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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ㅣ 2011-02-23
15부
1. 분수대 앞. 낮.
이설 어? 쩜이다! 쩜이다! 쩜이다!
이설, 흥분해서 발에 물 털고 분수턱에 올라서는.
내려가려는데 순간, 중심 잃고 어? 흔들, 상체부터 뒤로 확 넘어갈
뻔 하는데!!
넘어지려는 이설 누군가의 품에 확 안긴.
숨결 닿을 듯 눈 앞에 있는 해영의 얼굴!! 이설 놀라 보는데
미소 짓는 해영, 숨 죽인 채 바라보기만 하는 이설의 시선 흔들리
고....
하고 싶은 말, 묻고 싶은 말들 너무나 많고...
서로에게서 눈 뗄 줄 모르는 두 사람이고...
이설, 가슴 쿵쿵 뛴다. 너무 기쁘고... 조금 많이 밉기도 하고...
해영도 가슴 터질 듯하다... 너무나 그리웠던... 이제 아무 것도 거
리낄 것 없는...
이설 (표정 가다듬고) ... 일으켜요.
해영 (싱긋 미소 짓는) 보고 싶었다. 공주님
이설 (일부러 도도하게) 손 놔요.
해영 (웃으면서 흠.... 손 놓고)
이설 드레스 주름 펴고,
해영 (펴주는. 그 와중에도 설이 얼굴만 보고 싶은...)
이설 (구두 고갯짓하며) 구두 신겨요.
해영 (구두 신겨주는)
이설 (똑바로 보다) 따라와요.
하고는 입 꾹 다물고 총총 앞서 걸어가는 이설.
해영, 싱긋 웃고 따라가는.
2. 궁/복도. 낮.
이설 걸어가는... 해영 따라가는... 해영 발소리에 안심되고 마냥
좋은 설이...
앞만 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가 볼 부풀렸다 난리고,
두 손 앞에 모으고 주먹 쥐었다가 작게 박수쳤다, 꼭 잡았다 하는
데 헉!
해영, 설이 앞질러 딱 가로막는. 설이 얼른 정색하고 보는.
해영 어디까지 갈 건데? (담백하게) 난 할 말두 많구, 할 것
두 많단 말이야.
이설 그런 사람이 한 달이나 감감무소식이었어요?
해영 혹시 인적 드물고 캄캄하고 으슥한 곳 찾냐?
이설 알았으면 조용히 따라오죠?
해영 쿨한 여자 된다며. 쩜 하나만 찍으라며. 이별의 표시
도 받아들인다며.
이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요? 세상에, 그 귀엽고 상큼하
고 주옥같은 메시지를 듣고,
어떻게 연락 한번이 없을 수 있어요? 대체 어디 갔다
왔냐구요!
해영 뉴욕.
이설 뉴욕까지 갔다 온 사람이 어떻게 이래요? 눈치는 뉴욕
에 내팽개치고 오셨나?
이쯤 했음 확 당겨 (버럭) 안아야죠! 미국 가서 그런 것
도 안 배워 왔어요?
해영 미국 애들은 이럴 때 이렇게 하던데?
(하더니 이설 얼굴 두 손으로 감싸 쪽! 뽀뽀하는)
이설 (헉!) 누가 보면 어쩌려구요. (뒷걸음질 쳐 고개 빼려
는데)
해영 (한발 따라가며 이마에 쪽!) 짧은 치마 입은 거 누구 보
여줬어?
이설 보여주긴 누굴,
해영 (뺨에 쪽!) 등 훅 파인 것두 입었어?
이설 아, 진짜,
해영 (다시 입술에 쪽!) 정말 보고 싶었다.
이설 (밉게 눈 흘기며 보고..)
해영 (예쁘게 웃으며 꼭 끌어 안아주는데...)
3. 궁/공주방. 낮.
이설과 해영 그 동안 못 본 거 다 보겠다는 듯 서로 물끄러미 바라
보고 앉은..
이설 미국.. 왜 갔었는 지 물어봐도 돼요?
해영 만나서.. 정리해야 될 사람이 있어서.
이설 (진짜 아버지 만났구나... 그러다 일부러 장난치려고
심각한 얼굴로) 캐서린?
해영 뭐?
이설 아님 메리? 제인? 브리트니? 어떤 여자들이었길래 정
리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렸는 진 몰라도, 이제 진짜 다 잊어요. 난 이제
과거 따윈... 그게 어떤
과거라도 신경쓰지 않는 쿨한 여자니까.
해영 ..그래. (화분 보는) 내가 준 화분 잘 키웠네.
이설 내가 또 완전 지극정성으로 양육했죠. 뭐가 필지 모른
다더니 딱 알아보네요?
해영 (미소)
이설 이름은 산호수. 꽃말은 ‘내일은 행복하세요....’ ‘사랑
해’가 아니라서...
내가 얼마나 불안했는 지 알아요?
해영 이러니 바보지. 니가 나 없이 어떻게 행복하냐?
내일이면 맨날 맨날 니 옆에 딱 붙어있겠단 소리지.
이설 진짜죠? 한달이나 무단 외출했으니 최소 두배로 갚아
요.
밀린 데이트도 하고, 운전도 가르쳐주고, 피아노도 가
르쳐주고.
내일부터 내 옆에서 반경 50센티 넘어가면 확, 사약 내
리는 수가 있어요?
해영 요즘은 장희빈 보냐?
곱게 눈 흘기는 이설... 따뜻하게 보는 해영이고....
4. 해영 맨션. 다음날 낮.
해영과 변호사 마주 앉아 있는.
해영 (서류봉투 내밀며) 유류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 않
겠다는 아버지 서명입니다.
변호사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제1상속자인 박태준씨가 상속
을 포기를 함에 따라
박해영씨가 제1상속자가 되셨습니다.
해영 할아버지 재산 총액의 이분의 일이 제 꺼 됐단 말씀이
죠?
변호사 맞습니다. (다른 서류 내놓는) 이건 박사무관님 상속
포기 서륩니다.
드디어 회장님의 유지를 받들어 전 재산을 사회에 환
원하실 수 있게 됐습니다.
해영 (서류 당기며) 거야, 제가 이 서류에 싸인 했을 때 얘기
죠.
변호사네?
해영 전 당장 싸인할 생각이 없거든요.
변호사 (!!!) 박사무관님!
해영 (전화벨. 설이다) 잠시만요. (전화 받는) 어. 나야.
이설F 박사무관! 지금 어딨는 게요!
변호사 (기막힌 얼굴로 전화 받는 해영 보고..)
이설F 내 어제 그리 알아듣게 일렀거늘! 감히 무단 외출을 했
단 말이오!
당장 궁으로 돌아오시오!
해영 나 약속 있는데.
이설F (귀엽게) 어허. 무엄하도다. 당장 명을 받들지 못할까.
대체 내 명도 어기고 만날 사람이 누구란 말이오.
해영 윤주 만나기로 했어.
5. 궁/공주방. 낮.
이설 (!!!.. 화분 끌어안고 통화중이다 표정 굳는. 입 삐죽 나
와 자세 바로하고)
왜 만나는데요?
해영F 못 본지 오래됐잖아. 할 얘기도 있고.
