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봄이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나무에 꽃들이 많이 피어있어 골목길을 더욱더 밝게 비추어 주었다. 드디어 서울대에 들어간 태영과 나루. 사귀는 사이라서 그런지 둘은 표정이 밝아보였다. 어느 날, 수업을 끝마친 나루는 나무 앞에 앉아서 태영을 기다렸다. 그늘이 져서 그런지 무척 시원했다.
잠시 후, 태영은 나무그늘에서 쉬고 있는 나루에게 다가갔다.
“많이 기다렸어?”
“아니, 나도 방금 왔는걸. 오늘 수업 뭐 들었어?”
“검도하고 왔거든.”
“검도? 그거 재미있어?”
“어렸을 때, 검도를 많이 했었거든. 재미있어서 그것을 신청한 거야.”
“그래? 너 이젠 수업이 없지?”
“응.”
“우리 점심같이 먹자.”
나루가 말하자, 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루가 싸온 도시락은 굉장했다. 계란말이, 김치, 햄 등 많은 반찬에 많은 양의 밥까지......
나루가 직접 젓가락을 이용해서 밥을 떠서 태영에게 먹여주자, 태영은 말할 것도 없이 매우 기뻤다.
“맛있네. 젓가락을 하나 더 준비해주지. 계속 먹여줄 거야?”
“응. 난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어떤 일이든 할 거야. 앞으로도 계속!”
‘아, 일편단심(一片丹心)? 크크크......내가 그렇게 좋은가?’
제 9화 여자 하숙집
점심을 먹고 난 후......태영은 나루의 무릎에 누워 잠이 들었다. 자는 태영의 모습을 본 나루는 태영의 얼굴을 만지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때, 전화 벨소리가 울리자, 나루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루니? 나 태호야.’
“오랜만이야. 태호야. 대식은 잘 지내니?”
‘물론이지. 난 고려대에 들어갔고, 대식은 연세대에 들어갔어.’
“정말이야? 축하해!”
‘고마워. 그런데 태영 지금 있어?’
“지금 자고 있는데 깨울게. 태영, 일어나.”
나루는 웃으면서 태영의 볼을 꼬집자, 아픔에 일어나는 태영은 나루를 바라보았다.
“나루 너......”
“호호호, 전화받아봐. 태호야......”
“정말?”
태영은 나루를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잘 있었어? 서울대에 들어가서 다행이다.’
“고맙다. 이젠 뭐할 건데?”
‘그야 뻔하지. 장래희망에 대한 일을 해야지.’
“그렇군.”
‘너 잊은 건 아니겠지? 만약에 잃어버렸다면 대식이가 가만 안 있을 걸?’
“알고 있어. 걱정하지 마.”
‘난 그렇게 알고 전화 끊는다. 알아서 하는 거다.’
“알았어.”
전화를 끊자, 나루는 궁금한지 태영에게 전화내용을 물었다. 그러자 태영이 하는 말이......
“태호 녀석은 친구를 사랑하는 성격이 제일 마음에 들어. 나 보고 잘 지내라고 했어.”
“그래?”
나루는 겉으로 웃음을 지었지만 속은 걱정하고 있었다. 점심때가 지나자, 태영과 나루가 집에 가고 있었다.
“태영. 너 갈 때는 있어?”
“그야, 집밖에 없지. 고영도 언제 올지도 모르고......”
“그래? 우리, 내가 알고 있는 곳으로 놀려 가볼래?”
“어딘데?”
태영과 나루는 어떤 하숙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하숙집치곤 조금 컸다. 시멘트로 만들어 있었는지 강한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나루는 하숙집의 문을 열자, 여자들이 나와 나루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런데 그 여자들은 자세히 보니, 전에 태영과 태호, 대식이 만났던 그녀들이였다. 태영은 가슴이 뜨끔거렸다. ‘지난번 목검사건 때문에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을까?’ 하고 도망칠 생각하고 있었다. 태영은 나루 옆에서 멀찍이 떨어져있었다.
“어서 오세요. 선배님.”
“잘 왔어. 나루.”
“잘 있었어? 모두들? 아참! 너희들에게 소개 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
나루가 태영을 부르자, 태영은 마지못해 나루 옆으로 발을 옮겼다. 태영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녀들은 깜짝 놀랐다.
“너, 너는 내 목검을 부러뜨린 싸가지 없는 놈?!”
“앗! 죽도를 들고 있던 여자냐? 남자냐?”
“크윽......너 이 자식!”
“그만해!”
나루가 커다란 목소리로 말하자,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싸움을 멈췄다. 태영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목검을 갖고 있었던 여학생에게 물었다.
“죽도는 받았어?”
“버렸지.”
“!”
순간 태영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아마도 ‘이 여자는 어떻게 해야 정신을 차릴까?’ 이런 생각에 빠져있을 것이다. 그 모습은 본 나루는 한숨을 쉬며, 태영을 달랬다.
“아무 이상 없으니까 걱정 마. 미나 너, 거짓말을 치고 그래?”
“그런데 이 남자는 누구냐?”
검도를 가지고 있던 여학생 뒤에 키가 나루보다 더 큰 여학생. 아니, 성인여자라고 해야 하나?
어째든, 여자가 나루에게 물어보자, 나루는 얼굴을 붉히면서 입을 열었다.
“소개할게. 얘는 장태영이라고 해. 내겐 소중한 사람이야.”
