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자선재단 코파필!(CoppaFeel!)을 창립한 크리스 할렌가가 38세 젊은 나이에 생을 접었다고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15년 전 스물세 살 때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았던 고인은 산부인과 의사를 찾지 않은 지 1년 남짓 만에 암 진단을 받았다며 수백만의 여성들에게 정기적으로 유방암 검사를 꼭 받으라는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코파필은 이날 성명을 통해 "크리스는 매우 창의적이며 즐겁고 겁 없는 방식으로 삶에 접근했으며 우리에게 암을 앓으면서도 충일한 삶을 살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충일함과 사랑을 가득 안고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이 재단은 젊은 여성들에게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하도록 해 수명을 아끼도록 교육을 하는 일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유족은 사생활을 존중해달라며 고인의 유지인 유방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만 기억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친구이며 방송인 겸 작가인 피어른 코튼은 고인이 "내가 본 어떤 사람보다 더 충실한 삶을 살았다"고 애도했다.
할렌가는 일간 더선의 칼럼니스트이기도 했으며, 죽게 될 것이란 얘기를 들은 뒤 삶의 의미를 어떻게 발견했는지를 상세히 담은 베스트셀러 'Glittering a Turd'를 펴낸 작가이기도 했다. 2014년에는 BBC 3채널을 통해 그의 삶과 업적을 다룬 다큐멘터리 'Kris: Dying to Live'가 방영됐다. 그는 당시 "다른 소녀들이 (암을) 이겨내도록 하는 목소리라고 느껴진다. 매일 나는 즐기며, 감사하며, 새로운 달관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죽는다. 어쩌면 내가 계획한 것보다 빨리 죽음이 찾아왔다는 것을 막 깨달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할렌가는 트루로 성당에서 당시 65세의 여배우 돈 프렌치가 추모사를 하는 등 유명인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열었다. funeral이라고 하지 않고 FUNeral이라고 했다. 왜 살아있는데 장례식을 여느냐는 질문에 할렌가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한두 가지 말을 하는 곳에, 그들이 내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보여줄 기회가 있는 곳에 나도 있고 싶었다"고 답했다.
할렌가는 암 진단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쌍둥이 자매 마렌과 함께 코파필!을 창립했다. 학교를 찾거나 음악축제를 열어 유방암의 위험을 널리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