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 N
아내를 처음보고 나서 난 너무나도 놀랐다
내가 주체를 못할 정도로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그리움 이란것을 알게 해준 사람이기도 했다.
#9. 선물가게(낮)
수현이 인형을 고르고 있다.
곰 인형을 하나 집어 카운터로 간다.
#10. 수현방(밤)
책상에 앉아 편지를 쓴다.
다쓴 편지를 들고 읽고 있는 수현의 편지로
(zoom in-이하 zi)
이름 모를 ?님께
방학동안 학원을 다니면서 ?님을 뒤에서 바라만 보게 되었습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이해해 주세요
하지만 ?님을 처음보고 난 행복해 했습니다.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좋아하는 감정만은 알았습니다.
인형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마시고 저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수현(나)
생각해보면 우스꽝스런 편지였다.
아내에게 보내는 첫 편지가 지금 뒤돌아보면 너무나도 유치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을 흔들어버린 것은 사실이었다.
#11 강의실(낮)
강의가 끝나는 종이 울린다.
수현 책가방을 급히 싼다.
가은이 친구와 함께 문밖을 나선다.
수현 일어나서 가방을 매고 종이가방을 든 채 뛰어 나간다.
민혁 뒤따라 나간다.
수현이 도망가듯이 뛰어 간다.
민혁이 뒤따라간다.
가은이 수현을 간 쪽을 보며 서있다.(zoom out-이하zo)
좁은 도로의 가로수.
#13 도서관(낮)
수현, 민혁, 정우가 나란히 앉아 있다.
정우가 일어나 수현과 민혁의 등을 친다
정우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수현 (시계를 보며)벌써 이렇게 됐어?
민혁 안 하던짖 하면 죽는다던데.
수현 그래. 오늘밤에 죽으려나보다 자식.
셋이 일어나 문밖을 나선다.
정우가 가은이와 인사를 나누며 이야기 한다.
수현이 고개를 돌려 쳐다보고 가은인 사실을 알고 놀란다.
수현이 먼저 밖으로 나가고 민혁이 뒤따라 나간다.
#14 분식점(낮)
민혁 야. 너 왜 그래?
수현 응. 그냥.
민혁 무슨 일이야?
수현 아냐, 참 동진아 너 아까 복도에서 만난애 아니?
정우 응, 초등학교 동창이야.
민혁 어디에서 많이 본 얼굴인데...어디서 봤지?
수현 학원에서 봤잖아.
민혁 그래 맞어.
정우 왜?
수현 아니, 그럴 일이 있어서. 너 내가 메모 써주면 건네 줄 수 있지?
정우 물론이지.
민혁 최수현, 너 그때 종이가방 건넨 애지?
수현 쓸데없는 소리말고 밥이나 먹어.(허겁지겁 밥을 먹는다.)
민혁,정우 수현을 멍하니 쳐다본다.
#15 교실(밤)
정우 수현아, 기쁜 소식이 있어.
수현 뭔데?
정우 답장이 왔어.(쪽지를 건네며) 여기.
수현 고마워.(교실을 나간다.)
민혁 뭐야?
정우 가은이 한테서 온 답장.
민혁 무슨 내용인지 않 봤니?
정우 (민혁의 머리를 한데 때린다.) 언제 사람될래?
민혁 (머리를 문지르며) 아, 짜식. 잘못하면 죽이겠네.
#16 화장실
수현 좌변기에 앉아 쪽지를 펼쳐본다.
가은 S
수현
그래 네 표현대로 메모 잘 받았다.
정우가 주길래 받긴 했는데,
난 도무지 네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학원에 남학생이 한둘이었어야지.
근데, 나한테 인형 준 애가 생각나긴 한데,
그 애가 너라고 가정한다.
남자애가 그게 뭐야.
선물만주고 도망가고. 또, 쪽지를 줄려면 직접 주든지.
부끄럽게 다른사람 한테 주고 말이야.
암튼 네가 생각이 안 난다.
내일 저녁시간에(6시30분) 00독서실 앞에서 보자.
그래 공부열심히 해라.
정우 말로는 반장이라던데....
그래가지고 반은 이끌어 가겠어?
안녕.
수현 미소를 띈다.
#17 교실(낮)
종이 울리고 수현 일어나 선생님께 인사한다.
학생들 책을 챙긴다.
민혁 수현아 너 밥 먹으러 집에 안 갈거야?
수현 매점에서 빵이나 하나 사먹을래.
정우 야. 너 같으면 밥이 넘어 가겠어.
수현 가자 내가 우동이든, 김밥이든 살께.
민혁 빨리 가자. 벌써6시5분이다.
#18 독서실앞
수현이 숨을 몰아쉬면서 독서실 앞에 서있다.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멀리서 여학생 5명이 걸어 오고있다.
가은 (옆에 여학생에게)먼저 오락실에 가있어.
좀있다가 갈께.
가은이 수현의 앞으로 걸어간다.
가은 네가 수현 이니? 아, 기억난다.
수현 ....
가은 애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나? 아무 말이 없어?
수현 어...그게.
가은 그래. 됐어. 가봐라. 참 저녁은 먹었니?
수현 매점에서.
가은 그래 난 봤다시피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거든.
수현 그래 가봐.(이마의 땀을 딱는다.)
가은 잘가. (손을 흔들며 뒤돌아 간다.)
