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힘들게 이어온 행복식당을 두 남매가 사명감으로 억척스럽게 유지해 가는 이야기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 글을 쓰게 된 인연에 대해 잠깐 설명한다.
이야기가 나에게로 찾아왔다!
보통 작가가 이야기를 찾는 법인데 마치 발이 달린 것처럼 이야기가 자신에게 찾아왔다고 고백하는 작가는 이국 땅 에서 잠깐 생활할 때 부모님처럼 따듯한 집 밥을 대접 받은 기억을 더듬어 슬프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청년 남매가 운영하는 식당 이야기를 글로 쓰게 되었다.
섬 머슴아처럼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스무살 청년 누나와 한창 성장기에 있는 남동생이 대출금으로 잔뜩 이자 폭탄을 맞고 있는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닭볶음탕 행복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한다. 돌아가신 어머니 손 맛을 잃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지만 손님은 갈수록 줄어들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방송의 힘을 빌리고자 선택한 촬영 광고는 예상치 못하게 사기를 당하고, 어머니의 교통사고 보험금 천만원도 날리게 된 두 남매는 긴 수렁에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살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듯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가는 두 남매를 위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곁에서 힘이 되어 주는 지인들을 통해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닐지언정 도약을 위한 전진을 하게 된다.
방송을 잘 보지 않지만 가끔 유명 식당을 찾아가 연예인들이 맛집을 탐방하는 프로그램들이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다. 방송에 나간 식당들은 마치 광고 효과를 통해 특수를 누려야 하는 것처럼 방송에 나왔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식당 전면에 현수막을 걸고 손님들의 발길을 잡고자 무진장 애쓰는 모습을 보곤 한다. 특별히 나는 예전부터 그런 광고를 허위라고 생각하고 그다지 찾아가지 않았다. 이 책에서도 맛집 광고의 실상을 폭로하는 장면이 나온다.
"출연자들은 누가 뺏어먹는 것도 아닌데, 며칠 굶은 사람들처럼 아주 재빠르게 쩝쩝 소리를 내며 음식을 먹었다" _134쪽
여전히 지금도 선량한 서민들을 속여 등쳐 먹는 사람들이 있다. 힘겹게 식당을 이어가는 두 남매에게도 사기꾼들은 놓치지 않고 접근한다.
책의 제목인 '잘 먹고 있나요?' 의 뜻을 잘 헤아릴 수 없었다. 먹는 것과 사는 것이 밀접한 관계가 있긴 하지만 소설의 제목으로 과연 적당할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식당을 운영하는 청년 두 남매의 정직하고 솔직한 삶을 살아가는 방향을 나타내는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돈을 먹기 위한 식당 운영이 아니라, 건강한 밥상을 선물하듯이 대접해 주고 싶은 두 남매의 마음이 책 제목에서 고스란히 전해온다.