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요일은 날씨가 쾌청하고 따뜻하고
금요일부터 눈비가 오는 날씨가
12월 들어 4주째나 계속된다.
여기는 성산일출봉 주차장
날씨 정말 좋다.
세계적인 관광지답게 일출봉에는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열명이 모였다.
선달의 꼬마트럭 적재함에는
오늘도 밀감이 가득 실렸다.
갈라부치기에 바쁘다.

선달은 음흉한 계획을 준비했다.
번호를 뽑아 일일짝꿍을 정하자는 것
참석자는 여학생이 셋
남학생이 일곱이니
남학생 넷은 일일 솔로가 되는 셈
선달이 번호표까지 다 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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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첨 결과......
좋아하는 선달의 표정을 보니
당첨된 모양이다.
이렇게 당첨된 세 쌍은 같이 사진도 찍고
손을 잡고 산행하기로......

오늘 당첨된 세 쌍이다.
만면에 웃음이 가득
하여튼 선달은 우리를 웃기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아니 엄청 노력하고 있다.
없어서는 안될
보석같은 친구다.

일출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수없이 많은 관광객의 틈에 섞여
제주에 살면서 일출봉을 오르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2,30년 전의 일이다.
최근에 오른 사람은 김립이나 은하수 정도다.
세계의 관광지답게 다른 오름과는 격이 다르다.
정제된 돌계단이 넓게 그리고 거의 오름 정상까지
놓여 있다.
비고가 꽤 높아 약간 힘이 든다.

곳곳에 전망대와
앉을 수 있는 밴치가 마련되어 있다.
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환상적이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와
울굿불긋 수 놓은 지붕들 너머
봉긋봉긋 오름들이 앙증맞게 솟아있다.
멀리 어머니 한라산은
흰 수건을 쓰고 앉아 있다.
병아리들을 거느린 어미닭이다.

일출봉 정상에는
백여평 정도의 데크시설을 해 놓았다.
동쪽을 향하여 계단식으로 만들었다.
해맞이 행사에 알맞게 설계되었다.
우리가 올라왔을 때도 여기 있는 사람들이
백여명 정도는 족히 될 것 같다.
해설사 한분이 우리에게 와서
열심히 설명해준다.
일출봉을 이룬 암석이
현무암이 아닌 응회암이란걸 알았다.

한쪽에 있는 초소부근에는 조용하다.
점심이야 내려가서 전복죽을 먹기로 했으나
일출봉에 왔는데 그대로 내려갈 수는 없지.
오늘이 한해를 보내는 송년산행 아닌가.
막걸리와 복분자술을 한 잔씩 따르고
김립이 구성진 목소리로
묵은년은 미련없이 잘 가라고 외친다.
지미봉에서 처럼
감사제를 지내진 않았지만
그런대로 송년산행의 의미를 새겼다.

천천히 내려왔다.
관광객들이 많다.
반 정도는 중국인들이다.
잘 가꾸어 놓은 잔디밭이 곱다.

오조리 해녀식당 안이다.
오늘의 물주는 운공네다.
전복죽 한 그릇과 소주 한잔씩 따르고
2012년 한해 동안
우리들의 우정과 건강을 위하여
건배를 든다.
금년 한 해도 47회 동안 70여개의 오름을
목요일마다 올랐다. 새로운 오름도 20개를
추가하여 우리가 한 번이라도 오른 오름은
모두 257개가 되었다.
2012년에는 연인원 369명이 참석했으며
지금까지 375회에 3968명이 오름에 올랐다.
금년에 개근한 사람은 햇살이며 강나루는
45회로 2위, 꼴찌가 43회로 3위를 차지했다. 내년에도 변함없는 오름 사랑을 기원하며...... 2012. 12. 27.
첫댓글 좋아허는 저 선달 표정 좀 보소.
쏠로대첩, 선달의 그 추첨에 꼼수가 있었다는 의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