수현 뒤돌아 가는 가은의 뒷모습을 보며 멍하니 서있다.
축늘어진채로 다시 길을 걷는다.
#19 교실(밤)
수현이 책상에 엎드려 있다
민혁이 다가간다.
민혁 수현아. 뭐래?
수현 지금 말하기 싫거든. 나중에 이야기하자.
정우 (작은 소리로 민혁에게) 임마 보면 몰라. 이리 와서 앉어.
민혁 수현아 나중에 우리집 가자.
수현 (벌떡 일어나서) 지금 나가자.
정우 좀있으면 야잔데? 오늘 코브라야. 내일 어떻게 당할려고.
수현 (책가방을 집어들고) 그냥 가면 않돼니?
#20 시장먹자골목(밤)
민혁 (막걸리를 수현에게 따르며) 그래 이거 먹고 잊어버려.
내가 애쁘고 착한 애로 소개 시켜줄께.
수현 (한잔을 단숨에 들이키며)난 안 잊어. 내 자신이 너무 싫어서 그러는 거야.
정우 수현아. 너 몰라서 그렇지 가은이 그애 성격 괴팍해.
수현 상관없어. 그애는 지금 자기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거야.
아무도 그 애 마음을 몰라. 난 느낄수 있어.
민혁 그래. 암 튼 마시고 잊자. 동진아 너도 잔들어.
건배.
#21 시장야경(밤)
#22 교무실앞(낮)
수현, 민혁, 정우가 엎드려 받쳐 자세.
교무실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나온다.
선생님 내가 왜 코브라인지 아나?
모두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그걸 가르쳐 줄까?
모두 잘못했습니다.
선생님 최수현, 너까지 그러나?
수현 제가 가자고 그랬습니다.
저만 벌주시고 둘은 교실로 보내 주세요.
선생님 그래? 알았다. 너희 둘 일어나서 교실로 가.
최수현 운동장 20바퀴 돌고 상담실로 와.
수현 알겠습니다.
셋이 땀을 뻘뻘흘리며 일어난다.
민혁 야, 너 어쩌자고 그래?
수현 상관말고 교실로 가라.
셋다 벌받으면 우리 오늘 집에 걸어서 못가.
#22 운동장(낮)
수현이 운동장을 돈다.
상담실에서 선생님에게 몽둥이로 맞는다.
수현N
봄의 햇살 치곤 너무나도 뜨거웠다.
5바퀴를 돌자 숨이 너무나도 벅찼다.
하지만 머리속엔 아내 생각밖에 없었다.
그날 입에 거품을 물고 운동장을 돌고
선생님에게 많이 맞았지만
아내를 내마음속에 영원히 담을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23 교실(밤)
수현이 손목시계를 쳐다본다.
9:50(zi)
책가방을 챙기고 교실을 나간다.
학생들 쳐다 본다.
민혁이 일어나서 뒤따라 나선다.
#24 비오는 밤거리
수현이 우산도 쓰지 않은채 뛰어간다.
여학교 앞에 도착한다.
학교종소리가 울린다.
고개를 숙인채 숨을 돌린다.
가로수 뒤로 선채 정문을 바라본다.
가은이 노란 우산을 쓰고 나온다.
수현이 다가서려다 멈춘다.
흰 승용차에 가은이 타고 가버린다.
수현이 비를 계속맞으면서 차가 가버린곳으로 멍하니 서서 바라본다.
민혁이 다가와 우산을 씌우며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간다.
#25 커피숍 (낮)
창가에 민혁,수현 있다.
민혁 계집애 왜이래 늦게 오는거야.
수현아. 너한테 잘보일려고 꾸미고 오나 보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수현 에고. 그래 나도 모르겠다.
얼마나 괜찮은지 보자.
민혁 (밑을보며 손짓으로) 저기 온다. 헤헤.
입구로 지윤이 들어온다.
민혁 (일어선다.) 야, 여기야.
지윤 (다가온다.) 제가 조금 늦었죠? 교회갔다가...
민혁 교회를 짖고왔냐? 30분도 아니고 1시간이나 기다렸잖아?
수현 그만좀 해라. 지윤이라고 하셨죠?
교회 다니시나봐요?
지윤 일찍 나올수가 없었어요. 죄송해요
수현 (웃으며)괜찮아요.
민혁 임마.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달라질수가 있어.
수현 (민혁의 입을 막으며) 야, 이제 됐으니까 가봐라. 응?
민혁 (손을 때며) 가라고 해서 간다만은 너네둘이 잊지않으마 나쁜놈들.
지윤 (웃으며) 아직 안갔어?
민혁 (테이블위에 있는 물을 벌컥마시고 난뒤) 아우, 이것들을 정말.
(뒤돌아서서 걸어간다. 다시 뒤돌아 본다.)
수현 우리가 너무 심하게 한거 아니예요?
지윤 괜찮아요. 저러다 말겠죠. 워낙 성격이 낙천적이라.
수현 말 높이니까 어색하죠? 말놓아요.
지윤 그래요. 그래 놓자.
수현 훨씬 편하다.(미소)
창가에 앉아있는 수현,지윤 (zoom in:이하 z.i)
#26 수현방 (밤)
수현 침대에 누워있다
수현N
아내를 잊을수가 없었다.
지윤을 만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난 아내가 생각났다.
