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활주로 전면 폐쇄... 80여명 탈출
항공편 전면 취소로 1천여편 결항… 13만명 발 묶여
교통부 "전국 공항 운항 차질 불가피"
델타항공 소속 여객기가 17일 오후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착륙하던 중 180도 전복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 탑승객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온타리오주 항공구조대는 사고 발생 즉시 구조 헬기 3대와 중환자 구급차 2대를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부상자 중 아동 1명은 토론토 아동병원 중환자실로, 60대 남성과 40대 여성은 토론토 시내 종합병원 응급실로 각각 이송됐다.
필 지역 구급대는 15명의 부상자 외에도 탑승객과 승무원 8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기체 내부에서 대피 과정의 혼란으로 경상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항공기는 델타항공의 자회사 엔데버 에어 소속 미쓰비시 CRJ-900LR 기종으로, 95인승 중형 여객기다. 항공기 등록 정보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2010년 1월부터 델타항공이 정기 운항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 당국은 사고 직후 모든 활주로를 18일까지 폐쇄 조치했다. 주말 동안 내린 22cm의 기록적인 폭설로 항공기 운항에 큰 차질을 빚고 있던 상황에서 이번 사고로 공항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 이날 하루에만 1천여 편의 항공편에 탑승 예정이던 13만여 명의 승객들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
델타항공은 긴급 성명을 통해 "승객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사고 항공편 탑승객들의 의료 지원과 대체 항공편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사는 토론토 출발 및 도착 예정 승객들에게 항공편 일정을 재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캐나다 연방 교통안전위원회와 미국 교통안전 위원회는 합동 조사단을 꾸려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단은 기상 상황과 항공기 결함 여부, 조종사의 착륙 과정 등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토론토 시를 비롯한 온타리오주 정부는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공항 주변 교통 통제와 부상자 가족 지원에 나섰다. 온타리오주 주요 정당 대표들은 현장을 방문해 구조대원들을 격려하고 사고 수습 지원을 약속했다.
항공 당국은 토론토발 항공편의 다른 공항 분산 조치를 시행 중이며, 인근 해밀턴과 런던 공항으로 일부 항공편을 임시 이전했다. 이에 따라 토론토 인근 지역의 교통 혼잡도 가중되고 있다.
항공 교통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인한 여파가 캐나다 전역은 물론 미국 북부 주요 공항들의 항공기 운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은 북미에서 가장 분주한 공항 중 하나로, 하루 평균 1천200여 편의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연방 교통부는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폭설 상황에서의 공항 운영 매뉴얼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겨울철 악천후 상황에서의 항공기 착륙 절차와 비상 대응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