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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과 사진이 정리되는대로 올리고 있습니다.
제주 서귀포 탐방
일시:2022년 4월 23일 월요일~29일 금요일
장소:제주도 서귀포 서귀포항, 새연교, 새섬, 이중섭 거리 및 생가와 미술관, 소암전전시관, 소남머리, 자구리 공원, 칠십리음식문화특화거리
쇠소깍, 하효항, 소천지, 소정방폭포, 정방폭포, 서복공원 및 서복전시관
천지연폭포,서귀포 유람선, 법환포구, 삼매봉, 황우지 해안 열두굴, 선녀바위, 선녀탕
* 김포공항 출발 및 비행기
상공 김포공항에서 17:00 제주행 아시아나 항공이다. 좀 일찍 와서 공항에서 중식을 하고 국내선 D터미널 17번 게이트에서 탑승한다. 해마다 1~2회씩 제주도를 탐방해 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하여 2020년, 2021년 2년 동안 제주도에 가지 못했다. 금년에서야 좀 외출이 자유로워져서 가게 된 것이다. 고마운 일이다. 제주도 가는 비행기 상공은 흐려서 구름이 많다. 1시간 10분 정도 소요 예상이다. 흐뭇하고, 행복한 제주여행이다.
* 제주 공항 도착
제주공항에 18:30분 도착했다. 어두워지는 저녁이다. 외인을 환영하는 안내판이 따스하게 맞이한다. 공항 바깥에는 야자수가 이국적이다. 실감나는 제주여행의 시작이다. 공항터미널 5번 게이트에서 600번 리무진으로 서귀포항을 간다. 1시간 30분 소요예상이다. 숙소에는 밤 9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 서귀포 지도 및 유람선 예약
젠에 왔을 때는 다음 일정 시간관계로 유람선을 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서귀포 주변만 집중 탐방할 예정이어서 유람선을 타기 위해 미리 예약했다.
2022년 4월 26일 화요일
* 서귀포항
오늘은 비가 간간이 오는 아침이다. 그래서 미리 승선 예약한 유람선 상황을 보기 위해 서귀포항으로 왔다. 선착장에 들러 알아보니 오늘은 기후관계로 전 일정이 취소되었단다. 그래서 선착장 곁에 있는 새연교와 새섬을 먼저 탐방하기로 했다. 서귀포항 바다에는 어선과 유람선 등 여러 배들이 정박해 있다. 파도가 세차게 밀려와 바위에 부딪친다.
* 새연교
새연교는 무인도인 새섬으로 가는 길을 잇는 길이 169m의 아름다운 사장교다.2009년에 새섬공원과 함께 개방되었다.우람하게 솟구친 형상은 제주도의 전통 배 테우의 모습을 본뜬 것이다. 다리 입구에는 악천후에 섬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개폐식 문이 설치되어 있다. 평상시에는 일출 때부터 밤 10시까지 개방한다. 서귀포의 아름다운 명소 새연교를 바람과 하얗게 부서져 요동치는 파도와 함께 건너가는 오늘 아침 아주 독특한 체험에 불편함보다는 황홀하다.
* 새섬
새섬은 무인도다. 한 바퀴 돌며 문섬을 조망했다. 제주도에 자생하는 우람함 식물들이 길목에서 맞이한다. '새'라는 식물이 이 섬에 많아서 새섬이라 부른다고 한다. 또는 새가 많이 서식하여 그렇게 부르기도 한단다. 서귀포항의 비경도 함께 선사하는 아름다운 섬이다.