이설 전화로 하면 되죠. 전화번호 가르쳐 줄까요?
해영F 금방 갔다 올 거야.
이설 (급 정색) 알았어요. 잘 갔다 와요.
(전화 끊고) 가다가 뻥! 하고 타이어 펑크나 나라.
6. 거리. 낮.
해영, 윤주 나란히 걷고 있는.
해영 리조트 사업 맡았다며.
윤주 잘못 알고 있네요. 리조트 사업이 아니라 모델하우스
였어요.
물론 발령 당일 사표 제출 했구요.
해영 다른 계획이 있는 거야?
윤주 내가 어떻게 살든 관심 없으신 거 아니까 내 얘기 말
고 오빠 얘기해요.
... 어디 다녀오셨다면서요.
해영 어. 아버지 만나러.
윤주 (!!!)
해영 나 보고 너무 좋아하시더라. 진심이셨어.
윤주 두 분 다... 할 얘기가 아주 많으셨겠어요.
해영 어. 근데... 아버지가 네 안부 먼저 물으시더라.
윤주 ...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싶었던
것 뿐이예요.
해영 (슬프게 보는) 그래서 이제 우리 아버진, 한국 못 들어
오셔. 영원히.
윤주 !!!
해영 그게 할아버지가 내리신 벌이면.. 나도 그 뜻 따르기
로 했거든.
윤주 !!.....
해영 그리고 나 이제 너도 안 봐.
윤주 !!!
해영 같은 하늘 아래 사니까 가끔 부딪힐 수도 있겠지. 하지
만 설이가 널 용서할
때 까진 다시 볼 일 없을 거야. 한 가지 다행인 건, 니
가 날 못 본다고,
가슴 사무치게 아프진 않겠지, 싶은 거야.
윤주 (빤히 보다) 오빠 아주 가끔 굉장히 잔인해요. 알아
요?
해영 (보는)
윤주 어떻게... 그런 얘길 그렇게 해. 왜 나한테 한 번도 화
를 안내.
그게 절 더 나쁘게 만들어요....
해영 ...
윤주 ... 그만 가볼게요. 아빠가 기다리셔서요.
해영 ... 아프진 말고.
윤주 차갑게 돌아서는... 그래도 가슴 아픈데...
7. 호텔 커피숍. 낮.
윤주, 기택 발견하고 자리에 오면, 테이블에 기택과 모르는 남자
앉아있는.
기택, 맞선 보듯 윤주에게 남자 소개시켜주는.
기택 인사드려라. 아빠 아는 분 자제분이야.
윤주 (무슨 자린지 알겠고, 기막히고 황당한) ... 아빠?
기택 난 그만 갈 테니까 편하게 얘기 나눠. (윤주 어깨 토닥
이고 가는)
윤주 (표정 굳어 남자 보면)
남자 이런 자린지 모르고 나오셨나 봐요.
윤주 그쪽은.. 알고 나오셨어요?
남자 아버님께 윤주씨 소개해 달라고 엄청 졸랐는데 모르셨
어요?
윤주 ....(보면)
남자 대한그룹 차기 며느리감이란 소문이 파다했는데.. 차
인 거예요 찬 거예요?
윤주 !!!
남자 이런 문젠 분명히 하는 게 좋거든요. 아, 얼마 전 황실
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셨던데, 일도 좋지만 그렇게 나이 차도록 결혼
도 안 하시고,
윤주 (참담하고 자존심 상해 대꾸할 기력도 없이 이 악물고
눈물 참는데, 그때)
정우E 그게 댁이랑 뭔 상관인데.
윤주 (!!! 놀라 보면!!)
남자 당신 뭐야. (윤주에게) 누구에요?
정우 누군지 알아 뭐 할 건데. (윤주 손 잡아 일으키며) 가
자.
정우, 놀란 윤주의 손 꼭 잡아 데리고 나오는. 윤주, 정우가 이끄
는 대로 따라가고..
남자E 이봐요! 오윤주씨!
8. 호텔 복도. 낮.
정우, 윤주 손목 잡고 걷는데, 윤주 천천히 잡힌 손목 빼고 멈춰 서
는.
정우도 멈추고 그런 윤주 보면,
윤주 (시선 외면하고..) 가.
정우 같이 갈 거야.
윤주 같이 갈 이유 없어.
정우 이유 없이 같이 가 그럼.
윤주 (그제야 정우 보며) 왜 왔어. 왜 온 건데.
정우 (담담하게) 보고 싶어서.
윤주 (!!!..) 뭐가 보고 싶은데. 사랑했던 사람 버리고 결혼하
려던 남자한테 차이고
선이나 보는 여자가 어떻게 생겼나 구경하고 싶었어?
정우 윤주야.
윤주 그렇게 부르지 마. 우리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거
같잖아...
정우 아무 일 없었다고 하기엔 너무 많은 일이 있었지.
윤주 (!! 보면)
정우 그러니까 다시 시작하자 우리. 이 말 하러 왔어.
윤주 !!!
정우 (보는)
윤주 (눈물 고인) 정우씨... 미쳤구나.
정우 넌 내 옆에 있을 때 가장 멋져.
윤주 (자기도 모르게 눈물 툭 떨어지는, 차갑게)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정우 (아프게 말하는) 내가... 사랑하니까.
윤주 (참았던 눈물 흐르는)
정우 (윤주 꽉 안아주는)
정우 품에 안겨 펑펑 우는 윤주이고...
9. 궁/응접실. 낮.
기택, 이설과 마주 앉아 있는. 기택, 좌불안석이고... 송구한 표정
인데...
이설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오윤주 관장님, 해고
했어요.
기택 알고 있습니다. 공주님껜 정말... 면목 없습니다.
제 여식을 단속치 못한 제 잘못이.. 큽니다.
이설 아닙니다. 그간의 일은.. 다 잊었습니다.
오늘 뵙자고 했던 건 부탁드릴게 있어섭니다.
기택 (?!!) 제게.. 말씀이십니까?
이설 예. 평생 회장님 곁 지키시면서 많은 일들 하셨다고 들
었습니다.
전 지금 누구보다 실장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
서 드리는 말씀인데...
황실재단 이사장 자리, 맡아주세요.
기택 (놀라) 마마.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제 여식이 죄를 짓
고 떠난 자립니다.
이설 이렇게 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믿을
수 있는 분이 필요합니다.
회장님, 황실재건 평생 바라셨고 끝내, 못 보시고 눈
감으셨어요.
실장님이 제 곁에 계셔야, 회장님도 든든하실 겁니다.
부탁드립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기택 마마. 마마께서 어떤 마음으로 이러시는지, 알겠습니
다. 하지만,
이설 (정색) 회장님 안 계신다고 공주의 명을 거절하시는 겁
니까.
저, 회장님께 이를 겁니다아?
기택 (난감하게 이설 보는데...)
해영, 일각에서 그런 이설과 기택 보고 있고... 기택을 챙기는 설
이 고맙고...
기광E 고 박동재 회장의 제 1상속권자인
10. 궁 앞. 다음날 낮.
기광 카메라 보며 리포팅 하고 있는.
