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데려가 줘!
서울집이 궁금하여 조카에게 전화를 거니
"이모부가 계속 술 마시고 떠들고 문짝도 부수고 난리에요."
"언제부터?"
"3일 동안 잠을 자지 못했어요. 낮에는 자고 밤에는 우리 방문 앞에 앉아서 계속 떠들어요."
안 보아도 비디오다. 절대 술 안 먹겠다고 명세를 하더니. 사나이 명세야 사나이 나름이지. 한두 번 속은 것도 아니고 아무튼 내일은 서울로 가야겠다. 일요일인데 서울 가는 사람이 많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하면서 터미널에 도착하여 서울행 발차시간을 알아보니 아직까지는 분비지 않는단다. 10시50분 차표를 끊고서 단골식당 김밥나라로 갔다. 언제나 아침에는 비빔밥을 시켜 먹었는데 오늘은 육개장을 시켜 먹었다. 호호 불며 뜨거운 육개장을 먹는데 휴대폰이 찌르륵 울린다. 받아보니 master님의 전화다.
"안녕하세요?"
"나 지금 고창이에요."
"그럼 읍으로 오세요."
"친구들과 함께 선운산에 등산 와서 갈 수가 없어요."
"나 오늘 서울 가려고 차표 끊어 놓았는데요."
"하산하면 오후 5시쯤 될 거예요."
"여기 오시면 많은 사람들이 반가워할 터인데요."
master님은 고창에 가신다기에 고창사람들 카페지기 한테 쪽지로 부탁을 하였는데 선운사에서 고창사람들 카페 회원들과 함께 놀면서 "J에게' 를 열창을 해서 너무 잘 불러서 앙코르가 이어지며 모두들 즐거운 밤을 보내 하룻밤에 정이 듬뿍 들어 고창사람들 카페 회원이 되고 글을 자주 올려서 고창에 친구들이 많다.
"동행이 있어서 개별 행동은 안 되고요. 고창 온 김에 인사 전화한 거예요.
"다음에 생생연이 지어지면 또 오지요."
"생생연 지을 동안에 오셔서 일손 좀 도와주세요. 일 하실 수 있지요?"
"그럼요. 영광이지요."
집으로 와서 짐을 챙기고 다시 터미널로 향했다. 일요일인데 사람이 많이 타지 않아서 두 좌석에 혼자 앉아서 두 다리를 올리고 아주 편하게 서울로 왔다. 집에 도착하여 열쇠로 현관문을 여는데 열리지를 않는다. 조용한 걸 보니 자나 보다. 현관문 보조키는 안에서 잠그면 밖에서는 열쇠로도 열어지지 않는다. 주먹을 불끈 쥐고 두드리고 벨을 누르고 문 열어달라고 소리를 지르기를 한 10여분을 하였다.
"누구여! 잠자는데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문을 두드려?"
"낮에 보조키를 잠그고 자면 다른 사람이 들어 올 수 없잖아요."
"어 마누라 왔네!"
"아이고 술 냄새! 완전히 술독에 빠졌네."
"지금이 밤이여? 낮이여?"
"해가 둥둥 햇빛이 쨍쨍 낮이잖아요."
문을 열어 주는 옆지기를 보니 완전히 잠긴 눈이다. 문을 열어 주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그대로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든다. 술이 깨려나 보다.
밤이 늦어지자. 그 때서야 여동생이 들어온다.
"언니 다음에 갈 때는 형부 데리고 가?"
"간다고 하면 함께 가지만 안 간다고 하면 끌고 갈 수는 없잖니."
"딱 3일 동안을 한잠도 못자고 방문 앞에서 떠들어서 내가 조용히 하라고 잠 좀 자자고 하였더니 방문을 주먹으로 두드려서 구멍을 다 냈어. 공포의 밤이었어."
동생이 가리키는 방문의 바깥쪽 윗부분을 보니 박스테이프를 군데군데 붙여 놓았다.
"이거 다 주먹으로 때려서 부셔져 난 구멍이야."
"술 먹으면 기운이 장사가 되나 보다."
"문이 오래 되어서 잘 부셔지지."
"애들이 이모 언제 오느냐고 하면서 아들은 자다가 나갔어."
나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내방으로 들어와서 곰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여동생이 웃으면서 들어온다.
"언니! 언니 고속터미널에 데려다 주고 비닐봉지에 무언가를 사들고 들어오면서 <하! 마누라 없으니 이제 내 세상이다 술 못 먹게 말리는 사람이 없으니 얼마나 좋아! 내 세상 참으로 좋다!> 하면서 막 떠들더니 술을 먹고 떠들기 시작했어!"