* 이중섭거리
오후에 숙소에서 가까이에 있는 이중섭거리로 갔다. 화가 이중섭의 족적이 서린 곳으로 360m 도심의 거리다. 19그는 1916년 평안남도 평원 출생이다. 1937년 일본 유학을 후 다음해에 원산사범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했다. 한국전쟁 1·4후퇴 때 아내와 두아들을 데리고 부산으로 내려가 우암동 피란민 수용소에서 살았다. 부두에서 노동을 하다가 1951년 가족과 함께 이곳 제주도로 왔다. 그의 작품세계를 기리기 위해 그가 잠시 살다 간 서귀포 정방동 거주지를 당시 모습으로 복원, 정비하고 정방동 매일시장 입구부터 솔동산까지 360m를 '이중섭 거리'로 지정하였다. 1995년에 이중섭 거주지기념표석이 세워졌고, 그가 자주 거닐던 이곳을 이중섭 거리로 명명했다. 매년 10월말 그의 사망주기에 이중섭 예술제를 거행한다. 그 옛날에는 가난했지만 지금은 풍요로운 거리가 아름다운 정경이다.
* 이중섭거주지
이중섭거리를 걸어서 내려와서 그가 살던 초가집을 만났다. 두 아들과 아내, 가족 4명이 기거했던 집이다. 방은 1.3평 정도의 아주 좁은 공간으로 초라하다. 겨우 한 사람씩 좁은 통로로 들어가서 방에 걸린 사진 속 화가와 마주하며 불운한 시대 천재화가의 삶 단면을 본다. 짧은 41년 생애만 엮고 떠났다. 그의 사후에서야 미술가치를 인정받고 명작이 된 것이다. 화가 이중섭은 1916년 평안남도 평원군 조운면 송천리에서 태어났다. 유년기는 지주의 아들로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청년기에는 일본 동경에서 유학으로 기질을 펼쳤다. 그러나 6.25 전쟁으로 고난의 시작이었다. 1951년 동란기에 예술의 자유를 찾아 제주 서귀포로 왔다. "서귀포가 더 좋소, 서귀포 칠십리에 물새가 운다는 노래도 있지 않소. 임자는 그리 가오"라는 낭만이 그를 자극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1년도 못 살고 부산으로 돌아와 극심한 가난으로 가족과의 이별하고 정신이상 증세와 영양실조로 1956년 41세에 불우한 삶을 마감했다. 파란 게와 아이들 서귀포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의 작품은 서귀포의 아름다운 풍경과 넉넉한 인심이 담겨있다. 서귀포에서 머문 1년은 두 아들과 자구리 해변에서 게를 잡아먹으며 살았다. 그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파란 게와 아이들을 그렸다. 잠시나마 가난이 서린 초가집에서 가난했던 천재화가 이중섭의 향수에 젖는다.
* 이중섭미술관
거주지 곁에는 그의 미술관이 있다. 그가 그린 흰 소와 황소는 교과서에도 실렸다. 가난했지만 그래도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절을 보낸 곳은 서귀포다. 서귀포에 머물며 서귀포의 환상, 섶섬이 보이는 풍경, 바닷가와 아이들 등을 그렸다.게에 대한 그림이 게를 잡아먹던 그의 가난했던 삶으로 애련하게 가슴을 와닿는다. 미술관에는 작품뿐만 아니라 손 편지와 만화 등 그의 일상까지 전시되어 있다. 1층 전시실 바깥 벽면에 누런 황소 그림이 그의 생시인양 큰 눈으로, 우람한 형상으로 응시한다. 1, 2층을 둘러보고 3층 옥상으로 가니 심한 바람으로 문을 닫았다. 정원에서 황소와 그의 조각상을 보며 흐뭇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 이중섭공원
거주지와 미술관 사이에 그의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울창한 숲과 나무 사이 아담한 공간에서 그의 조각상이 반긴다. 그를 만난 듯 반가웠다.
* 소암기념관
이중섭 공원에서 자구리 공원으로 내려오는 도로변에서 만났다. 이중섭이 두 아들과 아내와 이 길을 따라 서귀포 자구리 해변에서 게를 잡아 먹었다기에 우리도 그 길을 따라 걸어내려오며 바닷가에 게를 잡으러 가는 체험을 하는 중이다. 현대식 웅장한 건물이다. 제주도의 서예가 소암 현중화 선생(1907년~1997년)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기 위해 지은 소암기념관은 2008년에 개관하였다.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소암일대기실 및 창작산실인 조범산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일생 동안 작가의 고향인 제주바다와 산, 하늘을 필묵에 녹여담았다. 그의 일생을 조명한 전시실에서 왜 그가 죽어서도 이처럼 훌룽한 기념관에 족적을 담았는지 알았다. 일본유학을 했고, 교사였고, 서예뿐만 아니라 올곧은 그의 삶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한다. 잘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깊은 뜻이 담긴 소중한 명소다.