기광 박태준씨가 상속권 포기각서에 사인했다는 주장이 사
실로 밝혀지면서,
제 1상속권자가 된 박해영씨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황실 재건안에 관한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고 박동재
회장의 재산총액의
절반이 박씨가 유류분 반환 청구권을 행사할 시에 박
씨 개인의 소유가
될 수도, 황실재단을 통해 사회에 환원될 수도 있기 때
문입니다.
11. 궁 일각. 낮.
휴대폰으로 기광의 tv뉴스 보고 있는 신상궁과 상궁들.
기광 (화면 속에서 E) 박씨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황실 재건
에 반대했던 아버지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죄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지만,
박씨의 최근 행보가
비밀리에 부동산과 고가의 미술품들을 현금 자산으로
전환하는 등,
재산 환원과는 거리가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상궁1 (휴대폰 보며) 웬일이야. 박사무관님이 딴 맘 먹으면,
혼자 다 먹고 튈 수도 있다는 뭐 그런 뜻?
신상궁 (자기도 살짝 불안하지만..) 그럴 분 아니거든? (핸드
폰 확 꺼버리면)
상궁2 아니긴. 견물생심이랬다고 돈 앞에 장사 없다. 두고
봐.
상궁3 그럼 궁은 어떻게 되는 거야?
이설E 궁이 왜요?
상궁들 (앗! 돌아보면..)
이설 무슨 일이에요? (신상궁 보며) 뭔데요?
신상궁 (아.. 어떡하지...)
12. 궁/공주 방. 낮.
이설 (놀란) 그게.. 사실이에요?
신상궁 뉴스에 그렇게 나왔거든요.
이설 더 자세히 얘기해봐요.
신상궁 기자회견은 국민들의 의심을 풀기 위한 포석 아니
냐.
실상은 고인의 유지를 따르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속
내는 사회 환원을 하게
되면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황실재
단을 이용한
눈가리기식 탈세가 목표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
다. 뭐 그렇게... 나왔어요.
이설 (!!!) 박사무관님 지금 어디 계세요?
신상궁 궁엔 안 계세요. 아까 나가시던데..
이설 (해영을 믿지만.. 살짝 불안하고...)
13. 해영 맨션 앞. 낮.
해영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집 앞에서 해영 기다리고 있던 소순우
와 보좌관 반갑게 달려오는.
해영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소순우 아니 왜 내 전화 씹어? 내가 명색이 당대푠데... 이렇
게 팽을 놓나!
해영 휴대폰 배터리가 나가서요. 연락 왜 하셨는데요?
소순우 왜요라니. 나는 이런 날이 올 걸 믿어 의심치 않았어.
해영 이런 날이라뇨?
소순우 정말 이럴 거야? 회장님 꺼 다 자기 꺼 된다고 자기 입
으루 그랬잖아.
그래서 나 믿었다? 그래서 내 일처럼 기뻐. 이 맘을 좀
알아줬음 좋겠고...
일단, 어디 가서 우리 좋은 거 좀 먹을까? 우리 해영
이, 뭐 먹구 싶어.
해영 요즘은 밥도 못 먹고 다니세요?
소순우 왜 이래. 공주 안 시킨다고 나랑 찰싹 붙어 다녔던 과
거도 있으면서.
해영 그랬죠. 근데 과거잖아요.
소순우 (뜨악하지만) 그래. 알았어. 알았어. 그, 환원이니 뭐
니... 뭐 돌아가신 회장님
유지를 따른다... 뭐 그런 거? 보기 드물게 훌륭해. 훌
륭하지.
근데 훌륭하면 뭘 하나. 살아 봐. 남잔 무조건 돈이야.
해영 (웃고) 그래서요?
소순우 뭐가 그래서야. 진짜 환원하게? 미쳤냐? 거야 남에 돈
일 때 얘기지.
일단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뭐든 나랑 의논해. 나
알잖아 나.
대한민국 민주화? 그거 다 내가 만든 거야. 자네가 이
시점에서 날 딱 밀어주면,
4년 후 쯤에 내가 대통령 돼서,
하는데 그런 해영과 소순우 옆에 끽- 멈추는 정우의 차.
해영과 소순우 보면, 정우 내린다.
정우 얘기 좀 하죠.
해영 그래요. (하고 소순우에게) 손님이 오셔서요. 그럼 조
심히 가세요.
(하고 정우에게) 들어와요. (하고 들어가는)
정우 (뒤 따라 들어가고)
소순우 거 자꾸 이사람 저 사람 만나지 말고 나만 믿으라니
까? 어?
14. 해영 맨션/거실. 낮.
해영과 정우 소파에 마주 앉으며
정우 뉴스, 봤습니까?
해영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죠. 하도 떠들어대니.
정우 그럼 적절한 액션을 취해야 되는 거 아닌가? 왜 잠자
코 있어요?
재산환원에 대해서 박해영씨 진정성을 의심하는데.
해영 남교수가 볼 땐... 내가 어떡할 거 같아요?
정우 무슨 뜻입니까?
해영 예측해보라구요. 나도 사람인데, (싱긋 웃는)
정우 고인이 되신 박회장님의 유지를 받들려면, 국민투표
로 황실 재건이
되건 안 되건, 황실재단이 실질적으로 국민에 봉사할
수 있도록
재단에 환원되어야 한다는 게 우리 이사님들의 생각입
니다.
해영 그렇죠. 그렇긴 한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쉽나.
정우 (왜 저러지? 싶고) 무슨 뜻입니까. 정확히 말을 해야,
오해가 없죠.
해영 말 그대롭니다. 안 쉽다구요. 고민할 만 하거든요. 이
게. (씩 웃는)
왜 사람들은 자기 재산보다, 남의 재산에 관심이 더 많
을까요.
정우 (미간에 주름 잡고 보면)
해영 이마에 너무 힘주는 거 아닌가? 주름 좀 펴요. 그 돈
안 떼어 먹으니까.
정우 ?!!
해영 내가 환원할 돈 떼먹을 거 같으니까 안달 나죠. 꼭 자
기 돈 같고.
정우 그럼 지금 일부러..
해영 이런 거라도 있어야 투표를 하죠. 꼭 자기 돈 뺏기는
거 같아야 투표장으로
올 거라고 사람들이. 모든 일엔 악역이 필요하죠.
정우 그 모든 일엔 미모의 여자가 꼭 끼어 있고.
해영 오- 쫌 아네요? 잠깐 기다려요. 옷 갈아입으러 온 거예
요. 인터뷰 있어서.
(방으로 가는)
정우 자기가 연예인이야? 옷 갈아입고 인터뷰 하게?
15. 궁/ 응접실. 낮.
테이블 가운데 녹음기 돌아가고, 기자, 해영 보며 인터뷰하는.
기자 자, 그럼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국민들이 황실재건을 찬성하리라고 보십니까?
해영 글쎄요. 뭐 찬성하시겠어요?
기자 (엥?!) 그럼 국민투표 때 황실재건 반대에 투표 하리
라 예상하고 계신 겁니까?
해영 뭐 그렇게까지 또 대단히 반대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구요.
확실한건 그냥 투표율이 저조하리란 생각은 듭니다.
기자 (예상외의 대답에 놀라고) 그 말씀은 그러니까, 투표율
이 저조해서 황실재건이
되지 않기를 바라신다는.. 그런 뜻입니까?