“사귀셨어요? 선배님?”
“응. 태영, 내가 한 사람씩 소개 시켜줄게. 왼쪽부터 방금 말했던 이 얘는 나유리 라고 해. 지금은 고2.”
“아, 안녕하세요?”
“어, 그래.”
짧고, 검은 머리를 가진 유리가 고개를 90도로 숙여서 인사를 하자, 태영도 어색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죽도를 소중히 여기는 얘가 최미나란 얘야. 지금은 고3.
“빨리 가라.”
“한 번 더 당할래?”
태영과 미나는 인사는 커녕,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 나루는 답답했는지 양손을 들어 두 사람의 눈을 가렸다.
“그리고 미나 왼쪽에 있는 저 얘는 김 여희. 고3이야.”
“안녕!”
여희는 언제나 활기찬 얼굴이라, 계속 웃고 있었다. 태영은 여희의 이상한 얼굴에 머리를 긁었지만 넘어가기로 하고, 다른 사람의 소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미나의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언니뻘인 백 영희라는 사람이야. 지금은 백수야.”
“배, 백수?”
“불만 있냐?”
영희가 태영을 잡아먹을 것 같은 눈빛을 태영에게 보내자, 태영은 겁을 먹었는지 몸을 벌벌 떨었다.
“아, 아뇨......”
“앞으로 여기에 자주 놀려올 건데, 괜찮지?”
“뭐, 뭐라고요?! 전 반대합니다! 어째서 이런 녀석이 들어와야 합니까?!”
미나가 반대하자, 또 다시 눈빛이 변하는 태영은 미나를 노려보면서 한숨을 내쉬면서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야, 나하곤 원수졌냐? 왜 자꾸 시비야?!”
“뭐라고?!”
“어휴, 너희들 이젠 좀 그만해! 하숙집에 있는 것도 아니고, 놀려오겠다는데, 그것도 허락을 못하냐?”
“그, 그치만......”
“뭐, 놀려오는 거야, 뭐라고 안하겠지만......여기에 있는 건 반대야. 여긴 여자 하숙집이거든. 남자가 있을 순 없다는 거 알지?”
미나가 반대의 이유를 말하기 전에 영희가 미나의 말을 가로채고, 입을 열어버렸다. 영희의 말에 태영은 몸이 굳은 채로 말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저도 집이 있어서......하숙집에 있는 건 그래요.”
“이렇게 온 거 환영파티나 할까? 마침 술도 있어서......소주 좋아하냐?”
“전 소주를 잘 못 마셔요. 맥주는 조금 마시지만요.”
“그러면 맥주로 하고, 여희와 유리는 안주거리 좀 사다줄래?”
“네. 알겠어요.”
“갔다 올게~”
여희와 유리는 슈퍼마켓으로 달려갔다. 영희의 도움으로 태영은 여자 하숙집에 발을 들어놓게 되었다. 거실과 방을 둘러보니, 정말로 깨끗해서 방금 장만한 새로운 집 같았다. 역시나 언제나 청결을 유지하는 여자라 다르다.
“정말 깨끗하군요.”
“물론이지. 우리의 규칙은 항상 청결인 걸? 참, 나루는 너 서울대에 합격했다며? 축하한다!”
“고마워. 언니.”
“정말이세요? 나루 선배님이 그 유명한 서울대에 합격하시다니......정말 축하드립니다.”
“고마워, 미나. 나만 들어간 게 아니고......태영도 같이 들어갔어.”
“에? 정말이여?! 참말이냐?!”
“네.”
영희가 감탄의 말이 나오자, 태영은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반면, 미나는 의심하는 눈초리를 태영에 쏴버리자, 태영은 말없이 미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어색한 장면을 본 나루는 웃으면서 태영이 시험만점자라고 밝히자, 영희는 놀라 눈이 커지자, 태영은 웃음으로 놀라는 영희를 말리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유리와 여희가 안주를 사오자, 파티를 열기 시작했다. 태영과 나루, 그 외의 여자들은 모두 한 자리에 둘러앉아 있었던 이야기도 나누었다. 태영은 그녀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았다. 좀 수다스러워서 잘 안 들렸지만 끝까지 귀를 기울이니, 즐거움을 느꼈다. 태영은 어느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때, 오후 6시가 되자, 태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가봐야 될 것 같아요.”
“왜? 더 놀다가지.”
“제 여동생이 기다리거든요. 가보겠습니다.”
“나, 나도 가봐야겠어.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실거야.”
“그래. 두 사람이 가야한다니......말릴 수 없겠지. 잘 가! 언제든 놀려와!”
놀러오라는 영희의 말에 미나는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미나는 말리고 싶었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이 영희가 따질 수도 없었다. 자신은 나이가 저보다 높은 태영에게 반말을 찍찍 하면서 말이다.
태영은 나루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고영이가 먼저 와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디 갔다 오신 거예요? 많이 늦으셨네요?”
“재미있는데 갔다 왔지. 많이 배고팠지? 우리 밥 먹자.”
“네.”
두 사람은 부엌으로 들어가 저녁을 즐겼다. 태영은 지금까지 있었던 즐거운 일을 꼭 간직하면서 즐거운 내일을 기다렸다.
첫댓글 좀 이해가 안된다는..;; 붙어있어서 약간 어지러워요@_@
어느 부분이 이해가 안되세요? 대화와 설명이 딱딱 띄어져 있어서 어지러운가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