* 칠십리음식특화거리
이곳은 음식점 42개 주인들 손님을 가족처럼 맞이하고, 제주특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으로 건강도시 서귀포시를 알리기 위해 조성했다. 제주청정 재료 음식을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손님을 위한 배려도 서려있다. 서복전시관 앞에서 자구리공원을 따라 서귀포항까지 이어진 긴 거리에 여러 종류의 식당이 있다. 다양한 음식점을 중에서 제주특산물을 골라 우리도 맛있게 먹었다.
* 소남머리
소남머리는 서복전시관, 서복공원과 자구리 공원 사이에 있다. 소머리 모양으로 생겼다는 설과 소나무가 많은 동산이라는 설로 인해 소낭머리 또는 소남머리로 불리고 있다. 바다, 숲, 개울이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은 비도 간간이 오고, 바람이 불어 입구를 막아놓아 내려가진 못하고 조망만 했다.
* 이중섭이 게를 잡던 자구리 해안
이번 서귀포에서 가장 가 보고 곳이 여기다. 이중섭이 가난이 극심하여서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이 자구리 해안에서 게를 잡아 먹었단다. 이중섭 거주지에서부터 그들처럼 걸어내려와 나도 그의 족적을 따라 게를 잡고 있다. 지금은 파도만 쏴쏴 밀려오지만 그 시절에는 게가 많이 올라왔단다. 인간적으로 참 그리움 가득 고인 바닷가다.
* 자구리 공원
이곳은 내가 머문 숙소 서귀포항의 펜션에서도 가깝고, 무엇보다 이중섭의 족적이 서린 곳이어서 꼭 와 보고 싶었다. 바닷가에 아주 큰 자락으로 조성되어 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바다 풍광과 작가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작품이 있다. 제주 산책길 코스 중 하나다. 제주도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다. 전망대가 있어 정면에는 섶섬, 오른쪽으로는 서귀포항과 문섬을 보인다. 해가 지면 공원에 조명이 밝혀져 야간에도 아름답다. 문화예술로 하나 되는 자구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예술 작품과 조각들이 공원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공원의 끝에는 담수욕장도 있다. 발을 담그고 놀기 좋다. 서귀포의 문화예술 트레킹 코스인 '작가의 산책길(유토피아로)'의 경유지로 산책로가 이중섭 미술관에서 소양기념관까지 이어져 있다. 이중섭 화백은 자구리 해안에서 부인, 두 아들과 함께
게를 잡으며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가 게를 그리던 두 손의 조각상이 있다.
2022년 4월 27일 수요일
* 서귀포항 아침 산책
아침 일찍 서귀포항을 산책했다. 밤새 잡아서 들어온 어선의 고기들도 보고, 고기를 받아 팔고 있는 상인도 보았다.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다. 새연교와 새섬, 문섬 그리고 멀리 한라산까지 아침 햇살에 고운 정경이다.
* 쇠소깍
쇠소깍은 서귀포항의 동쪽 좀 먼거리 하효항과 접해 있다. 민물이 흐르는 효돈천 상류에서부터 걸어가며 보았다. 쇠소깍은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하여 쇠둔이라는 지명이었는데, 효돈천을 흐르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 깊은 웅덩이를 만들어 쇠소깍이라고 붙여졌다.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이라는 뜻이다. 쇠소는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굳어져 형성된 계곡 같은 독특한 지형의 골짜기다. 서귀포 칠십리의 명소 중 하나다. 깊은 수심과 용암의 기암괴석과 소나무숲이 비경이다. 또 테우라고 하는 작고 평평한 땟목이 줄을 잡아당겨 물 위를 가르며 쇠소깍의 구석구석까지 본다. 숲의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걸어내려가며 보는 것만도 큰 비경이다.