해영 뭐.. 그렇게도 들리네요.
기자 (!!) 아.. 이거 좀 너무 쎈 질문이긴 한데, 그럼 황실재
건 계획이 취소되면,
사회에 환원하겠단 고박동재 회장의 유지를 받들 계획
이 없다.. 그런 뜻입니까?
해영 기자님 같으면 순순히 환원 하시겠어요?
기자 아, 뭐 저야... 꿀꺽 하겠지만,
해영 그렇죠? 역시 돈은 버는 것 보다, 쓰는 게 더 어려운 거
거든요. (씨익 웃는)
기자 (이상하고... 난감한) 아... 이거, 기사를 어떻게 작성해
야 될지 모르겠네요.
이대로 기사 나가면 좀 논란이 일 텐데...
해영 전 상관없으니까 마음대로 하세요. 재벌 할아버지 덕
분에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덴 익숙하니까. 아, 이젠 내가 재벌이지.
기자 (헉!! 뜨악하게 해영 보는데..)
16. 궁/ 식당. 다음날 낮.
이설, 밥 먹으며 갤텝으로 인터넷 하다 헉!!
“박해영, 국민투표 투표율 저조했으면...”“이젠 내가 재벌, 박해영
속내 드러내”
“재산환원 바라지 말란 말이야∼”“너 같으면 재산환원 하겠냐? 박
해영 막말..”
등등 기사로 다 뜬.. 이설, “으허헉” 놀라 입 못 다무는.
정우 (그런 이설 앞에 와 앉으며) 뭐해?
이설 교, 교수님 이거 보셨어요?
정우 어, 방금 보고 오는 길이야. 어제 인터뷰 했나 보던
데.
이설 박해영씨가.. 왜 갑자기 돌변한 거죠? 언젠 공주 하라
고 난리더니?
정우 이제 와서 아까운가..?
상속권자가 2분의 1은 무조건 가질 수 있게 돼 있으니
까. 우리나라 법이.
이설 그럼 어떡해요? 이거 어떻게 대응해야 돼요?
정우 글쎄. 내가 뒤 좀 밟아볼까?
이설 아우 교수님은, 앞을 밟으셔야죠. 뒤는 제가...
하는데, 봉재 오는.
봉재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박사무관님께서 찾으십니다.
이설 날요? 허- 기막혀. 저기요, 지금 당장 박해영씨 출국금
지 시키세요.
조짐이 이상해서 안 되겠어요.
봉재 제가요? 전 출입금지도 못 시키는데?
이설 아, 제가 간만에 카리스마 있게 뭐 시켰을 땐 일단 된
다고 하셔야죠.
출국금지가 그렇게 어려운 아이템이에요?
그럼 매 시간 붙어 다니고, 어디 가나, 누구 만나나 다
확인하구
아! 그거, 녹음 녹음!! 그것도 하시고, 암튼 재산 못 빼
돌리게
확실하게 하셔야 돼요!!
봉재 그게 더 어려운 거 같은데...
이설 아, 안 되겠어요. 내가 나서서 황실을 마크해야겠어
요. (주먹 불끈)
17. 궁/ 응접실. 낮.
해영, 소파에 앉아 핸드폰으로 게임하고 있는데 이설 들어오다 그
런 해영 보는.
이설 (기막히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해영 게임. 왜?
이설 지금 한가하게 게임이나, (하다) 대체 왜 이래요?
막 이상한 인터뷰 하고... 나 겁주는 거예요?
해영 어떻게 알았냐? 너 나한테 잘 보여야 돼. 내가 요새 안
하던 고민을 하니까.
이설 안 하던 고민이 뭔데요? 뭐 설마 ‘환원’ 안 할려구... 하
는 고민이에요?
해영 (얼굴 쓱 들이대는)
이설 (뒤로 몸 빼며) 왜 이래요?
해영 너 이제 나 돈 많은 거 알지.
이설 그래서요?
해영 너 나랑 도망갈래? 어디 멀리 해외로?
이설 가긴 어딜 가요! 궁을 지켜야죠. 내가, 이 나라의 공주
니라!
해영 그거야 국민 투표 가봐야 아는 거고, 내가 재산환원을
한 이후 얘기지.
이설 (헉!!! 눈 똥그래지는) 뭐요?
해영 그러니까 잘 보이라니까?
이설 허-
해영 아, 맞다. 나 뉴욕 있는 동안 입었다던 그 짧은 치마랑
훅 파인 그거 있잖아.
혹시, 그 옷 옷장에 있나? 입은 거 좀 봤음 좋겠는데.
이설 미쳤나봐. 상대를 말아야지 진짜!
(시간경과)
이설, 등 훅 파이고 짧은 치마 입고 해영 앞에 선.
해영 (이쁜...) 에이, 뭐 별로 짧지도 않네. 다른.. 훅 파인
거 뭐 더 없나?
이설 아, 내가 장난 같아서 한 번 응해줬고만. 사람은 실수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푹 파인 게 보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근데, 내 사
람이 이러면 안 되거든요?
해영 싫음 말고. 이래서 내가 고민이 된다니까.
이설 장난 그만해요, 네? 박해영씨.
해영 뭐라구?! 방금 뭐라 그랬어?
이설 장난 그만하라구요 박해영씨!
해영 박, 뭐? 꼭 그렇게 불러야 했을까?
이설 그럼 뭐라고 불러요? 해영아?
해영 (가볍게) 죽을래?
이설 죽을래?는, 역모니라.
해영 말 돌리지 말고. 앞으로 날 뭐라고 부를 거냐고.
이설 이씨!
해영 오빠 해봐.
이설 웃기고 계신다.
해영 싫음 말고. 나 안 해. 환원 안 해. 다 들고 나를 거야.
(저벅 저벅 가버리면)
이설 (따라가며) 어허! 게 서지 못하겠느냐.
18. 궁/비밀의 방. 낮.
문 열고 들어오는 해영, 이설 따라 들어오는.
이설 좋아요. 오빠. 됐죠.
해영 뭐라고? 안 들려.
이설 오빠. 됐죠.
해영 (씩 웃고) 휴대폰 내 봐.
이설 휴대폰은 왜요? (자기 손에 쥔 휴대폰 안 뺏기려고 손
모으는데)
해영 (이설 손에 있는 휴대폰 뺏어 휴대폰 뒤지는)
이설 어우 내놔요. 뭐하는 거예요. 지금.
해영, 이설 피하면서 P군이라고 등록되어 있는 자신의 번호 확인
하고... 변경하는.
‘울오빠.’ 로 변경 했다가 고개 흔들며 ‘울 자기’로 변경 했다가 무
언가 열심히 쓰더니
해영 자. 이걸로 확정! (핸드폰 돌려주는)
이설 뭐했어요? (해영 번호 ‘따사롭고 풋풋한 해영오빠’로
등록된. 헉!)
어우, 대박! 느끼해 느끼해.
해영 뭐? 느끼해? 넌 방금, 말 한 마디로 어마어마한 거 잃
었다. ( 가는)
이설 아 진짜 왜 저래.. 서요 거기. (하고 따라가는)
19. 궁 일각. 낮.
이설, 해영 계속 따라가며..
이설 알았어요. 내가 잘못했어요. 네?
