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요즘 날씨.
그래도 이 산속에 있으면 도시보다는 덜하겠지 싶어 자꾸 몸을 움직였다가
아주 웃기지도 않게 왼쪽 엄지 발가락을 겹질렸다.
사실 겹지른 것인지 골절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점점 발가락이랑 발목까지 부어오르는 왼쪽발을 보면서도
그냥 저냥 토요일 하루를 참아내고 일요일에도 무식하게 버티다 보니 절로 강제 다이어트가 되어 1킬로그램이 빠졌다.
얼마나 욱신거리고 발을 딛지 못할 정도로 아파오는지 그야말로 별 경험을 다 시킨다 싶더라는.
게다가 며칠전에 여름감기에 굴복당한 신선까지 비실비실인데다가 아마도 온열병 증세까지 겹쳐
여름감기에 강타 당한 몸과 마음은 의지와 상관없이 참으로 무기력하게 하루하루 버텨내다가
그만 입맛까지 잃어버린 무설재 신선에게 미안할 정도로 업친데 겹친격이 되었다.
그러니까 그림은 이렇다.
세월의 뒷자락에 들 나이도 아니면서 마치 그런 뒷방 노인네들의 조짐이 보이더라 뭐 그런 말이다.
두 중늙은이-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다- 세상살이 다 살아낸 것처럼, 허망하게 무의미한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것처럼
찌질하고도 남사스럽고 추레한 그림, 그런 그림이 실제적인 우리의 현실이요 인정하지 못할 상황으로 우리들 눈앞에서 벌어지니
괜히 부아가 치밀어 오르다가 짜증이 일다가 울컥하더라는 말씀.
어쩌자고 한번도 노인네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 우리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온갖 미디어에서 나이 육십만 넘어가면 왜 노인, 노년층이라고 부르는지 알겠다는 말이다.
건강하게 잘 버텨온 정신적인 몸과 마음은 육체적인 쇠락이 가져다 주는 허함을 끝까지 장담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제 아무리 아직은 그런 노년층은 아니지 라고 스스로 장담하여도 실상은 온갖 세포들이 때가 되면 소멸하듯이
제 할 일을 끝내고 서서히 잦아들 준비를 하는 것이 보이더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 잽싸게 움직이던 순발력 따위는 절대 적으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매번 부딪히고 넘어지고 상처를 입는...
그렇다고 해서 기 죽을 일도 아니고 어쨋든 살아있는 동안에는 무엇이든 겪으면서, 강담하면서 길을 따라 가야하는 법이니
실제적 상황이 예전같지 아니하다 하여 실망하지 말고 그저 묵묵히 뚝심좋게 나아가는 것, 그것이 또 긍정의 아이콘 쥔장의 방법이긴 하겠다.
암튼 어제는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해서 병원으로 향했다.
신발을 신을 수 없을 만큼 부어오른 발을 발뒤꿈치와 왼쪽발의 가장자리를 이용해 걸으면서 맨발로 병원으로 들어갔다.
절뚝 절뚝거리며 들어서는 쥔장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참 당황스럽긴 하였으나 어쩌겠는가.
그것도 신발 한짝은 손으로 들고 접수 창구 앞으로 한쪽발을 멀리 휘저으며 요상한 모양새로 걷는 모습,
스스로 상상만 해도 웃기긴 했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려 진찰을 하고 영상 촬영까지 마치고 나니 다행히 골절은 아니나 보름 이상은 반 깁스를 해야 하고
일주일 후에 다시 상황을 살펴보자며 깁스를 하고 돌아가라는 말이니 어쩔 수 없이 석고실로 가서 반 깁스를 하였다.
헌데 깁스 후에 주어지는 신발은 어찌나 무겁던지 그 신발을 신고는 제대로 걷지 못하여 낑낑 거리니
깁스 전문 선생 하는 말 왈 " 그래도 그게 가장 가벼운 신발이에요. 신고 가세요" 란다.
웃긴다.
쥔장의 상태가 엄지발가락이 부어오른 상태라 신발을 못신기는 해도 신발의 하중을 못 견딜 만큼은 아닌데
정말이지 그놈의 고무재질로 만들어진 신발은 어찌나 무겁던지....과연 환자들 입장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신발인지 의심이 가더라고.
그 신발을 만든 사람들은 어떤 경우의 수까지 고려하여 그런 신발을 만들어낸 것일까 싶다.