정말로 보고 싶었다.
아내의 집으로 뛰쳐 나가고만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아직 어렸기 때문이었다.
사랑이란 것을 잘 몰랐기 때문일수도 있다.
#27 커피숍 (낮)
테이블 위에 케익 놓여져 있고,
수현,지윤,민혁,정우가 둘러앉아 있다.
민혁 이애들 봐.
벌써 100일이 되었잖아?
내가 처음에 만날때부터 알아봤어.
눈길이 뜨거웠다니까.
정우 너는 보지 못했지 참.
그때가 내가 얼마나 구박을 많이 받았는지 몰라.
지윤 그만해라.없는말도 안했는데..
수현 그래 말이야.
민혁 사람이 이렇게들 변하는구나. 나참.
정우 민혁아. 얘들 알아주잖아.
지윤 뭐가?
정우 소문났어. 임마.
너희들 징그럽게 붙어 다닌다고
민혁 나도 들었어. 진드기라고....하하하......
수현 지윤아. 우리 밤에만 조용히 만나자.
지윤 그래야 겠어. 다들 셈나나봐.
민혁 두손,두발 다들었다.
배고프다 케익이나 먹자.
수현 N
그 상황에도 나는 아내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지윤과 함께하는 시간을 아내를 잊기 위한 시간으로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는것은 아니였지만,
말하기엔 너무나도 늦은감이 들었었다.
#28 학원강의실(낮)
수현,지윤이 나란히 앉아 있다.
수업종이 울리고 책가방을 챙긴다.
수현 아직도 안좋아?
지윤 어.
수현 집에 가는길에 약사먹자.
지윤 아침에 먹었어.
수현 오늘 집에서 쉬지 그랬어?
지윤 피이..
수현 내가 피자 사줄께. 가자.
지윤 아니. 그냥 따뜻한거 마시고 싶어.
수현 그래. 일단 나가자.
#29 학원앞(낮)
수현,지윤이 손을 잡고 학원문을 나선다.
가은이 학원 쪽으로 걸어간다.
수현 가은을 보고 멈칫한다.
지윤 왜그래?
수현 아니 가자.
지윤 어, 가은이네, 가은아 너 여기 다니니?
가은 어. 과외할려니까 답답하고, 여기가 나을듯 싶어서.
참. 너 수현이 아니니? 맞지? 지윤이 남자친구가 너였구나?
수현 오랜만이네?
지윤 둘이 어떻게 알아?
가은 어, 고등학교 들어오기 전에 학원 같이 다녔거든.
지윤 그랬구나.
가은 (시계를 보며)수업시간 다됐다. 다음에 보자.
둘이 아무말 없이 걷는다.
수현 N
아내를 만난건 1년반만이었다.
지윤에게 미안할 정도로 잡고 있는 손이 떨렸다.
그러나 지윤은 아무말이 없었다.
그냥 걸었다.
#30 커피숍
지윤 그게 사실이야?
민혁 (머리를 긁적이며) 몰라.
지윤 네가 왜몰라. 네가 제일친한 친군데.
민혁 (한숨을 쉬며) 그래 사실이야. 하지만 지나간 일이야. 잊어.
지윤 아직도 수현이는 잊지 못하고 있는것 같던데?
민혁 내가 어떻게 할까? 두들겨 패줄까?
지윤 나 너무 힘들어. 안그래도 3학년 올라간다고,
집에서 보채는데......(눈물 글썽)
민혁 ..............
#31 비오는 거리(밤)
#32 수현집앞(밤)
수현의 집앞에 민혁이 서있다.
수현이 민혁앞으로 다가간다.
민혁 어디 갔다오니?
수현 어..민혁이구나. 비옷입고 있으니까 몰랐어. 그냥 돌아다녔어.
민혁 지윤이가 엄청 힘들어 하고 있어.
수현 나도 알아. 근데 내가 이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민혁 수현이네가 어떻게 하던 난 믿어.
친구니까.(담배를 한개피 건넨다.)
둘이 담배를 피우면 비내리는 하늘을 본다.
민혁 나 갈께. 내일보자. 참 오늘 0시 데이트 꼭 들어라.
수현 너 사연 보냈구나. 그래 꼭 들을께.
민혁 (오토바이에 탄다.) 갈께.
수현 조심해서 가라.
수현N
민혁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쓸쓸해 보였다.
내가 민혁을 본 마지막 모습이기도 했다.
#33 수현방
수현 침대에 누워 있다.
라디오멘트
오늘 비가 너무나도 서글프게 내립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어떻게 보내셨어요?
저는 음악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옛애인이나 그리운 추억들을 생각하면서 이밤을 함께 보내는것도 좋을듯 싶군요.
첫사연을 보내드리죠.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고등학교 2학년 이민혁 입니다
누나 제친구 수현이가 너무나도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누나가 잘 읽어 주세요.
수현아 나는 네가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한다.
그리고 너의 결정을 믿어.
하지만 항상 널 생각하는사람이 있다는걸 잊지 말아줘.
그리고 너의 곁엔 언제나 나와 동진이가 있다는것도.
참. 누나. 수현이가 박학기의 내소중한 사람에게란 노래를 좋아하거든요?
꼭 틀어주세요.
0시의 데이트 영원한 팬 민혁.
정말 따뜻한 내용의 편지였습니다.
