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당신을 위해 김옥춘 냉장고 문을 열고 우두커니 뭐 하세요? 밑에 돈이 숨을 못 쉬나요? 전기세 나가요! 냉동고 문을 열고 뒤적뒤적 뒤적뒤적 뭐 하세요? 밑에 돈이 숨을 못 쉬나요? 전기세 나가요! 왜요? 왜? 궁리 중이에요. 어떤 요리를 해야 당신의 하루가 행복해질 수 있을지. 연구 중이에요. 어떻게 요리를 해야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다고 느낄 수 있을지. 같은 재료지만 조금이라도 특별하게 요리하고 싶어요. 매끼 특별한 음식을 드리고 싶어요. 오늘도 음식에 특별한 행복을 담아드립니다. 단 하루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당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당신!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당신!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당신!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오늘도 안전하게 많이 움직이시고 마음 즐거우세요. 알았죠? 2021.1.16 | 한겨울에 두릅 김옥춘 마트에 갔다. 비싸다.. 모두 엄청나게 비싸다. 장바구니에 담을 엄두가 안 날 만큼 고기가 제일 싸다는 느낌이었다. 반짝반짝 두릅이 내 맘으로 들어왔다. 어렸을 때 먹었던 두릅이 하도 비싸서 먹고 싶은데 못 사 먹었었다는 지난날 엄마의 목소리가 귓가에 재생되었다. 행복했다. 비싸도 엄마께서 좋아하시는 게 세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한겨울에 봄나물을 사 왔다. 두릅! 살짝 데쳐서 서로 미루며 먹었다. 난 배불러 너 많이 먹어. 전 두릅 안 좋아해요. 난 배불러 너 먹어! 안 드시면 나중에 버릴게요. 벌 받아! 음식 버리면. 두릅 접시가 비었다. 엄마께서 내 맘에 행복을 선물하셨다. 사랑합니다! 오늘도 안전하게 많이 움직이시고 마음 즐거우세요. 2021.1.17 |
폭설 예보에 눈이 내린다. 김옥춘 출근길에 달리지 못하고 기어가는 버스에서 발 동동 마음 졸여봤으니 폭설 예보에 벌써 두렵다. 할 일 많은데 덤으로 시간 내서 눈 쓸어봤으니 폭설 예보에 벌써 고단해진다. 조심조심 걸었는데도 미끄러져 넘어져 봤으니 폭설 예보에 벌써 몸이 긴장한다. 축사와 비닐하우스 무너져 피해가 이만저만하다는 소식 해마다 들어봤으니 폭설 예보에 벌써 이웃의 어려움이 걱정된다. 폭우와 폭염 혹한과 폭설로 물가 올라 장바구니에 채소 담았다가 도로 내려놔 봤으니 내 지갑에서 증발해버릴 돈의 값어치가 벌써 느껴져 춥다. 폭설 예보로 걱정은 커다란데 함박눈 내리는 모습이 나비처럼 나비보다 꽃송이처럼 꽃송이보다 우아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걱정 아주 커다란데 하얗게 덮인 세상이 동화처럼 아름답게 보인다. 눈사람이 만들고 싶다. 아름다운 눈이 내린다. 무서운 폭설이란다. 모두 안전하고 안전하길 기도하고 기도한다. 2021.1.18 | 누구나의 기도 김옥춘 일을 주세요!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일을 주세요!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일만 할 수 있으면 나 행복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요. 나 사는 게 슬퍼지지 않을 것 같아요. 나 사는 이유를 매일 찾으며 살 것 같아요. 일을 주세요! 복 중에 가장 중요한 복이 건강복이겠지만 때때로 일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요. 일을 주세요! 생활비 벌이가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일을 주세요! 행복한 삶을 가꿀 수 있는 기회를 누구에게나 주세요. 기도합니다. 복을 주세요! 일복을 주세요! 행복은 내가 만들게요. 부탁합니다! 2021.1.20 |
겨울비 김옥춘 겨울비 올 거래요. 오늘! 곧! 봄이 오고 있는 거 보여줄 거래요. 오늘! 지금! 믿지 않아도 봄은 오고 서두르지 않아도 세월은 흘러 나 항상 기운차지 않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한겨울에 비가 올 거래요. 한파로 언 땅에 흰 눈으로 덮였던 사과 들에 생명수를 주실 거래요. 오늘! 설사 다시 얼더라도 땅이 머금어 생명을 키울 생명수 비라는 이름으로 내게로 세상으로 오늘 올 거래요. 겨울비의 임무가 느껴져 설렘보다는 경건함으로 오늘 하루를 살 거 같아요. 오늘도 모두 힘내고 오늘도 모두 안전하고 오늘도 모두 맘 즐거우세요. 꼭! 2020.1.21 |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 당신! 김옥춘 비가 올라나? 눈이 올라나? 흐린 아침을 내다보시며 엄마 한탄처럼 뱉으신다. 마음에 꽁꽁 언 아픔이 불쑥 고개를 들고 일어나나 보다. 오늘은 흐린대요. 안개인가 봐요. 손바닥에 내리는 건 없네요. 엄마! 정선아리랑 하신 거예요? 그래! 비가 올라나 눈이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에휴 흠 휴 엄마! 속상하고 마음 불편하세요? 엄마 계신 곳이 어느 자식의 집이든 마음 편안히 계세요. 엄마와 함께 사는 하루는 어느 자식에게나 기쁨이고 행복이고 사랑이고 감사예요. 엄마의 삶에서 자식이 큰 선물이었던 것처럼. 엄마와 함께 사는 오늘이 자식에겐 큰 선물이에요. 따뜻해요. 행복해요. 끝까지 잘 보살펴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언제나 감사해요. 힘내세요! 사랑해요! 202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