* 하효 쇠소깍 해변
쇠소깍에서 흘러내리는 민물이 하효 바다로 들어간다. 그 만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은 하얀 파도가 세차게 출렁인다. 서로의 영역이라고 외치는 함성이다. 하효항의 등대도 아름답다.
* 하효 항구
아담한 항구다. 마을입구에서 등대까지 걸어가서보았다. 오붓한 항구의 바다에는 배들이 저박해 있다. 멀리 한라산이 우람하게 드러내며 제주의 비경을 선사한다.
* 소천지
도로변 산속 숲길을 따라 한참 걸어가서 만났다. 정자가 있어 올라가니 소천지가 훤히 보인다.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바다가 연못 같기도 하고 아름답다. 소천지는 마치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 놓은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이름이다.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는 날이면 소천지에 한라산의 모습이 투영된다. 주변에는 날카로운 자연 그대로의 바위군락이다.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갔다. 맑은 물과 바위림이 축소판 백두산 천지를 연생시키며 비경이다. 여름에는 이곳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기도 한다. 다시 오고 싶은 명소다.
* 소정방폭포
소천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도로에서 농촌 마을길을 따라 걸어가니 길가에서 뚝뚝 떨어지는 소정방 폭포가 있다. 정방폭포에서 동쪽으로 500미터 정도 거리다. 정방폭포를 닮아서 소정방이라고 불리는 5m 높이의 물줄기가 10개 있다. 정방폭포처럼 물이 바다로 흘러간다. 여름철에는 물맞이도 하는 아담한 폭포다. 4월의 지금도 물줄기를 맞아보고 싶을 만큼 흡입하는 매력이 서려있다.
* 소라성. 남영호 조난자 위령탑. 간첩 침투현장 안내문
소정방폭포에서 정방폭포로 가는 산책로 숲속에서 소라성을 만났다. 아름다운 조형의 건출물이다. 원래는 카페인데 코로나로 문이 닫혀있다. 산책로 곁에 간첩침투 현장 안내판이 북한에 대한 경각심을 블러일으킨다. 그리고 또한 남영호 조난자 위령탑이 오롯하다. 남영호 침몰사고는 제주에서 부산으로 항해하던 남양상선 소속의 남영호가 1970년 12월 15일 거문도 동쪽 해상에서 침몰한 사고이다.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326명이다. 참으로 가슴시린 참사의 그날을 되새겨준다.
* 정방폭포
이곳은 세 번째 온다. 그런데도 가슴 벅찬 환희로 다가온다. 높이 23m, 너비 8m, 깊이 5m의 폭포가 입구 내려가는 계단 조망대에서부터 장관이다. 서귀포 동쪽 해안에 있는 동양 유일의 해안폭포로 폭포수가 바다로 직접 떨어진다. 마치 하늘에서 선녀들의 하얀 면사포가 너울너을 내려오느 듯하다. 영주12경 가운데 제5경이다. 숲에서 보는 것보다는 배를 타고 먼 바다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더 아름다운데 우리는 다음날 서귀포 유람선을 타며 바다에서도 조망할 것이다. 앞바다에 있는 숲섬, 문섬, 새섬, 범섬이 더욱 비경을 더해준다. 한동안 머물며 물도 만져보고, 섬과 바다도 바라보고 장대한 푹포의 물줄기에 현실을 묻고 끝없는 이상향의 고지로 솟구쳐 오르기도 하며 긴 시간 동안 흐뭇한 정경을 가슴에 두 눈에 담았다.
* 서복 공원
서복 공원은 서복 전시관 주변에 넓게 조성한 공원이다. 제주의 독특한 나무들도 많고 서복에 관련된 조형물도 있다. 바닷가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선사한다.
