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선배를 좋아하지만...이건 아닙니다.>
우상호> 국회의장 되시겠다 나오신 분이 이런저런 정치적 쟁점에 대한 말씀하시는 건 좀 삼가실 필요가 있죠. 그러니까 지금 이런 거예요.
국회의장 선거에 이러저러한 당내 세력이 이렇게 저렇게 밑에서 이런저런 논의도 하고 이런저런 고민도 할 수 있어요.
과거에 우리가 국회의장 선거에서 왜 정치 연설이나 유세를 빼냐. 이것을 일반적 경선으로 보지 않는 겁니다.
대한민국 국가 서열 2위를 선출하는 이 과정을 당내 일반적인 다른 선거처럼 보이지 않기 위한 여러 가지의 노력과 지혜가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연설회가 없어요. 토론회도 하지 않습니다. 국회 어른을 뽑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과정 관리가 필요하다 저는 이렇게 보여집니다.(CBS 인터뷰 내용)
우상호 선배가 위와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만,
저는 초선 때부터 국회의장 선출을 왜 이렇게 하지? 누가 나오는지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 토론회나 정견발표도 없이 그 중요한 국회의장을 뽑지?하는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아무리 의전 서열 2위 국회의장이라지만...아니 대통령도 선거운동, 토론회, 정견발표, 공약을 하고 뽑는데 국회의장도 그러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국회의장도 정견발표, 토론회, 공약을 내걸고 선출하자고 초선 때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왔습니다.
그래서 21대 국회에서는 아예 제가 국회법 개정안(국회의장 선출방법)까지 대표 발의했습니다. 개정안 주요 골자는 의장 및 부의장은 후보자 등록이나 공약 발표없이 국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할 뿐이어서,
정작 투표권자인 의원은 의장 후보자 등의 국회 운영에 관한 철학 및 지향하는 방향에 대해 판단하고 이를 반영하여 투표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
의장 및 부의장이 되고 싶은 의원은 선거일 전까지 후보자 등록을 하고 투표개시 전까지 정견발표를 하고 그 정견을 듣고 의원들이 선출할 기회를 갖자는 취지입니다.
제가 우상호 선배는 좋아하지만 CBS에서 한 인터뷰와 저의 국회의장 선출 방법 개정안과는 너무 달라 이렇게 제 의견을 개진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국회의장도 선출직이기에 유권자가 후보자 선택에 필요한 정견과 공약, 토론회 등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우상호 선배는 국회의장 선출을 “국회 어른을 뽑는 거”라고 규정했는데 어떤 뜻의 어른인지는 모르겠는데 국회의장은 국회의 어른이라기 보다는 국회의원들의 뜻을 대변하고 거중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대의자 또는 대표일꾼이라고 생각하지 "항상 존중해야 될, 항상 존중받아야 될 어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논리라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가장 큰 어른입니까? 국민저항권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지금은 대통령도 잘못하면 탄핵하자는 시대이고, 실제 박근혜 정권도 탄핵한 대한민국 국민들 입니다.
지금 봉건시대 유교사회도 아니고 이런 논리라면 자칫 “어른한테 대들면 안 되는 버릇없는 아이”가 국회의원이 될 수도 있고 국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국회의장은 국회의원 다수의 뜻을 따라야 하는 국회의원 대의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국회의장 1명이 어른이고 국회의원 299명은 어린 아이입니까?
국회의원은 국민의 뜻을 대의하고, 국회의장은 국민의 뜻을 대의하는 국회의원의 뜻을 대의해야 마땅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국회의장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하는 자리이지 어른으로서 국민을 훈계하는 자리는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국회의장도 국회의원의 한사람이고, 국회의원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어른을 빗대어 이야기 한다면 대한민국의 가장 큰 어른은 국민 아닐까요?
우상호 선배의 이번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선출과 관련된 본인의 아쉬움이나 주장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본인의 정치적 판단과 표현의 자유니까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할 말은 있지만 여기서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제가 우상호 선배는 좋아하지만...국회의장은 국회의 어른이고 그래서 선출방법은 유세 없이, 토론 없이 정견발표 등 없이 선출하자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왕에 제가 대표 발의한 국회의장 선출방법 개선안도 있고 해서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상호 선배님,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