친구를 위해서 무슨일인지는 제가 모르지만 함께 걱정하고
격려해주는 아름다운 내용입니다.
아무튼 수현군. 민혁군의 말대로 힘내시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길 바래요..
그럼 박학기의 내소중한 사람에게를 띄어 드리죠....
수현 (미소를 지으며) 짜식..
#34 병원 장례식장
민혁의 빈소앞에 정우와 반친구들이 앉아 있다.
수현이 뛰어 들어와 민혁의 빈소앞에 엎드려 운다.
반친구들이 민혁을 일으킨다.
빈소 한켠에 앉아 넋나간듯이 있다.
#35 바닷가(낮)
나룻배에 민혁과 정우가 앉아 뼛가루를 뿌린다.
눈물을 흘린다.
수현 N
민혁의 옆엔 나와 정우 뿐이었다.
민혁이 죽은 전년도에 아버지가 부도때문에 중국으로 도피하시고
그 충격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조차 몰랐다.
아내만을 생각한 나의 이기적인 마음은 민혁에 대한 죄책감으로 커져갔다.
민혁을 잃은 슬픔은 너무나도 컷었다.
고3시절은 아무런 의미없이 민혁에 대한 죄책감으로 시달렸다.
항상 혼자 였다.
#36 거실
수현 희선아. 제사 시작해야지. 빨리 나와.
수현모 나 이제 갈란다.
수현 벌써 가시게요?
수현모 집에 아버지 저녁 지어드려야지?
수현 형수는요?
수현모 남동생 애 돌이라고 하대.
수현 (어머니 손에 돈을 쥐어주며) 택시타고 가세요.
수현모 (뿌리치며) 이아가 와이라노? 며칠전에 니가 준돈 아직까지 있다.
수현 그냥 받으세요. 그래야 제가 맘이 편하죠?
수현모 희선아. 할매 갈란다.
희선 (방문을 열고 나온다.) 할머니 벌써 갈거야?
수현모 그래. 할매 내일 아침에 할배 밥해주고 바로 올께.
희선 꼭 와야해?
수현모 알았다. (현관을 나선다.) 나오지마라.
수현 조심해서 가세요. 끝나고 가시면 제가 태워드릴텐데..
수현모 참. 음식 그냥두지말고 냉장고에 바로 넣어라.
수현 (걸어가는 수현모의 뒷모습을 보며) 알았어요.
수현모 (한숨을 쉰다.)
#36 거실
정우 요즈음 드라마 잘되니?
수현 그저 그렇지뭐.
정우 드라마 인기 좋던데?
수현 배우들이 빵빵하잖아.
정우 근데, 지윤이는 왜 요즘 텔레비젼에 않나오는거야?
수현 쉬고 싶데...
정우 그럼 집에 있겠네?
수현 왜 부를려고? 아서라.
정우 ....
초인종이 울린다.
수현 (인터폰을 잡는다.)누구세요?
충제 충제다.
수현 어서들어와.
정우 어서오세요.
충제 오랜만입니다. 매년 이날만 보네요 어떻게..
정우 담엔 이친구 빼놓고 우리 둘만 만나죠?
충제 그러죠...
수현 너네 맘대로 해라.
충제 희선이는?
수현 방금 잠들었어. 뭘 그렇게 사왔어?
충제 어. 희선이 인형.
수현 야, 날 나쁜 아빠로 만들지 마라.
제다 네가 준 인형이잖아.
오늘도 그래 충제 아저씨 안오냐고.
정우 잘못했네. 일도 좋지만 희선이좀 챙겨라.
가뜩이나 혼자 집에 있는데...
수현 하긴 매일 어머니 오시게 하는것도 그렇고.
충제 그래서 하는말인데, 너 재혼 생각없어?
수현 쓸데 없는 소리하지말고 술이나 따라.
정우 나이 먹어서까지 어머니 애 먹일거야?
잘생각해봐라. 희선이를 위해서도.
수현 알았습니다요. 자 잔 들어.
#37 거실
어두운 거실에서 한손엔 담배를 들고 술잔을 비운다.
재털이에 담배꽁초가 수둑히 싸여 있다.
전화를 잡는다.
수현 지윤이니?
지윤 어...누구세요?
수현 나야 수현이.
지윤 수현이니? 지금 몇시야?
수현 어. 4시.
지윤 안자고 뭐해?
수현 그냥.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지윤 희선이는 잘있고?
수현 그렇지 뭐.
지윤 요즈음은 내가 시간이 많이 나는데도 놀러가지 못한다. 미안해.
수현 뭐가 미안해. 내가 나쁜 놈이지.
지윤 무슨일 있었어?
수현 아니 니 생각나서.
지윤 얘는 자는사람 깨워서 하는말이..
수현 요번주 일요일에 시간있니?
지윤 어.
수현 그럼 희선이랑 놀이동산가자.
지윤 알았어. 몇시?
수현 내가 10시에 집으로 데리러 갈께.
지윤 그래.
수현 지윤아. 너 소식없어?
지윤 무슨소식?
수현 애인.
지윤 그건 네가 더 잘알잖아. 너 술취했구나? 일찍 주무세요 수현씨.
수현 그래. 잘자라. 끊을께.
지윤 어이.
