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 12집 겨울아 내려라
Format: LP Label: F & ME MUSIC Cat no.: FNML-004 공식 발매일: 2024. 7. 9 (화)
가격: 검정 40,000원 (바코드: 8809114691041)
투명 42,500원 (바코드: 8809114691010)
SIDE A
1. 겨울아 내려라
2. 눈이 오는 날이면
3. 외출
4.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SIDE B
1. 투둑투둑(Feat. Ashley Park)
2. 서울도 비가 오면 괜찮은 도시
3. 비가 와
4. 우(雨)
김현철의 열 두번째 앨범 <겨울아 내려라>
도시에도 눈은 내린다. 눈 내린 숲과 자연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고층 빌딩 사이로 내리는 눈도 그만의 운치가 있다.
김현철이 더 많이 봐온 눈의 풍경은 “회색빛 빛깔에 잠긴” 도시의 풍경이었을 것이다. 김현철은 눈으로 덮인 회색의
도시 풍경을 보며 노래를 만들어왔다. 십대 시절부터 눈의 노래를 만들어오던 감수성은 오십대가 된 지금도 가시지
않았다. 그가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겨울아 내려라>는 지난 여름을 앞두고 발표했던 <투둑투둑>을 잇는 연작이다. 김현철은 늘 여름과 겨울, 비와 눈,
새벽과 아침을 소재로 곡을 쓰고 노래해 왔다. 계절과 기상과 시간의 변화를 깊게 들여다보는 타고난 감수성 덕분
이었다. 이 소재들은 일상의 다른 말이기도 했다. 김현철은 범사(凡事)로 노래를 만드는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그저
머릿결을 스쳐 가는 바람을 맞는 그 기분을 노래로 묘사할 줄 알았고, 늘 걷던 동네를 특별하게 표현할 줄 알았다.
일상을 살며 흔하게 볼 수 있는 비와 눈을 가지고 새로운 노래를 만들 수 있던 것도 이 감수성 때문이었다. 그가
바라보는 거리는 잿빛에 가까웠고, 그 잿빛 거리에 내리는 눈과 비는 이내 음악의 영감이 됐다. 그가 잿빛, 혹은 회
색빛으로 바라봤던 그 거리와 도시는 이내 도회적인 감수성으로 바뀌어 도시를 상징하는 음악이 되었다. 이른바 ‘시
티팝 리바이벌’ 시대에 그의 음악이 다시 젊은 세대에게 소환된 이유다.
소년은 어른이 되었다. 십대에서 오십대가 된 그는 여전히 눈을 보며 영감을 얻고 곡을 쓴다. 대신에 “고운 목소리
로 사랑하는 님을 부르듯” 온다던 눈은 이제 자신의 과거를 덮어줬으면 하는 소재가 되었다. ‘김현철’과 ‘눈’을 함께
연상할 때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눈이 오는 날이면’과 ‘춘천 가는 기차’를 통해 보여줬던 서정과 낭만, 혹은 ‘눈싸움
하던 아이들’에서 연상되는 눈 오는 날의 설렘 같은 감정이다. 하지만 김현철은 <겨울아 내려라>의 첫 곡이자 표제
곡 ‘겨울아 내려라’에서 내리는 ‘겨울’이 자신의 부끄러웠던 과거를 덮어주길 바란다. 내리는 눈을 보며 그저 설레고
감상에 빠지던 소년은 회고할 줄 아는 어른이 된 것이다.
<겨울아 내려라>는 그런 어른의 겨울음악이다. 낭만으로 가득할 줄 알았던 음악은 회고의 정서가 더 강하다. 차분
한 발라드 형식으로 ‘겨울아 내려라’를 부른 그는 또 다른 신곡 ‘외출’에서 완벽한 ‘어른의 보사노바’를 완성했다. ‘춘
천 가는 기차’와 ‘외출’은 보사노바와 눈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품고 있지만 감성은 사뭇 다르다. 시간이 흘렀고, 김현
철은 이를 연륜이란 말이 어울리게 어른의 방식으로 겨울과 보사노바를 표현했다. 그가 오랜 시간 좋아하고 천착해
온 AOR 음악이 ‘성인 지향’(Adult-Oriented)이란 뜻인 걸 생각한다면 신곡들은 그 의미에 정확히 부합한다.
<투둑투둑>처럼 <겨울아 내려라>에서도 김현철은 과거 자신의 음악을 새롭게 해석한다. 1집에서 그 어떤 노래보다
낭만적으로 겨울의 풍경을 묘사했던 ‘눈이 오는 날이면’을 새로운 편곡, 새로운 연주자와 함께 녹음했다. 또 3집의
시작을 알렸던 명(연주)곡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을 새로운 연주로 꾸미며 또 한 번 ‘겨울 저녁’의 이미지를 더 깊
게 만들었다. 듣는 이들은 그 감성에 더 깊게 젖을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 김현철과 호흡을 맞춰온 연주자들은 기
존에 갖고 있던 연주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좀 더 느긋한 호흡을 들려준다. 가령 ‘눈이 오는 날이면’에서 과거 조
동익이 들려줬던 도드라지던 베이스기타 소리는 이제 이태윤의 손을 통해 재현된다. 기본은 가져가면서도 음반의
전체 기조에 맞게 더 여유로워지고 느긋해진 어른의 정서가 연주를 통해서도 구현된다.
시티팝의 재유행과 함께 재소환된 김현철은 지금 그 어떤 음악인보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규 앨범만 두 장을 발표했고, <포크송 대백과> 프로젝트, 또 <Brush>와 <City Breeze & Love Song>. <겨울아 내
려라> 등 일련의 음악을 작업했다. 다작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도회적인 팝 음악을 꿋꿋하게
지켜나갔다. 매번 주제를 달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지만, 그의 음악에 늘 ‘도시’와 ‘팝’의 감성이 담겨 있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겨울아 내려라>에는 더 성숙해진 어른의 모습이 담겨 있다. 도시에서 좋은
어른을 만나고, 좋은 어른의 음악을 듣는 건 분명 흐뭇한 일이다. (김학선/대중음악평론가)
검정반과 투명반 사양
양장식 슬리브(old school style tip-on ja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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