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2 – 2. 18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T.02-736-6347, 인사동)
색채의 마술사
성낙주 초대전
글 : 이문자(전시가이드 편집장)
팔순의 나이를 넘어선 미술계의 원로화가, 색채의 마술사인 성낙주 작가는 자유자재로 색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화가로 미술계의 산 증인이다. 어려서부터 서적과, 고서적, 글과 그림을 좋아하신 부친 곁에서 예술과 문학을 보고 배운덕에 자연스레 예술을 접하게 되었고,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섬유공예, 염색, 현대자수, 실크스크린 직조 등을 하면서 풍부한 색감과 패션에 뛰어난 감각을 지닌 작가는, 100미터 멀리서도 “아! 저기 성낙주 작가이네!” 할 정도로 모자에서부터 신발, 악세사리까지 자신만의 패션감각이 돋보이는 작가이다.
작가는 추상적인 비구상 회화기법으로 화면에서 나타나는 색의 대비는 현실과 과거, 현상과 본질, 삶의 긴장을 관통하듯이 흐르고 있으며, 가장 큰 특색은 강렬한 색의 대비를 통한 율동감의 강조이다. 시간의 흐름을 강력한 색조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세밀한 묘사보다는 화면 전체를 휘감는 리듬감에 의해 세속적이고 타성적인 세계를 거부하는 것이다. 시간이 퇴적된 심층의 밑자리와 무의식 속에 숨겨져 있는 본연의 모습에 숨겨진 환상과 갈망이 주제가 되며 수많은 색의 엉킴과 흐트러짐 유동 등이 자유롭게 지나면서 강한 시각적 충격을 주고 있는데 이를 통해 밝은 미래와 망가진 꿈들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술과 함께 살아 온 세월 어언 60여 년 각박해져 가는 현대인의 삶에 희망을 주고 싶은 작가는 그림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한 바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미술상이라고 할 수있는 '국전'에서의 5회 입선과 함께, 특선2회, 심사 2회, 미술대전 초대작가이며 2017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문화예술인 시상식에서 영광의 '대상' 수상, 2018년 '아세아 미술대상 수상', 2019년 '문화예술인 대상' 및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본상' 등을 수상하기도 한 작가는 2020년에도 작가로서의 작업은 쉬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글 : 성낙주 작가노트
어려서부터 많은 서화를 수집하고 부친의 생신에는 유명한 작가들의 글과 그림을 받아서 병풍과 장첩을 만들기도 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환경에서 나는 유난히 어려서부터 서화에 애착을 가지고 즐겼으며, 성장하면서 반도화랑을 일주일에 한두번씩 들러 그림감상을 즐기면서 그림에 대한 안목을 갖추었고 , 60년대 초부터 인사동의 골동품 가게를 드나드는 것을 좋아했다.
내속에 내재된 이조시대의 완고한 사상과 현대문명이 가져다 준 충격과 영감을 회화적 산물로 재생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몸부림치고 있다. 수많은 색의 엉킴과 흐트러짐 유동 등이 자유롭게 지나면서 강한 시각적 충격과 흡인력을 주고 있는데 나는 이를 통해 밝은 미래와 망가진 꿈들을 역설적으로 일깨우려 노력중이다.
내 작품은 나의 삶의 내면적인 일기와도 같다. 살아오면서 느끼고 의욕하고 직관하고 생각한 삶의 총체적인 내면적 움직임을 일기 쓰듯 그려 넣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그림은 미리 계획하고 짜여진 틀 속에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내적 움직임에 따라 유동적이며 자유롭게 그려진다.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의식이란 무의식의 바다에 뜬 작은 섬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인간의 심리에 있어서 무의식의 영역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지적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의식은 인간의 행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숨어 있는 심리의 근원적 영역인 것이다. 나의 그림은 의식적 계획의 결과라기 보다 오히려 내면의 에너지에 의거한 역동적 표현의 산물인 것이다. 그리는 과정 중에서도 순간 새롭게 긴장하게 만드는 예술충동에 따라 자유롭게 화면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예술과 현실의 관계는 대립이 아니라 동일한 맥락에서 출발한다. 과거의 기억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닌 현재의 시간에서 잊혀진 과거의 흔적들을 복원하는 과정이다. 화면은 현실과 시간을 거슬러 아득한 기억의 저편을 꿈꿀 뿐 아니라 과거와 현실이 한데 뒤섞이는 융합의 형태로 나타난다.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기억들에 바탕을 두지만 시간의 대화가 작업의 핵심이다.
시간의 대화 속에는 과거와 현재는 물론 환상과 실제, 추상과 구상, 시원상태와 현실상태가 경계를 허물고 얽히게 된다. 단지 관념의 회상이 아닌 과거에 묻어있는 삶의 흔적들이 화면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며 오늘날 나의 삶에 숨겨져 있는 정서가 그대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화면에서 나타나는 색조의 급격한 대비는 현실과 과거, 현상과 본질, 삶의 긴장을 관통하듯이 흐르고 있다. 가장 큰 특색은 강렬한 색의 대비를 통한 율동감의 강조이다. 시간의 흐름을 강력한 색조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비구상의 형태가 되는 것이다. 세밀한 묘사보다는 화면 전체를 휘감는 리듬감에 의해 세속적이고 타성적인 세계를 거부하는 것이다. 시간이 퇴적된 심층의 밑자리와 무의식 속에 숨겨져 있는 본연의 모습에 숨겨진 환상과 갈망이 주제가 되며 잊혀진 시간의 편린들을 되새김함으로써 모든 기억을 모든 이에게 공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