺼 때문에 무진장 쫄아 있는거 알거든 너 새가슴이잖아 ? "
"그러게 에휴 그래서 옛 어른들이 친구 잘못 만나면 인생 종친다 그런 말들을 하신 모양이다 쩝 "
"---------"
"-----------"
"고맙다"
"-----------"
"뭘 ? "
"그냥!"
"나두 고맙다"
"어 뭐가?"
"나두 걍..하하"
"---------------"
"________________"
"근데 참 멀다 우리 오후에는 학교 들어갈수 있을까? "
"새가슴 ㅋㅋ"
"이 자식이 임마 이렇게 세상을 조심 조심 사는게 좋은거야 길게 가늘게 그래야 평탄하게 사느거야 뭘 몰라요 쯧쯧"
그렇게 그렇게 둘은 늦은 오후가 되서야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아카시아 꽃이 만발한 그 기찻길을 따라 그렇게 둘이서 걸어서 걸어서...학교로 돌아왔습니다.
늦은 봄의 하늘은 너무 맑고 꽃향기 가득한 바람은 우리들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8년 후 -----------------
저는 논산으로 가는 기차안에 있습니다.
스물 일곱살이 되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논산으로 다시 가고 있습니다.
논산역에 내려보니 녀석이 저를 마중나와 있습니다.
승합차를 몰고 왔네요, 흑염소 개소주등등의 광고가 붙어있는 봉고차를 타고 나왔습니다.
8년만에 만났습니다. 세월이 너무 흘러서였을까요 . 우리는 어색한 악수를 주고 받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것 저것 신변잡기에대한 질문을 주고 받았습니다.
저에대한 소식을 접해서 였을까요.
녀석이 조심스럽습니다.
삼일후 저는 논산역에서 다시 녀석과 함께 있습니다.
그의 곁엔 곧 결혼을 할거라는 이쁘고 착해 보이는 아가씨가 같이 저를 마중해 줍니다.
이제 저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살아가야 하니까요. 취직도 해야하고 공부도 해야했습니다.
녀석이 삼만원을 제 주머니에 넣어 줍니다.
안 받을수가 없네요.
사실 제가 가진돈이 기차표 사고 이천원 밖에 없었거든요.
저는 호주머니에 든 삼만원을 만지작 거리며
논산역에 들어오는 무궁화 호를 향해 걸어 갔습니다.
녀석에게 손을 흔들어 다시 인사를 했습니다.
갑자기 녀석이 제가 뛰어옵니다.
쌩뚱맞게 포응이라도 할 모양인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포응은 하지 않네요, 그리고 제게
몇가지 지난일에 대한 일을 빠르게 속사포처럼 이야기 합니다.
"사실 그때. ..... .... ................................ ...................... ....."
저는 분명히 그의 이야기를 온전히 다 듣고 이해 했습니다. 대답도 하구 다시 묻기도 하면서...
적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그 친구의 이야기는 바늘로 제 살에 글을 새기듯이 명확하고
단호하게 제 귓가에 새겨 지더군요.
저는 " 어 " 그래.....어...어...나....간다...기차 타야지....그래...간다....잘 있어...
저는 천천히 돌아서 걸었습니다. 뛰고 싶었는데 걸어야 했습니다.
기차에 타서 녀석에게 손을 흔들어야 하는데
돌아설수가 없습니다.
기차가 출발을 합니다.
저는 여전히 녀석에게 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덜컹 덜컹 기차는 달립니다.
저는 열차내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입석표를 끊었지만 평일이었고 사람은 많지 않아 자리가 많았지만
저는 객차안으로 들어갈수가 없었습니다,
눈물이...
눈물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도저히 아무리 애써도 눈물을 멈추게 할 조그마한 힘도
제 몸엔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허물어졌습니다.
저는 그 열차안 복도사이 계단 끝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 열차의 계단위에서
서울역에 도착할때까지 울었습니다.
도저히 멈춰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냥 흐릅니다. 울음소리가 나오지 않았지만 눈물은 끊임없이
흘러 내렸습니다....그가 준 삼만원을 주먹에 움켜지고....그렇게 서울까지 왔습니다....
"개새끼..."
"개새끼 왜 그 말을 해서....."
논산역 8년만에 만난 그 친구가 제게 해준 그 말들은....모든 것을 끝낼 방아쇠가 당겨졌다는것을
오래지 않아 제 스스로도 깨닭게 되었습니다.
"그는 나는..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연이라도 만나지 말아야 할 끔찍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가 제게 했던 그 말들은 지금도 제 가슴속에선 지옥이되어버립니다."
"그가 제게 했던 말은 지옥을 보여준것이었습니다"
"추악했고 더러웠고 역겨운 모든것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전 의정부 경찰서 유치장안에 갇혔습니다.
무단침입, 살인미수, 라고 경찰관이 말해주더군요.
방아쇄가 당겨진 총알은 그렇게 바닥으로 바닥으로 내리 꼳아지고 있었습니다.
제앞은 칠흑같이 거대하고 어두운 터널이라는 존재가, 시커먼 입을 벌려 저를 집어 삼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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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정말..!! 다음 내용이 긍금해지는군요..!!
