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스포츠를 즐기는 여인들 8명이 일본으로 떠난 여행.
캐디백과 캐리어를 같이 가지고 다녀야하는 불편함도
5일간 공을 칠 생각에 상쇄되기 마련이다.
떠나기 전날 거실에서 본 하늘빛이 너무 아름답다.
올여름 혹독한 더위는 미웠지만 하늘은 정말 예뻤다.
한낮의 구름도, 노을빛 받은 저녁무렵의 구름도.
이륙해서 간식 서비스를 받고
뜨거운걸 잘 못드시는 옆자리 선배님이 커피를 식히느라 미처 다 마시기도 전에
" 우리 비행기는 후쿠오카 공항에 곧 착륙합니다 "
라는 멘트가 나온다.
역시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
3월에 묵었었던 베르데 호텔에 방이없어
다다미 방인 블랑카호텔로 .
4월에 가보곤 다다미에 배인 냄새때문에 고생했는데 이번에도...
다다미에 밴 냄새가 싫어
아침에 문을 열어놓고 나가는데
메이드가 청소후 문을 꼭꼭 닫아놓고 가니
매번 허사다.
오전 6시에 알람 맞추고 일어나
유카타로 갈아입고
라운딩때 입을 옷까지 다 챙겨
온천욕장으로 내려간다.
오래된 골프텔이라서
여자욕탕은 그야말로
만수르부인 개인욕실보다 작다.
남자 욕탕은 아주 크다는걸 보면
이 건물이 지어질 무렵엔
여자골퍼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뜻이겠지.
그래도 물은 미끌미끌 아주 좋다
꽃단장 마치고 7시에 아침식사
8 시 이전에 이미 1번홀에서 티샷을 시작한다.
18 홀 라운딩후 스타트하우스에서
12시경 점심 식사를 하면
곧바로 오후 라운딩.
해질녁 후줄근한 모습으로 숙소로 돌아온다.
저녁식사 후 한방에 모여 갖는 티타임은
갖은 애피소드를 나누며 웃고 웃는 시간.
이렇게 하루 36홀을 소화하는 강철 여인들과 함께한 5일이 빠르게 지났다.
매번 이 모임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역량에
감탄할 때가 많다.
그녀의 에너지와 판단력 추진력이 고맙고 부러울 따름이다.
귀국 비행기가 오후 10시30분 넘어 도착해
집에 오니 새벽 1시가 넘는다.
그새 이불 솜을 넣어놓은 남편
어제 습하고 더운 날씨를 견디며 공을 쳤는데
집에선 솜이불을 덥다니
계절을 순간이동한 느낌이다.
2시가 넘는시간까지 조잘대다가 잠들었다.
아침에 거실에 나오니
어제 대충 던져놓은 여행짐들이 늘어져 자고있다.
아직 만지지 말고 그냥 냅두라는듯 완강하게
그래, 알았어
나도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
땅파고, 잔디깎고 했더니 근육통이 말이아니다.
아직 가뿐가뿐하게 움직여 너희들 자리를 찾아주긴 힘들다.
오늘은 그냥 늘어져 쉬자.
마침 주말이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