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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군 장수읍 송천로 '일신(日新)농원'의 허룡 대표가 곧 수확에 나서는 '자연이 빚은 붉은 보석' 오미자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
'한다면 한다'는 허룡 대표의 다부진 마음가짐
요즘 선선한 가을로 접어들면서 오미자 열매가 빨갛고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오미자는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알려져 있다. 껍질에는 신맛이 나고, 과육은 단맛, 씨는 맵고 쓴맛, 그리고 전체적으로 짠맛이 조화를 이루며 '오미자'라고 불린다. 일찍이 약용으로 사용했을 만큼 그 자체로도 영양 성분이 탁월하지만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항산화력과 항균력 등이 보강되면서 우리 몸에 더 이로운 식품이 되었다.
'천년 자연이 빚은 붉은 보석'으로 알려진 오미자 농사를 짓는 '일신농원' 허룡(59)대표를 만났다. 5년 전 장수로 귀농한 그는 4년차에 접어드는 오미자 농사에 온 힘을 기울인다. 첫 해는 장수군 천천면에 농가주택을 얻어 2년 3개월간 홀로 생활을 해왔다. '한다면 한다'는 남편이 열심히 농사짓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 강정애(54)씨도 장수로 들어와 함께 살고 있다. 하나 밖에 없는 외동딸(30)은 익산으로 시집와 이제 가족 모두가 전북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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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는 다섯 가지 맛이 난다. 껍질에는 신맛, 과육에는 단맛, 씨에는 맵고 쓴맛, 전체적으로 짠맛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오미자'라고 불린다. 선선한 가을로 접어들면서 오미자 열매가 빨갛고 탐스럽게 익어간다. |
물과 공기, 인심 좋은 '장수'로 귀농
허 대표의 고향은 경상남도 밀양이다. 하지만 인천에서 '일신토탈타일'이란 상호명으로 오랜 시간 건축자재와 타일장사를 해왔다. 농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평소 농촌에서의 생활을 꿈꾸던 허 대표는 천안연암대학에서 운영하는 귀농지원센터에서 원예작목 교육을 4개월간 수료하며 귀농의 꿈을 한 발짝씩 실현시켜 나갔다.
처음에는 가족들이 탐탁해 하지 않았던 터라 홀로 귀농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지역 중에 장수를 선택했던 이유는 체험을 하러 왔는데 물과 공기도 좋고 인심도 좋고 무엇보다 장수농업기술센터의 시스템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다.
귀농 첫 해는 400여 평의 땅을 구입해 고구마, 옥수수, 고추, 가지 등을 수확해 부산에 있는 청과시장에 납품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수고한 노력에 비해 돌아오는 성과물은 적었다. 하지만 다시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고 1년이 지난 뒤 1천500여 평의 땅을 사서 오미자를 식재했다. 오미자는 자연재해 피해가 적고 친환경 재배가 용이하다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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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농원' 허룡 대표의 저온 저장고에는 장수 오미자 원액과 생과 등이 보관되어 있어 사시사철 오미자 맛을 볼 수 있다. 깔끔한 디자인은 장수영농조합법인에서 해준 것이다. |
건강에 좋은 '오미자' 생산에 주력
그리고 귀농 5년차인 현재는 900평과 1천300평의 부지에 오미자를 식재해 곧 수확에 나선다. 올해는 900평에서 3.5톤, 1천300평에서 4톤 가량의 수확량을 내다보고 있다. 아직 인터넷 홍보는 하지 않고 도시 인맥을 통해 오미자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수확시기에는 마을 아주머니들과 함께 대량 수확에 나선다. 설탕과 오미자를 1:1로 혼합한 1.5리터 오미자는 3만5천 원에 판매되며 생 오미자는 1kg당 1만2천~3천 원을 받고 있다. 이렇게 그가 올리는 연간 매출액은 대략 4~5천만 원 정도다.
기침, 천식, 가래, 피로회복, 폐 기능 보호에 탁월한 오미자는 요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자양강장에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하지만 오미자를 가꾸는데 손도 많이 간다. 계절마다 거름을 줘야하고 중간에 영양제와 칼슘, 마그네슘도 섞어 공급하고 있으며 나무 전지작업, 순자르기, 그리고 무엇보다 풀을 뽑아주는 작업에 비지땀을 흘린다. 유기농식 방법으로 운영하는 그의 농장은 예초기를 갖고 풀을 베어내고 당밀과 미생물인 지렁이 등을 활용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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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수확하는 오미자는 현장 작업실에서 한차례 작업을 마친 뒤 저온저장고에 보관된다. 허 대표는 미생물을 활용한 유기농식 방법으로 오미자 생산에 나서고 있다. |
인근 자원 활용해 관광코스 만들고파
오미자 작업을 하고 남은 상품은 저온저장고에 보관하기 때문에 1년 365일 상품구입이 가능하다. "농촌도 투명해야 한다"고 말하는 허 대표는 지난해 장수군의 핵심정책인 5.3프로젝트(5천만 원 이상 소득 3천 가구)를 통해 비닐하우스를 짓는데 40%를 지원받았다. 농촌 생활에 있어 여유롭게 살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다시 유턴하게 된다는 것.
오미자 농사를 짓는 허 대표 역시 설탕이며, 오미자 발효통, 박스, 상자 등을 구입하려면 모두 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담보설정이 되어야 금융기관에서 돈도 빌릴 수 있기에 꼼꼼한 자료 수집은 필수라는 것. 귀농관련 서적도 열심히 읽고 서울 코엑스나 부산 벡스코, 일산 킨텍스 등에서 1년에 5~6번 열리는 귀농귀촌 박람회에 꼭 참여해 보라고 권유한다. 허 대표는 "많은 자료를 입수하면 귀농 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귀농해서 정착하기까지 어느 곳을 통해 어떤 정보를 얻어야 할지 잘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항상 배우려는 자세로 자신의 용달차에 장화와 박카스를 구비해 뒀다. 60줄에 접어드는 나이지만 마을을 지나다가 어르신들이 홀로 일하는 모습을 보면 바로 장화를 신고 일을 돕고 박카스 한 병을 내민다. 이제 모두 그를 신뢰하고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허 대표는 마지막으로 기회가 된다면 6차 산업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마을 농지를 임대에서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인근에 팔공산과 용문사, 용추계곡을 연계한 관광코스를 만들고 싶단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조성된 그곳에서 허 대표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고 본다. 벌써부터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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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농원의 돌 표지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시에서 '일신토탈타일'이라는 상호명으로 사업을 해온 허 대표가 오미자 농사를 지으면서 그 이름 그대로 '일신(日新)농원'이라고 지었다. 차분하고 꼼꼼한 그의 성격이 수첩에 작성한 메모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
▲ 장수 일신농원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송천로 113-11
010-5216-2714(허룡 대표)
<허룡씨가 전하는 귀농, 귀촌 tip>
1 - 어른들에게 공손해라
2 - 무엇이든지 배우고 들으려는 자세를 가져라
3 - 검소하고 소박한 생활을 한다
4 - 잘난 척을 하지 말아라
5 - 마을의 잘잘못을 옮기지 않는다
6 - 무엇이든지 성실하고 부지런한 태도로 임한다
첫댓글 허용님의 귀농팁 공감이 가네요.
부럽구 응원합니다!!.
안녕하세요
간만에 뵙네요
농사 잘 지으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