"다음에는 따라간다고 하면 데려갈게."
한소리 하려고 옆지기 방으로 들어가니 그는 엎디어서 기도를 하고 있다. 물론 후회하는 기도다.
"기도 하지 말아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남의 방문을 오밤중에 다 부수고 현관문 보조키는 잠가서 모두 개구멍을 통해 방에 들어갔다고 하던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기도하지 말아요. 하느님이 안 들어 주어요. 예수님은 병든 자의 병을 낫게 했지 떠들어서 병나게 하지 않았어요."
아무 소리도 않고 그대로 엎디어서 기도를 하는 모습이다. 나는 그냥 내방으로 건너 와서 블로거질을 한다. 그가 기도가 끝났는지 내방으로 온다. 아주 낮은 자세로 참담한 모습으로 애원하는 자세로 앉는다.
"다음에 갈 때는 나도 데려가 줘!"
"고창 가서 술 마시고 난동 부리려고?"
"임광자가 옆에 있는데 어떻게 술을 마셔? 못 마시지! 무서워서."
"그런 거짓말은 지금 몇 십 년째 하는 거예요."
"정말이야. 임광자 옆에 있으면 술 생각이 안나."
"절대 술 마시지 않는다고 한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나도 몰라 왜 내가 술만 마시면 그 지랄을 하는지. 정말이야. 저 방문을 부신 것도 기억 안 나."
"옛날에 동네 사람들이 밤중에 떠들어서 잠 못 잔다고 우리 집 앞에 와서 데모를 하였잖아요. 그렇게 심하게 떠든다고 그런데 기억도 안 나고 모른다고 말도 안 돼"
"나 혼자 여기 있으면 안 돼. 나를 내가 컨트롤을 할 수가 없어. 그러니 다음에 고창 갈 때는 꼭 데리고 가줘."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다음에 고창 갈 때는 함께 가는 것으로 알고 있을게."
다짐을 하고는 자기 방으로 가서 또 다시 잠을 잔다.
지금 그는 불안한 거다. 내가 고창으로 왔다갔다하고 집을 짓는다고 하고 이사 갈 일도 그렇고 그의 감정이 지금 불안에 쌓여있다. 그래서 더욱 술이 마시고 싶은가 보다. 그래도 최근에 와서는 몇달씩 술을 마시지 않고 지내 왔는데..이해 할 수가 없다. 나는 안한다고 결정하면 안 한다. 그래서 옆지기가 나 더러 결단력과 의지력이 남자 보다 낫다고 한다. 또한 그 점이 가장 부럽단다. 엄니는 살아 생전에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나라고 했다. 한번 한다고 하면 꼭 하니까 그게 무섭단다. 그렇지만 그 점 때문에 엄니는 나를 많이 의지 하셨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믿을 수가 있다고.
林光子 20080310
첫댓글 고창에 있다던 그총각이 제 동창이라서 오늘 통화하고 만났습니다. 제가 오해도 받았지만...?! 사람이란 보통 인연이 아니란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로 감사 합니다. 그 사람들 나가면 일단은 고창집 위채로 이사를 할려고 합니다. 우선 필요한 짐만 가지고요. 고창에서는 확실히 덜 피로해요. 공기도 맑고 우선 조용해서 좋아요. <생생연 짓기> 열심히 써서 책으로 내려고 해요. 정말 정말 감사 합니다.
굉장한 .활극속에서 살면서 . 여간해서는 권총은 뽑지 않는 임 선생의 용단에 갈채를보냅니다 . 술 주정은 나도 상말로 <끝내주는> 인생인데 .끝까지 달래야 합니다. 하나의 정신적 <증후군>인데 약물로는 절대 치유 불능 입니다 , 술 마시고 떠드는<좋게 말해서>그 이유를 추적해 올라가면 반듯이 그 정점을 발견 하게 됩니다 . <술 먹는악인 없다> 를 명심 하시고 희망을 갖이십시요 .
옆지기 때문에 식품 개발을 하였고 효과를 많이 보았습니다. 알콜중독에서 헤어날려면 술친구를 멀리 해야 합니다. 저는 옆지기 술 친구를 완전히 끊어 놓았습니다.
무섭구만요 ㅎㅎ
지금은 굉장히 좋아진 상태입니다. 한문 붓글씨를 잘 쓰니 술만 주지 말고 살살 달래서 가훈을 얻으십시요.
향농님! 감사! 감사! 감사 합니다.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