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쫓는 화살나무 항암효과도 그만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동의보감」 내경편 신형身形에서 이 몸은 무엇으로 형성되었는가를 불가佛家의 말을 빌려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땅地·물水·불火·바람風이 짐짓 서로 화합하여 사람을 이룬다. 살과 뼈는 땅 성분에 속하고 피와 진액은 물에 속하며 체온과 호흡은 불에 속하고 정신활동은 바람에 속한다.” 그러므로 사람이란 육신과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겠는데 사람이 죽게 되면 그 넋이 혼백魂魄으로 나뉘어 흩어져 가게된다. 양陽의 정기 혼魂은 하늘로 올라가고 음陰의 정기 백魄은 땅으로 스며든다. 사람을 이루었던 지수地水는 땅으로, 화풍火風은 하늘로 각각 본원本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육신은 없어지고 혼魂 넋만이 제 갈 길을 찾아 떠난다는데 속담에 “귀신은 경문驚門에 막히고 사람은 인정人情에 막힌다.”고 했듯이 죽은 넋이 되어서도 이승에 대한 원과 한 애정과 증오 인정과 삶에 대한 집착과 미련을 버리지 못하여 구천을 떠도는 영혼이 있으니 우리는 이를 귀신이라 한다.
뭐락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
하직을 말자 하직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니 흰 웃자라기만 펄럭거리고......
…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朴木月 詩 「이별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 산 자와 죽은 자 다같이 석별의 목소리는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니 뭐락카노. 흰 옷자락만 바람에 펄럭인다 오냐. 오냐. 오냐. 영 이별을 말고 이승 아니면 저승에서라도 만날 기약이나 두고 가야지.
그러나 인연이란 언제나 스쳐 가는 바람 같은 것 죽으면 이승에 정 두지 말고 자기의 별로 미련 없이 떠나야 하리라 그리하여 구천을 배회하는 귀신은 되지 말일이다.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귀신 쫓는 약초 화살나무
화살나무. 한문이름 왜 귀전우鬼箭羽가 되었을까. 하늘의 신을 천신天神. 땅 토지신을 지신地神. 그 다음 사람이 죽어 귀신鬼神들이 있게 된다는데 음陰의 정령을 귀鬼라 하고 양陽의 정령을 신神이라 하여 귀신이라 함에는 어두운 귀신 악귀惡鬼와 밝은 귀신 신명神明이 있게 되는 것이다. 신명이란 어머니께서 이른 새벽 정화수 길러 장독대 위에 올려놓고 “천지 신명이시여…”하며 근심 걱정을 받치고 소원을 비는 신이고, 악귀는 신궁神弓의 활을 빌려 물리쳐야 하는 대상이 된다. 이때 악귀를 쫓아내는 화살 즉 귀전鬼箭이라 하겠다. 화살나무 줄기에는 화살의 깃처럼 생긴 코르크질의 날개가 세로로 길게 달려 있어 귀전우鬼箭羽가 되고 화살나무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실지 화살나무가 악귀를 쫓는 화살이라는 뜻이 담긴 귀전우鬼箭羽 또는 신전목神箭木이라는 말 그대로 귀신 쫓는 효험이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다.
선도仙道를 닦아 신선神仙이 되고자 하는 도가道家 사람들은 수행 중에 단전호흡 잘못으로 생긴 상기증上氣症이나 놀라서 생긴 병, 귀신들린 병을 고치기 위해 비밀 의술 도구로 화살나무를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원인 모를 병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이웃을 보게 되는데 이를 귀신 들린 병이라 하고 이때 민간처방으로 화살나무로 신궁전神弓箭을 만들어 병든 환자 가슴을 향해 쏘기도 하고 달여 먹여 완치시킨 사례들이 구전되어 오고 있다. 사람도 “얼굴보고 이름짓는다”고 했듯이 약초도 그 이름 속에 약성이 내포되어 있다고 하겠다.