* 서복 전시관
오늘 두 번째로 여기 왔다. 전에도 인상깊게 봤는데 다시 봐도 서복과 진시황의 장수에 대한 애련한 전설이 서려 있다. 중국 진시황 때 사자 서불(徐福=徐市)이 삼신산의 하나인 한라산에서 불로초를 구하려고 동남동녀 500쌍을 거느리고 동쪽으로 왔다.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과지(徐市過之)'라는 글자를 새기고 서쪽으로 돌아갔는데 서복전시관은 이러한 설화에 기초하여 정방폭포 인근에 건립되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잇는 구비문화유적으로 가치가 높다. 전시관에는 진시황의 청동마차와 병마용갱의 실물 복제품과 친황다오시에 있는 서복 비석 복제품, 원자바오 총리 친필 휘호가 새겨진 태산석, 허베이성 친황다오시가 기증한 서복동도상 조각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영상실에는 불로촌의 전설과 서복의 고향을 구성한 동영상을 상영한다. 서복의 이동 상황을 그린 대형 그림이 하쪽 벽면 가득 있어 그날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소원을 적어 걸어놓는 장대도 있어 나도 참여했다. 여러 가지로 역사 깊은 자료를 전시한 소중한 공간이다.
* 서귀펜션73에서 본 서귀포항 야경 비경
서귀펜션73은 서귀포항 바로 곁 해변에 있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숙소다. 4박5일 동안 머물며 제주서귀포 여행을 한다. 밤풍경이 아름답다. 새연교의 색색으로 펼쳐지는 조명과 바다가 황홀한 비경이다. 다시 또 오고 싶은 숙소다.
2022년 4월 28일 목요일
* 서귀펜션73에서 본 서귀포항 아침 비경
내일이면 이곳을 떠난다는 아쉬움에 아침 풍경도 담았다. 두고두고 보며 행복할 것이다. 수협, 편의점, 리무진 정류장, 시내버스 정류장, 택시 등 여행의 모든 편의시설이 주변에 갖춰진 숙소다. 낮과 밤, 머무는 동안 창문만 열면 바다가 눈앞에 달려오고, 섬이 뛰어오고, 새연교가 날아온다. 이토록 고운 정경을 어이 두고 떠날까. 살면서 그리울 때 다시 오자고 다짐하며 다가올 이별을 곱게 밀어낸다.
* 서귀포 항구
숙소와 접해있어서 눈만 뜨면 보이고, 나가면 걸어다니는 항구다. 지금은 천지연폭포를 보고 서귀포유람선을 승선하기 위해 가는 중에 본 풍경이다. 정박한 배들과 오붓한 바다, 새연교, 새섬 등 시야에 담기는 풍경들이 어느 유명한 나라의 해변마냥 큰 낭만이다. 서귀포항은 우리나라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으며, 한라산이 있어 여름을 제외하고는 평온한 해상 날씨다. 어선뿐만 아니라 관광 항구로서도, 관광 잠수함, 유람선, 선상낚시, 제트보트, 스쿠버다이빙 등 다양한 레저시설이 함께 있는 곳이다. 서귀포항 주변에는 문섬과 새섬, 섶섬 등 아름다운 섬들이 펼쳐져 있어 해양 생태계 보전지역 및 해양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문섬 앞바다는 산호 풍경이 아름다워 다이버들이 즐겨 찾는다. 서귀포항을 지나면 새연교를 따라 이어지는 새섬 공원도 있다. 새섬은 한적한 바다와 해안을 둘러보는 산책로가 참 좋다. 떠나면 두고두고 그리울 항구다.
* 칠십리교
서귀포항을 조망하며 천지연폭포로 걸어서 가는데 칠십리교가 있다. 아름다운 꽃들도 있고 외형도 아름답다.
