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도
산불감시원 일을 시작하며 산에서 하루 8시간을 보내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산에서 산기도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장소라는 깨달음이다. 굳이 일부러 기도하기 위해 특정한 장소를 찾아가지 않아도 될수있으니 이또한 생각하기의 문제라는 깨달음이다.
지난해 연말을 새해를 준비하며 "하나님 내년에는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라는 주제로 간절한 기도를 했었다. 기도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기도에 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다행히도 산불감시원으로 선발되었다. 오늘 아침 출근해 함께 근무하는 분 중에 나처럼 신규로 선발된 분과의 대화를 통해 이번에 신규선발자 12명 중에 생애 최초로 산불감시원으로 선발된 자는 겨우 4명 미만이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산불감시원은 대개의 경우 지역내 거주자 중에서 은퇴자를 우선 선발하게 된다. 기관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면서도 참여자에게는 소득의 기회가 주어지니 모두에게 유익한 제도일 것이다. 하지만 산불감시라는 목적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만일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20리터의 물통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내리며 진화작업에 동원되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주무관들은 생 초보자 보다는 이미 근무 경력이 있는 지원자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골고루 참여의 기회가 제공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근무능력이 부족한 자를 선발할 수는 없다. 자연히 신규 지원자는 그만큼 진입의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그야말로 좁은문이다.
그 비좁은 문을 뚫고 진입한 신규자들은 그야말로 능력자인 셈이다. 나에게는 감사할 수 밖에 없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1년중 5개월만 근무한다는 것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나이먹은 분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제도일 수 있다. 근무가 끝난 후 여행도 다닐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