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1월의 웰빙 수산물’로 까나리(양미리)와 함께 매생이를 선정했다. 설날 아침에 가족들과 후루룩 먹는 매생이 굴 떡국에 들어가는 매생이는 12∼2월이 제철이다. 굴 맛도 이즈음이 최고이니 매생이 굴 떡국의 맛과 영양이 기막힐 수밖에 없다.
매생이는 엄동설한의 부실한 밥상을 지켜주고 입맛을 돋우는 고마운 해초다. 이름도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의미의 순수 우리말이다. 환경오염에 취약한 매생이는 남해안의 청정 지역에서 주로 수확된다. 요즘 주산지인 전남 장흥·완도 등 남해안 일대 포구에선 건져 올린 매생이를 바닷물로 헹군 뒤 물기를 빼고 성인 주먹만 한 크기로 뭉친다. 생김새와 크기가 옛 여인의 쪽 진 뒷머리와 비슷한 이 뭉치를 ‘좨기’라 부른다. 좨기 하나면 네 명이 매생이국을 끓여 먹기에 충분하다.
녹색 해조류인 매생이는 어릴 때 짙은 녹색이지만 자라면서 연녹색으로 변한다. 다 자라면 보통 길이가 10~30㎝, 굵기가 3㎜ 안팎이다. 머리카락보다 가늘어서 ‘실크(비단) 파래’란 별명이 붙었다. 실제로 매생이는 파래의 일종이다.
영양적으론 저열량·저지방·고단백질·고칼슘·고철분·고식이섬유·고엽록소 식품이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단백질이 매생이 100g당(마른 것 기준) 20.6g이나 들어 있다. 변비를 예방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식이섬유가 해조류 중 가장 풍부한 것도 특징이다(100g당 5.2g). 특히 수용성(水溶性)의 미끈미끈한 식이섬유 ‘알긴산’이 많이 들어 있다. 알긴산은 체내에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각종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운동 부족으로 체중이 불기 쉬운 겨울철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유용하다. 열량이 100g당 125㎉(마른 것, 생것 15㎉)로 낮은 데다 식이섬유가 일찍 포만감이 들게 해서다.
뼈·치아 건강과 성장 발육을 돕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칼슘(100g당 574㎎), 빈혈을 예방하는 철분(43.1㎎)이 풍부하다. 어린이·노인·임산부에게 추천하는 이유다. 녹조류의 일종이어서 ‘푸른 혈액’으로 통하는 엽록소도 많다.
매생이는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어서 겨울철 매생이국은 술국으로 통한다. 매생이엔 애주가에게 유익한 아스파라긴산(아미노산의 일종)이 콩나물의 세 배가량 들어 있다. 매생이국은 팔팔 끓여도 김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성질 급한 사람은 입천장을 데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딸에게 못살게 구는 사위에게 장모가 끓여주는 매생이국”이란 속담도 있다. 매생이국은 차게 해서 먹어도 맛은 괜찮지만 예쁘게 먹긴 힘들다. 너무 부드러워서 한 수저를 뜨면 주르륵 흘러내려서다. 머리를 숙이고 자세를 낮춘 채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으면 한입에 쏙 넣을 수 있다. 소리를 크게 낼수록 매생이가 덜 흘러내린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첫댓글 소리를 크게 낼수록 매생이가 덜 흘러내린다.
명심허구 먹어 볼께유
저는 매생이를 처음 사와 받는데 해먹질 못하네요 사서는 먹었는데~~값이 비싸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