해영 (대꾸도 없이 계속 가는)
이설 따사롭고 풋풋한 해영 옵빠아∼
해영 (멈춰서며 이설 보며 사악한 미소 지으며)
아주 좋아. 나한테 잘 보여야 되는 건 대충 인지 한거
같고.
이설 (어우 진짜..)
해영 니가 몰라서 그런데, 나 진짜 재산환원 싸인을 몹시 하
고 싶어.
그러니까 내가 싸인 하는 그날까지 나랑 눈 마주치면
무조건 윙크한다.
이설 뭐요?
해영 나랑 눈 마주치면 윙크하라고.
이설 (눈 꼭 감고) 눈 안 마주치면 그만이네.
해영 (이설 턱 자기 쪽으로 당기는) 그게 될까.
이설 (헉!! 놀라 눈 동그랗게 뜨는)
해영 눈 마주쳤다.
이설 (눈 치켜 뜨고) 어휴. 내가 상대를 말아야지. (팽 돌아
서면)
해영 그래 뭐, 외국 나가는 비행기표는 많으니까. 쓸 돈도
많고. 아예 비행길 살까?
이설 (이씨! 다시 돌아서서) 아, 알았어요. 봐봐요. (두 눈
다 질끈 감았다 뜨는) 됐죠!
해영 그게 윙크냐?
이설 네. 난 한쪽만 안 되는 스타일이에요.
해영 뭐? 윙크가 안 돼? 넌 어떻게 그런 것도 귀엽냐?
이설 허-
해영 오빠 좀 이상하지. 고민이 많아 그런가?
밤두 너무 길구.. 오빠가 요새 부쩍 힘들고 그렇다?
이설 (욱- 토하는 시늉)
해영 (이설 머리 쓰다듬으며) 가서 토해.
(하고 가며) 우유 한 잔 하면 잠도 잘 오고 푹 자고 그
럴텐데...
이설 (혼자 남겨져 벙- 찐) 왜 저래? 우유 갖다 줘요? 그럼
잠 좀 자겠어요?
우유값 오른다던데...
20. 궁 일각. 낮.
이설 우유에 하트 그려서 해영에게 내미는.
해영 (컵 받고) 우유 하트가 좀 맘에 안 든다. 곡선에서 애정
이 안 느껴진달까?
이거 너 마시고 가서 외출 준비하고 나와. 같이 갈 데
가 있어.
이설 아, 진짜! 그만하죠? 지금 완전 유치하고 쪼잔하거든
요?
아니, 여기까지 와서 황실재건 안 한다는 게 말이 돼
요?
해영 말 안돼. 유치하고 몹시 쪼잔하지. 난 근데 왜 이런 게
재밌냐...
이설 그래서 계속 하시겠다?
해영 어. 계속 쭉. 뭐해. 외출 준비 안 해?
이설 와- 도저히 못 참겠네. 그렇겐 안 될걸요?
해영 누구 맘대로?
이설 그거 아시나? 나 선 하루에 평균 열 개씩 들어오는
거?
나 선 볼라구요. 황가를 이뤄야겠어. 나도 밤이고 낮이
고 그렇게 길어서요.
해영 (발끈) 뭐?
이설 그만 갑니다. (가려는)
해영 (잡는) 어디가. 나랑 가야지.
이설 지금. 선 보러 갑니다. (가는)
해영 그러기만 해봐!
이설E 와- 오늘 완전 멋지세요.
21. 궁/회의실. 낮.
이설과 정우, 기택 이사들 모여 앉아있고.
기택 (설이의 칭찬에 옷매무새 만지며..) 딸아이가 선물한
옷인데..
이설 ...그러셨구나. 역시 오관장님 안목은 짱이세요.
기택 (윤주를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고..)
이설 (그때 이설 전화 진동 오는. 이설 안 받고) 그럼, 소개
해드리겠습니다.
오늘부터 황실재단을 이끌어주실 오기택이사장님이십
니다.
기택 잘 부탁드립니다.
모두 (박수치고..)
정우 (좀 미안하기도 하고... 잘 됐다 싶기도 하고.. 박수치
고....)
이설 그럼 오늘부터 이사장님과 함께 황실재단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작업에
전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 진동 오는. 안 받
고) 혹시, 국민투표가
통과되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이 일을 평생, 꾸준히
해볼 생각입니다.
정우 (떠보는) 박회장님의 재산환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계속 하시겠단
말씀이십니까? 지금 박해영씨 태도를 보면 그럴 가능
성이 충분해 보이는데.
이설 (잠시보다..) 네.
정우 돈도 없는데 어떻게 하시겠단 말씀이시죠?
이설 그게 참 문젠데.. 이럼 어떨까요. 여러분은 돈이 안 드
는 쪽으로다가 재단의
정체성을 세워주시고, 전, 지금의 인기에 힘입어 공주
풍 침대나 벽지 커텐,
뭐 그런 생계형 CF에 도전에 보는 거죠.
모두 (보면)
정우 하하하. 그런 의지시라면 돕겠습니다.
이설 좋습니다. (또 핸드폰 진동 오자) 아, 거참. (핸드폰 집
어 들며)
그럼 오늘 회의는 마치겠습니다. 다음 주에 뵙죠.
22. 궁/일각. 낮.
이설, 울리는 핸드폰 받는. 받아보면 해영 영상통화 걸었고.
이설 (작게) 아 진짜!! 왜 이래요!! 귀찮게!
해영 (화면속) 너 진짜 선 보냐?
이설 공주일언중천금. 몰라요?
해영F (화면속) 니 핸드폰 보여줘.
이설 뭔 소리예요?
해영F (화면 속) 내 얼굴 니 앞에 앉은 놈한테 보여주라고. 얼
굴 다 보여줄 필요도 없어. 내 눈썹만 슬쩍 보여줘도 그 새끼 간다
고.
이설 허- 됐거든요? 끊습니다. (전화 확 끊고) 님도 당해보
시죠.
23. GK 자동차 전시실. 낮.
해영 (끊긴 핸드폰 보며) 야, 어쭈! 이씨! (다시 거는)
너, 내가 지금 주소하나 찍을 테니까 당장 날아와. 알
았어? (끊는)
(시간경과)
그때, 인기척. 보면, 이설 봉재 안내 받으며 들어오는.
이설 주소 찍힌 데가 여기 맞아요?
봉재 예. 확실합니다. (하다 해영 발견하고) 어! 박사무관님
저기 계시네요.
이설 (보면)
해영 (저벅저벅 오며) 왜 이렇게 늦어!
이설 (샐쭉하고 봉재에게) 고마워요.
봉재 별말씀을요. 그럼. (하고 가는)
해영 (봉재가면) 똑바로 대답한다. 한점 거짓 없이 솔직하
게.
이설 뭘요?
해영 진짜 선봤냐?
이설 얘기 했을 텐데요. 몇 번 더 만나 볼라구요. 끌리더라
구.
해영 (열 받는 거 누르고) 뭐 하는 놈인데. 그 놈 앞에서 웃
었어?
이설 (고개 끄덕) 뭐 평소대로. 나야 워낙 웃는 인상이니까.
해영 계속 눈보고 얘기하고?
이설 당연히 눈 보고 얘기하지 그럼 코 보고 얘기해요?