* 천지연 폭포
얼마 전에 왔는데 오늘 와서 또 보아도 가슴 벅찬 환희다. 입구에서부터 국립공원 길을 한동안 걸어서 왔다. 제주도에는 폭포가 많은데 그 중 규모나 경관면에서 아름다운 매우 폭포*다. 서귀포의 옛 포구에서 계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천지연계곡이 있는데 기암절벽이 비경이다. 아열대, 난대성 상록수가 우거져 울창한 숲을 이룬다. 계곡의 길이는 약 1㎞쯤이다. 그 안에 높이 22m, 너비 12m, 수심 20m의 폭포가 기암 사이로 내리꽂힌다. 한여름에도 추위를 느낄 정도다. 깊이 20m의 연못 속에는 무태장어가 살고 있다. 상큼한 숲공기와 폭포 물의 축복으로 참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간다.
* 서귀포 유람선
새연고 앞에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숙소에서 가까워 쉽게 승선했다. 시설과 규모가 큰 유람선 파라다이스호는 1시간 정도 유람하며 서귀포의 비경을 선사한다. 새연교, 새섬, 문섬, 정방폭포, 한라산, 올림픽경기장, 그리고 가장 큰 비경의 범섬을 조망한다. 기가막힌 자연의 신비로운 조각 앞에서 눈과 귀가 먼다. 주상절리 형상의 바위벽면이 섬을 에워싸고 있다. 청청한 바닷물은 범섬의 발목에서 황홀한 춤사위다. 서귀포 70리 유람선은 서귀포 70리, 서귀포항을 중심으로 해안 절경과 섬 등 제주서귀포의 비경을 전개시킨다. 마지막에서는 외돌개와 황우지 해안의 열두굴이 지나간다. 매우 흐뭇하고 보람된 서귀포의 여정이다.
* 법환포구
이 포구는 서귀포 서쪽에 있다. 도로에서 걸어가는데 해녀학교가 있다. 포구로 오니 광장에도 해녀 동상이 있다. 해녀가 많은 바다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고기 조형물도 있다. 가까이에 우로는 범섬이, 좌로는 삼매봉이 보인다. 또 가운데로는 새섬과 새연교가 아련하게 보인다. 법환포구는 ‘막숙개’ 라고도 불리는데 ‘막숙’은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이곳에 막사를 치고 군사들의 숙소로 사용하여 적군을 물리쳤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범섬, 섶섬, 문섬, 새섬이 한눈에 보인다. 해녀 조각상이 설치된 ‘잠녀 광장’이 조성되어 있고,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오는 포구다. 여러 가지 조각상과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서 정겨운 풍경이다.
* 삼매봉
법환포구에서 서귀포항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있다. 쉽게 오르는 완만한 산길로 따라 갔다. 방송국 첨탑도 지나고 한동안 숲길을 걸어가니 남성정 정자가 반긴다. 멀리 한라산이 우뚝 서서 잘 왔다고 반가이 손짓한다. 삼매봉은 153.6m의 아담한 기생화산이다. 세 개의 봉우리가 매화를 닮았다하여 삼매봉이라 부른다. 정상의 팔각정 남성대에서는 수평선 멀리 남극노인성이 보인다. 이 별은 남극 하늘에 있고 원래 붉은 별이 아닌데 지구 대기층 푸른빛의 흡수로 붉게 보인다. 서쪽으로는 마라도와 가파도까지 보인다. 이곳은 시민공원이기도 하다.삼매봉 남쪽 바닷가에 외돌개가 있다. 원래는 붉은 별이 아니지만 두꺼운 지구 대기층에 의한 푸른빛의 흡수로 붉게 보인다고 한다. 사람의 수명과 관련된 별을 볼 수 있어서 불로장생의 상징명소로 여긴다. 한동인 머물며 제주바다와 한라산과 찬란한 호흡을 엮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 황우지 열두 굴
삼매봉에서 긴 계단을 따라 가파르게 내려오니 이곳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소나무 사이로 열두 굴은 아니지만 7개 정도의 해변 굴이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이 미군의 공격을 대비해 어뢰정을 숨기기 위해 만들어 놓은 군사방어용 인공굴이다. 어린병사를 훈련하여 소형어뢰정으로 자폭하도록 훈련시켰다. 그때 소형어뢰정을 숨겨두었던 장소가 바로 이곳 굴이다. 황우지해안열두굴은 모두 12개이며, 이 해안에서 바라보는 주변 해안경관이 매우 뛰어나다. 역사적 보존가치가 우수한 자원이다. 열두 동굴은 높이 약 3m, 폭 약 3m, 깊이 10여m쯤 된다. 바위들 사이로 문섬이 떠 있다. 잔인한 역사 한 단면을 본 시린 족적이다.