노박덩굴과에 속하는 화살나무는 낙엽활엽관목으로 키 크기 3m 내외로 가지가 부채살처럼 사방으로 퍼지며 자란다. 이 식물의 특징은 역시 가지에 세로 길게 2줄 혹은 4줄의 코르크질의 날개가 붙어 있는 것이다.
잎은 마디마다 두 잎이 마주나고 잎 길이 3∼6㎝ 타원형 양끝이 뾰족하며 잎가장자리에 작으면서도 날카로운 생김새의 톱니가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잔가지 잎겨드랑이에서 꽃대가 나와서 그 끝에 연한 연두빛을 띤 작은 꽃이 5월에 피어난다. 꽃받침·꽃잎·수술은 각 4개 암술은 1개이다. 가을 10월경 붉게 익은 열매는 모가 난 둥근형이며 씨앗은 진홍빛 씨껍질에 싸인채 열매로 달려 흰눈이 쌓이는 겨울이 오고도 오래도록 붙어 있어 새들의 먹이가 되어준다. 화살나무의 아름다움은 이 주홍빛 열매와 가을 화려하게 물드는 단풍보다 더 붉은 잎새의 불타는 듯한 단풍에
▶여성을 위한 항암 약초
화살나무는 지역에 따라 참빗나무, 참빗살나무, 가지에 날개 깃이 없는 것을 회잎나무라하고 산촌에서는 이 나무 어린순을 봄나물로 먹는데 홑잎나물이라 했으며 이 나물은 데쳐도 짙푸른색이 선명하여 홑잎나물밥을 지어 양념장에 비벼 봄날의 양식을 늘리면서 별식 같이 먹기도 했다.
한방의학에서 화살나무의 생약이름은 귀전우鬼箭羽, 신전목神箭木, 이 나뭇가지 깃이 창과 방패 같기도 하여 위모衛矛라 한다.
「동의보감」에서 요사스런 기운이 들려 헛소리를 하고 가위에 눌리는 것을 낫게 하며 뱃속의 벌레를 죽인다. 부인의 경을 잘 통하게 하고 산후어혈로 인한 복통을 낫게 하며 붕루 대하, 월경을 순조롭게 한다. 여성의 뱃속에 덩어리가 뭉쳐 아픈 것과 풍독종風毒腫을 삭이고 유산하게 한다고 했으며 주로 부인들의 배아픈 병에 쓰여 왔다.
「동의학사전」에서 귀전우 약성에는 맛은 쓰고 성질은 차가우며 간경에 작용한다.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어혈을 없애며 부인의 생리를 잘 통하게 하고 뱃속 벌레를 죽인다. 약리실험결과 화살나무 껍질달임약에서 갈라낸 싱아초산나트륨은 혈당량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주로 피가 잘 돌아가게 하는데 쓴다. 하루 6∼9g 달임약 알약 가루약 형태로 복용한다. 임산부에게는 쓰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화살나무 잎을 그늘에 말리거나 덖음녹차로 만들어 한번에 3g쯤을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면 누구나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며 여성에게는 생리불순 냉증 자궁염을 낫게 한다.
약효는 파혈통경破血通經-멍들고 뭉친 피를 풀어주고 월경을 통하게 한다. 그러므로 타박상, 어혈동통, 산후복통, 풍습風濕으로 인한 사지마비와 동통을 제거시킨다.
약리작용은 심장박동 이상, 혈압과 혈당 강하작용이 현저하며 관상동맥 혈류량을 증가 시킨다.
화살나무는 특히 민간에서 암치료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소문난 약초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자궁암 환자가 코르크질 깃이 붙어 있는 참빗살나무 잔가지와 잎을 푹달여 계속 마셨더니 심했던 암종양이 없어져 의사를 놀라게 했다는 사례들이 전해지고 있다.
약초 채취시기는 수시로 할 수 있으며 날개가 붙은 잔가지를 잘게 썰어 말려두고 쓴다. 1회 3g 하루 3번 달임약으로 복용한다. 이 약초의 날개만 모아서는 분말하여 가루로 먹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