자전차님의 마음이 모두에게 읽혀지길 기대 하며 제가 먼저 댓글 남기고 갑니다..!!
글 속에 등장 인물이 맞으시다면...!!
전에 저에게 형이라 부르셨죠..??
제가 동생으로 삼겠습니다....크게 손해 보는일 없으실 겁니다,^^
포에버님 부러우라고 올리래요~~^^
ㅎㅎㅎ
우헤헤히
ㅋㅋㅋ 머리 크신분이 그러셨을거라,,짐작만,,ㅋㅋㅋㅋ
형님 걍..맨위 잔혹동화로 만족하시구....제 포기를 눈감아 주세요...ㅠㅠ
ㅋㅋ 지금 그걸 말이라구 하심..ㅋㅋ
차리리 날~죽여라,,!!!ㅋㅋ
다음 내용이 넘 궁금해서 오늘밤 잠 못 이룰 것 같아요~
독감으로 인해 주말에 얌전히 집에만 있어야 하는데...
나무자전거님~ 장문의 글 부탁 드려요~
친구 부탁이니 들어 주시겠죠...
아~ 모야~
언제 들어 올꺼야~~~~~~~~~~
언능 언능
누님까정 왜 그러세요...ㅠㅠ ...잊어주세요...ㅠㅠ
아~~~뭐야...나 완전 집중하고 결론 기다렸는데~~!!!
아|~~놔~~~
스크롤 압박하면서 결론을 기다렸는데...
지금 여기 나무자전거님 있습니다...
만날때는 포옹이였는데
때려줘야겠어요~~!!!
패 버려
ㅋㅋ 딱딱 소리나게,,^^
지금 소리나게했음요~!!!!
왜이래~~~오늘 내일 가만 두지 않겠어요
배째 못해...ㅠㅠ
다른사람 다 그래도앤빌형님 그러심 안돼요. 작가시잖아요.
전 글 써본적도 글짖기도 일기도 안써본 사람이거든요..
뭐 연해편지는 좀 썼어요...히힝..
전 나무 자전거님 팬입니다요~~^^
주신 앞치마는 오늘도 사용 못했어요 ㅠㅠ
기름 튈가봐...
남겨진 이야기가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여.
제가 울음끝이 좀 길거든요 ㅠㅠ
흐흑...잊어주심 안될까요...ㅠㅠ
첫사랑은 까먹었고...마지막 사랑만기억함 ㅋㅋ
여기서 마지막이란???
언제인지 나도 모름
저 형님 아직..사랑 더이상 못할만큼 삶이 짧지는 않으신데요..^^
우쉬~^^ 자전차님..!!!
내가 또 일빠거든여~....미치겠네......님 소설가야~!!! 왜 그래요...!! 반전에 반전...!!!! 언제 와서 연결 하는거에요..??!!!!
형님 그냥 ..저....저 맨위에 잔혹동화로 만족해 주심 안될까요..ㅠㅠ 표절이지만...ㅠㅠ
표절..!! 별루건든,,,!!!
진짜 처음 써본거 맞아..??? ㅎㅎ
조금 다듬고 손질해도 괜챤을듯 한데,,,ㅋㅋ 뭐야..!! 왜 이케~ 잘난거야,,ㅋㅋ
펜 한명 추가 하고 갑니다,,^^
아...이건뭐...울 나라 드라마의 반칙처럼...담 스토리가 넘 궁금한데...끝난거예요...빨랑올려주세요...자전차님...빨랑요...
히힝....ㅠㅠ 부끄럽구요..부담 되요...ㅠㅠ
죄송한거에 대해 책임을 져라!!!!
ㅋㅋ 쌩뚱쟁이~ㅋㅋ^^ 콱~삐진다요,,ㅎㅎ
눈이 아퍼 긴 글은 잘 읽지않는데 숨도 안쉬고 읽었습니다. 소설쪽으로 관심이 있으시다면 재능이 있으신것 같네요. 긴장감있는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장문테러를 가끔 했는데..자제 하겠습니다..ㅠㅠ...감사 합니다...ㅠㅠ
잡초의 소설신공이 시작됐군...시골 잘 다녀와서 빨리 글 올리도록~~ 궁금해 죽겠당!! ㅎㅎ
ㅠㅠ....나 미쳤나봐...ㅠㅠ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이제서야 알았네요......
얼른 쾌차 하세요..친구님...^^
마지막 말이 뭐였는지 넘 궁금합니다…>_<…
낼 모레까지 어찌 기다립니까 ???
( ̄^ ̄)?
아~~놔~~~
배째 못해 못해 못해 자신없어서 포기 포기...우앙...ㅠㅠ
위 댓글 다신 분들 마음 다~~~~~공감합니다 ㅠㅠ
누님 잘 지내셨죠. 우리 이쁜 따님도 안부 전합니다. 날씨 너무 좋아요...^^
드라마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없습니다.
자전거님 정말 소질 있으세요.
그냥 쭉 빨려들어가게 만드시네요.
멋진 결론 기다려볼께요.
괜찮을까요 으리님 자꾸 막장 드라마로 가는데요...
첫사랑 3부터는 정말 심각한 막장으로 가거든요..괜찮을까라는 걱정을 무진장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