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는 더 많은 시 동호인 사이트들이 없지 않지만
빗새의 문학관이 방문 인원수로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더구나 실시간 수백명이 동시 접속 하는 사이트는
희귀하고 드문 일입니다
콘텐츠가 알차서인가 . 글쎼요 그건?
그럼 우리의 대빵인 빗새님의 영향력,
불가사의한... 신기할 따름입니다
우리모두 동시 접속이 고르게 이루어 질 수 잇도록
회원님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유익하고 다양한 콘텐츠와 좋은 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올려주셧으면 합니다
소ㅗㄴ님이 들어와도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점점 접속 인원수도 줄어들게 됩니다
회원수 배가 접속 인원 수 배가를 위해 저도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습니다.
이러한 일환으로 평론의 평 자도 모르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시감상을 하나 씩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성원 부탁 드립니다^- 류윤 드림
어버이 날을 맞아 올려보는 감동의 시 한편
바다를 삼킨 여자
하연우
광암항에서
끔벅끔벅 배 한 척이 눈을 비빈다
바다는 쓸쓸하고 차가운 꿈을 꾸고
내 아버지, 긴 여정의 밧줄 당기신다
그리고
단 한 번도 탈선해보지 못한 늙은 여자가
꿰매었던 등뼈를 풀고 있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물길 앞에서
오롯이 안개에 묻히고 있다.
하루가 서럽고 적막했던
혀가 입속에 갇혀 어두웠던 여자
그 어떤 혁명도 간절하게 구하지 못했던
그저 네 평의 방이 전부인 줄만 알았던
사십여 평생,
그 흔한 조개 한번 까보지 못했던
물푸레나무 한 잎보다 쬐끔한 여자
그러나 언제부턴가 행군하고 싶은 여자
현해탄에서 바다가 비늘치는 소리를 내었다
훅, 들물보다 빨리 덮쳐오는 비릿함
순간 모든 평형감각이 바닥을 쳤고
그때, 내 아버지
뱃머리로 뛰쳐나가 메인세일을 펼치기 시작하며
멀리 더 멀리 위성항법장치를 맞추어라
힘껏 더 힘껏 스탭을 밟아라
포세이돈의 저 바다가 쩡, 하고 갈라질 때까지
바다가 수평선을 잘근잘근 씹기 시작하면서부터
여자는 그 바다를 삼키고 꺽꺽 울었다
아랫배에 바짝 힘을 주고 전방을 응시하라
아버지의 말씀에 번갯불이 튀었다
늙은 이 여자,
어쩌다가 저 넓은 등짝에 칼날을 꽂았을까
처절하게 똥물까지 게워낼 거면서
지금, 바다가 울고 있다 제 깊이를 늘였다 줄였다 하며
뜨겁게.
하연우 hso10210@daum.net
한맥문학 신인작품상 수상. 현대시문학 추천 완료. 창녕문인협회. 경남시인협회 회원.
여행노트: 세상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고함에 익숙한 존재들.
그래서 세상의 딸들은 아버지를 미워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부재를 확인하는 순간, 그토록 미워하고 경원해 마지 않았던
그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큰 울타리였음을 눈물로 깨닫게 된다
그 고함 속에 곰살 궂은 어머니와는 다른 스케일의 사랑이 담겨 있었음을
뒤늦게 확인하게 된다
세상의 아버지들에게 딸이란 존재는
장성해도 여전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쪼고만 아이다
화자가 된 시인은 마흔 살 먹은 늙은? 여자로 객관화한 자신을 담담하게 진술해내고 있다.
아버지라는 울타리가 사라지자 어떤 삶의 혁명도 꿈꾸어 본일도 없고
탈선이라곤 꿈꾸어 보지도 못햇던 시인 자신의 범생적 삶이
어느 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 수평선 위에 내던져져 있음 을
냉엄한 현실로 받아 들이게 된다
한순간도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거나 눈을 떼면 난파선이 되어
파도의 제물이 되고마는 찬란한 평화로 위장된 잔잔한 저 삶의 수평선
모두들 웃고 떠들고 일나가고 밥먹고 잘 들 재미나게 살아 가는 것 같고
나만 왜 불행한가 자괴감에 눈물짓지만 우리 삶의 수평선이란 얼마나
거칠고 험한 삶의 정글이자 각축장인가
눈에 보이지 않는 보호막에 둘러 싸여 온실 속에 살아온 세상의 딸들에게
아버지의 염려가 사라진 악어 떼 득시글거리는 삶의 늪은 한 걸음 내닫기도 두려운 곳
하지만 웅크려있던 마흔 살의 딸은 떨치고 일어나
아버지가 버려두고간 방치되었던 삶의 녹슬어가는 어선 조종간을 힘차게 잡는다
자신의 영혼의 등 뒤에서 부재의 아버지는 딸의 행로에 끊임없이 명령을 하달한다
조종간을 힘차게 잡아/
아버지는 뱃머리로 뛰쳐나가
메인세일을 펼치며
더 멀리 / 위성 항법장치를 맞추어라'/
더 힘것 스탭을 밟아라/
폭풍우가 뱃전에 몰아치고
시커먼 해일이 작은 어선을 삼킬듯 덮쳐오는
포세이돈의 바다를 향해
나아가라! 앞으로 ~
외치는 아버지의 고함소리가 귀청을 때린다
죽기살기로 파도와 맞서 싸우다보니 어느새 땀과 바닥물에 흠뻑 젖은
기진맥진한 몸으로도 거머쥔 조종간은 한순간도 놓지 않았음에 _
어느새 악마의 아가리같은 태풍은 물러가고 바람 잔잔해지는 광경을
시인은 바다라는 거대한 입이
수평선을/ 잘근잘근 씹기 시작하면서 /라는 기 막힌 서경적 묘사를 해낸다
바다에 물먹어 익사할 뻔 햇지만 결국 나는 해 낸 것이다
바다를 이겨낸 딸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잇다
아랫배에 힘을 주고 / 눈 똑바로 뜨고 /전방을 주시하라/ ...
는 환청으로 들려오는 이 지상에 부재의 아버지 선장 말씀대로 .....
눈에 번갯불이 튀어 기우뚱 거리는 배를 지켜내고
무사히 거대한 멍석말이 해일을 극복해낸 것이다
망망대해의 바다의 등짝에 칼날을 꽂는 승자가 된 ,
익사 직전까지 가서 삼킨 바닷물을 다 게워내면서도 승리의 기쁨에 눈물 흘리며......
이젠 내가 삶의 바다의 주인이 되어
내 삶의 바다를 늘엿다 줄였다 재단하는
재단사가 되어 뜨겁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 저 잘 햇죠. 저 기어이 해 냈어요"
초보 선장에 불과햇던 나의 첫 항해에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으스러져라 뜨겁게 포옹하며 등을 두드려 주실 것이다
" 장하다 ! 내 딸!!!"
시감상: 류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