해영 와- 박해영을 두고 선을 봐?
이설 내가 예전 이설이 아니라고. 이제 좀 아시겠습니까?
근데 여긴 왜 오래요? 유산 물려 받은 걸로 차 살라
고?
해영 그래. 여기가 대한민국 자동차 회사 중에 최고거든.
이설 그럼 그러시든가요. (팩 가려하면)
해영 어딜 가. 운전 가르쳐달라매. 그래서 왔구만.
이설 (!!) 진짜..예요?
24. GK 자동차 주행장. 낮.
이설 우와- 이런 곳이 있어요?
해영 멋지지? 따라 와.
<시간경과>
운전석에 앉은 이설 운전하는. 보조석에 앉은 해영.
해영 (일반 남편들처럼 버럭버럭 화내는) 아, 진짜! 똑바로
가는 것도 못하면 어떡해!
이설 똑바로 가고 있잖아요!
해영 이게 지금 똑바로 가는 거냐? 그리고 시속 20이 뭐야.
좀 밟아.
이설 지금도 빨라 죽겠는데 어떻게 밟아요.
해영 최소 40은 밟아야지. 앞만 보지 말고 뒤도 보고 옆도
보고 좀!
이설 (앞만 보며) 내가 지금 옆을 어떻게 봐요. 자기가 좀 보
던가.
자긴 놀면서 웃긴다.
해영 내가 운전하냐 내가? (이설 가슴께 만져서 핸들과 거
리 유지시키며)
핸들에 그렇게 착 달라붙어 있지 말고.
이설 지금 어딜 만져요!
해영 만지긴 누가 만져! 그렇게 핸들에 붙어 있음 시야 확보
가 안 되잖아!
이설 핸들을 꽉 잡으라매요!
해영 야, 너 하지마. 하지마. 차 세워.
이설 (이씨!.. 끽- 브레이크 밟으면)
해영 (앞으로 확 쏠렸다가 이씨! 파킹에 기어 확 밀며) 야,
내려 내려. (내리는)
이설 (완전 삐져서 따라 내리면)
해영 아, 어떻게 직진도 못해 직진도! 이 밥통아!
이설 뭐요? 밥통? 안해. 안해. 안 하면 될 거 아니에요!
여자가 운전을 못하는게 아니라 차 자체가 남자의 공
간 감각에 맞게 설계됐다고.
이건 카 매커니즘의 문제라고. 내 탓이 아니라.
해영 입만 살아가지구.
이설 자기가 못 가르친 건 생각도 안하고.
해영 이보다 더 얼마나 잘 가르쳐.
이설 아, 됐어요. 밥통? 허-
해영 (좀 심했다 싶고..) 삐졌..냐? 알았어. 밥통 취소. 벌 받
을게.
이설 어떻게 받을 건데요? (하는데)
해영 (그런 이설 입술에 쪽!)
이설 이씨! 이게 벌이에요?
해영 아, 알았어. 그럼 이것도 취소. 자, 가져가. (하면서 다
시 쪽!)
이설 허-! 고고하게 산 31년? 웃기고 있네. 완전 선수야 선
수.
해영 그걸 이제 알았냐? (손 잡으며) 가자.
이설 놔요 이거?
해영 내일은 바빠서 못 본단 말이야. 그러니 오늘 실컷 잡아
야지.
이설 왜 바쁜데요?
해영 대통령께서 좀 보자시네?
이설 (!!.. 걸음 멈추는. 불안한 얼굴..) 왜..요?
25. 청와대/일각. 밤.
해영, 대통령 마주앉아 있는.
대통령 뭐? (해영 기백에 설핏 웃음마저 나는)
궁을 무너뜨리겠다고 장담한 나한테, 도와주셨으면 한
다?
해영 네. 할아버님은 대통령님을 후원하셨습니다.
그걸 미담으로 남길 지, 검찰 수사 자료로 남길지는,
선택하셔야죠.
대통령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해영 (당연하지.. 하지만) 부탁드리는 건데, 제 말재주가 이
래서 죄송합니다.
대통령 (빤히 보다) 좋아. 황실 재건은 국민의 뜻에 맡기기로
하지.
해영 감사합니다.
대통령 (흥미롭게 보는) 자넨 참 탐나는 사람이야.
해영 (!!.. 보면)
대통령 조부를 위해선지, 신념을 위해선지, 한 여잘 위해선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천문학적인 재산을 포기하다니. 이토록 어리석
고 용감한 남자가 또
어딨겠어. 내 사람이 아니라 아쉽고, 내 적이라 더더
욱 안타까워.
해영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대통령 칭찬으로 듣지 말고 프러포즈로 들어. 청와대로 들어
와 날 좀 돕는 건 어때.
해영 (대답 없이 대통령 보는데....)
26. 펜션/전경. 다른 날 낮.
27. 펜션. 낮.
어느 벽에 주르륵 걸려 있는 이설의 신문 스크랩 액자들..
그 액자들 위로 <8개월 후..> 자막 뜨고...
*‘한우는 옳아요’ 적힌 띠 두르고 고기 먹으며 엄지손가락 척 치켜
들고 있는 이설.
* 공원 - 할아버지들과 심각하게 바둑 두고 있는 이설.
* 교실 - 교실 뒷벽에 아이들이 그린 이설 공주님 그림들 수십 장
붙어 있고
그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이설. ‘일일교사’ 가슴에 명찰
보이고...
* 연탄배달 가서 연탄 묻히고 브이하고 있는 이설.
엄마 (액자의 먼지 닦으며) 다음 주면 투푠데... 우리 딸내
미.. 잘 되겠지? (하다 번뜩)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산에 들어가
서 단식기도라도 드리고 와야지. (전화 걸고) 어, 진미엄마 그때
그 기도빨 잘 받는 데가 어디라구 했지?
28. 궁/ 응접실. 낮.
기광, 이설 소파에 앉아 있고. 그 앞으로 카메라 맨, 카메라 잡고
있고.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인터뷰. 하지만 설이는 좀 성장한(카
리스마) 느낌.
기광 벌써 다음 주면 국민투푭니다. 아마 이게 국민투표 전
의 마지막 인터뷰죠?
이설 그렇기도 하고, 결과에 따라선 제 인생의 마지막 인터
뷰일 수도 있구요.
기광 하하. 많이 떨리시겠습니다.
이설 네. 꼭 바람 앞의 나무처럼요. 어떤 가지는 부러지고,
어떤 가지는 휘겠죠.
하지만 큰 나무가 되려면 겪어야 할 과정이고 그런 절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전 지금, 떨고 있는 게 아니라 손 흔들고 있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기광 아.. 참 좋은 말씀이시네요. 그간 행보를 보면 봉사나
자선행사 등에 초점을
맞추어 활동해 오셨는데, 국민투표에 당선되고 나면
공주로서 가장 먼저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십니까.
이설 음.. 가장 먼저는, 그냥 누군가에게 축하를 받고 싶어
요.
기광 (촉 오는) ..그 누군가가 특정 인물인가요.
이설 불특정 다수는 아니겠죠?
기광 인터뷰 기술이 많이 느셨어요.
이설 특정 인물 덕분이죠.
기광 하하. 잘 피해가시네요.
