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도 먹지 않고 정신없이 자다가 지금 일어났다.
억수처럼 비가 내린다.
1층이 주차장이라서 의자에 앉아 멍청하게 비를 바라본다.
차를 세어보니 7대다. 총 13대를 주차 할 수 있는데, 반 정도 찬 셈이다.
잠을 자느라 니코틴이 아우성이라 두 대 연달아 폈다.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온다.
요즘 잠 자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꿈도 없다. 일어나면 다른 세상이 와 있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내가 새로 태어난 느낌도 들고.
갑자기 내가 짜라투스트라가 된 것 같았다.
동굴 속에서 道(?)를 닦다가 산을 내려오면서 그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내가 정신없이 자다가 일어난 상태와 같을 것이다.
산을 내려와서 만나서 대화한 여러 명의 사람들에게 그가 얻은 것은 내 자신이라는 것 뿐이다.
철학은 ‘나’로부터 출발한다. 남을 간섭하는 것은 철학이 아니다.
니체는 독일 동부 지역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지방 대학 교수를 하면서 그곳을 평생 떠나지 않았다.
늘 같고 단조로운 생활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책을 썼다.
그 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가장 잘 쓴 책이다.
그런데 책의 결과는 허무하다. 아무것도 없다라는 것이다.
니체는 목사의 아들이었지만 불교의 세계관을 가졌다.
짜라투스트라는 그에게는 부처였다.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를 통해서 싯타르타가 된 것이다.
19세 유럽은 전 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하여 온갖 도둑질을 하면서 나쁜 짓을 할 때였다.
그 선두에 섰던 나라가 영국이었다.
유럽의 富는 풍요로왔다. 그러나 불평등은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만들었다.
제국주의(자본주의 * 국가주의)는 맹위를 떨쳤다. 그 밑 바탕은 산업혁명이었다.
산업혁명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
그 동안 한번도 있어 본적이 없는 프롤레타리아는 영국에서 태어나 유럽 각국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프롤레타리아는 곧 불평등을 의미했다.
최대 강국 영국의 불평등이 가장 심했다.
유럽을 비롯하여 지구 상의 나라들은 영국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동양에서는 일본이 영국 흉내 내기에 성공하였다.
한국은, 일본보다 40년 빠른 개혁을 시도 했지만, 효명세자의 죽음으로 물 거품이 되었다. 안동 김씨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그 후, 고종이 다시 대한제국을 만들어 다시 한 번 시도했지만 이미 기차는 지나 간 다음이었다.
제국주의 후발 주자였던 독일은 농업국가였다. 그러나 급속도로 산업화가 일어나 혼란에 빠졌다.
극심한 불평등과 사회문제로 독일은 수 십개의 작은 나라로 쪼개지고, 젊은이들은 지금의 한국처럼 헬스 독일을 생각했다.
그것에 관한 이야기가 짜라투스트라였고, 니체는 해결책을 찾았던 것이다.
온갖 사회적 문제로 고심하던 짜라투스트라는 결국은 자신만의 세계로 돌아온다.
자신으로 돌아와서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짜라투스트라는 알아냈다.
‘세상 별거 아니다. 그냥 살자!’
유럽은 비록 군대로 동양(아시아)을 점령했지만, 정신세계는 니체를 통해서 아시아를 흉내를 냈던 것이다.
19세기 유럽은 워터루 전쟁을 제외하고는 커다란 전쟁이 없었다. 그 이유는 제국주의다.
밖에서 도둑질 하느라 자신을 돌 볼 틈이 없었던 것이다.
유럽은 2차 대전이 끝나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제서야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마치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