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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월을 쉬고
가을과 함께 시작된 11시콘서트
아주 오랫만인것 같다.
지루한 더위를 견딘 후에 맞는 가을바람.
가을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바이올린 양성식님의 연주회다.
일본인 피아니스트 '카에오자와'
그녀와 함께한 아름다운 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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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와
나에겐 생소한 포레의 곡.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좀 늦은 티켓팅으로
앞에서 2번째 열 좌석에서 감상했는데
연주자의 손, 표정, 현에 닿는 활의 움직임까지
생생하게 느낄수 있었다.
심지어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까지.
현을 달래듯, 희롱하듯하는 활의 움직임.
활을 세우듯 얹어 날카로운 고음을 만들어내던
비장한 순간은
나도 숨이 멎는듯 했다.
비명을 지르는듯한 고음은
저렇게 만들어내는거였구나
마구 까불대기도하고, 기대어 흐느끼다가 위로받기도하는 현과 활의 아름다운 우정.
귀로 듣는 감상보다
눈으로 줄긴 감상이다 이번 연주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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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바이올린과 호흡을 맞추느라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기도하면서 강약을 조절하는 피아니스트의 표정이 아주 귀엽다.
어려보이는
그래서 무대 위에서의 행동이 조금은 어설프고 자유분방한 그녀.
더 인간적이고 친숙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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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Daum검색-
앵콜곡도 무려 3곡이다.
원래 자신은 앵콜에 인색한 사람인데
늦게 득녀를 하고 부터는
아름다운 곡을 자꾸 연주하게 된다는 멘트까지.
아이의 탄생은 바위같은 남자도 녹일수 있는
신비스런 힘이다.
클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과 '아름다운 로즈마린'
19세기 바이올린의 천재가 파가니니였다면
20세기 바이올린의 천재는 클라이슬러가 아닐까
파가니니가 격정적인 곡을 만들어 난폭한듯 연주했다면
클라이슬러는
우아한 곡으로 사람의 마음 속에 강물을 흐르게 하고, 꽃을 피우게 한다.
2곡으로 끝난줄 알았는데
타이스의 명상곡을 더 들려준다.
땀이 흐르는 얼굴로 도자기를 완성한 순간의 도공의 얼굴이 보인다.
아주 만족한 빛깔의 도자기를 어루만지는 듯한
표정으로 마지막 음표를 활로 그어내는 슨간
나도 멎었던 숨을 후~~하고 내쉰다.
연주회 내내
따스한 햇살을 쬐며
바람이 실어온 꽃향기를 맡고 있었던 게 분명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