* 황우지 선녀탕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서 만났다. 바위로 두러싸영 갇힌 바닷물이 선녀탕 그 이름처럼 아름답다. 이곳의 '선녀탕'은 커다란 바위와 넓은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천연풀장과 같은 절경이다. 물이 깨끗하고 투명해서 선녀들도 지상에 내려와 한 번쯤 들리고 갔을 법한 절경에 이름 붙여졌다. 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 목욕을 한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검은 현무암이 요새처럼 둘러쳐져 있는고요한 물의 공간이다. 황우지해안은 완만하여 돌기둥처럼 선 바위섬이 파도를 막아주고 있이다. 암석 아래쪽으로 바닷물이 순환되면서 맑은 물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벌써 청소년들이 물속에서 헤엄치며 논다. 이 순간 선녀가 된 황홀한 순간이다.
* 외돌개
황우지 해안 산책로를 한참 걸어간 끜부분에서 만났다. 따라 어쩜 지로도 클까. 어찌하여 넘어지지 않고 비다에 우뚝 선 걸까. 고기잡이 나간 할아범을 기다린다니 참 훈훈한 전설을 물고 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물 위에 시신으로 누워 있으니 눈물겹다. 외돌개의 높이는 20여m, 폭은 7~10m다. 화산이 폭발하여 분출된 용암지대에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돌기둥이다. 수직의 해식절벽과 주변 해안과 해식동굴이 함께 절경을 연출한다.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할머니가 돌로 굳어 외돌개가 되었다는 할망바위 전설이 있다. 할망바위로도 불린다. 한라산 밑에 어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았는데, 어느날 바다에 나간 할아버지가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자 할머니는 바다를 향해 하르방을 외치며 통곡하다가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2011년에 쇠소깍, 산방산과 함께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했다. 삼매봉 남쪽 기슭 바다 한복판에 홀로 우뚝 솟아 있다고 하여 '외돌개'라 한다. 장군석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름에 얽힌 전설이 전해진다. 고려 말기 제주도에 살던 몽골족 목자들은 고려에서 중국 명나라에 제주마를 보내기 위해 말을 징집하는 일을 자주 행하자 이에 반발하여 목호의 난을 일으켰다. 최영 장군은 범섬으로 도망간 이들을 토벌하기 위해 외돌개를 장군의 형상으로 치장시켜 놓고 최후의 격전을 벌였는데, 목자들은 외돌개를 대장군으로 알고 놀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전설이 서려 가슴을 훈훈하게 하는 소중한 바다 바위의 보물이다.
2022년 4월 29일 금요일
* 제주공항 출발, 김포행 비행기 상공
오전 09시 아시아나 항공을 탑승한다. 서귀포 숙소에서 새벽에 나와서 6시 첫 리무진 버스를 타고 왔다. 제주공항은 매우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코로나가 조금 누그러져서 여행객이 많이 온 것이다. 좋은 현상이다. 김포행 비행기 상공은 매우 쾌청하다. 축복의 귀가길이다. 오전 09시 아시아나 항공을 탑승한다. 서귀포 숙소에서 새벽에 나와서 6시 첫 리무진 버스를 타고 왔다. 제주공항은 매우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코로나가 조금 누그러져서 여행객이 많이 온 것이다. 좋은 현상이다. 김포행 비행기 상공은 매우 쾌청하다. 축복의 귀가길이다. 가을에 다시 제주도에 올 예정이다. 그때는 모슬포항에 가서 숙박하며 마라도와 가파도, 산방산 유람선, 김정희 유적지 등을 탐방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벌써 가을 제주도를 그리며 아쉬움 뒤로 하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