#38 지윤집앞
수현 희선아. 지윤이 아줌마한테 귀찮게 하면 안된다. 말잘들어야해.
희선 알았어. 지윤이 아줌마가 얼마나 좋은분인데.
수현 그래. 착한 내딸.
지윤이 대문을 나서며
수현을 보자 손을 흔들면서 웃는다.
조수석에 앉으며
지윤 희선이 아침에 밥먹었어? 식전이면 밥먹으러 가자?
희선 아빠가 맛있는 참치 볶음밥 만들어 줬어요.
지윤 그래? 너 여전하다.
수현 내가 잘하는게 그뿐인줄 아니? 희선아 아빠가 요리 많이 해주지?
희선 아줌마 아빠 요즘 요리책 사서 맞있는거 많이 해줘요.
아줌마도 와서 먹으면 좋을텐데...
지윤 그래. 꼭 초대해라.
희선 요즘에는 왜 놀러 안와요?
지윤 어 집에서 좀 쉬느라고.
희선 그렇구나. 난 희선이가 잘못해서 아줌마가 안오는줄 알았는데.
엄마 제삿날에도 안오시길래.
지윤 언제 였니?
수현 내가 전화 한날.
지윤 .......
#39 고사장
수현이 교실 맨뒤 귀퉁이에 앉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괴로워하며 책상에 엎드린다.
#40 호프집
지윤 수현이는 왜 안와?
정우 어. 집에 갔다가 온다고 그랬는데, 안오네.
지윤 호출한번 해봐.
정우 알았어.(일어선다.)
지윤 저기오네
수현 많이 기다렸어?
지윤 아니 우리도 방금 들어왔어.
정우 고생끝 행복시작이다. 오늘 모든거 다 잊자.
수현 그래(옆에있는 지윤의 잔을 단숨에 비운다.)
정우 천천히 마셔. 아직 대낮인데 급할건 없잖아.
수현 취하고 싶어.
지윤 ....
정우 그래. 그까짖거.
#41 노래방
셋이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수현의 눈엔 눈물이 흐른다.
지윤이 수현을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42 거리(밤)
지윤 야. 무슨일이야?
수현 뭐?
지윤 너 지금 왜그래?
수현 날덜러 어쩌라고. 웃을까?
지윤 민혁이 때문이야? 아니면 가은이야?
수현 몰라.
지윤 나쁜놈 민혁이를 빌미삼아 가은이를 생각하고선.
수현 지윤아. 나도 정말 힘들다.
지윤 (울먹이며) 어떻게 너 힘든거만 생각해?
수현 어떻할까? 앞으로.. 오늘 시험도 망쳤어. 이제 갈대도 없어.
지윤 (주저 앉아 운다.) 3년동안 난 뭐니? 장난감이야?
수현 그렇담 날 왜 만나.
지윤 너. 너. 정말 나쁜놈이야. (일어서서 뛰어간다.)
정우 (수현에게 달려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다.) 나쁜새끼.
(지윤을 뒤따르며) 지윤아. 지윤아.
수현 (맞은 자리을 문지르며 넋나간 사람처럼 웃는다.)
서있는 수현 (zoom out)
#42 수현방(낮)
수현 가은이니? 나 수현이
가은 왜?
수현 오늘 시간있어?
가은 아니.
수현 내일은?
가은 가족들이랑 어디가. 시간 없어.
수현 학교에 올라가기 전에 한번 봤으면 하는데.
가은 너 만날이유도 없고, 다신 우리집에 전화 하지마.
참, 그리고. 너같이 여자 울리는 애는 질색이야. 나쁜놈.
수현 (전화를 떨어뜨린다.)
#43 자취방(낮)
방안에는 술병이 뒹굴고 수현이 누어 있다.
충제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온다.
충제 야, 일어나. 자식 어제 밤에도 혼자서 된통마셨구나.
수현 (눈을 비비며) 왔어?
충제 이게 사람사는방이야? 마굿간이지? 빨리 일어나. 밥먹으러 가자.
수현 그래. 안그래도 배고프다.
충제 서울 집에서 나한테 전화 왔더라. 더 집에도 연락 안하고 사냐?
수현 .......
지윤 수현아.
수현 응?
지윤 가은이 때문에 힘드니?
수현 너한테 정말 잘해주고 싶은데 그런데 가은이 때문에 잘안된다.
지윤 결국은 나때문이구나?
수현 아냐.
지윤 난 아무렇지도 안으니까 내생각마.
수현 (눈물을 흘린다.)
#48 학원 강의실
강의실
수업에 몰두하고 있는 수현
#49 식당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책을 보는 수현
#50 수현방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수현.
기지개.
탁상시계를 본다.
03:47 (ZI)
#51 학원앞 (낮)
지윤이 학원앞에 서있다.
학원 현관을 수현이 나선다.
수현이 지윤을 보고 놀란다.
수현 야, 김지윤 학교수업은 어쩌고 이렇게 왔어?
지윤 오랜만에 보면서 한다는 말이 그거야?
수현 아니 그게 아니고....
지윤 (웃으며) 공부 많이 했어?
수현 그렇지 뭐.
지윤 내일 시험은 잘볼것 같아?
수현 (머리를 긁적이며) 내일 쳐봐야 알겠지.
지윤 나 안보고 싶었어?
수현 보고 싶어서 몇번이나 찾아 갈려고 그랬지.