신상궁 (조심히 달려와)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하고 이설 귀에다) 지금 회의실로 좀 가보셔야 할 거
같아요.
이설 무슨 일 있어요?
기광 (뭐지?)
29. 궁/응접실. 낮.
이설 들어와 보면, 기택과 이사들 다 모여 있고. 해영, 서류 펼쳐놓
고 앉아있다.
정우 이쪽으로 오세요.
이설 (자리로 가며) 뭐하는 거예요?
정우 (보세요. 하는 눈빛으로 변호사 보면)
변호사 그 서류에 싸인하시면 제 1상속자로서의 상속권한을
포기하게 됩니다.
또한, 동시에박동재 회장님의 자산은 유언
대로 황실재단으로 귀속됩니다.
해영 네. (흔들림 없이 서류에 싸인하는)
이설 (!!!)
해영 (그런 이설 보며 윙크하는)
이설 (그랬구나.. 처음부터 이렇게 해주려고..)
기택 이로써.. 박동재회장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졌습니
다.
전 재산은 황실재단에 귀속되고 재단에 의해 모두 사
회에 환원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박수치는)
정우 (존경을 담아 박수치는)
이설 (놀라서 해영만 보고 있고)
해영 (넌 왜 박수 안 쳐? 장난치고..)
30. 궁/일각. 낮.
궁 일각, 해영, 이설, 정우 걸어 나오는.
정우 큰 결단이었어요. 존경스럽네요.
해영 그죠? 좀 많이 큰 결단이었죠? 그러니까 (설이 보며)
우리 공주님 도와 좋은
일에 써줘요. 할아버지의 오랜 꿈이기도 하고.. 짐이기
도 하셨으니까요.
이설 (보고만 있는...)
정우 물론이죠.
해영 투표 끝날 때까진 언론에 발표하지 말자구요.
이미 환원된 걸 알면 굳이 찬성에 표를 던질 이유가 없
어지니까.
정우 압니다. 그럼 난 만날 사람이 있어서요. (하고 설이에
게) 간다.
이설 (인사하고 해영 보면)
해영 너 아까 혼자만 박수 안치더라?
이설 (물끄러미 보다가 박수쳐주는)
해영 (웃는) 꼭 이렇게 튀어요.
이설 일부러 그런 거예요? 찬성에 투표 하라고?
해영 왜, 멋있어? 찬반투표 쉬운 거 아니야. 그렇게라도 해
야 투표율을 높이지.
이설 ... 고마워요.
해영 고마울 거 없어. 할아버지 재산은 처음부터 내거 아니
었어. 난 그걸 얼토당토않게 탐낸 거고. 난 오히려 기회를 줘서 고
마워. 그러니까 할아버지 뜻대로 국민들 위해서 써. 잘할 수 있지?
이설 (미소 짓고 고개 끄덕이는)
해영 혹시나 노파심에서 얘기하는데, 외교관 월급 꽤 세다,
너? 할아버지가 미리 남겨주신 지분도 좀 있고. 부자는 망해도 삼
대가 먹고 산다, 알지? 그러니까 나 돈 없다고 도망갈 생각은 꿈에
도 하지 마. 알았어?
이설, 웃는.. 그런 이설 보며 해영도 환하게 웃는데....
그런 두 사람 예쁘고...
해영 나 되게 장한 일 했는데 상 없어?
이설 무슨 상.. 받고 싶은데요?
31. 한적한 거리. 밤.
나란히 손잡고 걷는 두 사람.
이설 해보고 싶은 게 고작 거리 데이트에요? 싱겁게?
해영 안 싱거우면, 얼마나 매콤달콤한 상을 주시려고 하셨
는데요, 야설 마마?
이설 하지 마요? 야설 그거 하지 마요?
해영 알았어 알았어. 가자. 일반인 이설의 마지막 밤인데.
오늘 지나면 이런 데이트 할 수 없을지도 모르잖아.
이설사람들이 정말.. 찬성표를 찍을까요?
해영 거야 모르지.
근데, 국민들이 찬성하든 반대하든, 니가 공주라는 사
실은 변함없어.
이설 ..국민들이 반대하고, 나 궁에서 쫓겨나도.. 내 곁에 있
어줄 거죠?
해영 (따뜻하게 보다가) 아니? 모나코 공주 만날 건데? 예쁘
더라고.
이설 허. 모나코 공주 입장도 생각하셔야죠. 공주가 취향이
시면 피오나 공준 어때요?
피부가 녹색인 게 아주 친환경적이고 좋더만요. 게다
가 낮에는 예쁘잖아요?
해영 그럴 바에 너 만나지. 넌 밤에도 예쁜데.
이설 이렇게 뭘 몰라. 전 밤에 특히 더 예쁜 거거든요?
해영 넌 그냥 말 안할 때가 제일 예뻐.
이설 이씨.. 말 말 말 말..
해영 (고개 절레절레 앞서가면)
이설 (따라가며) 말 말 말 말 말 말 말 말 말 !!!
32. 거리 일각1 몽타주. 밤.
* 얼굴 만 한 뻥튀기 먹으면서 손잡고 걷는 두 사람.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 같으면 얼른 뻥튀기로 얼굴 가리고...
* 펀치 게임도 하는.
* 애견샵 앞에 쪼그려 앉아 뻥튀기 먹으며 고양이 구경하는 해영
과 설이 귀엽고.
그때 행인들 지나가며 힐끔거리고. “어, 공주 아니야?” “옆엔 박해
영이지.” 하는.
이설, 앗! 당황하는데, 해영 그런 설이 후드 푹 씌어주고 “뛴다” 하
더니 손목 잡고 뛰는.
설이와 해영, 손 꼭 잡고 사람들 사이 달려가고...
33. 거리 일각2. 밤.
숨 가쁜 두 사람, 달리기 멈추고 숨 고르는. 한적한 인도고..
해영 괜찮아?
이설 네. 완전 짜릿하고 재밌어요. (숨 몰아쉬며) 와, 심장
이 터질 것 같다.
해영 그건 나랑 있어서 그런 거고.
이설 (헉헉 숨 쉬다가 자연스럽게 우웩- 하는)
해영, 픽 웃고. 이설, 마주보며 금세 환하게 웃는.
두 사람 뒤로 전광판 보이고. 해영, 설이 보며 웃다가 헉!! 표정 굳
는.
천천히 시선 들어 자기들 등 뒤 전광판 보면,
“이설 공주 스캔들, 여론 반감”이란 자막과 뉴스 나오고 있고.
해영, 놀란 듯 눈 커지면, 이설 해영 시선 따라 전광판 보는.
경복궁에서 찍은 둘의 사진 등이 자료화면으로 나가고...
“상대는 대한그룹 故박동재 前회장의 손자, 박해영 씨인 것으로 알
려져”자막 뜨고..
놀란 해영과 설이의 얼굴이고...
34. 궁/ 일각. 밤.
TV로 뉴스 보고 있는 정우와 신상궁과 상궁들. 전광판과 이어지
는 뉴스.
기광 이설 공주는 얼마 전 MBS와의 인터뷰에서도 “공주가
되면 가장 먼저 특정 인물
에게 축하를 받고 싶다“는 대답으로 연인의 존재를 시
사한 바 있습니다.
