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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지난해 같은 달(12만4145대)보다 3.5% 줄어든 11만9807대를 판매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계속되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판매량은 정체된 상태다.
현대차는 세 달 만에 기아를 꺾고 국산차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달 약 5500대가량 차이를 벌리며 올해 누적 판매량에서도 다시금 기아를 앞질렀다. 제네시스도 올해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현대차그룹은 순항하고 있다.
반면, 쌍용차ㆍ르노코리아ㆍ한국GM은 각각의 판매량을 모두 합쳐야 겨우 1만대를 넘을 만큼 국내 완성차 시장에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현대차 포터 2 일렉트릭
현대차는 5월 한 달간 전년대비 4.3% 늘어난 5만1139대(제네시스 브랜드 제외)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월 5만대를 넘긴 것은 작년 12월이 마지막으로, 다섯달 만에 월 5만대 선을 다시 넘는 데 성공했다.
브랜드 실적은 포터(8299대)와 그랜저(7602대)가 이끌었다. 두 차량은 전체 국산차 판매량으로 놓고 보더라도 1ㆍ2위다. 특히, 두 차종 모두 포터EV(2245대), 그랜저 하이브리드(2802대)와 같은 전동화 모델이 실적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전통의 강자' 포터와 그랜저가 나란히 1ㆍ2위를 차지한 것은 작년 12월(그랜저 1위 포터 2위)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 올해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아반떼(4918대)는 주춤했다. 단종설이 불거져 나온 쏘나타(3990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SUV만큼은 뜨거웠다. 싼타페(전년대비 -28.8%)와 팰리세이드(-18.5%)는 주춤했지만 투싼(+24.6%)과 넥쏘(+68.0%)가 선전했고, 새로 투입된 경형 SUV 캐스퍼(4402대)가 브랜드 내 SUV 1위 자리를 차지하며 날개를 달았다. 특히, 캐스퍼는 기아 쏘렌토(5356대)와 스포티지(4542대)에 이은 국산 SUV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기아 봉고3
기아는 5월 내수 시장에서 전년대비 4.7% 줄어든 4만5663대를 판매했다. 지난 4월, 12개월 만에 월 5만대 선을 넘긴 이후 숨 고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기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봉고3(5655대)다. 봉고는 포터, 그랜저에 이어 전체 판매 3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카니발(5485대)과 쏘렌토(5356대), 스포티지(4542대) 등 주력 RV 라인업이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쏘렌토와 카니발은 신차 효과가 사라졌지만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고, 스포티지는 좀처럼 신차 효과가 식지 않고 있다.
그에 반해 세단 라인업은 별다른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K8(3636대)은 제네시스 G80(4330대)보다도 적게 팔렸고 K5(2618대), K3(1726대), K9(419대) 모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캐스퍼 등장 이후 모닝(2258대, -23.9%) 판매량이 크게 줄었지만, 레이(3788대, +5.0%)는 오히려 판매량이 늘었다. 소형 SUV 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셀토스(2863대)도 세그먼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왼쪽부터) 제네시스 G90 롱 휠베이스, G90
제네시스 브랜드는 1만2234대로 올해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가장 비싼 국산차' G90이 2329대 판매되며 2019년 4월(EQ900 포함 2806대) 이후 사상 최고 기록을 올렸고, 브랜드 주력 모델 G80(4330대)도 굳건하다.
SUV 라인업은 GV70(2849대, -34.1%)이 부진했지만 GV80(1635대, +6.8%)이 선전했다. GV60(724대)은 아이오닉5(3054대)ㆍEV6(2864대) 등 형제 차종 대비 판매량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외 GV70 전동화 모델(544대)은 3월 이후 두 달 연속 상승세를 그렸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쌍용차는 지난 3월 올해 처음으로 5000대를 넘긴 이후 다시금 5000대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5월 기록은 전년대비 13.7% 줄어든 4275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수출 물량 적체 해소를 위해 수출 위주로 생산 라인을 운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를 먹여 살리는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량은 2000대 밑으로 떨어졌다. 렉스턴 스포츠의 월간 판매량이 2000대 아래로 떨어진건 2021년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티볼리(1342대)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기대를 걸었던 코란도 이모션은 배터리 수급 문제로 단 한대도 판매되지 못했다. 올해 누적 출고량은 108대에 불과하다.
결국 쌍용차는 이달 사전 계약과 함께 양산에 들어갈 예정인 중형 SUV 토레스에 명운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토레스의 정식 출시는 7월로 예고됐다.
르노코리아 XM3
르노코리아는 3728대를 기록했다. 부품 수급 차질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4월 대비 반등하며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브랜드 내 최다 판매 모델은 XM3(1907대)가 차지했다. 한때 1000대선마저 위협받았던 XM3는 오랜만에 2000대 근처까지 판매량이 늘어나며 순항했다. 구체적으로 1.6 자연흡기 모델이 1413대 판매되며 판매량을 이끌었고, 1.3 터보 모델도 494대로 뒷받침했다.
경쟁 차종에 완전히 밀려 판매량이 바닥을 치던 SM6(553대)도 오랜만에 반등했고, 4월 부품 부족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QM6(1248대)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르노 브랜드 수입 라인업이 전멸했다. 재고가 소진된 도심형 전기차 조에(2대), 그리고 마스터(18대)를 합쳐 20대가 전부다. 한때 클리오, QM3 등 수입 모델이 꽤 큰 지분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쉐보레 스파크
한국GM은 2768대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던 1월(1344대)과 2월(2446대)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3000대 미만이다.
한국GM은 가장 저렴한 차 스파크(1247대)가 전체 판매량의 45.1%를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스파크는 이르면 올해 생산이 종료될 예정인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다음 먹거리가 절실하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내년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 예정인 차세대 크로스오버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GM의 기대주였던 트레일블레이저(876대)는 판매량이 1000대 아래로 떨어졌다. 그나마 미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이다.
이외 새롭게 국내 투입한 풀 사이즈 SUV 타호가 100대로 선전했고, 볼트 EUV(21대)는 아직 본격적인 출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GM은 올해 풀사이즈 픽업 GMC 시에라를 투입할 예정인 만큼 수입 라인업은 보다 다채로워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