지윤 피이. 농담은....... 가자 내가 맞있는거 사줄께.
수현이 지윤이 옆으로 가서 손을 능청스레 잡는다.
지윤 눈을 살며시 감는다.
#52 학교 정문
많은 사람들이 학교 정문으로 나온다.
수현이 미소를 띄며 힘차게 걷는다.
정우, 지윤이 수현에게 다가간다.
정우 시험은 잘봤어?
수현 그럼. 내가 누군데. 옥스퍼드도 갈거 갔다.
지윤 (웃으며) 옥스퍼드가 너네집에 있어?
정우 그래 시험 잘쳤다니까 다행이다. 내가 오늘 한턱낸다.
지윤 너 어제 과외비 탔다더니.........
수현 고스란이 오늘 다바쳐라.
정우 두말하면 잔소리지. 가자.
#53 대학정문 (낮)
韓國大學이라 적힌 대학 정문 (ZI)
수현이 정문을 바라보다 들어간다.
#54 호프집 (밤)
많은 학생들이 앉아 있다.
가은이 끼여 있다.(ZI)
선배1 반갑다. 난 2학년 과대다.
처음부터 반말이라고 기분 나빠 하지마라.
다 그랬으니까.
오늘은 1학년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참, 새내기들 자기소개하고 장기자랑 하나씩 해라.
선배2 야,야 너무 겁주지마. 내일부터 학교 안나오면 너가 책임질래?
선배1 설마. 그런 겁쟁이는 없겠지?
동기1 안녕하세요. 저는 1학년 과대를 맡은 김정은 이라고 합니다.
선배님들 많이 도와 주시고요. 많이 예뻐해 주세요
동기1이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수현이 들어온다.
미안한 표정으로 인사한다.
가은이 수현을 보고 놀란다.
선배1 어 수현이 아냐?
선배2 아는 애야?
선배1 고등학교 동기야. 수현아 이리와.
수현 (선배1쪽으로 걸어간다.)........
선배1 왜 늦게 왔어?
수현 그냥 안올려고 그러다가. 근데 너 가은이도 내가 같은과라는거 알고 있어?
선배1 여기에 와 있어.
수현 (고개를 두리번 거리다 가은과 눈이 마주친다. 어색한 미소를 짖는다.)
선배1 너란 놈을 난 모르겠다.
수현 알면 그게 도사지 사람이야?
선배1 가은이한테 같이가자.
수현 (당연하다는듯이) 그래.
#55 밤거리
가은과 수현이 학교 교정을 걷는다.
수현 (벤취를 가리키며) 저기에 앉을까?
가은 그래.
수현,가은 너
수현 너먼저 말해.
가은 아냐 너먼저 말해.
수현 그럼 내가 먼저 말할께.
놀라지 않았어?
가은 조금은.
수현 그정도니?
가은 그럼?
수현 나는 말할수 없을 정도인데.
가은 너 설마.
수현 맞어. 너때문에 다시 공부한거야.
가은 넌 내가 밉지도 않아?
수현 (웃는다.)
가은 며칠전에 지윤이를 만났는데,
지윤이가 울면서 널 꼭 받아 주라고 하더라?
수현 (흥분한며 일어선다.) 나 먼저간다. 잘가라.
가은 그래 잘가.
#56 수현방
수현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수현 N
허탈감이 앞섰다.
아내의 차가운 말들을 그냥 받아 들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윤을 무시하는 말투는 받아 들일수 없었다.
그때부터 난 또다른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57 호프집
선배1 수현아, 가은이 말인데..
수현 왜?
선배1 창혁 선배랑 사귀는거 알아?
수현 ....
선배1 가은일 이해 못하겠어. 그런 바람둥이 형을 좋아하다니.
수현 (딴전을 피우며)그럴수도 있지뭐.
선배1 몇명만 아는 사실인데, 가은이 1학년때는 한번에 몇명이랑 사귀고 그랬어.
수현 (술잔을 비운다.) 그런이유가 있겠지..
선배1 니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쩔수 없고.
수현 그런애기 하지 말고 술이나 먹자.
#58 지윤집앞(밤)
커다란 집앞에 수현이 대조적으로 서있다.
지윤이 대문을 열고 나온다.
지윤 이런 늦은밤에 왠일이야?
수현 너네집앞에 온거 처음이지?
지윤 그래도 잘 찾아왔네?
수현 가은이 한테 들었어.
지윤 뭘?
수현 바보. 넌 자존심도 없어?
지윤 ......
수현이 지윤을 안는다.
수현 앞으론 절대로 널 떠나지 않을께.
지윤 아니. 넌 가은이를 못있어.
순간 가은이가 미워서 일꺼야.
수현 (두손으로 지윤을 어깨를 잡고 지윤을 바라본다.)
지윤 앞으로 정말 가은이 생각이 안날때 날 찾아와.
지윤이 뒤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간다.
수현이 무릎을 꿇는다.(ZO)
#57 예식장
많은 사람이 북적인다.
지윤이 신부대기실에 있는 가은에게 다가간다.
지윤 가은아 결혼축하해.
가은 지윤아 와줘서 고마워.
지윤 이쁘다. 얘. 선배랑 바로 유학갈거라면서?
가은 응. 4년뒤에나 올것같아.
직원 준비하세요. 지금 시작할거니깐.