(E)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황실재건 자체가 대한그룹
의 거대한 탈세
시나리오라며 대한그룹과 황실재단에 대한 수사를 촉
구했습니다.
국민투표를 하루 앞둔 오늘, 이 같은 스캔들은 사실여
부를 떠나 내일 투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 됩니다.
정우 (기막힌 얼굴이고..)
신상궁 (안절부절못하며 어디론가 전화하는) 마마님!! 대체 어
디세요!
급히 궁으로 들어오셔야겠어요.
35. 궁/ 해영 집무실. 밤.
정우, 해영, 이설 심각한 표정이고.. 정우... 기막혀 헛웃음 나는...
정우 두 분 연애 처음 해봅니까? 국민투표 전날 대체 이게
무슨 일이에요.
두 분은 지금 대한그룹 탈세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되
셨다구요.
이설 저 때문에요. 제가 인터뷰 때 쓸데없는 소릴 해서...
해영 그렇게 따지면 나 때문이지.
내가 학교에 기자들 왕창 끌고 가 “제 여잡니다” 했을
때부터니까.
(정우 보며) 언론부터 막읍시다. 변호사 부를 테니까
재단 공식입장 준비해요.
정우 이설 공주와 박해영은 절대 사랑하는 사이 아니다, 발
표하게요?
해영 더 좋은 방법 있어요?
정우 없죠. 근데 어떤 목적을 위해 연인을 공개 부정하는
거, 상상이상으로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어요.
이설 .....
해영 거 왜 애 앞에서 쓸데없는 소릴 해요. 남교수 말 신경
쓰지 마.
이설 (먹먹한... ) 아뇨. 전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이 일 해결
하겠습니다.
의아하게 보는 해영과 정우고...
36. 궁/응접실. 밤.
삼각대 위에 올려진 카메라. 신상궁, 애써 미소 지으며 보고 있는.
담담한 표정의 이설... 이내 기품 있는 미소 짓는....
이설 안녕하세요 국민여러분. 이설입니다. 뉴스 때문에 많
이 놀라셨을 줄 압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가... 박해영씨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신상궁 (헉!! 손으로 입 막는... 다 밝히시는구나... 이런 상황
안타깝고...)
37. 동재서재. 국민투표 당일 낮.
윤주 책 보고 앉아있는. 기택, 외출복 차려입고 윤주 앞에 서는. 윤
주 보면,
기택 (따뜻하게) 시동 걸어놓고 기다리마.
윤주 (대답 없는... 시선 내려놓는)
기택 난... 니가 나올 거라고 믿는다. (나가는)
윤주 (그대로 계속 책에 시선 꽂고 있는)
이설NA 황실에 관한 여러 의혹에 관해 저를 믿어주시는 분도,
믿지 않으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38. 투표소 안. 낮.
기표소 안에 먹먹한 얼굴로 서 있는 해영...
이설NA 하지만 변치 않는 사실 한 가지는 제가 박해영씨를...
사랑하고 있다는 겁니다.
39. 투표소. 낮.
대통령, 소순우 나란히 투표함에 투표 용지 넣은. 활짝 웃어보이
는...
소순우 (앞만 보며) 공주 동영상 봤어요? 사랑한다던데? 완전
자폭 아닙니까?
대통령 (앞만 보며) 시원섭섭하시겠어요. 황실이 있어야 저한
테 시빌 거실 텐데.
40. 거리. 낮.
학생들 핸드폰 들고 우르르 정우에게 뛰어오는.
학생들 교수님! 투표했어요!/찬성, 반대는 자유라고 하셨죠?/
배고파요! 맛있는 거 사주세요!/
선아 (핸드폰 내미는) 여기 인증샷이요. (소곤) 전 당근 찬
성입니다.
핸드폰 보면 투표소 건물 앞에서 V하고 셀카 찍은 선아 모습이고.
정우 그럼, 떡볶이집으로 출발할까?
학생들 (야유) 어우-!!!
41. 펜션 거실. 낮.
엄마, 기도하듯 손 모으고 TV 앞에 앉아있는...
42. 궁 응접실. 밤.
해영, 이설, 정우 등 궁 사람들도 한 자리에 모여 TV 시청 중이고.
개표 시작한.
이설, 덜덜 떨고. 안절부절 못하고.. 그런 이설 해영 물끄러미 지켜
보다가 손목 끌고 가는.
43. 궁/ 이설 방. 밤.
바닥에 화선지 깔리고 벼루 놓이는. 그 앞에 설이 앉히고 손에 붓
쥐어주는 해영.
이설 뭐예요, 이게?
해영 선조들은 이런 상황일수록 난을 치면서 마음을 다스렸
어.
이설 나, 난을 치라구요 나보고? 개표 방송 봐야죠!
해영 공주 되기도 전에 졸도할까봐 그런다. 니가 보든 안 보
든 결과는 안 바뀌어.
그러니까 그냥 맘 편히 먹고 난이나 쳐.
이설 이 난리에 무슨 난을 쳐요!
(시간경과)
이설, 이상한 모양으로 난 치고 있고.
이설 난이라.. 난 나나난 난나 나나나난~ 솨~ (채연 ‘둘이
서’ 부르며 난 치는)
해영 어허! (하며 몰래 핸드폰으로 개표 상황 확인하고 있
고..)
이설 (난 치다가) 어떻게 됐어요?
해영 게임 하는 거야 게임. 넌 마음 비우라고 마음.
이설 궁금해 죽겠다구요.
해영 (난 친 거 보며) 난을 치랬더니 뭐냐 이게. ‘파절이’냐?
고기 먹어?
이설 어떻게 됐냐구요!
(시간경과)
바닥에 전시된 화선지들. 그림 수십 장 그린.
난도 있고, 파도 있고, 한글로 ‘난’해놓은 것도 있고, 한자로 ‘蘭’쓰
다 획 틀렸고,
해영의 얼굴도 있고, 등등.. 이상한 그림들 많이 그려놓은.
그림에 몰입한 이설.. 재미 붙였고.
이설 아.. 이거 적성인가? 공주를 할 일이 아닌데?
해영 (핸드폰 보다가 주머니에 집어넣는) 끝났다.
이설 (!!!) ....끝났어요?
해영 어. (당선도 탈락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이설 보는)
이설 어떻게.. 됐어요?!
해영 (표정 없이 이설 보는데)
그때, “똑똑” 소리와 함께 문 열리고, 정우 이하 궁 직원들 전부 들
어오는.
이설 긴장하고.. 직원들 담담한 모습으로 이설 바라보는데...
이설 어떻게.. 됐어요..? 어떻게 됐는데요.
정우 직접.. TV로 확인하시겠습니까.
이설 !!!
해영 (그런 이설 보는..)
초조하고 긴장감 도는 분위기에서 화이트 아웃... 되는데....
44. 서림대학교. 낮.
청명한 하늘, 나무들, 활기찬 교정의 모습. 그 위로..<2년 후> 자
막 뜨고...
신나게 달려가는 자전거 바퀴.. 앵글 넓어지면,
평범한 옷차림의 이설, 자전거 타고 쌩쌩- 달려가고 있다.
그런 이설의 밝은 표정에서,
15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