더 가벼워야 어떤 상황에 있던지간에 외짝 신발을 신을 수 있을텐데 싶어 참으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깁스의 무게와 신발의 무게가 합쳐지니까 걷기는 커녕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으니 곁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웃고 만다.
그렇게 무거운 신발을 질질 끌며 차를 올라타는데도 깁스에 눌린 엄지발가락이 비명을 지르고 뼈속까지 아파오는무게감으로 한짐 가득한 내 왼쪽발.
돌아와 냉큼 신발을 벗겨내고 실내화를 잘라 깁스 신발로 만들었더니 얼마나 가볍던지...실내에서도 신고
나갈 때도 신기야 하겠지만 그나마 그렇게 해서라도 신발 대신 신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겠다.
헌데 문제는 그놈의 깁스가 어찌나 불편하던지 정말 발을 딛을 수 만 있다면 던져내버리고 싶을 만큼 불편하기 짝이 없으나
어쩌겠는가, 짜증나지만 스스로 만들어낸 운발이 없던 왼쪽 발의 시련을 감당할 수밖에.
사실 뭔가에 부딪힌 것도 아니고 그저 햇살 좋은 날이라 또 참을 수 없는 햇살의 유혹에 빠져 괜히 이불들을 빨아댄 것이 화근이었다.
오후에 습한 공기가 내려오기 전에 뒤뜰로 서둘러 나가 빨래를 걷어 집안으로 들어오려는데 실외 슬리퍼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해
발가락에 힘을 주고 슬리퍼를 건사하고 움직이려는 순간 그만 뚝 하는 소리가 나더니만 그때부터 발이 부어오르기 시작했으나
별 일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방치한 죄, 그 방임은 일요일까지 온몸의 아픔에 이를 갈게 하였으니
참을 인忍자 몇개쯤은 끌어안고 버틴 듯 하였고 그로인해 입맛까지 상실하였으니 참내 살다가 입맛 없어 보긴 난생 처음이다.
사실 아무리 아파도 제 스스로 밥을 해먹을 정도로 밥을 좋아하고 식탐 대마왕인 쥔장이 입맛을 잃었다는 것은
정말 오지게도 힘들었다는 말이자 그만큼 견뎌낼 힘이 부족하리만치 세월의 힘이 강력하더라는 말이다.
예전같으면 그까짓 거 라면서 그냥 서서히 가라앉을 때까지 견딜 수 있었으나 이제는 그렇게 되지 않더라는 말이다.
아, 날도 더운데 방콕 신세라니 좀 그렇다만서도 어쩌겠는가.
그것 역시 스스로 감당할 몫이겠거니로 긍정마인드 가동시키면서 그나마 편편히 움직이며 지탱해줄 오른쪽 발을 믿어보는 수밖에.
그나마 오른발의 힘으로 운전은 가능하겠다 싶더라는 말이지만 웬만하면 방콕을 해야할테지.
이 더위를 식혀줄 리우 올림픽의 금메달 소식은 요원하고 믿었던 세계1위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지는 벌어지는 리우 올림픽.
불합리한 처사를 마구잡이로 해내는 심판들과 안일한 대처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국내 감독들의 힘없음에
국내 선수들의 무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간다.
아쉬운지고....
첫댓글 그래도 왼발이라 다행이네요~!
난 오른팔 여전히 아파 고전중이랍니다~! 에효 ~!
그러게 우째 이번 올림픽은 메달 가뭄까지... 끌~~~!
ㅎㅎㅎㅎ 나이가 세월을 말해주는 것 맞네요.
이젠 쉽게 회복되지도 않는 듯...
ㅠㅠㅠㅠ 올림픽에서 대적해야 할 것은 불공정한 심판과 한국 출신의 코치들이네요.
에고 언니~ 이 더위에 깁스까지 어쩌다가 ㅠㅠ 저도 넘어지면서 어깨를 다쳤는데 치료가 쉽지 않네요.. 올 여름 하두 더워서 헉헉거리다가 개학은 했는데, 기진 맥진입니다.. 아직 더위가 물러날 기색이 없으니 건강조심하셔요~
ㅠㅠ 에고 나보다 더 고생이 많겠네?
난 집에서 쉬면 된다지만 개학까지 했으니
ㅎㅎ 나이들은 못 속이는 듯...어쩌다 넘어졌다냥.
암튼 괜찮아질 때까지 잘 견뎌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