사회 지금부터 신랑 손창혁군과 신부 이가은양의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신랑입장.
결혼행진곡.
창혁입장.
사회 신부입장.
결혼행진곡.
가은입장.
주례사의 주례가 시작되고 식장 입구에서
짧게 머리를 까고 시컴게 그을린 수현이 서서 보고 있다.
지윤이 수현을 보고 다가선다.
지윤 훈련은 힘들어?
수현 아니. 겨울에 추운 것 빼고는 괜찮아.
지윤 그때 면회 갔을 때 왜 안 나왔어?
수현 널 만나면 내가 너무 힘들까봐.
나 너무 이기적이지?
지윤 아니, 안 나올 줄 알면서 간 거야.
수현 미안해.
지윤 (잔을 비우며) 나 오늘 취하고 싶으니까 알아서 집에 데려다줘.
수현 (술을 따른다.) 지윤아.
지윤 응?
수현 아직까지 나 좋아하니?
지윤 (수현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수현 (웃으며) 날 마음껏 비웃어 줘. 정신차리게.
지윤 정말 내가 그랬으면 좋겠니?
수현 (병 채로 마신다.)
#58 군대 연병장
대장 오늘 방송국에서 여러분들의 병영생활에 대해 취재하러 왔다.
평소 하던대로 해라. 알았나?
장병 예. 알겠습니다.
대장 (지윤을 가리키며) 시작하시죠?
지윤 예.
PD 지윤씨, 떨려?
지윤 아니요.
PD 근데 지윤씨 답지 않게 얼어있어?
지윤 (심호흡을 한번하고) 여기 최수현씨 계신가요?
수현 (뒤에서 뛰어나오면서) 예, 병장 최수현.
지윤 (웃으며) 잘지냈어?
수현 방송국에서 일하는구나?
PD 지윤씨, 아는 사람이야?
지윤 예. 친구예요.
PD 잘됐네. 그럼 시작합시다.
지윤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기는 전방의 한 부대입니다.
씩씩한 국군장병들이 하루 하루를 가족과 국가를 위해 생활하는 모습을 이제부터
보여 드리겠습니다.
여기 한 장병이 있습니다.
자기 소개좀 해주시죠?
수현 충성. 육군 비호부대 병장 최수현입니다.
지윤 어유. 목소리가 엄청 크시네요.
제대가 얼마 안 남으셨 겠군요?
수현 2달 남았습니다.
지윤 여기 비호부대에 있으면서 많은 일을 겪으셨 겠어요.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게 있는 가요?
수현 작년에 비상작전 훈련이 있었습니다.
그때 애인이 면회를 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말로 보고 싶었지만, 나라가 있어야 내가있고 가족이 있다는 생각에
면회를 거절했습니다.
지윤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PD 지윤씨. 왜 그래? 혹시 그 사람이 자기 아냐? 자 다시 합시다.
#59 P.X
장병들이 수현을 보고 웃으며 지나간다.
수현이 손짓으로 가라고 한다.
지윤 아까 그 애인이 나니?
수현 그래.
지윤 우습다. 니 옆에 7년이나 있었는데 왜 난 네 맘을 모를까?
수현 알려고 하지마. 문제는 항상 나니까.
지윤 그럼 내가 하자는 데로 할거니?
수현 무엇이든.
지윤 널 믿을께.
#60 방송국
지윤 최PD 저녁 먹었어?
수현 아니.(주머니를 만지작거린다.) 오늘 너무 바쁘다. 또 철야해야해.
지윤 그래?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수현 립스틱.
지윤 으이. 변태.
수현 밤에 전화 할께. 집에 꼭 있어?
지윤 그래. 수고해.
#61 방송국
세트장의 사람들이 분주히 준비하고 있다.
수현 동규씨. 섭외한 분들 다 오셨어?
동규 예, 지금 써니 리란 분만 안 오셨습니다.
수현 어딘지 확인해 봤어?
동규 지금 다리 지나고 있답니다. 5분 뒤면 도착합니다.
수현 바빠서 물어보지 않았는데, 써니 리란 사람 미국에서 아나운서였다며?
동규 예. 한인방송국에 있었습니다. 최PD님 학교 동문이던데요?
수현 본명이 뭔데?
동규 (챠트를 보며) 이 가은입니다.
수현 (얼굴이 노랗게 질린다.)......
동규 무슨일 있으십니까?
수현 아니, 빨리 준비하라구.
수현이 섭외한 사람들과 악수를 나눈다.
가은이 수현의 얼굴을 보자 놀란다.
수현 반갑다. 나중에 이야기좀 하자.
방송이 시작되고, 수현이 가은의 얼굴에 눈을 떼지 못한다.
#62 출연자 대기실
수현 (캔 음료수를 하나 건네며) 수고했어.
가은 너 여기서 일했구나?
수현 한국엔 언제 왔어?
가은 작년에.
수현 애들은 아무말없던데.
선배는 잘 지내지?
가은 어?...어.
수현 애는?
가은 없어. 참 너 능력 좋다. 벌써 PD되구 말이야.
수현 나도 가끔씩 놀랜다.
집에 일찍 들어가 봐야 하니?
가은 괜찮아. 어디 가서 한잔할래?
수현 여기 앞에 내가 잘 아는곳이 있어.
동규씨 수고했어. 퇴근해. 나 먼저 갈께.
동규 그럼 먼저 퇴근하세요.
수현 수고...
#63 방송국 정문 (밤)
지윤이 종이가방을 들고 정문을 들어선다.
마침 수현이 가은과 함께 지윤 쪽으로 걸어간다.
지윤 수현이 그 모습을 보고 기둥 뒤에 숨는다.
종이가방을 떨어뜨린다.
동료와 함께 걸어오던 정우가 지윤에게 다가간다.
정우 지윤아 여기서 뭐해?
지윤 어? 정우구나. 너 저녁 먹었니?
정우 아니 지금 같이 먹으러 나갈려구. 근데 애가 왜이리 놀래?
지윤 (종이가방을 들어 올리며)아니 . 이거 나랑 같이 먹지 않을래?
정우 무슨일 있지? 너 떨고 있어 임마. 왜그래?
(동료들에게) 담에 제가 저녁사죠.
지금은 안 되겠네요.
동료 그러세요.
정우 죄송해요.
동진이 지윤을 부축해서 휴게실로 간다.
#64 레스토랑
가은 (칼과 포크를 내려놓으며) 여기 맞있네?
수현 어. 고기가 참 연해.
가은 지윤이는 뭐하니?
수현 나랑 같은 PD. 지윤이 인기많아.
드라마 섭외도 들어오고 그래.
가은 그래?
수현 참 너. 한인 방송국에 있었다며?
가은 어. 아나운서 2년했어.
수현 여기서 일해보지 않을래?
가은 설마 네 프로에 MC라도 해라는 거니?
수현 어. 인재를 썩힐 순 없잖아.
가은 오빠한테 물어보고.
수현 선배 언제 한번 보자고 하자.
한국에 들어 왔으면서 연락도 없고 말이야.
가은 그럴께.
#65 휴게실
정우 나한테 편하게 말해봐. 무슨일 있었어?
지윤 장우야. 가은이가. 가은이가.
정우 가은이가 왜?
지윤 아까 수현이랑 같이 나가는거 봤어.
정우 잘못 봤겠지. 가은이 미국에 있잖아.
지윤 아니야.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정우 내가 집에 데려다 줄께. 차는 두고가
수현 지윤이니? 어디 다녀왔어?
지윤 오늘 너 전화 받고 싶지 않아. 끊어.
수현 잠시만. 이젠 내가 싫어진 거니?
지윤 그런 거 없어. 지금 내 자신이 정말 싫어서 그러는 거니까.
전화 끊자.
수현 그래 네 맘대로해.
너 옆엔 항상 편안한 정우가 있으니까.
지윤 뭐라구?
수현이 전화를 놓는다.
#68 칵테일바
정우 어제 가은이 만났다며.
수현 어떻게 알았어?
정우 그건 중요한게 아니고.
아직 가은이 잊지 못했니?
수현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믿지 못하겠지만
어제 우리 게스트였어.
AD가 섭외를 했는데, 너무 바빠서 직접 확인은 못하고
난 어제 녹화 전에야 알았어.
정우 납득이 안 간다.
너같이 꼼꼼한 성격에 그런 일도 일어나다니?
수현 아무래도 좋아.
근데, 너 지윤이 좋아하니?
정우 (술을 수현의 얼굴에 붓고 나간다.)
수현 (쓴미 소를 띄며 손수건으로 닦는다.)
#69 호텔(연회장)
동기1 저기 수현형 온다.
수현 야, 오랜 만이다.
동기2 어떻게 지냈수?
수현 알면서 요즘 바쁘잖아. 교수님들은 다 오셨어?
동기1 학과장님 빼곤. 참 드라마 할거라면서?
수현 빠르기도 하다. 조금씩 배워가면서 해야지.
동기2 참, 며칠 전에 가은이 선배 형 프로에 나온 것 맞지?
수현 어, 근데?
동기2 가은이 선배 이혼한지 5년 됐다고 그러데
수현 그건 어디서 들었니?
동기2 우리형하고 창혁이 선배. 친구잖아.
창혁선배 외국여자하고 결혼해서 지금 영국에 있어.
동기1 가은이 선배 딸하고 둘이서 산다고 들은 적은 있었는데.
수현 (골똘히 생각한다.)
동기1 형.
수현 어?
동기1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수현 아니. 그냥.
#70 아파트 놀이터 (밤)
수현이 그네에 앉아 핸드폰을 든다.
수현 나야 수현이. 앞에 놀이터에 있으니까 잠시만 나와.
수현이 담배를 피운다.
가은이 걸어온다.
옆 그네에 앉는다.
수현 창혁 선배 집에 있니?
가은 (놀란표정으로)어.
수현 그럼, 잘됐네. 술이나 한잔해야지.
가은 아니. 오빠 지금 피곤해서 자고 있어.
수현 다 알고 있어.
가은 뭘?
수현 애 이름이 뭐야?
가은 어떻게 알았어?
수현 그게 중요한게 아냐.
가은 (그네에서 일어서서)너하고 이야기할거 없어.
(수현을 내려보며) 속 쉬원 하겠구나.
수현 너 결혼식 할 때 가서 잘 살아 라고 얼마나 빌었는데...
가은 네 눈으로 확인하니까 어때?
수현 그런 말이 어딨어?
가은 더 이상 할말도 없어. 갈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